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소녀 노자키군
노자키 마유x미코시바 미코토
2월 13일 토요일, 이렇게 쌀쌀한 날씨에 보통의 사람들은 이런 공터로는 오지 않는다. 날씨가 좋다 쳐도 더 놀 거리가 많은 곳을 찾아갈 것이다.
미코시바의 경우는 좀 달랐다. 불태워야할 금요일이라며 어제 밤부터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을 붙잡고 밤을 꼴딱 샜다. 잠이 오기보다는 숨통이 막히는 기분에 바람이라도 쐬려 나온 공터였다.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던 공터 한 구석의 덩그러이 놓인 벤치에는 건장한 남자가 앉아 물을 마시고 있었다. 미코시바는 어쩐지 익숙한 실루엣에 그리 다가갔다.
"마유?"
물을 넘긴 남자가 미코시바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아, 미코토상"
"웬일이야? 주말까지 부활동 할 리는 없고..."
"꾸준히 체력을 유지해야죠"
"아아, 열심이네 역시"
"미코토상은 어쩐 일이세요?"
"밤을 샜더니 머리가 좀 아파서말야"
미코시바가 괜히 폼을 잡으며 대꾸하자 마유는 익숙하다는 듯 끄덕이고 말았다.
"저기... 왜 밤 샜는지 안 궁금해?"
"미코토상이 밤 샐 이유라면"
늘 간결하고 명확한 마유의 답변에 미코시바는 어쩐지 지는 기분이었다. 어떻게든 선배노릇이라는 것을 하려고 했지만 항상 저보다 어린 녀석에게 말려들었다.
얼마 전만 해도 그랬다. 미팅 자리에서 당당하게 미코시바더러 「내꺼」 라 하지 않았던가.
물론 둔한 마유가 형에게 말로 배운 이론을 잘못 적용한 것 뿐이었으나, 미코시바에게는 꽤 큰 타격이 갔다.
또 미코시바도 자신이 이것으로 며칠 내내 멍해있었다는 것에 대해 적잖이 당황한 상태였다. 그 때의 잔재가 남아있는 중 마유를 다시 마주하니 멀쩡할 수가 없었다.
"그래 뭐, 열심히 해. 또 보자"
손을 들어보이고 뒤돌아 가는 미코시바에게 마유는 꾸벅 고개를 숙였다. 미코시바는 다시 지는 기분이었다.
"야! 한 번은 잡아라!"
"심심하세요?"
"으...."
분을 삭이던 미코시바는 다시 되돌아가 마유 옆에 털썩 앉았다.
"네가 심심해보여서 있어주는거야!"
"아, 네"
그 때 미코시바의 핸드폰에서 라인 알림이 울렸다.
"이거 봐, 이래서 인기인은..... 아, 엄마구나"
퍽 심통난 표정으로 어머니께 답장을 보내는 모습이 어디가 그렇게 볼만한 것인지, 마유는 그의 옆모습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왜그래? 아, 폰? 최신형인데 구경할래?"
다시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돌아와 핸드폰을 흔들어보이는 미코시바에 마유는 답지 않게 당황했다.
"아, 네"
물론 겉으로는 전혀 티나지 않았지만. 얼결에 핸드폰을 받아 들었다. 갑작스레 구경이라고 해봐야 뭘 봐야할지 몰라 메모장에 들어갔다.
"어이! 미코시바!"
"엇? 뭐야"
미코시바가 자신을 반갑게 부르는 친구에게 다가갔다. 잠시 그 뒷모습을 쳐다보던 마유가 그림 메모를 실행해 펜으로 무언가를 그리기 시작했다.
"아, 미안, 어? 그림 그렸어? 오....."
그 형에 그 동생인건지 잘 그린다는 칭찬을 하기에는 이유 없이 얄미워서 입을 닫았다.
"웬 장미 그림이야? 장미 피려면 멀었잖아"
"뭐 그냥"
"아~ 너 의외로 이런거 좋아하는구나? 짜식 귀여운 구석이 있네!"
