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빈센조가 다루는 블랙코미디에 대하여
12화까지 진행된 빈센조의 블랙코미디에 스며들다 못해 즐기는 덬들이 많더라구.
그래서 이 글이 굳이 필요할까 싶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조심스레 적어본다 ㅠㅠ흑흑
난 박작가가 아니라 뒷심이 약하다 흑흑
혹시 부족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좋게좋게 말해주라 나도 노력할께 ㅠㅠ
더불어 많이 길어 미안해 ㅠㅠ
#1 풍자와 해학 그리고 블랙코미디
우리나라는 풍자(폭로?!)와 해학(유머?!)이 넘치는 어찌보면 블랙코미디의 나라야.
판소리부터 시작해서 풍물놀이, SNS, 커뮤의 짤들 등등 풍자를 위주로 배꼽 빠지게 대중들을 위로하며 웃기지
그런데 풍자와 해학도 더 깊이 들어가서 비꼬고 죄악을 폭로하고 희화화시키기며 분위기를 싸~~하게 만들기도 하잖아.
이 부분도 바로 블랙코미디거든.
블랙코미디는 웃음을 즐기는 장르라기보다 불편함을 즐기는 코미디야.
블랙코미디가 무언가 불편함을 싫어하는 한국 사람들에겐 조금 먼 장르인데
빈센조 속 블랙코미디는 이런 너른 범위의 블랙코미디를 다루고 있어. 좀 실험적이지.
작가와 감독도 그걸 아는지 극 중에서 시청자가 거북할 만한 블랙코미디가 나오는 지점마다
최대한 쉽고 최대한 거부감 들지 않도록 예쁘고 친절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을 펼치거든.
마치 블랙코미디 개론서처럼 말이야.
그런데도 빈센조 속 블랙코미디는 이따금 호불호가 아주 격하게 거하게 갈리는 모습을 보면서 조끔 안타깝더라고
더불어 외부에서 그 누구도 이 블랙코미디를 설명해주는 사람이 없더라구 (티비엔 마케팅팀 당신들 이야기 하는 거^&^)
블랙코미디는 이해하지 말고 뇌를 비우고 봐야 진짜 재미지만 ㅎㅎ
이런 걸 알면 더 편하게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으로 알 못이지만 정리해 보았어.
최대한 쉽게 쉽게 설명하려다 보니 길이 너무 길어지네! 미안함을 전해
먼저 블랙코미디에 대해서 알아보고, 부조리한 블랙코미디에 대해서 설명할 거야.
그리고 이 드라마가 보여주는 블랙코미디의 몇 가지 예시를 달아볼까 해.
마지막엔 어떻게 하면 잘 즐길 수 있는 가? 소소한 팁을 달아볼게
#2 블랙코미디란? - 블랙코미디와 코미디의 차이
"블랙코미디는 웃음을 통해 환멸과 냉소를 표현하는 드라마의 형식이다.
이는 인간 존재의 불확실성, 불완전성에 대한 인식을 형상화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출처: 네이버 문화비평용어 사전-블랙코미디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530162&cid=60657&categoryId=60657
블랙코미디(또는 블랙 유머)는 명칭에 코미디가 들어 있어서 코미디의 하위분야라고 여겨져.
하지만 블랙코미디와 코미디는 웃음의 속성이 매우 달라. 과연 단순히 하위분야라고 생각하고 코미디의 방식대로 즐기면 조금은 곤란해.
일반적으로 코미디는 요절복통 구르는 웃음을 주지만, 블랙코미디가 가지는 코미디의 본질은 냉소야. 비웃음이지.
"냉소 [명] 쌀쌀한 태도로 비웃음. 또는 그런 웃음."
일반적인 상식과 사고로는 진행되기 힘든 기괴한 상황을 만들고
이 안에서 아이러니를 유도해서 어두고 차가운 현실적인 사회 문제들을 비꼼으로 웃음을 끌어내는 장르야.
하하호호 해맑은 웃음보단 씁쓸한 웃음을 주는 장르지.
더 나아가 개인기나 웃기는 표정이나 행동 등의 슬랩스틱만으로 웃기는 게 아니야.
말이 안 되는 데 되는 것 같은 이상한 "상황"으로 웃음과 비꼼을 만들어내는 장르.
극 중에서 만들어진 불편한 상황을 유희로 즐기는 장르가 블랙코미디인 거야.
불편함을 즐기는 게 말이 돼? ㅇㅇ 그런 장르야.
지금까지 설명만 봐도 알겠지. 호불호가 엄청나게 무시무시하게 갈려.
