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조는 인생 캐릭터…가장 신나게 연기했기 때문"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김정진 기자 = "전혀 잔인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극악무도한 행동을 많이 한 사람들은 어떻게든 처단해야 한다고 평소에도 생각하기 때문에."
tvN 주말드라마 '빈센조'에서 이탈리아 마피아 콘실리에리 까사노 빈센조로 변신했던 배우 송중기(35)는 악인들을 응징하는 빈센조의 활약이 통쾌하면서도 다소 잔인했다는 반응에 이같이 답했다.
3일 화상으로 만난 송중기는 "오히려 더 세게 나갔어도 되지 않나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물론 드라마지만, 악을 많이 행한 캐릭터들을 캐릭터(의 방식)에 맞게 처단했다는 생각이 들어 굉장히 만족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캐릭터를 응원하게 된 것 자체가 슬프다고 생각한다. 결국 대리 만족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중기는 이번에 외모도 일 처리도 완벽한 빈센조를 만화 캐릭터처럼 표현해내면서 호평받았다. 넷플릭스로 공개된 영화 '승리호'도 괜찮은 반응을 끌어낸 데 이어 '빈센조'도 시청률 15%에 근접하면서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송중기는 "'빈센조'처럼 부담이 없었던 작품도 처음이다. 건방지게 들릴 수도 있지만 그런 의미에서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촬영하면서 여러 배우와 재밌게 잘 놀았다는 뜻"이라며 "금가프라자 사람들과 함께한 에피소드가 많았던 만큼 외롭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호쾌한 액션 연기와 반전의 코믹 연기에 대해서도 힘들기보다는 재밌었다고 강조했다.
"액션이 많으면 보통 힘들지만, 이번에는 정말 힘들지 않았어요. 감정 위주로 액션을 만들어주셔서 대사와 액션은 한 묶음으로 생각하고 연기할 수 있었죠. 오히려 굉장히 통쾌하고 재밌었어요. 코믹 연기는 작가님께서 써주신 대본을 잘 살리려고 했죠. 물론 '빈센조'를 통해 이탈리아어와 코믹 연기가 가장 어려운 연기라는 걸 느꼈어요. 잘 노는 것과 잘하는 건 또 다르잖아요. (웃음) '빈센조'는 제가 처음 해보는 장르이기도 해서 욕심이 많았는데, 개인적으로 잘했는지는 모르겠어요."
잘 나가던 '빈센조'는 중간 중국 간접광고(PPL) 논란으로 잠시 암초를 만나기도 했다. 극 중 빈센조가 중국 브랜드의 비빔밥을 먹는 장면이 특히 문제가 됐다.
송중기는 이에 대해 "주연배우로서 PPL 부분은 같이 상의해서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논란을 부인할 수 없다. 주연 배우로서 실망한 분들께 사과드리는 게 맞다"면서 "외적인 논란이 생기면서 오히려 드라마의 내적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송중기는 홍차영 역의 전여빈과 로맨스 연기에 대해서도 적절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빈센조와 홍차영의 로맨스를 두고 찬성파, 반대파가 있다는 이야기는 저도 들었어요. 저는 다양한 의견이 있는 걸 즐기는 편이라서요.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적절했다고 봐요. 20부 엔딩에서 빈센조와 차영이가 재회했지만 마지막에는 뭔가 또 묘하게 헤어지는 마음이었죠. 차영이 납치됐을 때 그를 구하면서 무기력했던 장면도 '캐릭터 붕괴'라는 생각은 안 했어요. 클리셰라는 생각은 했지만, 그걸 어떻게 잘 살릴지 고민했어요. 클리셰이지만 뻔하지 않고 신선하게 표현하려고 했죠."
송중기는 시즌2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데 대해서는 "아직 나온 얘기는 없다"고 말을 아꼈다.
"제 입장에서는 감사한 얘기죠. '빈센조'는 제게 '인생 캐릭터'가 맞는 것 같아요. 가장 신나게 연기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