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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Weverse Magazine] 수빈 “나는 나로서 빛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별의 장: SANCTUARY’ 컴백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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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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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x.com/BIGHIT_MUSIC/status/1855807673176051946

 

 

자신을 바꿔 높고 울창한 숲이 되려 애썼던 바다는 깊고 일렁이는 바다 그대로 남아 있기로 했다. 자신이 바다라서, 바다인 그 자체로 사랑해주는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에. 그 바다, 수빈.

 

 

올해 초에 범규 씨랑 베트남 여행을 다녀왔어요. 수빈 씨가 여행 일정을 다 짰다고요.
수빈: 평소에는 계획 없이 되는 대로 다니는 사람인데, 저희가 여행 갈 수 있는 시간이 별로 없잖아요. 그래서 한 번 갔을 때 제대로 뽕 뽑고 즐길 것 다 즐겨야 한다는 생각에 일정을 짜봤어요.(웃음) 범규는 그냥 여유롭게 다니고 싶어 했는데 저는 하고 싶은 게 엄청 많았거든요.

 

매일 붙어 있는 멤버들과 여행을 가거나 ‘오프’ 시간을 함께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요.
수빈: 멤버들이랑은 사적으로도 되게 자주 노는 것 같아요. 어제도 멤버들이랑 셋이 놀고 왔고요. 솔직히 365일 붙어 있으니 특별하게 느껴지진 않는데 그래서 누구보다 편한 것 같아요.

 

관계가 너무 편해지면 틱틱대기도 하는데 수빈 씨는 다정함을 계속 유지해요. ‘완벽한 휴식을 보내는 방법’ 영상에서 범규 씨가 피곤해하던 걸 기억해서 낮잠을 선물해준 것처럼요.
수빈: 저는 시야가 진짜 넓은 편이라 생각해요. 다른 사람들한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유독 멤버들의 기분이나 컨디션은 잘 보여요. 딱 보면 ‘오늘 좀 힘들어 보인다.’, ‘오늘 되게 들떠 있다.’ 티가 나요.(웃음) 힘들어 보이면 어떤 이유인지 옆에 가서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요.

 

동물들을 대하는 모습에서도 다정함이 느껴져요. ‘우리의 TOMORROW’ 영상에서 겁이 많아 간식을 못 먹고 있던 강아지를 계속 신경 쓰더라고요. 원래도 조금 소외되고, 작은 존재들에 마음이 가는 편인가요?영상에서 겁이 많아 간식을 못 먹고 있던 강아지를 계속 신경 쓰더라고요. 원래도 조금 소외되고, 작은 존재들에 마음이 가는 편인가요?
수빈: 너무너무요. 사실 연습생 때 저는 낯도 많이 가리고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이었거든요. 초반엔 좀 외로운 연습생 생활을 했어요. 그래서 시간이 흐르면서 제가 적응됐을 때, 좀 적응 못하고 낯설어하는 연습생 친구들을 보면 챙겨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그중 하나가 카이였고.(웃음) 그래서 카이랑 되게 많이 친해졌어요.

 

최근에 친누나가 키우는 고양이 얘기도 했어요. 아픈 과거가 있어서 낯을 가리던 아이가 올해 마음을 열어줬다고요.
수빈: 친누나가 고양이를 키우기 시작해서 보러 갔는데 소파 밑에 숨어서 못 보고 나온 날이 첫 만남이었어요. 너무 겁이 많은 아이라 평생 만질 수 없겠구나 했는데 가장 최근에 봤을 때는 먼저 나와서 만져달라고 그르렁거리더라고요. 가족들이 사랑으로 보살펴주니까 이 아이가 아픈 과거를 딛고 마음을 열어준 것 같았어요. 역시 사랑은 모든 걸 바꾼다.(웃음)

 


 

위버스 라이브에서 최근에 드라마, 영화, 책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고도 했어요.
수빈: 저는 드라마, 영화를 보고 끝이 아니라 보고 나서가 시작이거든요. 꼭 인터넷에서 감상평과 해석을 찾아보곤 해요. 같은 작품이라도 보는 사람에 따라 생각이 다 다르니까 여러 시점이 궁금했는데, 그런 얘기를 할 수 있는 친구가 생긴 거죠. 그 친구는 저보다 책, 영화에 대한 지식이 많은 친구라 함께 감상을 얘기하면 새롭게 알게 되는 게 많아요. 저의 취미를 공유할 수 있는 친구가 생겼단 것만으로 너무 재밌더라고요.