#3 블랙코미디란? 블랙 + 코미디 = 블랙코미디? NOPE
사람들이 많이 오해하는 점이 블랙코미디가 블랙 + 코미디라서 블랙코미디인가보다 생각하곤 해.
특히 어두운 장르물과 코미디의 희화화가 합쳐진 장르 등으로 많이들 알고 있더라고.
아냐 ㅎㅎ 굳이 저 블랙을 딱 떼어 놓수 없어. 떼어 놓고 싶지만 땔 수 없지.
굳이 굳이 떼어 놓고 설명하자면, 블랙코미디의 블랙은 오히려 이 냉소의 대상이라고 생각하면 쉬워.
대기업의 횡포, 공권력의 야욕, 약자를 무시하는 사회적인 현상, 사람의 잘못된 본능, 욕망, 전쟁, Sex 등등
매우 어두워서 쉽게 말할 수 없는 무언가들.
보편적 사회에서 누구나 느끼고 있지만, 어디선가 말하기엔 떳떳하지 못한
금기시된 주제와 소재로 웃음으로 또는 웃기게 표현하는 장르인 거지. 심지어 죽음도 블랙코미디의 소재가 되니까.
그야말로 웃음 + 슬픔, 웃픔을 가장 잘 표현하는 장르야.
그래서 블랙코미디는 약자를 대상으로 하지 않아.
왜냐면 약자를 대상으로 블랙코미디를 해버리면, 약자를 비웃는 게 돼버리지. 그건 코미디도 풍자도 아닌 저열한 비난이 되는 거야.
그래서일까 안전한 블랙코미디는 사회적 합의가 된 문제들을 향해서 이루어져.
이 작품에선 기득권층(코리안 카르텔 등)과 전체 사회현상(과도한 이기주의, 물질만능주의(?) 등) 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거지.
#4 블랙코미디와 아이러니(Irony)
작가가 의도적으로 일반적인 상식과 사고로는 진행되기 힘든 상황을 만들고 이 안에서 모순(창과 방패)이 드러나고 웃음을 주는 게 블랙코미디란 말야.
일반적인 표현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을 만들어서 그 안에서 웃음을 느끼게 해.
다들 잘 알겠지만 먼저 아이러니에 대해서 알아보자. 일상생활에서 아이러니를 보통 어떻게 사용할까?
"나와 내 친구는 아이러니하게도 같은 색 가방을 들고 있었다."
다들 알겠지만, 이 용법은 틀린 용법이야. 아이러니는 결코 우연이 아니야.
아이러니의 사전적 정의 [명] 예상 밖의 결과가 빚은 모순이나 부조화.
예상하던 기대를 확 꺾는 걸 아이러니라고 하면 좀 더 쉬울지도 모르겠어
1화 빈센조의 생수씬으로 예를 들어볼게.
상황(A) : 마피아 콘실리에리인 빈센조가 인천공항 도착해 택시를 타고 서울의 금가프라자로 간다
예상(B) : 한국말도 잘하는 걸 보니 빈센조는 별일 없이 금가프라자로 가겠구나.
결과(C) : 하다 보니 강도의 차에 타게 되고 어이없이 수면생수를 마시고 코를 고며 잠들고 돈도 멘탈도 탈탈 털린다.
A라는 상황이 나와서 B를 기대했는데 극의 진행이 C로 가면 시청자의 생각과 드라마 진행의 모순,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그 안에서 스토리 진행과 메시지 또는 상징성 등을 보여주는 거야.
이 씬은 택시 안에서 나왔던 라디오 뉴스처럼 외국인들을 등쳐먹는 사기꾼들을 향한 비난이자,
빈센조가 마음을 놓았다는 상징이자 이방인인 빈센조가 한국에서의 삶이 쉽지 않을 거라는 미리 보여 줌 등등이 담겨있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드라마는 어이없는 스토리의 연속인 블랙코미디 장르라는 걸 미리 보여주는 장면이지
이렇게 블랙코미디는 이런 아이러니를 보여주며 피식피식 터지는 코미디의 장르인 거야.
#5 빈센조 속 대중적인 블랙코미디 코드
먼저 이 드라마 속 쉽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블랙코미디 몇 가지를 적어볼게
- 클리쉐 깨뜨리기 (클리쉐는 상식선의 이야기고 이런 예상을 깨뜨려서 아이러니를 발생시킴)
e.g.) 신혼부부의 역할이 바뀌듯, 빈센조의 수트를 사주고 지켜보는 영앤 리치 홍차영
e.g) 일반적인 드라마에서 남자들에게 함정수사로 미인계를 사용하는 건 보통 여성인데, 찐 헤테로 빈센조가 남성을 상대로 미인계를 사용하게 만드는 장면
- 마피아가 억지로 마피아게임을 하게 되는데 하다 보니 게임 내에서 마피아가 되었고 갑자기 검찰이 오더니 마피아라고 잡아가서 주변 사람들이 마피아인 줄 알게 되는 장면 (마피아탈트?!)
