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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하이큐 카와세미 - 1일 (전력 주제로 쓴 건데 늦어서 그냥 올려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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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02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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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와니시 타이치 X 세미 에이타



D-15

대학교 합격 통보를 받고 여유가 생겼던 참이다. 잠깐 서브 리시브 연습을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츠토무의 연락을 받고 배구부에 가는 길에 익숙한 레몬색 머리가 혼자 뒷뜰로 향하는 걸 봤다.
잠시 후 체육관에 들어갔더니 시라부가 카와니시를 못봤냐고 하길래 생각나 찾아가려던 찰나...

"미안."

뜻밖의 말을 들었다.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진짜야?! 하고 물을 뻔한 걸 오른손으로 입을 막으며 벽에 숨는 걸로 예방한 세미를 다행히 못 본 건지, 등을 보이고 있는 채로 카와니시가 뒷머리를 만지작댔다.



그러니까 여기까지가 한 3분 전의 이야기.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말, 들으셨어요?"
"...응..."

정적이 더 길어지려는 걸 끊고 엿들은 것에 관해 사과하려는데 카와니시가 더 빨랐다.
그렇게 바닥을 보고 있다가 불현듯 두 발이 시야에서 움직여서 고개를 들었더니 아까와 다르게 카와니시가 등을 보이고 있었다. 더 미안해진 세미가 황급히 수습하고자 하는 차원에서 말했다.

"아무에게도 말 안할게!"

그런 다음에 보이는, 어쩐지 못미덥다는 듯한 눈빛을 본 세미는 내가 이토록 미덥지 못한 선배였던가..! 하고 잠시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았다.

"만약에 말하잖아? 그럼 내가 네 소원 하나 들어준다, 진짜!"

속으로 우는 소리를 잔뜩 늘어놓으며 시간이 빨리 가길 기다리려니 그걸 알아차린 듯이 카와니시가 괜찮다며 고개를 저었다. 밝은 색 머리카락이 살랑살랑 휘날려서 머리카락 색이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들어갈까요? 추운데."



그러고 들어가서 연습을 계속하는 카와니시를 보면서 그냥 조용히 하고 있으면 되겠거니 했다. 이러고 이상 끝! 일 줄 알았더니 마음은 아닌 모양인지, 츠토무의 연습을 도와주면서도 이따금 시선이 카와니시에게 향했다. 왜이리 신경쓰이지, 후배 연애사라고 궁금하니까 그런 건가.

아무튼 부활동이 끝나기 전에 먼저 나와 기숙사에 있는데 카와니시에게 연락이 왔다. 기숙사 휴게실로 갔더니 앉기도 전에 대뜸 말을 꺼냈다.

"3학년 선배예요. 운동부고요."

누가? 하고 물어보려다가 알아차린 세미가 얼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배구부? 탁구부? 아니면 발레부인가... 운동부 외 부까지 생각나는데다 수사망이 좁혀지는게 싫을까봐 그만뒀다.

"좋아한지는 6개월 됐던가..."

그렇게 말하는 카와니시의 표정이 사뭇 밝아보였다. 지나가던 사람이 보면 별 다를 게 없는데? 라고 반박할 수도 있겠지만, 같이 부활동하다보니 세미는 카와니시가 보이는 약간의 표정 변화에도 얼추 기분을 알 수 있게 됐다. 평소에 배구 이야기나 오늘의 날씨와 같이 개인 사항과 크게 관련이 없는 이야기만 해왔기 때문인지 세미는 카와니시의 지금 모습이 낯설면서도 싫지 않았다. 이런 모습도 있었네!
속으로 새로운 카와니시의 모습을 갈무리하고 있는데 눈이 마주쳤다. 들킨 것 같아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눈을 피하려고 하자 동시에 카와니시가 조금 예리해진 눈으로 세미를 응시했다.

"방금 제 얘기 들었어요?"
"미안. 뭐라고 했어?"
"도쿄에 있는 대학교에 간대요, 그 선배가."

그 선배 바쁘겠다. 최근 대학교 준비로 여러 번 교무실에 왔다갔다하던 자신의 모습이 오버랩된 세미가 안타깝다는 얼굴을 했다.

"멀리 가네."
"그래서 빠르면 올해 전에 고백하려고 하는데요."
"응."
"도와주세요."
"뭐?"

대화 흐름의 화살표가 뜻밖의 방향으로 틀어버리는 걸 느낀 세미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동시에 식탁에 대고 있던 팔꿈치가 미끄러져 쓸렸다. 따가워라...

"내가?"
"네."

이걸 아는 사람이 나 뿐인가, 설마. 여기까지 추측하고 나니 세미도 더 이상 거절할 수가 없어졌다.

