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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빈센조 보면서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종종 떠올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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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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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되니까 생각이 좀 정리되네


여기서 무묭이가 말하고 싶은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원작소설이고 영화로 만든 건 큰 줄기는 대충 맞지만 원작소설의 진가를 전달 못 함


소설은 첨부터 읽지 않고 중반부터 읽어도 읽을 때마다 재미있는데 그 이유가 흡입력이 엄청나 특히 본격적으로 복수 시작하는 부분에선 전개속도 아드레날린에 손을 뗄 수가 없어 


그리고 소설 구조를 보면 드라마 구조와 흡사한데 당시(19세기 중반) 잡지에 시리얼로 연재했거든 (챕터만 100+ 이상) 그래서 영화로 각색했을 때 원작 재미가 확 떨어져


주인공인 당테스=몬테크리스토 백작의 개인사와 존재감이 압도적이지만 등장인물이 엄청 많고 제각각 얽히고 섥힌 사연도 많아서 관계도가 복잡한데 그 중심에서 주인공이 직, 간접적으로 자신의 사적 복수와 다른 피해자들의 복수를 하는 과정이 누구의 복수냐, 누가 빌런이냐에 따라 달라 


그리고 빈센조가 드라마치곤 특이하게 빌런들이 많고 결말도 다양했던 점에서 마지막까지도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떠올랐던 거 같은데 


조금 더 거창(?)하게 비교하자면 기본적으로 사회 부조리에 대한 분노를 픽션에서 푸는 틀은 (근)20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고 (사회)악은 견고하고 광활하기 때문에 픽션의 힘을 빌려서 잠시나마 일격을 가하는 희열을 갈망하게 되는 거 같아 


* 운명의 힘으로 엄청난 재력과 영향력을 손에 쥐게 되는 남주 

- 당테스: 누명으로 신분, 약혼녀, 아버지 다 잃고 감옥섬에 갇혔으나 같이 수감된 신부의 도움을 받아 몬테크리스토 백작으로 재탄생

- 센조도 첨부터 금수저로 태어난 것이 아니라 이탈리아로 입양되고 마피아 콘실리에리가 되면서 무시무시한 힘과 역량을 얻게 되지


(가만 보니 둘 다 섬이 등장하네. 몬테크리스토는 수감되는 섬과 보물을 발견하는 섬. 센조는 몰타와 몰타 옆 무인도. 후자는 남주의 재력을 상징하는 섬들이고... 신기하다...)


* 빌런들은 그 사회조직의 기득권층을 대변하는데 그러다 보니 피해자가 많음 그래서 남주가 대신 복수해야할 사람들이 계속 등장함

-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빌런들: 군인(당테스 친구였는데 약혼녀 탐해서 배신때리고 군인, 백작 신분으로 상승하면서 온갖 비행 저지름), 은행가(당테스 배신의 장본인인데 복잡해서 생략), 검사(당테스를 감옥섬으로 보내버린 빌런, 검찰총장까지 오른 겉으론 엄청 깐깐한 법조인인데 집안이 완전 막장) 

- 빈센조의 빌런들: 법조계와 재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는 바벨 4인방과 그 수하들


* 빌런과 피해자가 많아서인지, 복수 전개 설정상 유용(=재미 배가)해서인지 남주 부캐가 많음

- 주형이/센조는 말할 것도 없고 

- 당테스/몬테크리스토 백작도 부캐만 4명(선원, 신부, 종합상사 대리인, 영국 귀족) 


* 복수과정이 순탄하게 이뤄지는 경우가 없고 그러다 보니 의도하지 않았던 피해자나 결과가 파생되고 남주도 갈등하고 복수 결말과 강도가 빌런마다 좀 다름 

- 몬테크리스토 백작만 놓고 얘기하자면, 복수의 화신으로 일하면서 하늘의 심판을 대변하는 듯한 대사를 많이 뱉고 빌런들을 응징할 때 흔들림이 없는 편인데 검찰총장 집안이 파멸하는 과정에서 검총 와이프가 어린 아들과 함께 독극물로 동반자살한 걸 목격하면서 내가 과연 신의 이름으로 움직인 것이 맞나 갈등함 그래서 첫번째 복수 대상이었던 옛 친구는 죽지만(권총자살), 두번째, 세번째 대상인 검사와 은행가는 목숨만은 부지하게 됨 (근데 검사는 미쳐버려서 차라리 죽음이 나을 지경...) 복수가 속시원하게 이뤄질 수 없는 복수극의 태생적, 유기적 갈등이랄까 그런 게 빈센조에서도 느껴짐


* 얼마 전에 알게된 잼있는 사실- 작가인 알렉상드르 뒤마가 흑인혼혈인데, 아버지가 프랑스 귀족과 흑인 노예 사이에서 태어나 나폴레옹 밑에서 4성 장군까지 됐다가 갈등빚고 몰락한 가정사가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모티프가 됐다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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