- 성호를 긋는 카톨릭신자 빈센조가 금을 위해서 사비를 들여 불교, 난약사에 전기매트를 까는 장면(이거슨 종교 대통합?)
- 빈센조의 먹먹한 눈물을 기원했는데 13화 예고에서 뿌앵앵조가 나와버렸다?(먹먹이 아니라 뿌애앵?)
- 마피아와 히든빌런이 불짬봉 3단계에서 정신이 혼미해지는 장면(두 남자 성격이 개쎈데 매운데 앞에선 맵찔이가 되는 모순)
- 패러디와 성대모사 (이건 코미디에 가깝지만)
e.g.) 기생충 성대모사, 개와 늑대의 시간 패러디(똥개와 승냥이의 시간), 안기석의 그것이 알고 싶다 패러디, 스파이더맨 홈커밍 패러디(호텔 앞에서 차 문 여는 빈센조)
등등이 있다.
위와 같은 예시들은 불편함이 대다수가 불편하지 않고 유쾌하게 넘어갈 수 있는 장면들이야.
물론 몇몇 장면은 불편하다고 느낄 수 있어.. 개인마다 이 불편한 상황이 받아 들여지는 정도가 다 다르거든.
내가 이해하면 웃기는 거고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에서부터 불편함이 몰려오는 거지. 그래서 블랙코미디는 취향 탄다고 말하는 거야.
그래서 국내에서 블랙코미디를 만들 땐 이 아이러니를 최대한 희극적으로 표현하려고 노력해.
시청자들의 채널이 돌아가지 않게 불편함이 최소화되도록 하지.
#6 불편한 블랙코미디 그 중에서 부조리, 부조리 코미디.
하지만 블랙코미디는 무조건 웃기는 게 목표가 아니야. 오히려 강하게 비판하기 위해서 불편함을 의도적으로 극대화 시키는 경우도 있어.
불편함을 더 불편하게 해서 메세지를 강하게 부각하는 거지. 이 불편함이 가중화 될수록 더해지는 요소가 바로 부조리함이야.
보통 사람들은 이 부조리함을 사회적인 부조리함(빈부격차, 과도한 학벌주의 등등)으로 제한하지만,
여기서 블랙코미디 쪽에서의 부조리함은 상황적인 아이러니를 극대화한다고 생각하는 게 좋아
모순이 극대화되면 괴리감이 생기고 이 괴리감이 극대화되면 될 수록 괴이하고 싸하고 공감성 수치도 슬슬 올라게되지. 이 괴랄함!
이걸 부조리하다고 해.
빈센조는 블랙코미디의 부조리함을 많이 살린 블랙코미디(부조리 코미디)도 사용하고 있어.
블랙코미디의 상식마저 벗어난 상황을 만들고 밑도 끝도 없이 흘러가는 상황을 만들어서 비판하려는 상대를 더 우스꽝스럽게 만들어.
얼마나 우스꽝스럽고 말이 안 되냐면 어떤 장면에선 작품에 깊게 몰입한 시청자들을 쫓아내기까지 해.
이게 바로 부조리란 장치야. 부조리극이란 연극 장르에서 쓰이는 장치지.
드라마에 몰입하고 있는데 특정 거대한 사건으로 인해서 갑자기 극의 흐름이 꽝하고 깨져.
시청자는 깜짝 놀라 이 상황이 뭐지? 싶어서 시청자는 작품에서 빠져나와서 감정적 몰입을 멈추게 된다.
화면 멍하니 바라보니 화면에서 말하는 화자에 집중하는 게 아닌 특정 상황들을 보게 되는 거지.
화면 앵글은 스토리의 흐름에 집중하지 말고, 주변 상황을 판단하라는 듯 주변 상황을 다양한 앵글로 보여주기 시작해.
그러면서 시청자들이 스스로 현실과 드라마를 순간 비교하게 만들고 아 표현이 이런 현실을 비꼬는 거라는 것을 깨닫게 만들어.
이런 부조리함이 극대화될 수록 시청자들은 극에서 빠져나오게 되고 이 상황을 판단하게 만들고 깨닫게 하는 장르야
굉장히 교육적이고 계몽적인 장르야. 결국 깨닫는 게 목적이니까.