본인이 무슨 꽃을 닮았는지는 본인만 모르는 것 같았다. 마유가 묵묵히 지우기를 누르려 하자 미코시바가 화들짝 놀라 제지했다.
"지우지 마! 아깝게..!"
말을 뱉은 후 바로 실수했다는 표정으로 핸드폰을 뺏어 들고 저장을 눌렀다.
이제 딱히 더 할 말도 없었다. 할 말이 있다 해도 미코시바가 신나게 떠든다 - 마유가 적당히 대꾸한다 - 미코시바가 열받는다 와 같은 수순의 반복일 것이 분명했다.
"그럼 나 진짜 간다. 잘 가"
미코시바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보같은 놈'
자기에게 하고싶은 말인지, 노자키 마유에게 하고픈 말인지 스스로도 알지 못할 생각을 하며 발걸음을 옮기던 그 때
"그런데 좀 멀리 나오셨네요?"
마유의 무심한 한 마디가 미코시바의 발목을 붙잡았다. 이 곳은 미코시바의 집과는 꽤 거리가 있는 곳이었다.
이는 곧 미코시바가 별 생각 없이 산책 나올 만한 곳이 아닌, 무언가 기대하며 일부러 찾아올 거리라는 것이었다.
"숨도 막히고 머리도 아파서... 좀 멀리 나올까 하고"
"같이 가 드릴까요? 선배 혼자 가는거 싫어하시잖아요"
그 마유가 갑자기 말이 길어졌다는 건 아는지 모르는지 미코시바는 대단한 일이라도 되는 양 엄지를 치켜들어보이며 말했다.
"동생한테 기댈 수야 없지!"
미소를 남기고 미련 없이 뒤를 돌아 자리를 뜨는 미코시바였지만, 표정은 좋지 않았다. 그리고 마유의 미간에도 주름이 졌다.
집에 돌아간 그는 배게에 얼굴을 묻고 구르고 주먹질을 해대다 벽에 머리를 박고 나서야 얌전히 앉았다.
허무함과 함께 밀려드는 부끄러움 플러스 한심함을 가라앉히기 위해 샤워를 하고 나왔을 때
띠링-
하고 알림이 울렸다. 별 생각 없이 핸드폰을 켜 확인해보니, 마유마유의 블로그 업데이트 소식이었다.
갑작스레 흥분해서 블로그를 들어가자, 붉은 장미 그림이 올라와있었다. 매번 유도 기술 같은 그림이나 올라왔는데, 특이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 흐뭇하게 웃었다.
'역시 여중생은 여중생인가~'
[오늘은 꽃 그림이네요? 너무 예뻐요!! -마미코]
오늘도 여고생을 가장해 메일을 남겼다.
[고마워요. 저녁시간인데 식사는 하셨나요? -마유마유]
마유마유는 언제나 친절했다.
'그 녀석과 다르게'
[이제 먹으려고요^^ 마유마유는 항상 상냥하네요 그 녀석과 다르게]
'아니 왜 그 녀석이랑 비교하고 있는거야!'
"......엑!?"
속마음을 그대로 쳐서 보낸 것을 뒤늦게 발견한 미코시바는 진지하게 이대로 뛰어내릴까- 라는 고민을 했다.
[그 녀석? 좋아하는 남자분인가요?]
[네 좋아하는]
여기까지 치고 미코시바는 망설였다.
'좋아하는건..가? 내가 걔를?'
[네 좋아하는 것 같은데 뭐 안되겠지만... 엄청 건방져요 그녀석ㅜㅜ]
[그래도 내일은 발렌타인이니까 조금이라도 표현해보세요]
미코시바는 그 말에 멈칫했다. 오늘은 메일을 짧게 끝내고 저녁식사를 했다.
'그깟 발렌타인보다 내 생일인게 더 중요하다고!'
저녁식사를 마치자 식사 후의 노곤함, 밤을 새는 바람에 부족한 잠, 오늘의 피곤함이 뒤섞여 눈 깜짝 할 순간에 잠이 들어버렸다.
