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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인터뷰] 배우에서 '단순노동' MC된 엄태구 “저…웃기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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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9.1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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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사람들이…절 보고 웃었으면 좋겠어요.”

배우 엄태구는 연예계에서 가장 유명한 '극 내향인'이다. '낙원의 밤', '밀정' 등 수많은 영화에서 카리스마를 뽐내던 그는 오로지 화면 안에서만 존재한다. 실제로는 입 열기 전 3초간 정적은 기본이고, 대화하는 상대방이 알아챌 정도로 긴장하기 일쑤다. 권율, 김희원 등 그와 연기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이 한입 모아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내성적인 성격”이라 꼽을 정도다.

그랬던 엄태구가 데뷔 18년 만에 예능 MC에 도전해 시청자뿐만 아니라 동료 배우들 사이에서도 '충격적'이란 반응이 쏟아졌다. 지난 5월 HLL 스튜디오닷이 제작해 공개한 유튜브 콘텐트 '단순노동: 워크맨 외전'(이하 '단순노동')이 그의 새 무대가 됐다.

그가 다양한 분야의 스타들을 초대해 유리컵 닦기, 빈티지 의류 정리 등 단순한 노동을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토크쇼다. 르세라핌 홍은채, 배우 여진구, 그룹 아이브 등 게스트들을 만나 안절부절 어쩔 줄 몰라 하면서도 어떻게든 토크쇼를 끌고 가는 엄태구의 모습이 웃음 포인트다. 세상에 없던 '주객전도형' MC의 탄생에 시청자 반응도 폭발적이다. 5월 21일 예고 영상을 시작으로 약 4개월간 열네 편이 업로드돼 10일 기준 누적 조회수 1040만 뷰를 돌파했다.

'단순노동'의 하드 트레이닝 덕분일까. 최근 4개월차 예능 MC로서 만난 엄태구는 확실히 이전과는 달라져 있었다. 대화 전 3초간 뜸을 들이는 등 신중한 모습은 여전했지만, 웃음이 많아지고 여유가 엿보였다. 심지어 “저 장난꾸러기라니까요”라고 너스레를 떤 그는 “'단순노동' 덕분에 평생 하지 못했던 경험을 하고 있다. 내게는 정말 잊지 못할 순간들”이라며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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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단순노동'을 한다고 했을 때 주변 반응은 어땠나.

“팬분들이 진짜 좋아한다. 최근에는 오랜만에 헬스장에 갔는데 트레이너 분들이 '단순노동' 재미있게 보고 있다고 말해 주셨다. 감독인 친형(엄태화)도 정말 웃겨 한다. 형과 전화통화를 하는데 옆에서 형수가 '단순노동' 보고 있다면서 깔깔 웃으시더라. 가족들은 저의 원래 모습을 아니까 더 웃길 것이다. 처음에 MC 제안이 들어왔을 때 저한테 좋을 거 같다는 추천이 많았다. 배우로서나 인간 엄태구에게나. 평소에 만날 기회가 없던 분들을 만날 수 있고, 평소에 알던 분들도 새로운 모습을 보거나 더 친해질 수 있는 자리였다. 그래서 저한테는 정말 선물 같은 시간이었다.”

Q. 티저 영상에서 권율, 김희원이 “협박 당했어?”라고 물어보기까지 했다. 방송 후 두 사람의 반응은 어떤가.

“권율 형은 '잘 봤다'며 재미있다고 말해줬다. 김희원 선배님께는 티저 영상을 문자메시지로 보내 드렸다. 사실 두 분보다 나 자신이 더 걱정을 많이 했다. 티저 영상 나가고 나서 주변에서 '보고 웃었다'는 말을 해줘서 정말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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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단순노동'을 하겠다고 마음 먹은 이유는 무엇인가. 진짜로 '협박'을 당한 건지.

“정말 협박은 없었다. 하하! 주변 사람들이 연기하는 데 이런 경험이 많은 도움을 줄 거라고 조언해줬다. 올해 찍은 작품들이 아직 공개되지 않아서 팬들이 콘텐트를 하나의 작품이라 여기고 좋아하실 것 같기도 했다. 원래도 '워크맨'의 팬이었다. 밥 먹으면서 자주 봤다. 그런 '워크맨' 제작진의 제안이니 감사하기도, 신기하기도 했다. 게다가 지금이 아니면 평생 예능을 할 일이 없을 것 같았다. 사람들이 재미있게 보면 기쁠 것 같았다. 지난해 6월 JTBC 드라마 '놀아주는 여자'를 홍보할 때 그룹 유브이의 유튜브 콘텐트에 출연한 적이 있다. 그때 많은 분이 엄청 웃겼다고 말해줬다. 그게 엄청 뿌듯했다. 웃으면 기분이 좋아지니까. 누군가가 웃었다는 건 누군가를 기분 좋게 만들어준 거니까. 그렇게 사람들이 잠시나마 웃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Q. 예능 MC가 된 후 달라진 점이 있나.