이 부조리함을 더 살릴수록 현실을 더 바라보게 하니 비판의 수위가 더 올라가는 건 당연하겠지.
이런 부조리극에서 웃음기나 웃기게 포인트를 주게 되면 부조리함이 극대화된 블랙코미디가 되는 거야.
블랙코미디 작가들은 비판의 대상이 어이가 없으면 없을수록 더 불편하게 더 유치하게 더 부조리하게 비꼬는 거고.
그렇다면 우리 드라마에서 작가가 연출이 각잡고 화가 난 부분, 즉 부조리함이 극대화된 블랙코미디 장면들이 어디 있을까?
대표적으로 빈센조의 생수, 바벨화학의 말벌법정, 장준우PPT씬, 그리고 유튜브씬이었어.
웃기게도 시청자들의 호불호가 분명히 있는 장면들이야.
시청자들이 특정 장면 매몰될 만큼 불편함을 강하게 느꼈기 때문에 이 장면들이 더 부조리함을 제대로 살린 블랙코미디라는 반증이 되는 장면들이야.
게다가 작가와 감독도 이 부조리함이 시청자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올까 봐 설명을 엄청나게 달아주면서 준비를 시키고 마무리를 짓거든.
이 장면들에 관해서 설명을 한번 해볼께 ㅎㅎ
나도 본방 때는 화살표(=>) 처럼 단순하게 느낌으로 느껴
하지만 복습하면서 또 설명을 위해서 내가 느낀 대로의 해석을 적어봤어.
어떤 뉘앙스와 어떤 메세지를 전하려고 했던 장면인가를 내 방식대로 해석해볼께 ㅎㅎ
#7 부조리함이 극대화된 주요 장면
1. 빈센조의 생수씬 - 사기의 나라 대한민국에 이방인이 왔다.
상황 : 마피아 콘실리에리인 빈센조가 택시를 타고 금가프라자로 간다
예상 : 한국말도 잘 하는 걸 보니 빈센조는 별일 없이 금가프라자로 가겠구나.
결과 : 어이 없이 강도의 차에 타게 되고 수면생수를 마시고 잠들어 돈이 탈탈 털린다.
작가와 연출이 도와주는 힌트는
1. 경찰관의 어디 조씨세요로 어이없는 위트로 마음을 살짝 열게 만들고 블랙코미디 씬을 배치
2. 라디오에서 공항 범죄를 미리 들려줘서 이 장면이 공항 범죄를 비꼰다는 걸 알려줌
3. 대중에 눈에 익은 특별출연 배우들에게 맡겨서 보통 사건이 아닌 더 큰 일이 일어날 거라는 감각을 깨워줌
1화에서 본 작품이 블랙코미디임이 가장 잘 드러나는 장면이야. 더불어 금가 사람들의 반감도, 샤워씬도,
다 이방인에 대한 반감 또는 대한민국에 대한 이방인의 어이 없음을 상징해.
그래서 1화의 가벼운 블랙코미디가 취향이라면 찰떡 이라는 거야. 여기서 이 드라마의 가장 기본된 블랙코미디를 받아들였다는 증거니까.
=> 미친ㅋㅋ 빈센조 한국 온 날부터 쉽지 않다니 앞으로도 힘들겠어ㅋㅋㅋ
2. 바벨화학 1차 기일, 말벌법정 - 결코 신성하지 않은 법정과 존경하기엔 너무 썩어버린 재판장님
상황 : 빈센조와 홍차영은 소변호사로인해 증거가 불충분해서 이대로는 법정에서 질 수밖에 없었다. 무조건 바벨화학 1차 법정 판을 깨야만 하는 상황,
예상 : 시청자들은 법적인 공방을 기대
결과 : 법적인 공방은커녕 1차원적이고 유치한 방법, 그것도 장수말벌이라는 유치하고 위험한 방법으로 법정을 아수라장으로 만듬
- 판사와 변호사가 사전에 만나선 안 되지만 만났다=> 우상과 동문회로 얽혀 두 존재가 짬짬이 관계다, 사법 농단이 떠오름
- 구 해문건설(현 바벨건설)이 지은 똥물이 흘러내리는 법정 => 경제 기득권에 의해 오래전부터 더럽혀져 온 법조계
- 법정에서 일어나는 이유 설명하며 신성한 법정이란 개념을 미리 알려줌, 그리고 사람들이 이 신성한 법정이 불만이 많다는 걸 코미디로 미리 보여줌
- 똥물 때문에 깔아 놓은 비닐 덮에게 미끄러지는 존경하는 판사님 => 슬랩스틱(몸개그)로 경제 기득권에 넘어지는 법조계, 노 존경!
