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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하이큐 이불 이야기 2/2(오이카게/글/수위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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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8.19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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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팬티 이야기', '팬티 속 이야기'의 후속이야~
2/2 이전에 올렸었는데 편집한다고 펑했다가... 포기했음ㅠㅠ 그냥 문제 생기면 그때 수정할게...ㅠㅠㅋㅋㅋㅋ


1. 팬티 이야기
1) 1/2화
http://theqoo.net/267086680
2) 2/2화
http://theqoo.net/267431571 
 
2. 팬티 속 이야기
1) 1/2화
http://theqoo.net/270847378   
2) 2/2화
http://theqoo.net/278363883 

3. 이불 이야기 
1/2화
http://theqoo.net/306770643
















1번이라고 말해.





오이카와는 말끝을 흐렸다. 그러나 그에게 안겨 있는 작은 뒤통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들리는 것이라고는 시계의 초조한 초침소리밖에 없었다. 아니, 옅게 새어나오는 숨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그의 불안한 침묵에 오이카와는 가슴이 떨리는 것을 느꼈다. 어쩌면 카게야마 토비오의 몸에서 전해지는 떨림이 그를 떨리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씻은 지 얼마 되지 않던 차가운 피부에서 차츰 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카게야마를 끌어안고 있던 팔의 힘이 살짝 풀릴 때 즈음이었다.






“..2....2번.”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여전히 눈을 마주치지 못한 채 목까지 새빨갛게 변해 있는 카게야마가 보인다. 얼굴에 힘을 주고 있는지 뒤에서 얼핏 보이는 뺨이 살짝 부풀어 올라 있었다. 오이카와는 그를 안고 있던 팔에 힘을 주었다. 그리고 그대로 그의 목을 감싸 안은 채 다짜고짜 ‘헤드락’을 걸었다. 일순간 힘을 뺀 채 앉아있던 카게야마의 온 몸에 힘이 빡 들어갔다. 그의 팔에서 벗어나고자 양 손에 힘을 줘봤지만 손끝이 하얗게 질려갈 뿐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오이카와는 험악한 표정을 지으며 입꼬리를 올렸다.  






“와~ 이거 진짜 발칙하네? 2번이 뭐?”

“어..억..억....!!”

“집에 엄마 아빠 조카까지 자고 있거든요? 뭘 바래? 엉?”






고통을 이기지 못한 카게야마가 찰싹찰싹 몇 번이나 그의 팔을 때리고 나서야 오이카와는 팔에 힘을 풀었다. 그러자 카게야마가 반사적으로 그의 몸을 팔꿈치로 밀쳤다. 억 하는 소리와 함께 오이카와가 상체를 숙였다. 그리고 고개를 숙인 채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카게야마가 얼굴이 시뻘개진 채 송곳니를 드러내고 씩씩거린다.






“오이카와 씨가 먼저 선택하라고 했잖습니까!”

“하아? 1번 선택하게 만들어서 쫓아낼 생각이었거든요?”

“먼저 목에다 뽀뽀했으면서!”







카게야마 토비오의 입에서 ‘뽀뽀’라는 단어가 나오다니 매우 신선했다. 그러나 바락바락 대드는 동그란 머리통에 왜인지 모르게 열이 받았다. 오이카와는 양 볼을 끌어올리며 입만 생긋 웃었다. 그리고 카게야마 토비오의 양 볼을 움켜쥐고는 얼굴을 들이댔다.






“오냐, 뽀뽀했다, 인마! 뒤통수가 하도 요망해 보여서 물어뜯으려다가 봐 줬다, 그래서 뭐!”






카게야마는 할 말을 일은 듯 오이카와의 눈을 바라보았다. 억울한 듯 인상을 팍 구긴 채 그의 얼굴이 얼마 가지 못해 새빨갛게 흐려졌다. 못생겼다. 진짜 못생겼는데, 양 볼이 꼬집혀서 늘어난 채로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으니 다시금 머릿속에 열이 차오르는 것이었다. 오이카와는 그의 볼을 꼬집던 손을 풀어 다시금 그의 목을 끌어안았다. 정확히는 ‘다시 한 번 헤드락 기술을 걸었다.’가 맞겠지만.  






