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아이슬란드는 언젠가는 꼭 가봐야지 하던 여행지였는데, 마침 올 3월에 이런 저런 일들로 시간이 생길 것 같아서 계획을 세우고 다녀왔어
작년 10월부터 설레면서 준비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다녀온지 일주일이 되어가네 ㅠㅠ
시차적응 실패로 인해 잠도 안오는 심심한 새벽시간을 보내면서,
여행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앞으로 아이슬란드 여행 계획 중인 다른 덬들한테 도움이 될만할 내용이 있을까 싶어서 후기를 써보려고 함!
정확한 일정은 3월 18일부터 3월 28일까지였고, 18일 하루는 비행기 경유지인 핀란드에서 스탑오버로 하루 있었고, 아이슬란드 여행은 19일부터였음.
1. 총 경비
총 경비는 대략 300만원 쯤 나왔고, 사용처를 대략 나눠보자면,
1) 왕복 비행기표 100만원
5개월 전쯤 예약했기 때문에 적당한 가격으로 했다고 생각하고 있음. 핀란드 경유했고, 인천<->핀란드는 핀에어, 핀란드<->아이슬란드는 아이슬랜딕에어
2) 숙박/렌트카&보험 인당 100만
두명이서 갔고, 숙박에 대략 130만원 쯤, 렌트카&보험에 80만원 해서 총 210만원 정도 들었음. 역시 5개월 전쯤 예약 진행.
- 숙박은 모두 다 에어비엔비로 해서 대략 하루에 15만원정도씩 듬
- 렌트는 lagoon이라는 업체에서 진행했고, 각종 보험같은것도 다 같이 들고, 추가로 WWI 보험인가도 다 했음 ㅋㅋㅋ
- 렌트한 차종은 i20이었는데, 막상 갔더니 골프를 줬다. 그쪽에선 뭐 무료로 업그레이드 해줬다 이런식으로 말했는데 그런가 싶다 하고 탐
3) 식비/기름값/기념품 등 100만원
아침/점심 같은 경우는 여행하다보니 제대로 챙겨먹기 힘들어서 적당히 빵같은거 사서 차에 가지고 다니면서 먹었고, 저녁은 숙소 있는 곳으로 돌아와 성대하게 먹는 식.
저녁은 거의 한끼당 5만원 정도씩 들여서 먹은듯 ㅋㅋ... 애피타이져에 메인요리 두개, 맥주까지 하면 대략 인당 5만원 정도씩 나온다고 생각하면 됨
종종 길 포장이 잘 안되어있는 도로도 있고, 산악 지형이 많아서 은근 연비가 안나오는거 같고, 기름값만 20만원 넘게 나왔음. 물론 많이 돌아다니기도 함;;
여행 도중 돈 사용에 대해서는, 정말 환전할 필요 없이 카드만 들고가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음.
기념품점이라든지, 주유소, 마트, 음식점 가릴 거 없이 카드 안받는 곳은 한군데도 없었다.
다만, VISA 카드는 반드시 챙기고, 유니온페이는 절대 챙기지 마 ㅋㅋㅋㅋ 되는곳이 한군데도 없었다...
아멕스나 마스터같은 경우에는 대부분 되는데, 가끔 안되는 곳이 있었음. (주유소의 자동화기기가 VISA 카드만 먹혔음)
추가로 난 데이터 무제한 로밍 해갔고, 친구는 가서 유심칩 사서 썼음. 유심칩 1기가로 일주일동안 차에서 구글맵 + 최하음질 멜론 스트리밍정도는 문제 없더라구.
2. 운전 및 주차
운전은 내가 안하고, 동행한 친구가 다 했었고 조수석에서 보고 느낀것 위주로 적어보겠음
1) 수도인 레이캬비크 시내가 아닌 이상, 도로에 차가 별로 없어서 운전하는데 어려움은 없어보임. 교차로는 모두 로터리로 되어있는 것만 주의하면 될듯.
다만, 종종 산 중턱에 있는 도로나, 자갈길, 혹은 구멍이 움푹움푹 패인 도로들이 있는데, 이런 곳 운전할때는 어느정도 조심해야할 필요가 있음.
특히 비/눈 오고 안개 자욱히 끼여있는 상황에 바람도 엄청 부는데, 산 중턱의 도로 운전하고 있으면 무서움;;; 가시거리가 100m도 안되어 보이는 날이 하루 있었는데 정말 지옥이었다 ㅎㅎ...
(당시에 너무 긴장해서 사진 찍어둔게 없고, 조금 괜찮아졌을 때 찍었던 영상에서 캡쳐한 사진)
하나 특이한 점은, 상행/하행 2차로였다가 1차로로 합쳐지는 구간같은게 종종 있음. 다른쪽 차들이 지나갈때까지 기다렸다가 지나가는 방식.
아 그리고, 반드시 선글라스 쓰기 편한 곳에 두고 운전하는걸 추천. 하얀 설원이 펼쳐져있고, 해가 떠있는 상태면 눈 엄청 부심.
2) 일정 많이 남았으면 기름은 항상 꽉꽉 채워두고 다니는걸 추천.
