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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희는 김희원 감독이 남주성 역할 오디션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만난 배우였다. 오랫동안 고민했지만 캐스팅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역할 오디션의 마지막 날 마지막 타임에 온 사람이 윤병희였다. 그가 캐스팅 되고나서 며칠 뒤에 전체 리딩이 진행됐다. 그는 "'빈센조'는 앙상블이 중요했다. 주성이는 말로 설명이 잘 안 되는 배역이어서 느낌적인 느낌이 필요하셨나 보더라. 마지막 촬영 즈음에 감독님께서 '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주성이라고 생각했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그 말씀은 어쩌면 작품이 마침표를 찍어가는 과정에서 '고생 많았어요'라고 전하는 위로와 격려가 아닐까 싶다"며 그에 대한 칭찬조차 감독의 배려심으로 돌렸다.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주성은 변호사님들 곁에서 밸런스를 잘 맞춰야 하지 않을까 싶어 발음을 하나하나 만들었습니다. '변호사녬'이나 '죠직' 같은 특유의 발음 같은 것들. 저와 잘 아는 사람들은 장난을 칠 때 그런 말투를 쓴다고 하더라고요. 목소리도 처음에는 아픈 사람처럼 시작했다가 조금씩 소리를 높였습니다. 눈도 풀어져 있었는데 점점 힘을 주고 어깨도 폈고요. 나중에는 어디에서든 주성이 그냥 나왔습니다."
사무장님을 향해 "귀엽다"는 반응이 쏟아지기도 했다. 윤병희는 "제게는 사실 굉장히 낯선 단어"라며 멋쩍어했다. 그는 "어쩌면 그런 말을 배우를 하면서 처음 들어보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변호사님들이 주성을 달래주고 토닥거리면서 귀여워해주는 느낌이 있었다. 그런 표현도 들어보다니...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윤병희는 본방사수를 기다리던 다른 시청자들과 마찬가지로 '빈센조'를 시청했다. 자신이 어떻게 연기했는지 확인하기보다는 그 상황과 장면을 보고 있었다. 남주성이 나올 때도 홍차영(전여빈 분)을 보며 웃고 있고, 빈센조(송중기 분)에게 감동을 받았고, 금가프라자 사람들을 보며 미소지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드라마가 끝나있었다고.
그런 와중에도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으니, 빈센조와 홍차영에게 특수분장 능력을 알리기 위해 벌떡 일어나던 장면이다. 김희원 감독이 제작발표회 당시 이 장면을 킬링 장면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윤병희는 "다 쑥스러운데... 일어나는 거"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찍을 때도 너무 웃었다. 셋이 함께 할 때는 웃음 때문에 NG가 많이 나서 서로 사과하기 바빴다. 얼굴만 봐도 웃음을 참고 있다는 걸 알았다"며 "감독님은 배우들이 표현을 많이 크게 반응을 해주신다. 재미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더 용기있게 하셔도 돼요'라는 메시지 같아서 힘이 난다"고 이야기했다.
더불어 김희원 감독은 '빈센조' 방영 전에 주목해야 할 인물로 윤병희의 남주성을 지목하기도 했다. 윤병희는 "송중기 배우도 같이 언급해줬는데, 그런 큰 공식석상에서 이름이 거론됐다는 게 놀라웠다. 그때가 촬영 중반을 향해 달려가는 길목이었는데 더 정성을 다해서 연기해야겠다, 최선을 다해서 잘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중기, 전여빈과는 일부러 말을 하지 않도 침묵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가 됐다.
"뭘 해도 다 받아줄 것 같고, 없으면 허전하고 궁금했어요. '지푸라기즈'라고 표현하던데, 팀 이상의 가족 같은 느낌이었죠. 두 배우에게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한 순간 순간 신을 대하는 자세, 바라보는 시선, 외적으로 동료나 스태프들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 좋은 사람이니까 좋은 연기가 나오는구나 선명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말 리스펙트하는 두 배우를 만나서 큰 선물 같았어요."
조한철, 최영준, 임철수, 최덕문, 김형묵 등과는 이전부터 알던 사이이고, 뜻밖의 인연을 알게 된 배우들도 있다. 윤병희와 옥택연은 조한철이 영동고 선배라는 사실을 알고 그에게 커피차를 보냈다. 윤병희는 "작품 초반에 우연히 들어서 알게 됐는데 참 신기하다. 택연이는 그날 알았다고 하더라"며 조한철이 공개한 인증 사진에 그가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주성이 나오지 않는 신이었다"고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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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희는 이어 "저도 드라마를 보면서 위로 받고 희망을 받고, 재미를 얻은 것처럼 저도 그럴 수 있다는 것. 이번에 '빈센조' 작업하면서 감동적이었던 게 시청자들이 그런 말씀을 하셨다. 날씨는 좋지만 여전히 불안한 이 시대에 주말 저녁을 '빈센조'와 함께 해서 행복했다는 표현이 되게 뭉클했다. 그런 시간을 선물했다는 것에 매력이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주성은 모두가 같이 만들어낸 거예요. 일단 작가님이 글만 봐도 살아있는 인물을 써주셨고, 그걸 연출님께서 정확한 의도와 방향성을 제시해주시되 배우의 역량을 끄집어 낼 수 있는 놀이터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그걸 카메라 감독님이 찍으시고, 조명 감독님이 비춰주셨고, 동료들은 반응해주고 아이디어를 줬고요. 아마 이 분들이 아니었으면 지금의 남주성이 아니었을 겁니다. 같이 만들어 가는 작업이 있었기에 지금의 주성이 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