“토비오 주제에 말대꾸까지 해? 이참에 그냥 숨통을 끊어주겠어! 이곳을 무덤으로 만들어 주마, 사요나라 카라스노!”

“으윽!”






카게야마는 더 이상 몸에 힘을 주지 않았다. 단지 팔에 힘이 잔뜩 들어간 오이카와에게 목 조르기 기술을 당하면서 생각했을 뿐이었다. 확실히 2번의 답은 ‘이대로 돌아갈 수 없다’였었지. 그는 희미해지는 의식 사이에서 영영 집으로 돌아가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오이카와의 팔이 고통스럽다고 느끼기 직전 팔의 힘이 살짝 풀어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 부드럽게 그에게 안긴 상태가 되어 있었다. 그제야 카게야마는 자신의 몸을 감싸고 있는 오이카와의 살갗이 단단하면서도 부드럽다는 것을 알았다. 그 특유의 달콤한 냄새에 섞여 카게야마의 귓가에서 나직한 목소리가 들렸다.






“하나만 묻자.”

“....켈록.”

“집에 가기 귀찮아서 ‘2번’이라고 한 거지.”

“...아닌데요.”






딱 잘라 대답하는 카게야마의 목소리를 들으며 오이카와는 심호흡을 하듯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러다 그를 안은 두 팔에 힘을 주었다.






“그럼 말해봐. 왜 ‘2번’인데?”

“이거 대답하면, 오이카와 씨도 대답해 주실 겁니까?”

“뭘.”

“그때 왜 제 고ㅊ...”

“토비오쨔앙? 친절히 대답해 줄 테니까 입 다물자?”






오이카와는 한 손으로 카게야마의 뒤통수를 잡고 자신의 가슴에 문질렀다. 머리통이 잡혀 결국 카게야마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입을 봉쇄당했다. 손에 힘을 빼자 가슴이 와 닿는 카게야마의 머리카락이 간지럽다. 어떻게 해도 녀석은 빨갛게 동요해버린다. 그가 잠잠해지자 오이카와는 다시 한 번 속삭이듯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래서 왜 2번?”






오이카와에게 안긴 동그란 정수리가 한동안 아무 대답도 하지 않다가, 꺼져갈 것 같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오이카와 씨가 다시 만져주실 것 같아서요.”






그는 카게야마를 안고 있던 팔에 힘을 풀고 고개를 푹 숙인 녀석의 두 뺨을 감싸 쥐었다. 그리고 천천히 자신의 쪽으로 끌어올렸다. 도대체 어떤 얼굴로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건지 궁금했다. 그게 몇 년 전의 일인데. 3년도 더 지난 일이다. 그리고 약속했다. ‘비밀’로 하기로.






그런데 사실 ‘비밀’이라는 것은 초콜릿을 한 가득 머금은 채 입을 다물고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가 초콜릿을 머금고 있는지 아무것도 머금고 있지 않는 것인지 다른 사람은 알아차리지 못할 뿐, 입 속에서 녹아내리는 초콜릿의 맛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오히려 그 누구의 앞에서도 입술을 열 수 없음에 초콜릿의 향과 단맛이 강렬하게 입 안을 메울 것이었다. 카게야마 토비오에게 있어 그 초콜릿은, 단 맛에 길들여지지 않았던 여린 혓바닥에 아플 만큼 깊숙이 스며들었던 열병과도 같은 것이었다. 두 사람은 같은 초콜릿을 혀에 머금고 모든 감각을 공유했을 뿐이다. 지금 이 순간, 그 강렬했던 기억이 이 순진한 아이의 입술 사이에서 자꾸만 달콤한 향기가 되어 배어나오려 하고 있었다. 오이카와의 두 눈에 비친 카게야마는 열세 살의 어린아이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작은 입술을 벌려 이렇게 속삭이는 것이었다.






‘초콜릿, 다시 한 번 더 먹고 싶어요.’