아침이 밝은 소리에 마유가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은 해야 할 일이 있어 부지런히 외출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섰다.
향한 곳은 대형 마트
'오늘은 사람이 많군'
발렌타인이란 것은 안중에도 없는 마유에겐 이상하게 사람이 많은 날일 뿐이었다. 인파를 뚫고 당당하게 전진하던 중
".....군!"
초콜릿 가게 안에서 들리는 소란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거 나 주려고 사는거지?"
"무슨 소리야 나야!"
"설마... 여자친구 생긴거야?"
"아니야 나 주려는거라니까!"
얼마나 잘난 남자인지는 여자들에 파묻혀 보이지 않았지만, 마유에게는 그닥 중요한 문제가 아닌지라 소란을 뒤로하고 피규어샵으로 향했다.
"1800엔입니다"
"여기"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자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미소녀 피규어를 종이가방에 넣고 피규어샵을 나왔을 때 이 쪽을 향해 전력질주를 하는 미코시바를 발견했다.
"어, 미코토ㅅ...."
마유를 발견하지 못한 것인지 그대로 피규어샵에 골인한 미코시바를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기다리기로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잔뜩 실망한 표정의 미코시바가 힘없이 걸어나왔다.
"미코토상"
"으앗! 마유!?"
"무슨 일이세요?"
"아.... 초콜릿좀 사고 갖고싶었던 피규어 사고싶었는데, 여자들한테 둘러싸여버려서 말이야.. 벌써 나가버렸어... 인기인은 힘들구나"
"....초콜릿은 왜?"
미코시바는 실수했다는 표정으로 입을 찰싹 때렸다. 그러다 한숨을 쉬더니 마유에게 초콜릿을 내밀었다.
"아무한테도 못 받을 것 같아서 너 주려고 샀다!"
"아, 감사합니다"
"이자식! 뭔가 더 격한 반응을 보이란말야!"
미코시바가 열 내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던 마유가 미소를 짓자 되려 미코시바가 당황했다.
"뭐,뭐야!"
"아무것도 아닙니다"
미코시바가 신나게 떠든다 - 마유가 적당히 반응한다 - 미코시바가 열받는다 의 수순으로 대화를 하며 걷다 보니 역에 다다랐다.
"난 가볼게, 잘 들어가라"
마유가 고개를 꾸벅 숙이고 미코시바도 몸을 돌렸다.
"초콜릿 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
"....그래"
간단하게 대꾸한 미코시바는 남몰래 웃음을 지었다. 오늘은 어제와 달리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다음 날
"미코링, 같이 우리 집좀 가자"
"어, 도와야될거 있어?"
"아니 줄게 있어서"
"응? 줄거?"
노자키를 따라 노자키의 집으로 들어갔다.
"어제 바빠서 생일 못 챙겨줬잖아, 자"
노자키가 내민 것은 케이크였다.
"오! 맛있겠다...! 고마워!"
"그리고 이거"
뒤이어 노자키가 종이가방을 내밀었다.
"이건 뭐야?"
"나도 몰라, 마유가 전해달래"
"마유가?"
집에 돌아간 미코시바는 당장 종이가방의 테이프를 뜯고 열어보았다.
"우왁!!"
어제 자신이 사려 했던 피규어였다. 잔뜩 신이 나서 피규어를 꺼내자 그와 함께 작은 종이가 팔랑- 하고 떨어졌다.
"이건 뭐지?"
「お誕生日おめでとうございます。 そして好きです。 (생일 축하해요. 그리고 좋아합니다.)」
「好きです。 (좋아합니다.)」
종이를 집어들자 정직한 네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미코시바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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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mg.theqoo.net/LzvLO
그렇습니다.... 어제 원작을 샀읍니다.......
급식덬이라 시험 끝나자마자 사서 읽고 열심히 써봤어ㅠ 기다렸을텐데 부족해서 넘나 죄송한것....ㅠㅜ 맘에 들었으면 좋겠다 (소심)
노자키 마유x미코시바 미코토
2월 13일 토요일, 이렇게 쌀쌀한 날씨에 보통의 사람들은 이런 공터로는 오지 않는다. 날씨가 좋다 쳐도 더 놀 거리가 많은 곳을 찾아갈 것이다.