(블랙코미디)
- 마피아의 방법으로 재판을 어지럽히는 홍차영과 빈센조 vs 어떻게든 재판을 진행하려는 판사와 우상
- 결국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장수말벌까지 풀어버리는 빈센조
- 두 마리의 말벌, 하나는 꿀을 탄 전당포 사장님에게 하나는 판사에게=> 법정을 저열하게 만든 사람(=작가)나 실제로 법정을 더럽히고 있는 판사나 똑같다.
- 저열한 방법으로 미뤄진 재판에 이어지는 최명희의 너네 왜 이렇게 저열하니? 라는 조롱(최명희는 이 법정씬을 불편해하는 시청자 혹은 사법 관계자를 상징하지)
- 홍차영의 반격 : 드럽게 행동하는 우리나, 이미 법정을 더럽히는 바벨이나 똑같다 ( 사법을 농단하는 사람들이나 말벌 푸는 나나 똑같이 저열하다)
작가와 연출이 도와주는 힌트는
1. 사법체계를 흔드는 돈을 바라는 판사 미리 등장시키고 미끄러지기까지 함
2. 사전에 금가 사람들로 법원을 저격하겠다고 미리 알림
3. 실제로 저열하게 블랙코미디씬을 배치하고선 판사도, 전당포 사장님도 장수말벌에 찔림
4. 홍차영의 입을 빌려서 왜 했는지 구구절절 설명해줌
'법'을 다룬다는 사람들이 말하는 "신성한 법정"과 "존경하는 재판장님"을 대놓고 깨부시면서 너네 다 썩었어라고 선언하는 장면이야.
게다가 사법체계를 파괴하는 소재가 겁나 위험하지만 겁나 쪼마난 말벌이라는 게 웃기지.
말벌이 2마리인 건 작가 스스로 작가 본인에게 벌침을 쏜 거야 나도 뇌절하긴 했지라는 반성의 의미에서 ㅋㅋ
=> 과하긴 한데 사법 체계가 썩긴 썩었지 ㅋㅋㅋㅋ
3. 장준우의 스타워즈 PPT - 기득권은 특별한 힘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무능력하더라도 누군가 인정하는 순간 권력을 가진다. 젊은 재벌 2, 3세들처럼
상황 : 우상의 인턴 장준우가 바벨 관련 보고를 하기 위해서 장한서, 최명희, 한대표와 만난다.
예상 : 이전 회차에서 장준우가 회장이란 걸 아는 시청자들은 장준우가 드라마틱한 커밍아웃을 하지 않을까 기대.
결과 : 커밍아웃의 방법이 저급한데, 그걸 보는 사람들이 그런 저급한 커밍아웃을 인정함
이 장면은 연출과 작가의 콜라보가 예술이었지 특히 연출의 부조리한 감각이 빠릿빠릿하게 살아있던 장면이야
- 인턴 장준우는 앞 좌석에서 나야나 노래를 들으면 춤과 노래를 연습 중
- 인턴이란 이유만으로 장준우의 뒷좌석을 발로 차며 자신의 기분을 심하게 풀어내는 한 대표
(블랙코미디)
- 흐르는 긴장감, 뜬금없이 시작하는 스타워즈 풍의 설명
- 탑 로펌 인턴이라곤 믿기지 않는 수준의 PPT, 초등학생도 만들 수 있을 듯한 누끼와 PPT 애니메이션 => 모순
- 보게 되면 장준우도 아버지에게 받은 돈과 권력을 휘두르는 거임 => 자기가 잘나 보이지만 결국 엄빠꺼 모순!
- 파티처럼 공개하는 자아가 넘치는 장! 준! 우! 하면서 춤을 추기 시작함 => 모순을 넘어서 시청자 멘붕, 극에서 한 발짝 빠져나옴
- 이후로 연출은 춤을 추는 장준우보다 장한서, 한 대표, 최명희를 주목하기 시작함 => 연출이 시청자에게 특정 앵글을 바라보게 함
- 장준우가 말도 안되는 춤을 추기 시작하니, 회장인 줄 알았던 장한서가 갑자기 일어나서 같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기 시작함 => 회장이 인턴을 무서워하는 모순
- 눈치 빠른 우상 한대표가 장한서의 반응을 보고 놀래서 주변을 살펴보다가 같이 춤을 추기 시작함 => 모순!
- 사회생활 피해 보겠다고 우상에 온 최명희가 괴랄한 상황에서 분위기 맞춰보겠다고 손뼉을 치기 시작함 => 모순!