오이카와가 할 말을 잃은 채 그를 바라보고만 있자, 카게야마는 입술을 살짝 떨다가 그의 시선을 피했다.






“이런 거... 카라스노에서는 절대 말 못합니다.

‘비밀’이니까.”






‘비밀’을 말하는 카게야마 토비오는 다시금 열여섯의 고교생이 되어 있었다. 달콤한 초콜릿 향기를 머금고서 정신을 어찔하게 만든다. 오이카와는 양 손으로 붙잡은 그의 얼굴을 자신에게 가까이 가져갔다. 그리고 순식간에 그 입술을 자신의 것으로 짓이겨버렸다. ‘쪽’ 하고 짧은 마찰음이 울렸다. 입술이 떨어져 나가는 순간 얇은 점막이 민감하게 떨려왔다. 어딘가에 홀린 것처럼 오이카와는 그의 얼굴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을 뺐다. 그리고 그와 눈이 마주쳤을 때였다.






-빠악-!






둔탁한 소리와 함께 눈앞이 번뜩였다. 카게야마가 너무나 놀란 나머지 그대로 머리를 들이받아 버린 것이다. 두 사람은 동시에 이마를 감싸며 부들부들 떨었다.






“얌마!!”

“ㅂ...방금...!”






단단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상상 이상으로 단단한 머리였다. 눈가에서 물이 찔끔 새어나올 정도로 아팠다. 아까까지 올랐던 열이 일순간 분노로 돌변하는 순간이었다. 이런 전개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 못 했다는 것일까? 오이카와는 일순간 이 바보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 수가 없어졌다. 2번이라며? 2번이라 선택해서 2번으로 가주겠다는데 왜 또 전력을 다해 박치기를 해버리냔 말이다.






“2번 한다며!”






결국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빽 소리를 질러버렸다. 그제야 카게야마는 아차 싶다는 얼굴로 이마를 문지르던 손을 떼어냈다. 그리고는 오만상을 찌푸리며 눈을 꾹 감는 것이었다. 아까보다 더 못생겨진 얼굴인데요. 오이카와 씨의 입술이 그렇게 쉬운 줄 아나, 어디서 못생긴 게 얼굴은 또 못생기게 구겨놓고 당당하게 뽀뽀해 달라고 기다리는 건데? 목구멍까지 온갖 목소리가 마구 치밀어 올랐지만 어쩐지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오이카와는 한 쪽의 눈꺼풀이 파들거리는 것을 느끼며 손가락으로 눈꺼풀을 꾹꾹 눌렀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그의 미간을 톡톡 건드렸다.






“얼굴에 힘 빼고.”






거짓말처럼 마구 구겨졌던 표정이 말갛게 펴진다. 오이카와는 고개를 틀어 다시 한 번 그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어색한 감각에 적응하지 못한 카게야마가 어깨를 움츠리며 살짝 뒤로 빠지려 했다. 오이카와는 그의 허리를 꽉 안으며 다시금 그의 뒷목을 감싸 쥐었다. 가늘게 뻗은 목이 가볍게 잡혔다. 오이카와는 입을 벌려 다시 카게야마의 얇은 입술을 부드러운 과일처럼 베어 물었다. 그에게 살짝 물린 입술이 붉게 늘어났다. 자연스럽게 입술이 벌어졌다. 그는 그대로 벌어진 입술 사이를 헤집고 들어가 단단하고 까끌까끌한 입천장을 간질였다. 낯설고도 아찔한 감촉에 카게야마가 어깨를 움츠리며 몸을 떼어내려고 했다. 그러나 그가 떨어지려 하면 할수록 입 안에서 자꾸만 혀가 어지럽게 얽혀갔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입 속의 혀라는 것은 그가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필요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었다. 말을 할 때, 음식을 먹을 때, 숨을 쉴 때 그 어떤 때에도 혀가 그의 의지대로 움직이지 않았던 적은 없었다. 그러나 타인의 혀에 구속되어버린 지금, 말을 제대로 할 수도, 타액을 삼킬 수도, 숨을 쉴 수도 없었다. 그저 어지럽게 얽어지면서 주는 혀의 감촉이 너무나 생경하고, 간지러웠으며, 달콤했을 뿐이었다.