 

‘인사이드 아웃 2’ 감상을 이야기하기도 했어요. 영화 속에 오래 기억하고 싶은 말을 보관해두는 기억 저장소가 나오는데, 그때 “내 안엔 어떤 말들이 있을까?” 생각해봤다고요.
수빈: 친구들이 항상 놀고 나서 해주는 말들이 떠오르더라고요. “수빈아, 너랑 친구여서 너무 행복해.”, “너랑 있으면 기분이 좋아져.” 같은 말들이요. 들으면 마음이 막 차오르는 거예요. 솔직히 인생 살면서 그런 말을 몇 번이나 듣겠어요? 원래 저는 이런 표현이 어색하고 낯설었는데 이 친구들 덕에 사랑하고, 고맙다는 말에 좀 익숙해졌어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 남들보다 몇 배로 불안해하고 노력하는 불안이의 마음에 공감해주기도 했어요. 수빈 씨에게도 남들보다 더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한다고 느껴지는 일이 있나요?
수빈: 저는 사실 안무 습득이 멤버들에 비해 느려요. 데뷔하고 계속 무대를 서면 확 늘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느는 것도 더디더라고요. 사실 그동안 조금 조심스러워서 말하지 않았고, 멤버들한테도 비밀로 하고 있던 건데, 제가 ‘Chasing That Feeling’이랑 ‘Deja Vu’ 활동 때 따로 안무 레슨을 받았거든요. 단체 레슨이 끝나고 항상 혼자서 한 시간씩 춤추고, 디테일도 다시 잡고요. 이렇게 최근 두 작품을 따로 연습할 정도로 열심히 하려고 했어요. 느린 만큼 더 걸어야 멤버들이랑 속도를 맞출 수 있으니까요. 이번 컴백 활동도 시간이 된다면 혼자 더 연습하고 싶고 그래요.

 

 

계속 투어를 해왔고 앙코르 공연도 앞두고 있어서 ‘별의 장: SANCTUARY’ 컴백 준비도 많이 바빴을 것 같은데요.
수빈: 해외를 왔다 갔다 했기 때문에 투어 도중 일본에서 녹음한 것도 있고 이번에 일정이 아주 빠듯하긴 했어요. 근데 6년 차쯤 되니까 멤버들 모두 정말 빨리빨리 하더라고요. 원래 예상했던 것보다 녹음도 더 빨리하고, 멤버끼리 안무 디테일을 맞추는 시간도 줄어서 이전보다 성장했다고 느꼈어요.

 

이번 앨범 부제 ‘SANCTUARY’ 뜻이 피난처예요. 그동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앨범에 많이 등장한 단어이기도 한데, 요즘 수빈 씨의 피난처는 뭐예요?
수빈: 원래 그런 게 없어서 힘든 시간을 지나오기가 어려웠는데, 이제는 생긴 것 같아요. 운동, 책 읽기 같이 소소한 것들이요. 복잡한 생각들에서 벗어나 무언가에 몰입할 수 있는 것들이 저의 피난처가 되는 것 같아요.

 

지난 활동 때 고음 부분이나 보컬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칭찬을 받았는데, 이번 앨범은 어땠어요?
수빈: 사실 앨범마다 하나씩은 자신 없는 장르가 있었는데 이번엔 그런 게 없었어요. 타이틀 ‘Over The Moon’이 되게 ‘이지 리스닝’인 느낌이었는데, ‘우리가 이런 느낌의 노래도 한번 해 볼 타이밍이다.’ 생각했어요. 아쉬웠던 건 이번 녹음할 때 제가 정말 지독한 감기에 걸렸다는 거예요. 최근에 라이브 연습을 처음 했는데 PD님이 “수빈이 녹음 때보다 더 잘한다. 너무 편하게 부른다.” 하셔서, 목 상태가 좋았다면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운 마음이 남아요.