- 그 난리를 치더니 모두가 장준우를 진짜 회장이라고 받아들여 버림
- 장준우는 다 연기였다며 그럴 수 있다고 받아침
"PPT만 봐도 자기 능력을 안다 하고 자기감정 조절이 불가한 회장감이 되지 못하는 장준우"는 장한서라는 이미 억눌린 존재 때문에 떠받들어지고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똑똑한 사람들이 무언가에 눌려 이를 인정한다.
남이 무서워서 같이 무서워하는 장면이 은근 이쪽 클리쉐거든.
작가와 연출이 도와주는 힌트는
0. 5화 시작에 장준우가 장한서의 목을 졸리는 장면, 아이스링크 장면등 장한서가 폭력에 가스라이팅에 시달려왔음이 계속 강조됨
1. 이 장면을 다시 보면 알겠지만, 풀샷이 매우 많음 이 어이없는 상황을 지켜보라는 연출의 친절한 배려.
2. 연출이 장준우의 허튼짓을 보고 무서워하는 장한서와 이를 보고 따라 하는 한대표와 어이없지만 흐름에 몸을 맡기며 손뼉 치는 최명희 순으로 시퀀스를 보여주면서 어이없는 상황을 강조함
3. 정말 장준우가 무서워서 무서운 게 아니라는 거 ㅇㅇ
한없이 가벼운데도 주변에서 떠받들어주는 장준우 자체가 블랙코미디 장치였어.
(장준우가 한없이 가벼운 사람이라는 최초의 힌트였고)
(장한서가 가스라이팅에 공포가 학습된 사람이지 장준우가 무서워서 무서운 게 아님을 제대로 보여주는 장면이었어)
(한대표와 최명희의 시선에서 장준우가 진짜 무서워진 장면은 9화에서 부장검사를 하키채로 팬 거였음, 어떻게 행동할 줄 모르는 즉흥성과 잔인함에 놀란 것)
=> ㅁㅈ 그들이 무조건 능력이 있어서 잘난 건 아니지!
4. 인자기와 유튜브씬
상황 : 킬러들이 자신들 찾아오도록 만들기 위해서 바벨과 우상에게 조롱을 하기로 함
예상1 : 오 조롱과 비방!
결과1 : 복면가왕 복면을 쓰고 인방? (뭐야?빌런들의 1차원적인 치부를 이렇게 그린다고?)
예상2 : 아니 이걸 보고 조롱과 비방이 통해?
결과3 : 그런데 그걸 보고 더 화를 내는 나사 빠진 빌런들
- 킬러들을 조롱과 비방을 하는 방법으로 인터넷 방송을 선택
- 우스꽝스럽게 표현하는 빌런들의 1차원적인 치부들
- 그걸 보고 내면에서 화가 밀려오는 똑똑한 빌런들 (이미 나사 빠짐ㅋㅋ)
- 최명희가 홍차영에게 전화걸며 빡침 => 나의 작은 치부라도 드러나면 화들짝 놀라는 현실의 빌런들 e.g.내가 언제 그랬어!
- 최명희는 부하에게 모든 자료를 다 삭제하라고 시킴 => 이미 모니터링은 언제나 진행 중
- 최명희는 혼자 열심히 빡치고 목소리 높이고 감정적인 대응을 하고선, 자기 부하에겐 감정적인 대응을 하지 말라고 함 =>모순!
- 지푸라지즈 3명이 모여서 인방이 다 지워짐을 알게됨 => 의도적인 입막음
- 돈받은 거짓 뉴스는 판을 치면서 왜 진실을 담은 방송은 없을까? => 홍차의 입을 빌려서 작가의 말을 설명
- 사람들에게 퍼지는게 의도가 아니라 카르텔까지 닿는게 의도였으니 괜찮아요 란 빈센조의 대답으로 마무리
연출이 진짜 부조리했어 ㅋㅋ
연출이 일부러 복면가왕 가면까지 대령하면서까지 부조리를 살리려고 노력하더라 ㅋㅋ
작가와 연출이 도와주는 힌트는
1. 1화부터 파란색 끈 달린 비둘기를 등장시키고 인자기란 이름까지 지어주고 익숙하게 만든 다음 인자기 = 빈센조로 유튜브에 등장시킴
2. 일부러 더 과장되게 서로의 치부를 비꼬며 즐기는 빌런즈 ( 말도 안되는 상황임을 스스로 표현)
3. 편의점에서 지푸라기즈의 대화로 대체언론 비판임을 알 수 있음
=> 기득권의 돈을 먹고 자란 왜곡된 거짓뉴스는 많아지는데 진실은 쉽게 덮이고 돈 없는 진실은 갈 곳이 없네
#8 부조리한 블랙코미디는 웃어도 OK, 불편해도 OK
이런 블랙코미디는 웃어도 통한 거지만, 안 웃고 화가 나고 열 받아도 통한 거야
블랙코미디는 불편함을 주는 거니까 일단 기능적으로 성공한 거지 ㅇㅇ
애초에 이 부조리 코미디엔 상식이란 게 없어. 상식을 깨뜨려서 붕괴시키고 희화해서 가볍고 또 가볍게 비판해.