"좀 어려운 부탁인가요?"

이렇게 간절한 눈빛을 보내니 더 그렇다.

"...어떻게 도와주면 되는데?"

이제 배구부에 갈 일도 없고, 잠깐일테니 괜찮을 거라고 결론을 내린 세미가 카와니시를 향해 비장한 얼굴을 했다.



D-12

점심을 먹고 책상에 앉아있다가 조금 심심해진 세미는 옆자리 짝꿍인 여자아이가 만화책을 읽고 있길래 뭐냐고 물어보았다. 읽고 있는 페이지를 보여주면서 순정만화인데 볼 의향이 있냐는 식으로 보길래 될 수 있으면 한 권 빌려달라고 하고 있었다. 살짝 본 페이지에서 어디서 본 듯한 익숙한 인상의 남자주인공의 얼굴만 기억에 남았다. 여자주인공이야 예쁠 게 뻔하겠지만.
그러던 중에 카와니시에게 문자가 왔고, 둘은 기숙사 휴게실에서 만나기로 했다. 오늘도 카와니시는 좋아하는 상대방을 앓는 이야기만 했다. 누가 보면 앓을 정도는 아니라고 하겠지만, 배구를 할 때를 제외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는 카와니시만 봐온 세미로서는 카와니시의 감정의 움직임이 평소보다 큰 게 느껴졌다.

"부활동하면서 볼 수 있었는데 이젠 그러지도 못해서 답답해요."
"반에 찾아가봤어?"

그 말에 입을 꾹 다물고 눈을 깜빡이기만 한다. 몰랐다는 눈빛이라고 판단한 세미가 호쾌하게 웃으며 카와니시의 등을 살짝 두드렸다. 카와니시가 잠시 얼굴을 찌뿌린 것 같지만 기분 탓이라고 슬쩍 넘어가자.

"고백하려면 일단 티를 내는 게 좋잖아. 종종 찾아가보는 게 어떨까."
"가서 할 이야기가 없는데도요?"
"평소 궁금했던 거 없어?"

카와니시가 입을 한 일자로 꾹 다물고 세미에게서 눈길을 거뒀다. 그러느라 손에 쥐여있는 음료수 캔이 점점 납작해졌다. 진지하게 고민하는 옆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가 문득 생각나는 게 있어 물었다.

"그러고보니 궁금한 게 있는데."
"네."
"어디가 좋아? 엄청 많겠지만 그래도 생각나는 게 있다면?"

그 말에 골똘히 생각하길래 시간이 좀 걸리겠거니 하고 다시 옆 얼굴을 보고 있는데, 갑자기 카와니시가 세미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게슴츠레 세미를 보고는 나지막이 대답하기 시작했다, 눈을 동그랗게 뜬 세미는 보이지 않는 건지.

"처음 봤을 땐, 머리카락이 예쁘다고 생각했어요."
"머리카락이? 헤어스타일이 아니라?"

그 말에 눈을 굴리더니 말을 이었다.

"...헤어스타일도 그렇지만 머리카락 색이 예쁘거든요."

그렇게 말하는 본인 머리색도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또..."

성격이 다정해요. 후배들한테 잘한다고 격려도 잘 해주고요. 저한테도 해줬는데 가끔 그럴 때 선배 얼굴을 가만히 보고 있는 게 좋았어요.

눈동자는 다시 세미에게로 향해있었다. 어쩐지 쑥쓰러운 기분이 들어 카와니시의 뒤로 보이는 흰 벽으로 시선을 돌렸다. 왜 자기가 이렇게 쑥쓰러운 기분이 드는지 모르겠다.



D-9

사흘 전을 마지막으로 한동안 카와니시에게 연락온 건 없었다. 도와달라고 하더니 사실상 요청한 건 말 좀 들어주는 게 전부였다. 별로 도와주는 것 같지도 않고...
혹시 그 사이에 고백했다가 잘 안된 건가 싶어 먼저 연락해볼까 망설였다.
그런 세미의 어깨를 누군가 살짝 두드렸다. 누가 불러달래. 같은 반 친구가 뒷문을 고갯짓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시선을 따라가보니 뒷문에 익숙한 레몬색 머리카락이 보였다. 표정을 보니 시무룩하진 않아보여서 고백한 건 아닌 듯 보였다.

"무슨 일이야?"
"갑자기 죄송해요."

말의 내용과 조금 다르게 카와니시의 표정은 밝아보였다. 장소가 영 아닌 것 같아서 매점에 가서 음료수를 하나 쥐여줬다. 그리고 캔을 따서 마시려는 참에 카와니시가 물었다.