미코시바의 경우는 좀 달랐다. 불태워야할 금요일이라며 어제 밤부터 미소녀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을 붙잡고 밤을 꼴딱 샜다. 잠이 오기보다는 숨통이 막히는 기분에 바람이라도 쐬려 나온 공터였다.
아무도 없을 줄 알았던 공터 한 구석의 덩그러이 놓인 벤치에는 건장한 남자가 앉아 물을 마시고 있었다. 미코시바는 어쩐지 익숙한 실루엣에 그리 다가갔다.
"마유?"
물을 넘긴 남자가 미코시바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아, 미코토상"
"웬일이야? 주말까지 부활동 할 리는 없고..."
"꾸준히 체력을 유지해야죠"
"아아, 열심이네 역시"
"미코토상은 어쩐 일이세요?"
"밤을 샜더니 머리가 좀 아파서말야"
미코시바가 괜히 폼을 잡으며 대꾸하자 마유는 익숙하다는 듯 끄덕이고 말았다.
"저기... 왜 밤 샜는지 안 궁금해?"
"미코토상이 밤 샐 이유라면"
늘 간결하고 명확한 마유의 답변에 미코시바는 어쩐지 지는 기분이었다. 어떻게든 선배노릇이라는 것을 하려고 했지만 항상 저보다 어린 녀석에게 말려들었다.
얼마 전만 해도 그랬다. 미팅 자리에서 당당하게 미코시바더러 「내꺼」 라 하지 않았던가.
물론 둔한 마유가 형에게 말로 배운 이론을 잘못 적용한 것 뿐이었으나, 미코시바에게는 꽤 큰 타격이 갔다.
또 미코시바도 자신이 이것으로 며칠 내내 멍해있었다는 것에 대해 적잖이 당황한 상태였다. 그 때의 잔재가 남아있는 중 마유를 다시 마주하니 멀쩡할 수가 없었다.
"그래 뭐, 열심히 해. 또 보자"
손을 들어보이고 뒤돌아 가는 미코시바에게 마유는 꾸벅 고개를 숙였다. 미코시바는 다시 지는 기분이었다.
"야! 한 번은 잡아라!"
"심심하세요?"
"으...."
분을 삭이던 미코시바는 다시 되돌아가 마유 옆에 털썩 앉았다.
"네가 심심해보여서 있어주는거야!"
"아, 네"
그 때 미코시바의 핸드폰에서 라인 알림이 울렸다.
"이거 봐, 이래서 인기인은..... 아, 엄마구나"
퍽 심통난 표정으로 어머니께 답장을 보내는 모습이 어디가 그렇게 볼만한 것인지, 마유는 그의 옆모습을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왜그래? 아, 폰? 최신형인데 구경할래?"
다시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돌아와 핸드폰을 흔들어보이는 미코시바에 마유는 답지 않게 당황했다.
"아, 네"
물론 겉으로는 전혀 티나지 않았지만. 얼결에 핸드폰을 받아 들었다. 갑작스레 구경이라고 해봐야 뭘 봐야할지 몰라 메모장에 들어갔다.
"어이! 미코시바!"
"엇? 뭐야"
미코시바가 자신을 반갑게 부르는 친구에게 다가갔다. 잠시 그 뒷모습을 쳐다보던 마유가 그림 메모를 실행해 펜으로 무언가를 그리기 시작했다.
"아, 미안, 어? 그림 그렸어? 오....."
그 형에 그 동생인건지 잘 그린다는 칭찬을 하기에는 이유 없이 얄미워서 입을 닫았다.
"웬 장미 그림이야? 장미 피려면 멀었잖아"
"뭐 그냥"
"아~ 너 의외로 이런거 좋아하는구나? 짜식 귀여운 구석이 있네!"