하지만 이 가벼울수록 비판의 수위가 왠지 올라가게 되지.
누구나 알고 있는 사회악(기득권)을 비꼬는 건, 불편함이 덜하기 때문에 웃을 수 있지만,
내가 악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걸 비꼬게 되면 불편함이 등장하고 반발심이 생기기 시작해. 이게 진짜 불편한가 생각이 드는 거야.
그리고 이 불편함 속에서 다시 이 사건에 대해서 생각을 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거지 이게 맞나? 틀렸는가?
작가의 비판적 시선에 동의할 수 있는가 없는가는 시청자의 선택에 맡기는 거야
즉 비꼬고 유치하고 저열하다고 말할수록 말하는 사람(화자)이 저열해지는게 아니라 저열하게 표현한 대상(빌런)이 저열해지는 것
그게 바로 이 작품이 보여주고 있는 블랙코미디야.
불편해서 더 유치하고 불편해서 더 저열하게 표현하는 거지
그래서 가벼워 보이지만 결국 이 가벼운 게 메시지가 가벼운 게 아니라 저들이 그만큼 악독하다는 걸 은연중에 증명하는 거야.
빌런들과 사회문제가 한없이 유치하게 만드는 비꼼을 보며 유희로 즐기는 거 ㅇㅇ
#9 11화, 한없이 웃고 즐기는 중 스며든 부조리한 블랙코미디의 정서
그럼 왜 11화는 배꼽 빠지게 웃었는데 더 블랙코미디라고 하는 거야? 란 질문을 하겠지
웃기는 하지만 굉장히 싸하지 않았어?
홍차영은 직접 3명의 킬러를 고문하며 그들에게 가차 없이 죗값을 물었지, 빌런 홍차영은 마피아마저 놀랄 정도로 악해져.
빈센조는 태연하게 3명의 킬러를 죽였고, 로비스트를 회유하기 위해서 제 머리에 러시안룰렛을 당기는 미친 짓을 하지
안기석은 대외안보원 팀장인데 덕질하겠다고 월권으로 빈센조를 돕고
(굳이 바벨을 무너뜨릴 이유가 없는 사람, 개인의 정의감을 조직의 권한과 바꿔치기)
금에 눈이 뒹글 돈 금가 사람들은 앞만 보고 빈센조까지 알리게 되고
빈센조는 금이야기 듣고 다시 눈이 돌고 ㅋㅋㅋ
굉장히 웃음꽃이 피어나지만, 굉장히 쎄하잖아. 홍차영은 브레이크가 못되고 악셀이 돼버렸어.
작감배가 시청자마저 동조하게 만드는 광기를 부추겨서 그래 죽어버려 죽여! 식으로 말이야
순간의 광기로 시청자의 양심도 일부러 저 지옥 너머로 보내버린거야ㅎ
진짜 피폐하고 어두워진 내용이었어.
이 장면은 블랙코미디 특유의 쎄함을 빠른 템포의 개그로 위장해서 보여준 거야.
방송을 볼 때는 시원했지만 뭔가 뒤가 찝찝한? 좀 불쾌한 기분이 들었을 거야
이것도 바로 블랙코미디거든. 시청자에게 알 수 없는 은은한 불편함을 주는 ㅇㅇ
이게 진짜 맞나? 다시 생각해보게 만드는 무언가를 주는…!
#10 불편함을 숨기지 않는 세련되고 고급진 블랙코미디
"고전적인 블랙 코미디가 희극 전통에 바탕을 두고 암시적으로 인간 사회를 풍자했다면 현대로 넘어오면서 그 독설의 강도는 더 세졌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영화 사전, 블랙코미디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349348&cid=42617&categoryId=42617
우리나라 사람들이 불편한 걸 얼마나 싫어하는 데 이 불편함을 즐기는 블랙코미디를 누가 좋으라고 드라마로 만들겠어.
돈도 안 되고 잘 만들기도 힘든데 말이야. 그래서 마이너한 장르지. 이러한 이유로 보통 국내 블랙코미디는 이 불편함을 최대한 숨기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왔어.