"선배는 어떤 고백을 받고 싶어요?"
"...나 말이야?"

뜻밖에 질문에 놀라 되묻는 말에 카와니시가 고개를 끄덕이자 세미는 순식간에 속이 홧홧해지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 손에 쥐고 있던 주스를 마셔 속을 진정시킨 세미가 또 다시 말을 더듬을까봐 목울대를 가다듬고 대답했다.

"나랑 그 사람은 선호하는 게 다르지 않을까."
"그래도 참고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 거면 다른 여자애들한테 물어보는 게 좋겠는데."
"알았어요. 그래도 선배 대답도 듣고 싶어요. 아무래도 제일 확실할 테니까..."
"내 대답이?"

자꾸 다른 쪽으로 착각이 드는 것 같아 되묻게 된다. 이렇게 말하고 있으니까 괜히 자신과 카와니시를 대입하게 된다. 자기 착각에 머쓱해진 세미가 생각의 방향을 바꿔보았다.
그리고 마침내 다른 생각에 도달했다. 혹시 내가 아는 사람인가?
영 수상하다는 눈으로 슬쩍 바라보자 조금 당황스런 표정을 짓는다. 그러고보니 전부터 표정이 다양하면 어떨까 궁금했는데, 요 며칠 간 다양한 표정을 봤음에도 그리 들뜨진 않았다.
아무튼 아무래도 떠오르는 건 이벤트였다. 그리고 곧 크리스마스고 연말이니까...

"새해 잘 되라고 기념 케이크 주면서 하는 거? 잘 되고 같이 먹으면서 얘기하면 딱일 것 같아."

그 말에 카와니시가 수첩에 열심히 메모하는 걸 보며 생각했다. 이 모습을 보면 웬만해선 고백을 단칼에 거절하진 못할거라고. 누군진 몰라도 부럽다...
...아니 내가 왜?!

순간 제 머리카락을 쥐어잡을 뻔한 걸, 앞에 카와니시가 있어 겨우 침착해질 수 있었다.



D-8

어젯밤 기숙사에 있던 짐을 모두 빼낸 세미는 오늘 집에서 만화책을 읽고 있었다. 옆자리 친구가 빌려준 그 순정만화였는데, 기분 탓은 아니었는지 나른한 인상의 남자주인공에게서 자꾸 누군가가 생각났다.
사실 누군지는 이미 눈치챘다. 이게 다 고백을 도와준다고 부활동 외에 만났기 때문이라고 판단한 세미는 문득 조금 피곤해졌다. 원래 이렇게 남의 일에 생각이 많았던가.

그리고 호랑이도 제 말하면 온다고 하더니, 때마침 문자함에 요 며칠 간 봐서 익숙한 번호와 이름이 떠 있었다. 받고 싶으면서도 받기 싫은 마음이 공존했다.

"케이크를 고르려는데 같이 봐줄 수 있나 해서요."

결국 여러 조언들 중에서 세미의 것을 선택한 모양이었다.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에 설렘이 잔뜩 묻어있는 게 느껴져서 세미도 덩달아 설렜다. 그러다 카와니시가 설렌 원인이 자기가 아니란 걸 퍼뜩 떠올리고 가라앉혔다.
전화를 받으며 세미의 눈이 향하고 있는 곳은 만화책 속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의 손을 잡으며 로맨틱한 말을 전달하는 장면이었다.



거절해도 된다고 했지만 그러고 싶지 않았다. 곧 크리스마스고 방학이니까 이렇게 학교에서 볼 일도 거의 없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조금 아쉬워졌다. 학교 앞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카와니시의 옆에서 나란히 걷다가 옆 얼굴을 살펴본 세미가 툭- 말을 건넸다.

"그렇게 좋냐."
"네."

바로 돌아오는 대답을 잠시 끝으로, 한동안 두 사람 사이는 조용했다. 그 조용한 사이에 어쩔 수 없이 생각이 연기처럼 스믈스믈 피어올라 머릿 속에서 떠다니기 시작했다. 더 생각하지 말아야겠다고 마음 속 손으로 틀어막으려해도 손가락 사이로 흘러버린다.
살짝 입꼬리가 올라가있는 카와니시의 얼굴을 자꾸 보고 싶다가도, 불현듯 한가지 생각이 들면 또 싫어졌다.
여기까지 생각한 세미는 자기도 모르게 멈춰섰다. 몇 걸음 앞서가다가 뭔가 휑하다고 느낀 카와니시가 뒤를 돌아보았다.

"선배?"