“최근에 이전과 비교할 만한 상황을 딱 마주했다. 지난달 잡지 빅이슈의 일일 판매를 돕는 활동에 참여했다. 올해 1월에도 같은 활동을 했는데 그사이에 스스로 명확한 차이가 생긴 게 눈에 보였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게 자연스러웠다는 점이다. 주변 분들과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확실히 편해진 게 느껴졌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돌아갈 수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제가 의식하지 않은 부분까지 많은 영향을 받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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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가장 많은 댓글 내용이 '엄태구 울지도 않고 잘하네'였다. 울고 싶은 순간이 정말 있었나.

“저, 집 가서 울었어요. 농담이고요. 하하! 평소에도 에너지를 쓰면 잠이 오는 스타일이다. '단순노동'을 촬영하고 나면 에너지가 다 소진되는지 집에 가서 그렇게 잠이 쏟아진다. 촬영 끝난 날엔 정말 아무 것도 못한다. 어느 날은 집에 들어와서 분장한 채로 소파에 누워 그대로 잠든 적도 있다.”

Q. 게스트들의 생일과 혈액형, 가족 관계 등 모든 정보를 줄줄 외우더라. 게스트 공부는 평균적으로 얼마나 하나.

“그룹 아이브의 경우 멤버분들의 생일을 전부 외우고 있었는데 일부러 말 안 했다. 너무 과해 보일까 봐. 외우고 가서 조절하는 거다. 다 외우고 얘기 한 번도 못할 때도 있다. 제가 평소에 말을 잘 못하는 편이니 대신에 정보라도 많이 외우려고 노력했다. 그게 저만의 예의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공부하다 보니 저만의 방법이 조금씩 생긴다. 주로 촬영 끝난 후 다음 게스트를 공유 받아 다음 촬영까지 일주일 정도 공부를 한다. 게스트가 배우면 작품을 찾아보기도 하고, 유튜브, 예능 등 다른 콘텐트도 많이 찾아본다. 가수분들은 노래나 콘서트 영상도 찾아보고.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과 엇비슷한 것 같다. 작품이 정해지면 소재나 이야기에 관련한 것만 계속 찾아보지 않나. '단순노동'도 똑같았다. 게스트가 정해지면 그 분에 대해서만 생각이 나서 계속 영상 등을 찾아보게 된다. 그래서 실제로 촬영장에 나타나면 떨릴 때도 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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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연예계 대표 '극 I'로 불리는데 이에 대한 편견을 깨고 싶었나. 촬영하면서 확실히 많이 말주변도 좋아진 것 같은데.

“오히려 그런 편견이 있어서 좋았다. '저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됐다. 저의 외향적인 면모도 보여드리니 좋았다. 외향적일 때도 있고, 상황에 따라서도 정도차가 있지 않나. 그런 모습 보여드리니까 좋았다. 가면 갈수록 말주변이 좋아지는 이유는 확실하다. 제작진이 편해져서 그랬다. 매주 보니까 첫 촬영 때보다 자연스러워지니 말이 더 잘 나오더라. 제작진 여러분이 잘 이끌어 주셔서 그렇게 됐다.”

Q. 부담감은 없었나.

“돌이켜보면 처음에 당연히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부담감의 색깔이 점차 바뀌는 것 같다. 처음에는 제가 어차피 예능 출연이 낯서니까 특별한 것을 안 해도 됐는데, 점차 경험이 쌓이니까 뭘 해야 할 것 같은 거다. 내가 뭘 안 하면 민폐인 것 같은 느낌도 있고. 게스트가 나와 주셨는데 제가 뭘 잘해야 이 분들한테도 좋을 텐데. 그런 많은 생각이 든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니까 가만히 있으면서 '이게 재미있을까' 걱정했다면, 나중에는 '그래도 내가 뭐라도 해야 하는데' 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드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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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배우 신은수, 유튜버 찰스엔터 등과 찍은 'SNS 챌린지'도 '단순노동' 때문에 처음 찍게 된 것 아닌가.

“맞다. 이번이 처음이었다. 정말 어색했지만, 그래도 영광이었다. '단순노동'이 아니라면 이렇게 다른 분과 챌린지를 찍을 일이 없었을 테니 감사했다. 최근에는 게스트로 출연해주신 카더가든 님과 트와이스 채영 님이 콘서트를 초대해 주셔서 다녀왔다. 이전에는 가수분들을 만날 기회도 많지 않았는데, 이렇게 콘서트까지 가게 되니 정말 신기하더라. '단순노동' 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Q. 이후 행보는 어떤가. 예능이 잘 맞는 것 같나.

“새로운 작품으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려서 많은 분을 웃게 해드리고 싶다. 예능, 저한테 잘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지금 당장은 예능이 친숙하게 느껴진다. 만약 '단순노동'이 끝나 시간이 흘러도 지금의 상태가 유지될지, 아니면 원래의 나와 비슷해질지는 저조차 궁금하다.”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437/0000456294


엄태구 “'단순노동' MC 도전, 형 엄태화 감독도 깔깔 웃어”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437/0000456295


엄태구가 달라졌어요…”사람들과 대화 편해져, '단순노동' 덕분”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437/0000456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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