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김태훈 (대중음악 웹진 IZM 필자)

꿈과 혼돈, 이름의 장을 순차적으로 아름답게 펼쳐 보였던 투모로우바이투게더(TOMORROW X TOGETHER)가 다음 챕터로 들어가기 전, ’우리‘가 함께하는 미래를 노래한다.

지난 4월 1일 발매된 6번째 미니 앨범 [minisode 3: TOMORROW]는 빛나는 내일을 맞이하는 구원의 서사와 지난 활동의 기록들이 압축적으로 담겨 있다. ‘내일’과 ’함께‘라는 키워드를 연신 강조하는 앨범인 만큼, 투모로우바이투게더(TOMORROW X TOGETHER)라는 그룹명과도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UK 하우스 트랙 ‘내일에서 기다릴게 (I'll See You There Tomorrow)’가 설레는 시작을 알린다. 그들은 소설 [어린 왕자]의 사막여우처럼 기다림의 대상이 오길 바라는 마음 하나만으로도 즐겁다. 재회를 확신하며 그려보는 미래는 기적처럼 눈부시다. 어쩌면 그들이 현재 느끼는 행복은 미처 깨닫지 못했을 뿐, 이전에도 분명히 존재했던 것이 아닐까. 투모로우바이투게더(TOMORROW X TOGETHER)의 데뷔를 알렸던 모스 부호 ‘- --- -- --- .-. .-. --- .--‘가 울리자 5년 간의 행적이 선명하게 펼쳐진다.

애절하면서도 비장한 분위기가 감도는 ’Deja Vu’에는 찬란한 과거의 기록들이 스쳐 지나간다. 수없이 무서워서 끝없이 도망가고 추락까지 겪는 혼돈의 장과 왕관 앞에서 영원이 되어주길 바라고 폐허 틈에서 약속을 맹세한 꿈의 장이 융합된다. 역경의 서사와 연대의 이야기가 한데 엮여 궁극적으로 데자뷔처럼 느껴지는 만남의 장면을 포착해 감동을 선사한다.

강렬한 록 사운드에 밝고 따스한 감성이 더해진 ‘Miracle (기적은 너와 내가 함께하는 순간마다 일어나고 있어)‘은 마침내 다시 만나면서 느낀 풍족한 행복감을 노래한다. 이 행복의 본질은 서로가 서로를 지탱하는 힘이 되어준다는 점에서 기인한다. 한쪽이 손을 잡아주면 다른 한쪽은 온기를 공유한다. 그들에게 기적이란 초월적인 체험보다는 일상 속 소소한 말과 행동에서 오고 가는 사랑을 느끼는 그 모든 순간이다.

사랑의 관계를 길들임이라는 행위로 표현하는 ’The Killa (I Belong to You)‘에서 연대의 의미는 더욱 깊어진다. 관능적인 멜로디 속에서 어린 왕자와 사막여우의 관계가 다시 한번 포착된다. 제거, 결핍, 권능 등 강렬한 키워드 속에서는 약간의 위태로움이 스쳐 지나가기도 하지만 길들임으로써 서로는 서로에게 이 세상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된다.

마지막 트랙 ‘Quarter Life’에 이르러 투모로우바이투게더(TOMORROW X TOGETHER)는 본인들의 삶을 돌아본다. 인생의 4분의 1 지점을 지난 그들의 불안과 좌절은 지금 순간의 행복에 의해 일시적으로 가려질 뿐, 소멸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어떻게든 헤쳐 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낸다. 웅장하고 밝은 사운드와 벅차오르는 외침은 희망의 메시지에 더욱 큰 감동을 부여한다.

[minisode 3: TOMORROW]는 새로운 다음 페이지를 넘기기 전에 이전 장을 전부 되돌아보는 숨고르기 단계지만 감동적이고 극적인 모습으로 지치고 힘든 순간들을 넘어온 본인들 스스로에게 주는 선물이다. 동시에 그들의 모든 장면을 지켜보고 응원하며 각자의 꿈을 하나로 모아 투모로우바이투게더(TOMORROW X TOGETHER)의 지난 서사들을 완성한 팬덤 MOA(모아)에게 바치는 헌사이기도 하다.

5년 간의 여정을 돌아보는 과정에서 지난 활동곡들의 서사를 가져와 극적인 만남을 표현한다는 점은 팬들의 가슴을 더욱 뭉클하게 만든다. 머리에 뿔이 솟은 소년들은 9와 4분의 3 승강장에서 사랑하는 대상을 기다렸고, 5시 53분의 아름다운 하늘을 기억했다. 마침내 그토록 오길 바랐던 내일이라는 기적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지금까지 투모로우바이투게더(TOMORROW X TOGETHER)의 음악은 청춘의 이야기였다. 살아가며 마주하는 불안, 혼란, 공포, 좌절뿐만 아니라 그 모든 것들을 딛고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긍정 등 복합적인 감정의 총체를 가진 미숙한 소년이 부르는 삶의 노래다. 그 과정에서 멤버들은 조금씩 성장했고 수많은 오답을 지워가며 정답을 향해 달려 나갔다. 그 끝에서 투모로우바이투게더(TOMORROW X TOGETHER)와 동행해 온 모든 사람들은 마침내 그들만을 위한 내일의 땅에 도달했다.

행복한 기적의 순간이 지나가면 다시 인생의 4분의 1 지점을 통과해 달려야만 하는 시간이 찾아온다. 소년에서 성년이 되어 걷게 될 새로운 길에는 또다른 시련이 존재하겠지만, 이번 앨범에서 아로새긴 소중한 기억과 함께 성숙해진 투모로우바이투게더(TOMORROW X TOGETHER)와 팬들은 그것들을 노련하게 헤쳐나갈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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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내용이 넘 좋아서 같이보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