그러고보니 그 사람도 선배라고 했지...
그제야 세미는 왜 좋으면서도 싫었는지 눈치챌 수 있었다. 저 얼굴을 왜 볼 수 있었는지 짚어보니 그 좋아하는 선배를 떠올린다는 걸 새삼 깨달았기 때문이다. 괜히 방금 전 친구에게 빌려 읽은 만화책을 보는 게 아니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더 생각하기 싫어서 정리하기 전에 서둘러 옆으로 다가갔다. 조금 더 걸으니 케이크집이 보였다. 진열된 케이크를 보고 직접 고르겠거니 생각하고 있는데 들어서자마자 세미를 부른다.

"무슨 맛 제일 좋아하세요?"
"작은 것까지 너무 나한테 묻는 거 아니야?"

한마디했더니 뒷머리를 긁적인다.

"초코가 괜찮아보여."

미안해져서 말했더니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 케이크를 달라고 하는 걸 보고 당황스러워진 세미가 진짜 괜찮겠냐고 연거푸 물었다. 그래도 아랑곳하지 않은 카와니시가 만족스러운 얼굴로 점원에게 인사했다. 이젠 모르겠다...
세미는 카와니시와 조금 떨어져서 걸었다. 머리카락이 살랑이는 걸 가만히 보았다. 이제 이렇게 도와주는 것도 조만간 끝이겠구나. 올해가 며칠 남았나 계산해보면 최소 7일이다.

"고백은 언제 하게?"
"내일이요."

7일 취소.

"저녁에 부르면 되겠죠?"
"잠깐 보려고? 좀 오래 볼 거면 저녁 먹고 나서가 좋을 것 같다."

그 말에 그렇군요, 하고 고개를 주억거리는 걸 보고 조금 걱정됐다. 내 말, 너무 새겨듣지 않는 게 좋을 것 같은데.



D-7

그리고 카와니시가 고백한다는 그 날이 왔다. 예상 외로 카와니시에게는 아무런 연락이 오지 않았다. 세세한 부분까지 조언을 부탁하길래 이번에도 그럴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카와니시의 일이니까... 하며 애써 생각을 접으려는데 자꾸만 시계를 보게 된다. 3학년들끼리 영화를 보기로 하고 만났을 때도 휴대폰으로 시계를 몇 번 보게 된다. 3시 30분이 조금 넘은 시각이었다.

"아직 준비 중이겠구나."
"뭐가?"
"...아무 것도 아냐."

세미의 행동을 몇 번 본 텐도가 호기심어린 눈으로 무슨 일이냐고 물었고, 세미는 아무 것도 아니라며 진땀을 뺐다.
그래, 이제 도와줄 일도 없으니까 신경쓰지 말자. 이래놓고 다짐한지 5분도 안되어 세미는 또 시계를 보았다. 영화관에 들어서면서 더 이상 시계를 안 볼 수 있었다.



그렇게 영화를 같이 보고 연말 잘 지내라면서 헤어지고 집에 가는 길, 세미는 골목에서 낯익은 실루엣을 발견했다.

"타이치...?"

어쩐지 어두워보이는 옆 모습에 조심스레 이름을 불렀다. 그러나 곧 세미를 본 카와니시의 표정이 조금 밝아진 것 같아서, 그리고 케이크를 들고 있는 게 보여서 차인 건 아닌가보다 생각할 수 있었다.

"고백은? 아직 안했어?"
"네."
"아직 안왔대?"
"잠깐 숨 돌리고 있었어요."
"아아... 난 집에 가는 길이라... 넌 어디로 가?"
"저도 같은 방향일걸요."

어째 말이 부자연스러웠지만 긴장했나보다 싶다. 그렇게 둘은 나란히 걸었다. 요 며칠 간 그렇게 둘이 있었는데 오늘은 왜인지 어색했다.

"어디까지 가?"
"네?"
"여기서 조금 더 가면 산이야."

그 말에 카와니시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몰랐다는 듯한 얼굴이다.

"아... 그러네요."
"다시 연락해봐. 아무튼, 난 갈게."

긍정의 대답이 들릴 줄 알았는데, 뜻밖에 카와니시에게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그저 세미를 물끄러미 보기만 할 뿐이다 
하여튼 손인사하고 옆으로 빠지려는데 갑자기 카와니시가 세미의 팔을 붙잡았다.

"선배."
"응?"
"저... 선배가 말한 대로 다 준비했어요."

이게 뭐가 대단한 말이라고, 말을 하자마자 갑자기 자기 목도리로 얼굴을 숨기려고 한다. 그거 참 잘 됐네... 뿌듯하기는 커녕 오히려 기분이 다운된 세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세미의 속마음을 알 리가 없는 카와니시가 무언가 결심한 듯이 고개를 홱 들어 세미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여기 지금 우리 둘만 있어요."