처음 맛보는 낯선 혀의 감촉은 그가 지금껏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각이었기에, 카게야마는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 누구와도 이런 행위를 해본 적은 없었다. 이렇게나 낯설고 이상한 것을 어째서 밀어내지 못한 채 받아들이게 된 것일까. 혀를 내밀어 자신의 입술을 훔치는 오이카와 토오루와 눈이 마주쳤을 때, 카게야마는 꼼짝도 할 수가 없었다. 그는 지금 그저 자신을 바라보기만 하고 있는데, 여전히 입맞춤이 이어지고 있는 듯한 묘한 기분이 들었다. 그가 눈동자를 움직일 때마다 그 커다랗고 마른 손으로 자신의 몸을 어루만지는 것만 같았다.





가슴이 아플 만큼 뛰어댔다. 그리고 그 박동은 금방이라도 온 몸에서 흘러넘칠 것처럼 엉망으로 흔들려댔다. 이 사람이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자신의 몸을 만져주었던 이 사람의 감촉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고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본능적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었다. 이 낯선 감촉은 충격이 아닌 충동으로 이어질 것이다. 카게야마는 손을 뻗어 그의 몸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떨리는 목소리로 그의 이름을 불렀다.






오이카와는 그의 귓가에 입을 맞추며 그를 바닥에 눕혔다. 얇은 이불이 바삭하게 카게야마의 등에 닿았다. 오이카와는 그의 위에 올라타 옷을 벗었다. 카게야마의 두 눈에 하얗게 드러난 오이카와의 상체가 비쳤다. 손끝이 간질거렸다. 그러나 카게야마가 손을 뻗기도 전, 오이카와가 먼저 카게야마의 허리춤을 잡고 그의 웃옷을 벗겼다. 부드럽게 허리를 매만지자 카게야마가 몸을 틀며 간지러움을 겨우 참으려 했다.






“나, 알아.”

“.......?”

“토비오쨩 운동장에서 한번 섰지.”

“아....”

“욕실에서 한번 뺐어?”

“아, 아뇨.”

“왜 안 뺐어?”

“...그야......”

“나 그것도 알 것 같은데.”






오이카와는 작게 웃었다. 그리고 그의 바지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카게야마가 도망치듯 허리를 들썩인다. 그러나 오이카와에게 단단하게 붙들린 상태가 되어 겨우 몸을 떠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카게야마는 빨갛게 달아오른 두 뺨을 감추듯 고개를 틀었다. 오이카와는 그의 뺨에 입을 맞추고 귓가에 속삭였다.






“‘오이카와 씨가 만져줬으면 해서’잖아?”






카게야마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단지 자신의 위에서 금방이라도 집어삼킬 것처럼 내려다보고 있는 오이카와를 납득하기 위해, 아니, 이 낯선 남자의 몸짓을 받아들이기 위해 애쓰는 듯했다. 오이카와는 그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을 천천히 뒤로 넘겼다. 하얀 이마가 드러났다. 그리고 앞머리 사이에 숨어 있던 어린 잔털을 보았다. 숨을 내쉴 때마다 어색하게 떨리는 속눈썹을 보았다. 열이 올라 투명하게 붉어진 두 뺨과 여태껏 자신을 좇던 새카만 눈동자를 보았다. 카게야마의 두 눈은 언제나 깊이를 알 수 없을 만큼 캄캄하고 짙은 새벽하늘을 닮아 있었다. 분명 검은 빛이라 생각했던 새벽하늘은 별을 머금고 푸르게 흔들리고 있었다. 마치 지금 자신을 바라보는 카게야마의 눈처럼, 신비롭게 일렁였다.






-...그때 왜 그러셨습니까.

-....어?-왜... 만지셨습니까.

-...그야....