위에도 말했지만, 산악지형이 많고, 종종 포장이 잘 안된 도로들이 나와서 은근 기름이 빠르게 떨어지는 느낌.
기름 없이 서쪽 스네이스펠스네스 반도 쪽에 갔다가 길 중간에서 기름 다 떨어질뻔 했었음 ㅠㅠㅠㅠㅠㅠㅠ
설상가상으로 가까운 마을에 있었던 주유소에 갔었는데, 마을 공사중이라고 전기를 다 끌어다 써서 주유소를 사용할 수 없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정말 영혼을 모아 최대연비로 운전해서 다른 마을의 주유소에 도착하긴 했지만, 중간에 차 멈췄을 경우 히치하이킹해서 한명이 다녀오자 이런 얘기를 할 정도의 상황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주차같은 경우, 관광지들은 딱히 뭐 주차요금이 있다던지 하지 않고 적당히 자리 있는 곳에 대놓고 보고오면 됨.
시내같은 곳도 그냥 주중 + 토요일만 아침9-저녁6 사이에 주차할 경우만 티켓 끊으면 되고, 그외 시간은 무료!
4) (특히 마을 근처에서) 과속 조심. 일반적인 도로는 시속 90km 제한이고, 마을 근처나 마을 안으로 들어오면 70, 50정도까지 줄어듬. 종종 카메라가 있기도 함.
마지막날에 레이캬비크로 돌아가는 도로에서 차 없길래 시속 120km 정도로 달리고 있었는데, 반대차선에서 갑자기 차 한대가 사이렌 키고 유턴하면서 우리차 뒤를 쫓아왔다고 한다 ㅎㅎㅎ
그리고 50만원짜리 과속 딱지가...
확실히 렌트카를 빌려가면 편하긴 하지만, 어느정도 운전을 많이 해봐서 숙달된 사람이 있는 경우에만 렌트를 하는게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리고, 바람 많이 부는 날에는 차문 열때 조심해서 열어야함 ㅋㅋㅋ 잘못하면 문 확 열리면서 옆차를 찍어버릴지도!
3. 관광지
처음 계획할 땐, 링로드를 돌아서 쭉 일주할까라는 생각도 했다가, 그냥 적당히 거점 잡아놓고 거기서 그날의 관광지를 다녀오는 방식으로 정했음.
처음 4일동안 레이캬비크에 거점 잡아서 골든서클(싱벨리어 국립공원, 게이시르, 굴포스)와 서부 스네이스펠스네스 반도, 레이캬비크 시내 구경,
다음 3일동안은 남부에 비크이뮈르달이라는 소도시에 거점 잡고 아이슬란드 남부쪽 구경하고, 마지막날은 공항 근처에 숙소 잡고 그 근처 구경했음.
가봤던 굵직굵직한 관광지들을 대략적으로 소개해볼게
1) 게이시르 (Geysir)
그 유명한 간헐천이 있는 곳! 아이슬란드 여행 오면 거의 대부분은 방문하는 곳이 아닐까 생각됨.
이런식으로 부풀었다가 팍! 하고 터지면서 온천수가 분출되는 그런 곳.
하나 팁은 입구쪽에서 그냥 부글부글 끓는 조그마한 구멍들에서 언제 분출될까 기다리지 말고, 조금만 더 안으로 걸어오면 위에 사진처럼 거대한 곳이 있으니 거기서 보는걸 추천!
대략 분출 간격은 5분정도 되는 것 같았음.
2) 굴포스 (Gullfoss)
위에 말했던 게이시르에서 조금만 더 들어가면 있는 폭포. 아이슬란드에는 폭포가 여기저기 있는데, 적어도 서부/남부에서 가봤던 폭포들 중에는 여기가 제일 규모가 컸음
보고 있으면 압도당하는 느낌. 다른 폭포들도 3개정도 더 봤지만, 여기가 제일 기억에 남네
하나 느낀건 아이슬란드의 폭포들은 겨울보단 여름에 와서 보는게 좀 더 이쁠 것 같다는 생각 ㅋㅋㅋ 나중에 아이슬란드를 다시 오게된다면 여름에 와보고 싶다.
3) 스네이펠스요쿨 (Snæfellsjökull, Snaefellsjokull)
사진에 보이는 저 봉우리가 바로 스네이펠스요쿨. 서부 스네이펠스네스 반도에 있는 산이야
사진에선 잘 안보이는거같지만, 진짜 산 위에 있는 눈이 샤베트 부어놓은 것 같은 느낌...
시간 여유가 된다면 하루정도 투자해서 가볼만 한 것 같음.
4) 피아드라글리우푸르 (Fjaðrárgljúfur, Fjadrargljufur)
제대로 된 발음인진 모르겠다...ㅋㅋㅋㅋㅋ 아무튼 이곳은 협곡? 같은 곳임
빙하가 녹은 물이 흐르면서 생겨난 곳인데 굉장히 멋있음. 다만, 이곳까지 들어가는 길이 엄청난 비포장 도로이기 때문에 운전을 조심해야 한다는게 문제.