그 행동에 움찔한 세미가 카와니시의 인중께에 시선을 두며 대답했다.

"아직 안 불렀어?"
"아니요."
"뭐?"
"와있어요."

그리고 카와니시가 조금 뜸들인뒤에 대답했다.

"지금 제 앞에... 있으니까요."

뭐라고? 어디? 세미가 두리번거리다 설마 하는 표정으로 뒤쪽을 돌아보았다. 다시 카와니시 쪽으로 몸을 틀었을 때 카와니시는 세미를 보고 있었다, 애초에 세미 뒤쪽을 보고 있지 않았다는 듯이.
사고 회로가 바빠지려고 해서 조금 어수선해진 세미를 기다릴 생각이 없는지, 팔을 잡은 손이 이번엔 세미의 어깨를 잡았다.

"좋아해요, 세미 선배."

갑자기 이전에 카와니시가 했던 말들이 떠올랐다.

"뭐...?"
"제가 좋아하는 선배가 세미 선배예요."
"어..."
"갑자기 죄송해요."
"잠깐만...?"

이제야 상황파악이 된 세미가 어깨를 잡고 있는 카와니시의 손만 물끄러미 응시했다. 상황을 주도하는 턴이 자신에게 있다는 걸 알아차린 세미가 허둥댔다.
눈을 이리저리 굴리다가 문득 눈이 마주쳤는데, 새삼 카와니시가 너무 가까이 있어서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처음, 카와니시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했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 되었다. 지금은 미안하기보단...

"전에 제가 했던 말..."
"......"
"다 선배에게 해당되는 말이잖아요."

너무 부끄럽다, 카와니시가 자신을 어떻게 보고 있었는지 알게 돼서.

그러는 동안에 카와니시의 손이 이번에는 세미의 볼을 감쌌다. 차가운 감촉에 카와니시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알 것 같았다. 그대로 카와니시의 눈동자가 점점 가까워졌다고 인지하던 참에 입술이 닿았다. 닿으면서 따뜻해져서 이번엔 그렇게 차갑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그러다 다시 떠올렸다, 요 며칠 본 카와니시의 모습에 괜히 기분이 그리 좋지 않았던 이유를. 아, 맞아... 상대방이 다른 사람이라서... 아니지, 아니지...?

"잠깐만!"

순간 흐르는 생각의 끝에 세미가 카와니시를 밀어냈다. 갑자기 밀쳐진 카와니시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세미를 바라보았다.
카와니시가 고백을 할 거라는 걸 알면 뭐하나.
본인이 너무 놀라서 똑같이 놀란 얼굴을 한 카와니시를 볼 겨를이 없었다. 고백을 받으니 지금까지 준비하는 카와니시의 모습을 보면서 퍼뜩 자기가 왜 그렇게 기분이 다운되어있었는지 생각나서 창피해졌다.
지금까지 기분이 안 좋았던 게 질투가 나서라는 건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상대가...

"선배?"

카와니시가 머뭇거리며 세미에게 다시 다가갔다. 그 순간, 세미가 한쪽 손바닥을 홱 보이고는 중얼거렸다.

"거기서 멈춰봐... 우와... 그러니까 나..."
"네?"
"여태껏 나한테 질투하고 있었던 거야?"

거기까지 말을 마친 세미가 순간 정신을 차리고는 놀라서 손바닥으로 자기 입을 가렸다. 그러나 이미 카와니시의 귀에 들어간지 1초가 지났다. 카와니시가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

"선배?"
"생각... 생각할 시간 좀 줘..."

세미가 터덜터덜 물러서고는 옆 골목으로 몸을 감췄다. 아까처럼 붙잡을 틈이 없어 가는 걸 멍하니 보던 카와니시는 손에 쥐여진 케이크 상자를 보다가 그제야 다급한 얼굴을 했다.



D-0

처음 봤을 땐 조금 특징있는 머리카락 색깔을 가진 잘 생긴 선배라는 생각만 했었다. 배구부에 들어간다고 하자 잘생긴 선배들이 많다면서 이야기 꽃을 피우는 여자아이들의 말 중에 들렸던 헤어스타일 묘사 하나가 떠올라서였다. 이때 말고는 1학년일 때 이야기해본 적이 거의 없었다. 시라부하고 이야기하는 걸 몇 번 본 것 같기는 하다.