지금이라면 대답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아까까지만 해도 도저히 입 밖에 나오지 않았던 그 이유. 오이카와는 그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카게야마의 이마에 자신의 이마를 갖다 대고 그의 입술에 숨을 불어넣듯 나직하게, 그리고 숨이 섞인 목소리로 속삭였다.






“니가 귀여웠으니까.”

“...예?”

“너 그때 바보 같은 게... 진짜 귀여웠어.”

“...지금은 안 귀여운데요.”

“내가 귀엽지도 않은 걸 이렇게 건드리겠냐, 바보.”






그리고 다시금 그의 입술에 입을 맞추었다. 카게야마를 감싸는 부드러운 물이 된 것처럼, 매끄럽게 그의 피부를 타고 그의 입안으로 흘러들어갔다. 벌써 세 번째 이어지는 그와의 입맞춤에 카게야마는 어설프게나마 입을 벌려 그의 입술을 핥았다. 젠장, 귀여워서 죽을 것 같아. 카게야마의 입술 위로 달콤한 욕설을 섞어 보낸다. 오이카와는 그의 혀에 응해주며 부드럽게 자신의 몸을 얽었다. 그럴 때마다 카게야마는 어디로 둬야 할지 알 수 없는 자신의 손을 오이카와의 등을 만졌다가 허리로 가져갔다가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오이카와는 그의 바지를 벗겼다. 그리고 자신의 옷 역시 무릎까지 내렸다. 이미 카게야마의 것은 오이카와의 몸짓에 약이 바짝 올라 있었다. 그는 카게야마의 양 허벅지를 모아 그 사이로 자신의 것을 비비기 시작했다. 단단하게 굳은 두 개의 것이 스칠 때마다 참을 수 없을 만큼의 자극이 허벅지 사이로 감질나게 퍼져갔다. 오이카와가 주는 자극은 두 손을 덜덜 떨리게 만들 만큼 카게야마를 애달프게 만들었다. 결국 손을 뻗어 자신의 것을 쓸어내리게 해버리니까.






“오이카와 씨가 만져주기도 전에 가버리겠는걸.”

“읏....”

“평소에 이렇게 혼자 하는 거야?”







카게야마가 입술을 꼭 문채 고개를 끄덕이자 오이카와는 그의 손 사이로 자신이 손을 가져가 카게야마의 것을 만져주었다. 그의 입술이 벌어졌다.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간다. 토비오쨩, 이렇게 야한 표정도 지을 수 있었어? 오이카와는 칭찬을 하듯 그의 뺨에 쪽 하고 입을 맞춰주곤 엄지손가락으로 그 끝을 매만졌다. 달아오른 그의 끝은 오이카와의 젖은 손끝과 그 끝을 메우고 있는 촘촘한 지문까지도 그대로 느껴질 정도로 민감해져 있었다.






“다른 사람 손으로 가는 게 자기 손으로 하는 것보다 훨씬 기분이 좋지, 응?”

“오이카와 씨의 손... 단단해서... 좋아합니다...”

“그랬어?”

“그땐... 테이핑까지 되어 있었으니까... 으읏... 저... 그 이후로... 손에 테이프를 바르고도 해 봤었는데... 

전혀 같지가 않아서...”

“그렇게나 좋아했었어?”






카게야마는 눈을 꼭 감은 채 고개를 끄덕였다. 후, 이걸 진짜 어떻게 해야 하나- 오이카와는 허공에 숨을 크게 내쉬고 자신의 허리를 빠르게 움직였다. 마음 같아서는 탄탄하게 살이 오른 엉덩이 사이에 당장이라도 집어넣고 싶지만 그건 미친 짓이다. 그래서 더 미치기 전에 빨리 한 번은 가야 할 것 같은데 애를 태우는 카게야마 토비오를 계속 보고 싶다는 마음에 좀처럼 끝내고 싶지 않은 것이었다. 미쳤네, 정말!






“토비오쨩,”

“...으..응....”

“다음에 우리, 또 할까?”

“...하읏....!”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오이카와의 배 위로 무언가가 확 튀어 올랐다.






“아... 죄, 죄송...”