 

수빈 씨는 항상 노래 가사에 집중을 많이 하시는데, 이번 앨범에서 꽂힌 가사가 있을까요?
수빈: 이번 앨범은 뭐 거창한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돌고 돌아 함께하게 된 우리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잖아요. 혼란을 지나서 누구나 겪는 ‘사랑’이란 보편적인 감정에 대한 거라 좋았어요. ‘Higher Than Heaven’의 “난 이제 영원의 뜻을 알 것 같아” 이 부분도 기억에 남아요. 전에 “‘영원’이라는 단어를 안 믿었었는데 팬분들 덕에 믿어볼 수 있게 된 것 같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거든요. 제가 쓴 부분은 아니지만, 되게 제 마음을 잘 써준 것 같다고 느낀 부분이에요.

 

수빈 씨가 ‘영원’이라는 단어를 믿고 싶은 데에는 멤버들의 영향도 있을 듯해요.
수빈: 멤버들은 나중에 늙어 죽을 때까지 만날 것 같은 사람들이에요. 같은 일을 하고, 거의 같은 하루를 살아가고 있으니까 콘서트 때도 어떤 마음에 눈물이 나는지 서로가 가장 잘 알잖아요. 저처럼 행복의 의미의 눈물이든, 범규가 다리 다쳐서 아쉬움에 흘린 눈물이든, 서로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게 좋아요. 멤버들은 정말 다 그냥 착해요. 강처럼 잔잔하고 깨끗한 느낌. 누구 하나 너무 강해서 막 발장구치면서 잔잔함을 흐트러뜨리지 않고, 물을 더럽히려 하지 않아서 오래오래 함께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예전 투어 때 “무대가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어요. 벌써 세 번째 월드 투어를 마쳤는데 여전히 무대가 어려운가요?
수빈: 점차 나아지고 있는 것 같아요. 지금도 완전히 즐긴다고 할 수는 없지만, 예전처럼 무대 전에 걱정되는 것들은 아예 없어졌어요. 예전에 무대 위에 제 모습이 별로처럼 느껴져서 모니터링하는 것도 힘들 때가 있었거든요. 근데 지금은 무대 위에 선 제가 멋있는 것 같아요.(웃음)

 

투어 사운드 체크 때마다 달라지는 수빈 씨 의상도 멋있던데요.
수빈: 바쁜 일상 중에 오시는 거고, 공연 몇 시간 전에 입장해서 기다려야 하고, 정말 사랑으로 하는 거잖아요. 그런 팬분들께 더 멋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사운드 체크용으로 옷도 많이 샀어요. ‘안경+카디건’ 착장도 여름에 미리 사뒀던 건데, 현장 반응이 정말 좋더라고요! 전광판에 잡혔는데 모아들이 소리를 막지르는 거예요. 평소처럼 “와~”가 아니고 “꺅~” 하고 경악하는 느낌으로.(웃음) 너무 과하게 꾸민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좋아해주시니까 뿌듯했죠.

 

 

최유리 씨의 ‘숲’ 커버는 수빈 씨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곡이에요. 주변 사람들은 키가 큰 나무들이고, 수빈 씨도 그들과 함께 숲을 이루는 나무인 줄 알았는데, 사실 바다에 더 가까운 사람인 것 같다고 했어요.
수빈: 주변을 보면 저보다 잘생기고, 춤 노래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잖아요. 사실 이 생각의 첫 시작은 음악 페스티벌 ‘롤라팔루자’였어요. 멤버들은 무대 위에서 너무 즐겁고 행복해 보이는데, 저는 그러지 못하는 거예요. 부담이 너무 컸고 그래서 완전히 즐기지 못한 제 모습에 속이 썩고 있었죠. 그때 최유리 씨가 ‘숲’이라는 곡에 대해 “이 곡은 자격지심에 대한 곡입니다.”라고 설명한 걸 듣고 ‘아, 내가 느꼈던 게 자격지심인가.’ 제 감정을 좀 이해하게 됐어요. 누구나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이 남들과 자기를 비교하게 되고, 참 어리석게 본인의 미운 점만 보게 되는 시기가 있는 것 같아요. 제게는 ‘숲’ 커버를 준비했을 때가 썩은 마음들이 범람하고 있는 시기였고, 그런 마음을 좀 풀어 표현하고 싶기도 했어요.