그러던 어느 날, 코치가 카와니시를 불렀다. 옆에는 끝만 그을린 듯한 머리카락을 가진 세미가 서 있었다. 이전까지 같이 연습할 일이 없어서인지 이번에 세미와 합을 맞춰보라는 말이 나왔다. 당시 경험 부족으로 리시브가 조금 서툴렀던 카와니시를 쾌활하게 다독여주면서 음료수도 사주곤 했다. 그렇게 자주 이야기하면서 알면 알수록 다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이후 츠토무가 들어오고, 츠토무를 격려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자기한테만 다정한 게 아니란 걸 새삼 깨닫고 조금 씁쓸해지기도 했다. 세미가 자기에게만 더 다정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게, 아마 이때부터였을 거다.

"......"

카와니시는 평소 꾸지도 않던 꿈을 꿨다. 세미와 부활동하던 때의 일이 다시 재생된 것 뿐이었다.
다시 꾸고 싶어서 도로 누웠다가 갑자기 들리는 휴대폰 벨소리에 도로 일어났다. 문자는 텐도에게서 온 것이었다. [타이치 뭐해?]
살짝 실망한 카와니시는 자신이 세미의 연락을 많이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았다. 중증이다, 중증이야... 그리고 자기가 다 먹어놓고 비어있는 케이크 상자를 뚫어져라 응시했다. 케이크를 먼저 쥐여줄 걸 그랬어...

그러다 또 들리는 문자 수신음에 이번에는 휴대폰 전원을 켰다. 역시나 텐도에게 온 것이었다. 하지만 아까와 다르게 카와니시의 신경세포를 자극했다.
[오늘 부원들끼리 모이자! 올 수 있으면 답장하기☆]

문득 달력을 보니 오늘은 12월 마지막 날이었다.



부모님에게 이야기했더니 다녀오라는 대답을 들었다. 시계를 보니 오후 3시였다. 카와니시는 그날, 세미에게 고백했던 때와 같은 옷을 입고 나왔다. 그냥 그러고 싶었다.

"타이치, 여기."

약속 장소는 시내에 있는 고깃집이었다. 도착해보니 시라부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카와니시는 자기도 모르게 주위를 둘러보다 시라부의 시선에 멋쩍은 얼굴로 다가왔다. 시라부 옆에 있던 레온이 살짝 웃으며 손을 흔들어보였다. 살짝 목례하고 다시 보니 온통 신경쓰이는 그 사람이 보이지 않자 조금 초조해졌다.

"다 온 건 아니야?"
"텐도 선배는 잠깐 화장실 갔고, 고시키는 곧 온대."
"아..."
"그러고보니 세미 선배는 안 온대요?"

시라부의 목소리에 순간 자기가 물어본 줄 알고 착각한 카와니시가 입을 꾹 다물었다. 휴대폰 문자함을 본 레온이 대답했다.

"곧 올 거야."

그리고 조금 후에 식당 문에 달려있던 종소리가 났다. 그 소리에 시선을 돌린 카와니시는 자기가 생각하고 있던 사람이 보이자 괜히 헛기침을 했다.
조금 피곤한 얼굴을 한 세미가 멍하니 카와니시를 바라보다가 시라부의 인사에 손을 흔들었다. 그 후에 츠토무가 도착했고, 야마가타와 우시지마는 오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나서 주문할 수 있었다.

메뉴판을 보는 세미의 정수리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눈이 마주쳤다. 전에는 세미가 먼저 시선을 돌렸는데, 오늘은 카와니시가 먼저였다. 어쩐지 덤덤해보이는 세미의 표정에 카와니시의 속이 조금 타들어갔다. 더욱이 어디에 앉을까 둘러보던 세미가 카와니시의 옆에 앉아버리는 바람에, 카와니시는 기쁘면서도 조금 불편해졌다. 옆에 앉는 바람에 세미와 마주볼 일이 없어서 표정을 자세히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고기 굽기 담당은 시라부와 카와니시였다. 츠토무가 도와주겠다는 걸 태워먹지 말라며 시라부가 말렸다. 세미가 건너편에 있는 츠토무에게 많이 먹으라며 다독여줬다. 그 모습을 보던 카와니시는 왜인지 초조해져잠시 손씻고 오겠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물티슈로 닦으면 되지 않냐는 텐도의 말을 뒤로하고 화장실로 향했다. 손을 씻으며 또 세미 생각을 했다.

뒷뜰에서 자신에게 고백하는 여자아이에게 말했을 때 세미가 듣고 있는 건 예상 밖의 일이었다. 나중에 머리카락 색깔이 예쁘다는 말을 했는데 모르는 세미의 모습에 조금 심술이 났던 것 같다. 그러다 조금씩 표현을 하면 세미가 눈치챌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니 이렇게 바란 건 사실 카와니시 자신의 욕심일 뿐이었다.