자기 스스로도 놀랐는지 카게야마는 상체를 일으켜 그에게서 벗어나려 했다. 오이카와는 난생 처음 타인의 정액이 자신의 몸에 튀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그 순간 이루 말할 수 없는 야한 기분이 들어버려, 그대로 카게야마 토비오의 허리를 붙잡았다. 그리고 그의 다리를 다시 한 번 더 모아 자신의 것을 그 사이에 비볐다. 철퍽거리는 소리와 함께 카게야마의 엉덩이에 흰 정액이 번져갔다. 마찰음은 점점 더 거세졌다. 카게야마는 이불을 양 손으로 꼭 쥐고는 그의 몸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오이카와의 것이 너무나도 생경하고 뚜렷한 감각으로 새겨졌다. 오이카와는 손을 뻗어 카게야마의 것을 빠르게 매만졌다. 방금 사정을 끝냈으리라 생각했었지만, 오이카와가 주는 자극에 다시금 약이 올라 끝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금 이불 위로 흰 정액이 계속해서 튀어 올랐다. 오이카와의 손이 하얗게 젖어갔다. 그 손으로 더욱 그의 몸을 만지고 싶다. 카게야마 토비오의 몸을 더욱 적시고 싶다.






카게야마는 자신의 허벅지가 뜨겁고 질척한 것으로 젖어가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자신의 것이 아니었다. 오이카와 토오루의 것이다. 그의 것이 엉덩이 사이를 거쳐 허벅지를 타고 내려가 그의 무릎까지 적시고 있었다. 카게야마는 허리를 세운 채로 상체를 이불 위에 숙여버렸다. 오이카와의 눈앞에는 정액으로 잔뜩 젖어버린 카게야마 토비오의 엉덩이가 살짝, 살짝 떨면서 흔들리고 있었다. 이대로 박으면 진짜 미친 것이다. 진짜 미친 거니까.






그는 입술을 꽉 다문 채 카게야마의 엉덩이를 찰싹 때려버렸다.






“얌마! 어디서 감히 엉덩이를 들이밀고 있어!”






얼마나 아프게 때렸던지 카게야마는 엉덩이를 움켜쥐고 옆으로 쓰러져버렸다. 엎드리는 바람에 피가 몰려서인지 얼굴은 새빨갛게 달아올라 있었고 자신의 것인지, 오이카와의 것인지 알 수 없을 만큼 그의 하반신은 하얀 액으로 질척하게 젖어 있었다. 오이카와는 그대로 그의 옆에 털썩 누웠다. 그리고 쾌감에 취해서 멍해져버린 카게야마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에로토비오.”

“......!”

“너 ‘다음에 또 하자’는 말에 갔지.”






카게야마는 입술을 꾹 다물고 이불에 얼굴을 파묻어버렸다.






“이거 내가 어릴 때부터 덮고 자던 이불인데, 처음 이 방에서 잘 때 이걸 덮고 혼자서 했단 말이지.”
“......”
“근데 여기 정액이 튀어서...”
“아아!”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카게야마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벌떡 일어나버렸다. 오이카와가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






“뭐!”

“이거... 내일 아침 되기 전까지 빨아야 하는 거 아닙니까!?”

“내 말이. 여기 묻은 거 전부 토비오쨩 탓이라고? 오이카와 씨는 토비오쨩 엉덩이에 뿌렸단 말이지.”

“아.....”






아까까지 빨갛게 달아올라 있던 카게야마 토비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버렸다. 생각해보면 너무 늦은 시간이라 오이카와의 부모님에게 제대로 말도 하지 않고 하룻밤 묵는 것이나 다름이 없는데 다음날 아침에 어색하게 인사를 하기에 앞서 이불을 어떻게 설명할 것이냔 말이다. 일순간 사고가 정지되어 카게야마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굳어있었다. 오이카와는 그의 이마에 딱밤을 때렸다. 딱, 하는 소리와 함께 카게야마가 어깨를 떨며 이마를 부여잡고 고개를 숙였다.






“빨리 일어나 봐.”






