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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다문천왕이 되어라라는 말은 빈센조가 20화 내내 싸워왔던 번뇌에 대한 답이 아닌 깨달음에 대한 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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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25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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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빈센조: 스님, 여쭤볼 게 하나 있습니다

스님: 말씀하시지요

빈센조: 혼자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바다만 보고 살면 불교에서 말하는 모든 번뇌가 없어질까요?

스님: 흠, 번뇌는 다른 하늘 아래 있고 없는 것이 아니라 변호사님의 마음 아래 있고 없는 것입니다.

빈센조: (웃음) 그럼 스님처럼 깨달음을 얻어야 하는 겁니까?

스님: 번뇌는 깨달음의 영역이 아니라 싸움의 영역입니다. 밀리지 않게 싸우세요. 깨달음은 그 싸움의 전리품이지요.



20화

빈센조: 저는 제 일을 버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옳은 길을 갈 수도 없구요. 결국 저는 제자리로 돌아가겠죠. 영원히 후회만 하는 번뇌덩어리로요.

스님: 저희 불교 사천왕 중에 다문천왕이라고 계십니다. 사찰에 들어갈 때마다 무서운 얼굴로 들어가시는 그분이십니다. 다문천왕 께서는 야차와 나찰이라는 악귀를 부리며 부처님의 뜻과 중생들을 지키고 계시지요. 변호사님께서는 지은 업이 많아 아무리 수양을 해도 부처가 되기는 힘들겁니다. 대신 야차와 나찰을 데리고 중생들을 위해 싸우십쇼. 부처는 되지 못해도 부처님의 칭찬은 가끔 들을 수 있을 겁니다. 




6화에서 번뇌라는 싸움에서 얻어지는 전리품이 깨달음이라는 조언을 얻고 밀리지 않게 싸우라는 조언을 받는단 말야.

20화에서 센조는 자신의 번뇌가 무엇이며 그것에 대한 깨달음을 이야기한단 말이지


깨달음의 답은 "나의 일을 버릴 수 없다."

결국 번뇌 자체도 몰타로 떠나려고 했던 것 자체도 이탈리아 마피아라는 악에 관한 이야기겠지.


몰타로 떠나 바다만 보고 살면 이탈리아가 아니니 내가 악일 수 없다고 생각했을거야.

이런 걸 안다는 듯 스님은 빈센조의 심중을 꿰뚫어보거든. 그건 마음의 문제일 뿐이라며 말이야

생각해보면 이미 빈센조의 발은 서울에 있었고 그럼에도 빈센조는 번뇌와 멀어지지 못했어


아마 이 때부터 센조는 본격적으로 자신의 번뇌와 싸우지 않았을까 싶은거야.

나는 정말 악의 길을 돌이킬 수 있는가

선으로 돌아갈 수 있는가 

악으로 가지 않을 수 있는가

악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이러허게 생각하고 그간 20화를 살펴보니까 센조의 운명이 너무 가혹한거야.

악인의 입장에서 악으로 싸우며 어린 시절 내가 아닌 다른 내가 보여서 악에 대한 큰 번뇌가 왔는데

약자의 입장에서 짓밟으려는 악과 하다보니 열심히 싸우게 되었는데 그럼에도 악에 치받게 되는 내가 보이는거잖아.


빈센조라는 인물이 저 번뇌, 선과 악 사이에서 얼만큼 싸웠는가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말야.

빈센조의 방법론은 눈눈이이였지. 처음부터 무조건 악을 악으로 대하려지 않았거든.

16화 전까지만 해도 악의 입장에서 악을 대항하며 선을 구축하지만 

그 악이 점점 악해지고 한 없이 악랄해지면서 대항하는 악도 강해지게 되고 결국 손에 피를 묻히는 지경까지 오니까.

어머니의 죽음 이후로 모든 걸 뒤로하고 오직 악으로서 악을 처단하기에 집중하지.



악의 입장에서 악과 싸우며 악을 처단해와서 몰타로 뜨려고 했으나

정 반대의 입장에서 사회 통념상의 정의를 구현하는 방향임에도 (물론 이 악을 행하는 사람들은 정의라고 하지 않았지만)

악을 악으로 처단할 수 밖에 없어서 다시 악으로 치받는 인생이라니

그 몰타에서도 악을 행하는 인생이 되어버린 사람이 되어버리는 가장 꿈과 같은 곳에서 맞이하는 피묻은 일상


악을 대변해도 악으로 가고 약자를 대변해도 악으로 가는 번뇌 속에서 난 악이구나더라

선이 좋고 옪다는 걸 알면서도 나의 길은 악이라는 절망과도 같은 깨달음말야


그 순간 스님의 다문천왕으로서 중생들을 위해서 싸우라는 말은...빈센조에게 크나큰 위로가 아닐 수 없더라.


악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인생이란 생각에 멈춰있지 말고 악임에도 

가끔씩은 마음에 따라 빈센조가 항상 말했던 분노와 실천을 따라 약자들을 위해서 싸워달라는 말


당신 스스로 악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답을 얻고 그걸 순응했다 하더라도 이 곳에서 약자들을 위해서 악으로 싸워왔던 그 기억을 잊지 말라는 듯한 이야기. 당신이 악인이지만 그럼에도 악의 편에서 누군가를 지키고 선한 일을 한 그 순간 만큼은 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당신 밖에 없기 때문에 그 때만큼은 칭찬을 받을거란 이야기니까


그 기나긴 번뇌의 끝에 결국 원점이라는 악의 원을 따라 제자리로 그냥 가는게 아닌

무언가 선한 것을 행할 수 있는 전리품이 다문천왕이란 호칭같더라....



빈센조의 번뇌로 선을 위해서라도 악을 악으로 처단하는 과정이 고통임을 알려주면서도

그럼에도 아이러니하게 행했던 선을 향한 행동들과 얻어진 마음들을 잊지 말란 당부가 다문천왕이였던거야.


빈센조는 이 호칭을 자신의 취미생활로 삼으면서 그 바쁜 와중에 오페라를 보고, 음악을 듣고, 미술 작품을 보듯 나름의 징악을 행할거란 생각을 하니... 조금은 마음이 편해지더라.


그와 동시에 왜 빈센조가 부처님의 상을 보며 왜 알 수 없는 미소로 웃었는지도 알겠더라고

자기 자신이 악이라 위선을 행할 수 없어 선을 길을 행할 수 없는 자에게 위선이 아니게 일말의 선을 부탁할 수 있는 말이라서


센조가 얼마나 위선을 싫어하는지 5화에서 나온 걸 기억해본다면... 내가 정의에게 처벌 받아도 인정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악으로서 선을 행할 수 있다는 위선을 뛰어 넘는 저 조언이 얼마나 위로였을지


저 다문천왕이라는 말이 빈센조란 드라마 속에서 한 없이 악해지는 세상 속에 존재하지 못할 신화와도 같은 필요악을 주장하며 정의에 대한 절망감을 보이는 수단으로서도 충분하고 더불어 인간 빈센조에게도 나름의 평안을 주는 수단이었던거야


오늘 따라 다문천왕이 맘에 와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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