그렇게 손을 씻다가 거울을 보고 있는데, 문득 거울 뒤에 익숙한 얼굴이 보였다. 옆으로 살짝 비키자 세미가 손을 씻으며 멀찍이 서있는 카와니시에게 물었다.

"끝나고 약속 있어?"

거울을 통해서가 아닌, 직접 세미의 뒷모습을 보던 카와니시가 멍한 얼굴을 했다. 대답을 기다리기도 전에 세미가 다시 말했다.

"같이 갈 데가 있어."



그 후에 고기를 입으로 먹는 건지 코로 먹는 건지 분간이 가지 않을 만큼 혼란스러웠다. 간혹 젓가락질을 잘 못하는 카와니시를 보고 텐도가 놀리기도 했다. 머릿 속으로 오만가지 생각이 다 떠올랐다. 지금 생각해보니 세미 선배 입장에서는 속은 기분이 들지 않았을까. 거절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도달했다. 조금 슬퍼졌다. 하지만 부원들 앞에서 표시하고 싶지 않아 꾹 참았다.
배부르다며 일어선 후에 카페에 갈까 이야기하는 걸 보고 있는데 세미가 손을 들어보이며 말했다. 올 것이 왔다.

"나 집에 들어가봐야해서."

그런 게 어디있냐며 텐도가 조그마한 아우성을 하자 세미가 미안하다는 얼굴을 했다. 하는 수 없다며 잘 가라는 레온의 말에 세미가 웃었다.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아."

그리고 돌아서서 자신을 바라보는 카와니시를 한번 쳐다보았다. 무슨 눈빛인지 알아차린 카와니시가 세미가 간 후에 조용히 손을 들어보였다.

"뭐야, 타이치도?"
"네... 다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조금 실망한 얼굴의 텐도에게 죄송하다고 하고 황급히 빠져나와 멀찍이 보이는 세미의 뒷모습을 보고 따라갔다. 잠시 후 시선을 조금 더 내려서 세미의 등을 응시했다. 문득 세미의 등에 업혔던 일이 떠올랐다.
연습경기에서 처음으로 세미와 같은 팀이 된 적이 있었는데, 아직 서브를 다듬고 있던 세미가 친 공에 뒷통수를 맞아 머리를 감싸쥐고 한동안 쓰러져있었다. 누가 자신이 서브로 날린 공에 맞은 게 처음이라 놀란 세미가 카와니시에게 달려오더니 부원들의 도움을 받아 들쳐업고 양호실로 냅다 달렸다. 카와니시는 세미의 등에 얼굴을 기대고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 후에 양호실에서 미안하다고 하는데도 업혀있던 게 생각나서, 또 이렇게 내려다보고 있는 게 좋아서 살짝 웃어버렸다.

"어디까지 가려고 그래?"

문득 들리는 목소리에 뒤돌아보니 세미가 멈춰서있었다. 세미가 서있는 곳은 전에 같이 왔던 케이크가게였다.

"무슨 맛 좋아해?"
"...저요?"
"응."
"딸기맛이요."

대답을 들은 세미가 여기서 기다리라며 홀연히 가게로 들어가버렸다. 무슨 상황인지 점점 아리송해진 카와니시는 주위를 둘러보다가 곧 가게를 나오는 세미를 보고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그러다 생각났다. 설마...
저번에 그 케이크 다시 돌려준다고 이러는 건가?
서서히 차이려는 쪽으로 가능성을 염두에 둔 카와니시가 속으로 울었다. 그렇다고 지금 집으로 가버릴 순 없었다. 지금도 세미랑 있고 싶어서다.

"따라와."

하지만 바로 줄 거라는 예상 외로 세미는 자신이 케이크를 쥐고 걷기 시작했다. 카와니시는 점점 알 수 없는 상황에 아리송했지만 잠자코 세미의 뒤를 따라갔다.

조금 후에 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전에 카와니시가 고백했던 그 골목길이었다. 그날보다 좀 더 이른 시각이라 가로등불은 아직 켜지지 않은 채였다. 꺼진 가로등불을 보고 있는데 세미가 카와니시 쪽으로 등을 돌렸다. 차여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다가도 포기는 못하겠다는 말이라도 해야할까 싶어 세미에게 고개를 돌리던 카와니시는 세미의 얼굴을 보고 잠시 굳었다.

"전에... 나한테 했던 말 다시 해봐."
"무슨 말이요?"
"기억이 안 나는 거야, 일부러 그러는 거야?"

세미가 투덜댔다. 그렇게 말하는 얼굴에는 아까와 다르게 온통 부끄러워하는 기색이 가득했다.
그 얼굴에 카와니시는 괜히 세미 손에 쥐여진 케이크 상자로 시선을 옮겼다. 그 시선을 느꼈는지 세미가 투박한 걸음으로 카와니시에게 다가가 케이크 상자를 떠맡듯이 안겨줬다.

