올해 2월에 올라온 기사 전문이 더 좋음ㅋㅋㅋㅋㅋ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02&oid=586&aid=0000035036
얼마 전까지만 해도 여성형 악역은 몇 가지 전형성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성적 매력을 이용해 상대를 함정에 몰아넣는 팜므파탈형과 결핍을 채우기 위해 타인을 이용하는 감정적 자기모순형이 가장 흔하고, 그 외는 악역이라도 부수적인 역할에 그친다. 화려하고 극단적인 여성성으로 면죄부를 받는 것처럼 보이는 팜므파탈형이나, 개인 서사가 있는 자기모순형이나 문화상품 소비자 입장에서는 동정의 여지가 있다. 극의 안티테제를 담당하며 갈등을 만들기는 하지만 그가 뼛속까지 나쁜 사람은 아니라는 믿음은 있다. 필자가 앞서 언급한 드라마 《빈센조》에서 '최명희'라는 한 여성 악역에 당황한 것도 이 지점이었다.
팜므파탈의 면모도, 개인 서사도 없는 여성 캐릭터가 악역인데 거기에 갱생불가 나쁜 인간으로까지 묘사되니 지금까지 주입된 공식에 맞는 요소가 하나도 없는 것이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은 그 배역이 지금까지 나온 악인 캐릭터로서 그다지 새로운 점이 없다는 것이다. 근대 이래 수없이 재생산된 내러티브에 등장하는, 자기 이익을 위해 극단적인 폭력을 일삼고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 '죽어 마땅한' 흔한 악인일 뿐이다. 딱 한 가지, 그게 여성이라는 점만 빼고 말이다.
전형적인 남성 악역 캐릭터에는 그가 그렇게 행동하는 정서적 이유가 필수 요소는 아니다. 그냥 나쁜 놈이라서라는 게 이유라면 그걸로 족하다. 그런데 여성이 극단적인 악역이려면 그렇게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사연이 필요하다. 기존 문화 소비자의 무의식에는 '여성은 그렇게까지 악할 수 없다'는 관념이 새겨져 있는 것이다. 캐릭터 생산자들은 플롯상 악역에게 줄 서사에 여유가 없으면 남성 캐릭터로 설정함으로써 훨씬 편리하게 대결 구도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처럼 대중의 의식 속에 무해한 듯 숨어있으면서 실은 가장 유해하게 작동하는 프레임이 '여성적인 비폭력'이다.
ㅇㅇ...!
극공감하여 퍼옴 ㅋㅋ 명희씨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