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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드라마 '빈센조'를 시청한 사람들은 바벨그룹을 이끌고 엄호하는 악인 4인방을 처단하는 빈센조(송중기)와 홍차영(전여빈), 금가프라자 사람들의 활약에 통쾌함을 느꼈다. 빈센조가 때로는 악당보다 더 악당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지만 빈센조를 악하게 느낀다기보다는 응당 그런 처분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악인들에게 조소를 보냈다.
빈센조를 연기한 주연 배우 송중기는 어떻게 느꼈을까. 그는 "슬펐다", "유쾌하지 않았다", "빈센조는 히어로가 아니다"라는 표현을 썼다. 예상치 못했던 반응이다.
박재범 작가와 김희원 감독이 준비하는 '빈센조'라는 작품을 처음 접했을 때 송중기는 유쾌하고 재미있는 활극을 예상했다. 대본을 처음 펴본 그의 감상은 조금 달랐다. 송중기는 "마냥 유쾌하지 않고 슬프게 읽었다. 안타까운 새드 장르 같았다"고 했다.
"겉으로는 유쾌한 것 같은데 속으로는 딥한 정서가 끌렸습니다. 촬영을 하면서는 제가 생각한 것보다 '생각보다 수위가 센 친구구나', '초반에 캐릭터를 설정했던 것보다 훨씬 깊이 들어가는, 전혀 유쾌하지만은 않은 엄청난 빌런이구나'라는 생각했습니다. 복합적이고 표현하기 쉽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엔딩에 대한 생각도 달랐다. 악인들은 죽음을 맞았고, 빈센조와 홍차영은 1년 뒤 다시 만났다. '해피엔딩'이라고 불리지만 송중기는 "해피엔딩이라고만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다른 의견을 드러냈다. "여전히 사회에는 극악무도한 사람들이 많이 존재한다. 빈센조도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 없고"라고 이유를 밝혔다. 더불어 엔딩에 대해 그는 "편집실에서 봤을 때 차영이와 빈센조가 다시 못 만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내레이션을 감독님, 작가님과 상의하면서 여러 번 수정했다"며 개인적으로 그려본 마지막에 관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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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튀어나온 '빈센조'의 코미디 요소들은 송중기가 느끼던 이런 무거움을 상쇄시켜주는 효과를 줬다. "첫방송을 하고 많은 의견을 받았다. 작위적이다, 너무 튄다, 오버한다 등의 반응을 들었는데, 예상했던 부분이었고, 그런 반응을 볼수록 극으로 치달아서 연기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도 저도 아닌 것보다는 그게 더 낫겠다 싶었다"고 했다.
송중기는 또한 "그게 우리 드라마 매력이라고 생각했고, 코미디적인 부분이 반가웠다. 깊이 파고들수록 다크한 대본이다. 슬픈 현실을 풍자하는 드라마이기 때문에. 안 그래도 현실이 빡빡하고 나쁜 사람들이 많은데 어둡게 풀어헤치면 제가 시청자라도 안 볼 것 같다. 코미디적으로 풍자하면서 풀어가서 저의 입장에서는 너무 반가웠다. 어두운 걸 어둡게만 표현하면 개인적으로는 힘들어서 못 보는 편이다. 그런 점에서 박재범, 김희원 님의 선택이 200% 옳았다고 생각한다"며 제작진에게 박수를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