"내 어디가 좋은지 다시 말해달라고."
"왜... 왜요?"
"다시 듣고 싶어서 그런다, 왜!"

얼떨결에 케이크가 든 상자를 안은 모양이 된 카와니시가 눈을 깜빡이며 묻자 세미가 다시 툴툴댔다. 겉 말투는 분명 툴툴대는 느낌인데 카와니시가 받아들이는 느낌은 그렇지 않았다.

"...머리카락 색깔이 예뻐서요..."
"또."
"후배들한테 격려도 잘 해주고..."
"......"
"그리고..."
"잠깐만."

더 말할 수 있는데, 더 못 듣겠는지 세미가 말을 잘랐다. 우물쭈물하며 슬며시 바라보니 세미가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게 보였다. 얼굴을 보여주지 않고 있어서 카와니시는 다시 초조해졌다. 그러기를 몇 초. 조금 뒤에 고개를 퍼뜩 든 세미가 카와니시의 품에 있는 케이크 상자를 뺏어들고 바닥에 내려놓았다.

"더 말 안해줘도 돼. 잘... 알겠으니까."

11일부터 봐온 카와니시의 모습이 다시 생각났다. 고백을 받고 나서 며칠 간 생각해보면서, 세미는 카와니시가 자신 앞에서 자기를 생각하는 모습이 어떤지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계속 티를 내고 있었는데, 나는 왜 몰랐지.
곧 도쿄에 있는 대학교에 간다는 것까진 몰랐을 법하다. 하지만 머리카락 색깔도 그렇고 딱 본인이 해당되는 게 맞았다.
그리고 어떤 고백이 좋냐고 물어본 것도, 어떤 케이크를 좋아하냐고 물어본 것도 다른 사람보다 세미가 대답하는 게 더 중요한 게 맞았다. 그 장본인한테 듣고 싶어서 그랬다는 걸 알고 나니까, 그게 다 자신을 생각해서 그랬다는 게 이제야 납득이 갔다. 그래, 생각해보니 티가 나긴 했다. 그런데 당사자 앞에서 티낸 거라는 전제가 붙으니 잘 숨긴 것도 같다.

"그리고... 저를 보는 눈빛이 좋아서요..."
"아, 말하지 말라니까!"

부끄럽게 진짜! 속으로 아우성을 지르던 세미는 다시 조용해진 카와니시를 알아차리고 입을 꾹 다물었다. 조금 심호흡을 하다가 상황을 바꿀 바톤이 자신에게 있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조금 용기를 내서 카와니시의 양 팔을 벌렸다. 엉거주춤 팔을 편 모양이 된 카와니시가 보는 걸 애써 흘려넘기며 카와니시의 허리 께에 손을 둘렀다.

사실은 카와니시가 고백했을 때처럼 말로 표현하고 싶은데,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너무 창피했다.
여태껏 나한테 질투란 질투는 다 해놓고, 고백은 받아놓고서 일주일이나 고민한 것도 그렇고... 자기 자신에게 마음에 드는 게 하나도 없다. 솔직히 대놓고 말해주지 않은 카와니시도 조금 미웠다. 그런데 이제야 표현하는 제 모습을 보니 또 뭐라고 못하겠다.
잠시 후에 카와니시의 손이 등에 닿는 게 느껴졌다. 그제야 속이 후련해졌다.

"늦어서 미안해."
"아니에요, 제가 죄송해요."
"괜찮아."
"처음부터 말할 걸 그랬는데..."
"괜찮다니까 그러네."

그날 뽀뽀까지 해놓고 갑자기 소심해진 모습에 세미가 못마땅한 목소리를 냈다.
곧이어 카와니시의 어깨너머로 가로등불이 켜지는 것을 보고 상체를 움직여 카와니시의 눈을 바라보았다.

"오늘부터 1일이야."
"네?"
"너 고백한 날엔 내가 받아들이질 못했으니까, 1일은 오늘부터라고."
"네."
"자, 이제 키스해."

제법 당당하게 말해놓고 민망해졌는지 세미가 바로 눈을 감았다. 오늘 유독 세미의 말을 1초 뒤에나 받아들이던 카와니시가, 이 말은 듣자마자 곧장 실행에 옮겼다.







-

으아아앙아아아아아아앙ㄱ 첫 연성인데 뭐이리 길게 써졌지...
전력에 쓰려고 한 건데 너무 늦어서 그냥 올려ㅋㅋㅋ
읽어준 덬들 고마워!!! (쥐구멍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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