오이카와는 제법 빠른 손놀림으로 두루마리 휴지를 풀어서 그의 몸을 닦아주고는 멀리 벗어던진 옷을 다시 그의 몸에 휙휙 던져주었다. 그리고 이불을 둘둘 말아 욕실로 향했다.






“얌마, 따라와.”






카게야마는 주변의 눈치를 휙휙 둘러보다가 조용히 오이카와를 따라 욕실로 걸어갔다.






“이 부분 잡고 있어.”






카게야마는 버리지 않은 이불의 끝 부분을 잡고 멀뚱하게 서 있었다. 오이카와는 밖을 두어 번 내다보다가 빠른 속도로 세면대에서 이불의 일부를 씻어내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정액이 튄 부분이 그렇게 많지 않았고, 오이카와는 신속하게 비누칠을 하고 이불을 씻어내고 있었는데 빨리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카게야마는 손끝이 저려오는 것을 느꼈다. 어찌 됐든 분명 이 간략한 이불 빨래는 끝이 날 텐데도 시간이 그대로 멈춰버린 듯 흐르지 않는 것이었다.






그때였다. 복도에서 발소리가 들렸다. 헉, 하는 소리를 내며 오이카와가 다급하게 이불을 짰다. 그러나 복도에 사람이 지나다니는 이상 이 이불을 들킬 수밖에 없다. 욕실의 문을 잠갔던가? 고개를 돌려 봤더니 잠기지 않았다! 대체 어떻게 할 것인가? 머리에 쥐가 내리는 것처럼 초조해졌다. 카게야마는 이미 영혼이 빠져나간 상태였다. 욕실 문이 열렸다.






“어라, 토오루쨩? 옆에 누구?”






일났다. 그 누구도 아닌 오이카와 토오루의 어머니였다. 카게야마는 당혹스러운 얼굴을 감추지 못한 채 뻣뻣하게 인사를 했다. 이 어색한 상황에서 오이카와 토오루는 상큼하게 웃음을 지으며 뻔뻔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아~ 후배가 놀러와서요. 토비오쨩이에요.”

“응? 왜 그러고 있어? 이불 버렸어?”

“네. 주스를 흘려버렸어요. 조금 버린 거라서 손빨래하려고요.”

“어머! 그럼 세탁기에 넣으면 되지. 엄마에게 주세요.”

“아니에요, 엄마. 제가 넣을게요. 토비오쨩, 가자.”

“우....웃스.”






그리고는 또다시 어색하게 꾸벅 인사를 하고서는 오이카와 토오루를 따라 욕실을 벗어났다. 오이카와는 그 뒤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세탁기를 열어 그 안에 이불을 집어넣기 전까지. 카게야마는 입을 꾹 다문 채 오이카와의 눈치를 보았다. 세탁기 문을 닫은 오이카와의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비밀이야.”
“아... 넵.”
“무덤까지 비밀이야. 알았지.”
“넵.”






그제야 오이카와 토오루는 어렸을 적 이불을 적신 이후의 일을 기억해냈다. 

처음으로 아무도 없는 공간에서 몰래 숨어 자위를 했던 날, 그날도 오늘처럼 이불에 튄 정액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방방 뛰다가 욕실에 가져가 혼자 빨래를 했었다. 그런데 대뜸 엄마가 들어오시더니 그런 건 세탁기에 바로 넣으면 된다며 이불을 통째로 들고 가버렸었지.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오이카와는 대뜸 으핫, 하고 웃어버렸다. 이불은 이미 젖어버렸고, 세탁기에 넣으면 끝인 일이었는데 뭐가 그렇게 조마조마했던 것일까.






“나도 처음이었어, 토비오쨩.”

“?”

“네가 처음이었다고.”






이불을 더럽히고 엄마에게 들키기까지 한 일에 대해 카게야마는 오이카와가 화를 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오이카와는 카게야마가 지금까지 보았던 그 어떤 표정보다 개구지고 따뜻한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 마치 처음으로 자신만의 공간에 초대한 사람을 마주하는 것처럼.
















-이불 이야기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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