본인이 무슨 꽃을 닮았는지는 본인만 모르는 것 같았다. 마유가 묵묵히 지우기를 누르려 하자 미코시바가 화들짝 놀라 제지했다.
"지우지 마! 아깝게..!"
말을 뱉은 후 바로 실수했다는 표정으로 핸드폰을 뺏어 들고 저장을 눌렀다.
이제 딱히 더 할 말도 없었다. 할 말이 있다 해도 미코시바가 신나게 떠든다 - 마유가 적당히 대꾸한다 - 미코시바가 열받는다 와 같은 수순의 반복일 것이 분명했다.
"그럼 나 진짜 간다. 잘 가"
미코시바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바보같은 놈'
자기에게 하고싶은 말인지, 노자키 마유에게 하고픈 말인지 스스로도 알지 못할 생각을 하며 발걸음을 옮기던 그 때
"그런데 좀 멀리 나오셨네요?"
마유의 무심한 한 마디가 미코시바의 발목을 붙잡았다. 이 곳은 미코시바의 집과는 꽤 거리가 있는 곳이었다.
이는 곧 미코시바가 별 생각 없이 산책 나올 만한 곳이 아닌, 무언가 기대하며 일부러 찾아올 거리라는 것이었다.
"숨도 막히고 머리도 아파서... 좀 멀리 나올까 하고"
"같이 가 드릴까요? 선배 혼자 가는거 싫어하시잖아요"
그 마유가 갑자기 말이 길어졌다는 건 아는지 모르는지 미코시바는 대단한 일이라도 되는 양 엄지를 치켜들어보이며 말했다.
"동생한테 기댈 수야 없지!"
미소를 남기고 미련 없이 뒤를 돌아 자리를 뜨는 미코시바였지만, 표정은 좋지 않았다. 그리고 마유의 미간에도 주름이 졌다.
집에 돌아간 그는 배게에 얼굴을 묻고 구르고 주먹질을 해대다 벽에 머리를 박고 나서야 얌전히 앉았다.
허무함과 함께 밀려드는 부끄러움 플러스 한심함을 가라앉히기 위해 샤워를 하고 나왔을 때
띠링-
하고 알림이 울렸다. 별 생각 없이 핸드폰을 켜 확인해보니, 마유마유의 블로그 업데이트 소식이었다.
갑작스레 흥분해서 블로그를 들어가자, 붉은 장미 그림이 올라와있었다. 매번 유도 기술 같은 그림이나 올라왔는데, 특이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 흐뭇하게 웃었다.
'역시 여중생은 여중생인가~'
[오늘은 꽃 그림이네요? 너무 예뻐요!! -마미코]
오늘도 여고생을 가장해 메일을 남겼다.
[고마워요. 저녁시간인데 식사는 하셨나요? -마유마유]
마유마유는 언제나 친절했다.
'그 녀석과 다르게'
[이제 먹으려고요^^ 마유마유는 항상 상냥하네요 그 녀석과 다르게]
'아니 왜 그 녀석이랑 비교하고 있는거야!'
"......엑!?"
속마음을 그대로 쳐서 보낸 것을 뒤늦게 발견한 미코시바는 진지하게 이대로 뛰어내릴까- 라는 고민을 했다.
[그 녀석? 좋아하는 남자분인가요?]
[네 좋아하는]
여기까지 치고 미코시바는 망설였다.
'좋아하는건..가? 내가 걔를?'
[네 좋아하는 것 같은데 뭐 안되겠지만... 엄청 건방져요 그녀석ㅜㅜ]
[그래도 내일은 발렌타인이니까 조금이라도 표현해보세요]
미코시바는 그 말에 멈칫했다. 오늘은 메일을 짧게 끝내고 저녁식사를 했다.
'그깟 발렌타인보다 내 생일인게 더 중요하다고!'
저녁식사를 마치자 식사 후의 노곤함, 밤을 새는 바람에 부족한 잠, 오늘의 피곤함이 뒤섞여 눈 깜짝 할 순간에 잠이 들어버렸다.