 

‘나중에 뭍으로 나와서 숲에 어울리는 사람이 될 테니 기다려줘.’라는 의미를 뮤직비디오에 담았다고 했는데 수빈 씨한테 ‘숲’의 의미는 뭐예요?
수빈: 그냥 가수로서 춤, 노래 잘하고, 팬들이랑 소통 잘하는 것, 무대를 잘 즐기고 그 모든 것들을 거짓 없이 할 수 있는 것. 멤버들이 행복해할 때 같이 행복해하는 그런 걸 ‘숲’이라고 표현했던 것 같아요. 별것 아니고, 소박한 거지만 제가 잘 못하고 있는 거요.

 

조금은 시간이 지났는데, 수빈 씨는 숲에 더 가까워졌나요?
수빈: 음. ‘숲’을 커버한 뒤 팬들이 올려준 댓글을 정말 많이 봤거든요. 커버했을 당시에는 ‘난 지금 바다지만, 나도 너희와 같이 숲이 될게. 그때까지 기다려줘.’라는 마음으로 했던 건데, 팬들의 글들을 읽고 ‘꼭 숲이 될 필요가 있나?’라고 이제 생각이 바뀌었어요. 숲에 다가가겠지만, 나를 바꿔 숲이 되진 않아도 되겠다고. 팬들이 다 그렇게 말해주더라고요. “수빈이가 바다여서 좋아했던 거지, 숲이 되길 바랐던 게 아니다.”라고. “그게 아니었다면 다른 사람을 좋아했겠지, 왜 너였겠냐”고. 바다는 바다만의 장점이 있잖아요. 숲 근처에 바다 하나 정도 있어 줘야지 좀 더 풍경이 아름다워지고 다양하게 즐길 거리도 생기는데, 내가 굳이 너무 주변에 맞춰 숲이 되려 했나 싶어요. 이제 나는 나로서 빛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 일본에서 한 인터뷰에서 “가장 멋지고 힘 넘치는 시기에 모아를 만나 찬란하고 멋진 20대를 보내고 있다.”고 한 말이 겹쳐져요. 20대의 한가운데 서 있는 수빈 씨의 청춘은 어떻게 기억될까요?
수빈: ‘락’이요. 우리가 사는 모든 순간에는 희로애락이 다 있는데, 그래도 결국 저는 ‘락(樂)’으로 가는 것 같아서요. 정말 죽도록 힘들고, 세상이 나한테만 왜 이러는 거지 싶을 정도였어도 그래서 이건 평생이 지나도 마음속에 남아 있을 것 같은 큰 일도 결국은 지나가더라고요.

 

지나고 보면 조금 웃기기도 하지 않아요?(웃음)
수빈: 네, 뭔가 너무 사소해 보이더라고요. 당장은 너무 커 보이는 일도, 조금 멀리서 지켜보면 작은 점으로 보여요. 연습생 때 너무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즐거운 추억들이 많이 남아 있거든요. 과거는 좀 다 미화되는 것 같기도?(웃음) 사실 지금 활동하는 것도 힘들 때가 있지만 그래도 절대 지치지 않고 더 보여주고 싶어요. 이 일을 하면서 힘듦의 지수보다, 즐거움의 지수가 훨씬 커요. 저는 지금도 제 인생이 너무 멋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너무 멋있어요.(웃음)
수빈: 저도 그런 것 같아요!(웃음) 나중에 나이가 들고 시간이 지나서 나의 청춘,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때를 지켜보면 얼마나 더 휘황찬란하게 느껴질까. 나중에는 더 멋있게 느껴지지 않을까, 지금의 내가.

 




 

https://www.youtube.com/shorts/5spK6ZzG2g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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