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닿다- 라니 이 단어 제대로 체득해서 쓰는 젊은이가... 있나? 있을 리가. 어지간해선 지지 않을 정도로 많은 학생들을 봐왔지만 살면서 수빈이 외에 가닿다라는 말을 저리 슬근대듯 쓰는 청년 처음 봄.
좀 딴 소리지만 조바심 내지 않고 남들이 제 선의를 몰라볼까 소리치지도 않고 작은 어느 하나도 무시하지 않는 수빈이의 면모들이 너무 좋다. 일례로 최근 투두에서 휴닝이 이름표가 떨어져나갔을 때. 경기가 다시 시작되는데도 수빈이는 구석에서 스텝에게 이름표를 다시 받아와 붙여줘. 편집으로도 포커스가 전혀 가질 않았다만.. 그런 순간들은 상상도 못할 정도로 많을테지. 이건 다른 애들도 마찬가지일거고. 화려한 외모와 팀명 아래 순박하고 요령 없는 면모들이 눈에 밟혀서 이렇게나 오래 좋아하는 거라 새삼 확신한 순간이었어.
무튼 그저 밈으로만, 회심의 일격인듯 단어 몇 개로만 감정을 토하는 휘발의 시대에 어떻게 저럴 수가 있지. 일기 쓰던 시절부터 봐왔지만 갈 수록 점점 더 수빈이가 신기해. 나였으면 내가!!!! 내가 도와줌!!!!! 내가 이 정도로 국어 잘함!!!! 익룡마냥 소리쳤어.......
수빈이에 대한 놀라움을 써내려가다가도 이런 문장들은 촌스럽게만 느껴지겠지 싶어 다 지워버리곤 하지만 오늘은 기록해두고 싶네 ㅎㅎ 닿든 닿지 않든 제 속도로 걸어가는 수빈이를 좋아해서 다행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