아침이 밝은 소리에 마유가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은 해야 할 일이 있어 부지런히 외출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섰다.
향한 곳은 대형 마트
'오늘은 사람이 많군'
발렌타인이란 것은 안중에도 없는 마유에겐 이상하게 사람이 많은 날일 뿐이었다. 인파를 뚫고 당당하게 전진하던 중
".....군!"
초콜릿 가게 안에서 들리는 소란에 잠시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거 나 주려고 사는거지?"
"무슨 소리야 나야!"
"설마... 여자친구 생긴거야?"
"아니야 나 주려는거라니까!"
얼마나 잘난 남자인지는 여자들에 파묻혀 보이지 않았지만, 마유에게는 그닥 중요한 문제가 아닌지라 소란을 뒤로하고 피규어샵으로 향했다.
"1800엔입니다"
"여기"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자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미소녀 피규어를 종이가방에 넣고 피규어샵을 나왔을 때 이 쪽을 향해 전력질주를 하는 미코시바를 발견했다.
"어, 미코토ㅅ...."
마유를 발견하지 못한 것인지 그대로 피규어샵에 골인한 미코시바를 그 자리에 그대로 서서 기다리기로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잔뜩 실망한 표정의 미코시바가 힘없이 걸어나왔다.
"미코토상"
"으앗! 마유!?"
"무슨 일이세요?"
"아.... 초콜릿좀 사고 갖고싶었던 피규어 사고싶었는데, 여자들한테 둘러싸여버려서 말이야.. 벌써 나가버렸어... 인기인은 힘들구나"
"....초콜릿은 왜?"
미코시바는 실수했다는 표정으로 입을 찰싹 때렸다. 그러다 한숨을 쉬더니 마유에게 초콜릿을 내밀었다.
"아무한테도 못 받을 것 같아서 너 주려고 샀다!"
"아, 감사합니다"
"이자식! 뭔가 더 격한 반응을 보이란말야!"
미코시바가 열 내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던 마유가 미소를 짓자 되려 미코시바가 당황했다.
"뭐,뭐야!"
"아무것도 아닙니다"
미코시바가 신나게 떠든다 - 마유가 적당히 반응한다 - 미코시바가 열받는다 의 수순으로 대화를 하며 걷다 보니 역에 다다랐다.
"난 가볼게, 잘 들어가라"
마유가 고개를 꾸벅 숙이고 미코시바도 몸을 돌렸다.
"초콜릿 감사합니다. 잘 먹을게요"
"....그래"
간단하게 대꾸한 미코시바는 남몰래 웃음을 지었다. 오늘은 어제와 달리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벼웠다.
다음 날
"미코링, 같이 우리 집좀 가자"
"어, 도와야될거 있어?"
"아니 줄게 있어서"
"응? 줄거?"
노자키를 따라 노자키의 집으로 들어갔다.
"어제 바빠서 생일 못 챙겨줬잖아, 자"
노자키가 내민 것은 케이크였다.
"오! 맛있겠다...! 고마워!"
"그리고 이거"
뒤이어 노자키가 종이가방을 내밀었다.
"이건 뭐야?"
"나도 몰라, 마유가 전해달래"
"마유가?"
집에 돌아간 미코시바는 당장 종이가방의 테이프를 뜯고 열어보았다.
"우왁!!"
어제 자신이 사려 했던 피규어였다. 잔뜩 신이 나서 피규어를 꺼내자 그와 함께 작은 종이가 팔랑- 하고 떨어졌다.
"이건 뭐지?"
「お誕生日おめでとうございます。 そして好きです。 (생일 축하해요. 그리고 좋아합니다.)」
「好きです。 (좋아합니다.)」
종이를 집어들자 정직한 네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미코시바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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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img.theqoo.net/LzvLO
그렇습니다.... 어제 원작을 샀읍니다.......
급식덬이라 시험 끝나자마자 사서 읽고 열심히 써봤어ㅠ 기다렸을텐데 부족해서 넘나 죄송한것....ㅠㅜ 맘에 들었으면 좋겠다 (소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