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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리뷰북동의]빈센조의 박제된 삶...에 대해 혼자 생각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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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1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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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대화에서..

차영은 (사람을 죽였다면) 빈센조가 너무 멀게 느껴질 것 같다는 의미로 박제라는 말을 썼어. 박제는 생활 속에서 우리가 자주 사용하거나..가까이 두는 물건이 아니라 어느 한 군데 가만히 있으면서 괴리되어있는 물건이야. 능동적으로 사용이 되면서 쓰임새를 다한다기보다 존재 자체가 기능인 물건이고...우리가 어떤 유명인의 브로마이드를 벽에 붙여두고 볼때 아마 저런 생각을 하겠지. 가까이 있고, 지금도 쳐다보고 있지만 결국 나와는 너무 먼 세계의 사람이고 접점이 없는.

빈센조는 거기에 대해 자기는 박제된 삶을 원한다고 함. 8살의 박주형은 모친에게서 버려져 타국으로 떠나게 됨. 그리고 모종의 과정을 통해 처음 입양해 준 양부모에게서도 떨어져 범죄집단인 마피아의 일원인 빈센조 까사노가 되어 한국에 돌아옴. 그의 인생이 원한 대로 풀린 적이 있었는가? 한번이라도 어딘가에, 어느 집단에 진정으로 소속된 적이 있었을까? 그를 아껴준 보스가 세상을 떠나자마자 에밀리오는 그를 향해 미개한 동양인이라 속마음을 뱉었고, 형제라고 일컬었던 파울로는 그를 배척하고 죽이려 들었음. 그가 이탈리아인이자 마피아로서의 자신을 부정하는 건 아닐거야.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자신이 속한 집단에 소속감을 느끼는 건 인간 본능이니까...하지만 결국 태어난 나라도, 자라난 나라도 그를 원하지 않았어. 그의 입장에서는...30여년 전 어머니가 불치의 병을 앓고 있어 그를 떼어낸 걸 수도 있겠다는 걸 이제서야 알았지만, 그게 이미 받은 상처를 없었던 걸로 하지는 못하는 거야. 사랑하는 사람을 강제로 상실해야 하는 고통과 상처를.

사람들과 함께 살면 결국은 관계를 맺게 되고...과거가 발목을 붙잡는 날이 반드시 오게 되어 있지. 과거로 인한 멍에는 본인 뿐 아니라 본인과 관계 맺은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칠 것이고 빈센조는 그걸 견딜 수 없는 건지도 모름. 한번도 원한 적은 없지만 부정할 수도 없는 자신의 과거를 사람들이 그냥 박물관 유리 진열장 안의 박제처럼 구경하고 지나갈 수 있다면. 그는 그로서 존재하면서도 아무에게도 상처받지 않고 또 아무에게도 상처주지 않을 수 있을 거야.

하지만 빈센조는 한국에 와서 홍유찬과 홍차영이라는 두 사람을 만나버렸고...
눈치 빠른 차영이 정말로 빈센조가 한 말을 믿었을까? 알면서도 넘어가 준 건 아닐까? 라는 생각도 해봄...

빈센조가 이 드라마가 끝날 때쯤에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까? 예상할 수가 없어서 더욱 궁금하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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