어떻게든 웃겨서 불편함을 숨기려는 모양으로 말이야.
그런데 작감배들은 이 마이너한 장르에서도 더 마이너한 부조리한 블랙코미디까지 손을 대고 있어.
빈센조의 블랙코미디가 세련되었다는 의미도 고전적 블랙코미디와 다른 방향으로 냉소를 효과적으로 그것도 매우 쉽게 표현한다는 거야.
표정이나 슬랩스틱 같은 시각적인 요소 없이 상황 판단만으로 뭘 비판하는지 알아내도록 하는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방법으로 말이야. .
이 드라마는 자신의 부조리함을 숨길 생각이 없어. 대신에 쉽고 예쁘고 이해하기 어렵지 않게 설명을 해주면서 계속 유도를 하고 있어.
개인적으론 이보다 쉽게 만들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서 맹렬한 불호가 쎄게 나오는 점이 제작진의 탓만은 아니라고 판단해 (개인적인 의견)
작감배의 탓보다 작감배의 뚝심이라고 생각해
이정도 찐한 블랙코미디 한번 만들어보자 하는 작감배의 으쌰으쌰가 보이거든 ㅎㅎ
그저 이런 찐 블랙코미디를 설명을 1도 안 해주고 누아르 물이라고 동네방네 홍보한 티비엔 마케팅팀을 족쳐야 해.
편견 없이 봐야 더 알아듣기 쉬운 블랙코미디를 하고 있는데
시청자에게 누아르라는 거창한 선글라스를 일방적으로 씌워줬거든
블랙코미디씬 편견 없이 예쁘게 잘 보라고 앞뒤로 친절하게 설명까지 해주는데...
이 작품 곱씹을수록 이 작품이 블랙코미디임을 알고 들어갔다면 사람들이 더 편하게 즐길 수 있었을 거야 ㅠㅠ
#11 블랙코미디를 즐기는 법, 뇌를 비우고, 극의 흐름대로 따라가라
블랙코미디를 좋아하는 나도, 이 작품이 이렇게까지 블랙코미디에 진심일 줄 몰랐어
그냥 코미디의 선을 타는 블랙코미디 정도라고 생각했거든 작감배가 이 블랙코미디에 정말 미친 진심일 줄은 몰랐다구
이 글을 보고 조금이라도 관심이 생겨서 어떻게 즐기면 되는거야? 라고 혹시 물을지도 모르겠어
이 블랙코미디를 즐기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어
우리 드라마로 설명하자면, 장한서처럼 뇌를 비우던가 빈센조처럼 뇌를 굴리던가야
블랙코미디는 상황을 즐기는 코미디는 편견 없이 뇌를 싹 비우고 봐야 더 잘 들어와
뭐를 비판하고 있는가를 조심히 살펴보면서 말이지
물론 이성적으로 어떻게든 이해하려면 이해 가능하지만
시퀀스를 일일히 살피면서 철저한 계산을 파악하고 작가의 머리끝까지 의도를 분석하며 가야해서 더 머리가 아프거든.
애매하게 장준우처럼 머리를 굴리면 답답해서 미쳐버릴 드라마가 될거야 ㅎㅎ
주는 대로 받아먹고 주는 대로 이해 하는 것 그게 블랙코미디를 쉽고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일거야.
이해가 안 된다고? 당연한거야 몰이해를 즐기는 장르, 그게 블랙코미디야
불호가 뜬다고 해도 괜찮아, 원래 이런 장르니까.
호가 뜬다면 더 즐겨보자,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서
앞으로도 극 진행 괴랄할지도 몰라, 이 글을 쓰는 나도 13화 이후로 감당못할 불편한 블랙코미디가 나올지도 허허
(그런데 12화를 보면 작감배도 조금은 대중적으로 방향성을 튼다는 느낌이 들더라)
그래도 블랙코미디를 좋아하는 나로선 세련되고 고급진 블랙코미디를 노빠꾸로 만드는 작감배가 있어서 행복해
이정도로 만듬새가 좋은 블랙코미디를 볼 수 있어서 더 감사할 뿐이야.ㅠㅠ
빈센조는 이런 불편한 블랙코미디도 포함하고 있는 복합장르 드라마야
다양한 매력과 다양한 장점들로 가득하니 더 재미있고 신나게 즐겨보자
난잡한 이 글이 빈센조를 즐기는데 1g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더 바랄게 없다 ㅠㅠ
후 부족하고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p.s 함께 토론했던 무명의 블랙코미디덬들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