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리 (30세, 정신보건 간호사) |cast 박규영
괜찮은 정신병원의 7년 차 간호사. 강태와는 서울에 있는 한 정신요양원에서 1년 가까이 함께 근무 했었고, 같은 동향 출신이었기에 꽤 친한 사이. 정말 친해지기 힘든 스타일이라며 다들 혀를 내두르는 강태와 퇴근 후 맥주 한잔 같이 기울이기까지 그녀가 얼마나 공 들이고 애를 태웠는지 아무도 모를 터.
타인에게 워낙 방어적인 강태에게 감히 좋아하는 티도 내지 못하고 전전긍긍하던 어느 날. 문영이 강태 앞에 나타나자 심장이 서늘해진다. 초등학생 시절 아주 잠깐 그녀와 같은 반이었던 주리는 알고 있다. 그녀가 얼마나 섬뜩하고 무서운 아이인지. 어떻게든 강태 곁에서 문영이를 떨어뜨려놔야 하는데.. 맘처럼 잘 되질 않는다.
동화 속에선 착한 주인공이 마녀를 무찌르고 왕자를 차지하던데 현실은 동화처럼 그리 녹록치가 않다. 그렇게 소심한 그녀를 ‘지킬에서 하이드’로 변신하게 만드는 건 바로 술! 알콜이 들어가 이성의 끈을 싹뚝 잘라 놓으면 그녀의 숨겨진 또 다른 자아가 튀어 나온다.
강순덕 (주리의 엄마, 조리장) |cast 김미경
무능하던 남편 술로 일찍 먼저 보내고, 어린 딸을 등에 둘러메고 노가다 판 아재들 상대로 함바집 해서 먹고 살다 어느 날 가슴이 턱! 막혀 난생 처음 병원 침대에 드러누워 봤고, 심장 부정맥인지 뭔지, 고된 일 하면 죽을 수도 있다기에, 내 딸 고아 만들기 싫어 그날로 함바집 때려치우고, 동네 바보 오빠로 불리던 오원장의 빽(?)으로 괜찮은 병원 조리장이 되기까지 참 거친 세월이었다.
그래서 배 곯는 사람, 집 없는 사람은 절대 모른 척 못한다. 강태 상태 형제를 옥탑방에 들여 살뜰히 챙기고 뜨신 밥을 해 먹이는 이유도 그것 때문. 모정이 그리워 제 품으로 파고드는 이들을 참 따스한 온기로 품어주는.. 진짜 엄마!
조재수 (강태 친구, 자영업) |cast 강기둥
강태에게 팔 하나쯤 떼어 줄 수 있는 유일무이 절친. 때려죽여도 문강태 편. 강태가 형과 함께 전국을 떠돌던 청소년시절, 치킨배달을 함께하며 우정을 키운 사이. 한없이 가벼운 존재감. 단 3초도 입을 다물지 못하는 공포의 주둥이.
양계장집 아들답게 어려서부터 닭만 먹어 그런가, 닭대가리. 그래도 내 친구 배 곯는 꼴은 보기 싫어 요식업을 떠나지 못하는 의리남. 강태가 가는 곳이면 전국팔도 어디든 따라가는 붕어똥. 그래서 둘이 그렇고 그런 사이로 오해받기도..!
하필 그때 상태가 “재수씨!”라고 불러주면, 남들은 그 재수씨가 ‘제수씨’인 줄 알고 정말 묘한 눈으로 둘을 쳐다보기도..! 근데 또 그 시선 즐길 줄 아는, 인생 모든 게 낙(㦡)인 참 해맑고 유쾌한 녀석.
이상인 (38세, 아동문학 출판사 〈상상이상〉 대표) |cast 김주헌
문영이 쓴 동화의 편집자로 시작해 이젠 어엿한 출판사 대표. 문영을 ‘작가’가 아닌 ‘셀럽’으로 성장시키고픈 야망꾼. 그걸 또 해내는 끈기. 곁에서 버티는 독기. 문영이 저지르는 사건 사고 뒷수습 전담만 벌써 10년 째. 그 세월 인내하며 얻은 거라곤 엄청난 돈! 그리고 돈 먹이면 다 해결 된다는 속물근성! 그 근성으로 돈을 꿀물 박스에 담아 안기며 피해자들의 입을 봉하는 처세술!
근데 엄청난 쫄보라는 게 또 반전. 뻑-하면 비명에, 툭-치면 기절이다. 그럼에도 끈질기게 문영 곁에 붙어있는 오기. 사실 그녀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이기 때문만은 결코 아니다. 그 아이를 오빠처럼 아빠처럼 애인처럼 아끼고 애틋해하는 마음이 있다. 그러나 줏대가 심하게 없다는 게 반전! 역시 난 착한 여자가 좋다며 주리에게 껄떡대길 쉬지 않는다.
유승재 (아트디렉터) |cast 박진주
입사는 아트디렉터로 했는데, 하는 일은 상인의 개인비서. 문영 때문에 하루 수십 번 열폭하는 상인의 전용 욕받이. ‘어으 월급 아까워..’ 상인의 그 소리를 귀에 딱지 앉을 만큼 듣고 사는 서글픈 ‘을’.
눈치가 욕 나올 만큼 심하게 없다. 그래서인지 지 속은 꽤 편하다. 상인의 꽥! 소리에 목이 쑥! 들어갈 만큼 주눅도 잘 들지만 그래도 따박따박 지 할 말은 다 한다. 지보다 나이 어린 주리에게 언니-라고 하며 빈대 붙는 철판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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