그래도 그 정도는 감수하고 들어가서 볼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라는 생각. 한 10~20분 정도 걸어서 끝까지 들어가서 보고 나오는걸 추천!
5) 스비나펠스요쿨 (Svínafellsjökull)
영화 인터스텔라 촬영지로도 유명한 바로 그곳!
이곳이야말로 아이슬란드가 아니면 어디서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을까 생각하게 만드는 곳.
가이드 없이 저 빙하 위에 올라가는 등의 행동은 금지되어 있음. 옆에 주의 팻말에, "저 위를 올라갔던 몇몇의 운명은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이런 문구가 적혀있었던 걸로 기억...
6) 요쿨살론 (Jökulsárlón)
여기도 역시 아이슬란드 여행을 온다면 반드시 온다는 곳.
사진을 꽤 많이 찍었는데 그 느낌을 제대로 담아낸 사진이 없다 ㅠㅠㅠㅠㅠㅠ
아무튼 신기한 색의 빙하와 투명한 얼음을 잔뜩 볼 수 있는 곳
7) 비행기 잔해 (Solheimasandur Plane Wreck)
바닷가 근처에 떡하니 자리잡은 불시착한 비행기의 잔해를 볼 수 있는 곳. 다행히 당시 사고에서 아무도 죽지 않았다고 해.
차를 주차해놓고, 주변에 정말 아무것도 없는 길을 따라 대략 한시간정도 걸어 들어가면 볼 수 있어
시간과 체력적 여유가 충분하다면 들러보는걸 추천! 웬만해서는 보기 힘든 풍경일거야 ㅋㅋㅋ
이 외에도 그냥 목적지까지 가는 길가마다 다양한 풍경들이 펼쳐져 있음 ㅎㅎ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면 잠깐씩 내려서 구경하고 하는것도 좋아
4. 날씨 및 오로라
내가 여행한 기간은 예상보다 날씨가 굉장히 좋았던 것 같음.
처음 렌트카 직원 만났더니, 렌트하러 온 사람들 보고 굉장히 운이 좋다면서 이 시기에 아이슬란드에서 이렇게 구름 없이 햇빛 쬘 수 있는 날이 얼마 안된다고 하더라고 ㅋㅋㅋㅋ
중간에 하루정도는 흐렸고, 다른 하루는 눈/비에 엄청난 바람까지 불어서 좀 고생했지만, 나머지 6일정도는 적당히 해가 보이는 상황에서 잘 관광하면서 돌아다님.
그래도 날씨가 워낙 변덕스러워서 http://en.vedur.is/weather/forecasts/areas/ 이 사이트 주기적으로 확인하면서 다니는 걸 추천.
기온같은 경우에는 낮진 않았지만, (도착 초기에 대략 영하 -2도쯤, 중반쯤 부턴 영상 3~4도 이상이었음)
바람이 엄청나게 불어서 체감기온이 꽤 낮았음. 대략 초속 20m의 바람이 몰아치는 곳...
장갑과 목도리/넥워머, 그리고 모자 정도는 챙기면 좋을 것 같고, 히트텍같은것도 추천.
낮에는 날씨가 괜찮았지만 밤에는 계속 구름이 껴서 계속해서 오로라 헌팅에 실패했음 ㅠㅠ
이대로 아이슬란드까지 와서 오로라를 못보고 가나 싶었지만, 마지막 날 아침 7시 비행기였는데, 그날 새벽에 오로라를 봤다!
물론 그날은 태양 활동량이 활발하진 않은 날이라서 육안으로는 약간 일렁이는 정도밖에 보질 못했지만, 사진으로는 잘 나왔음 ㅎㅎㅎㅎ
오로라 예보는 http://en.vedur.is/weather/forecasts/aurora/ 여기서 주로 확인을 했고,
0-9 사이 숫자로 나와있는 활동량보단 그날 밤에 구름이 많이 끼는지 아닌지가 체감상 더 중요했던 것 같아.
활동량이 5-6인 날에 나가봤지만, 4시간동안 구름만 잔뜩 보고 돌아왔었고, 마지막날은 활동량이 2 정도였는데 구름이 없어서 어느정도는 보였음.
이러나 저러나 인내심을 가지고 좋은 날을 찾는게 중요한것 같다. 체력이 괜찮다면 밤마다 나가보는걸 추천하고, 정말 불빛이 많이 없는 곳으로 가야 보기도 좋고 사진도 잘 나옴!
5. 마무리
- 여행 떠나기 전에 계획했던 것들을 다 하고 온 것 같아서 기분 좋음. 블루라군 방문 정도만 못함 (예약해야하는줄 몰랐다...)
- 기존에 다녔던 여행은 건축물 랜드마크 위주의 여행이었다면, 독특한 '자연'이란 걸 다양하게 볼 수 있었던 여행이었던 것 같음
- 왜 영화같은거 여기와서 찍는지 알 것 같은 느낌
- 여행 다니면서 언어로 인해 불편한 점은 없었다. 그냥 짧은 영어로도 충분히 의사소통 가능한 정도.
- 생각보다 한국사람은 없었다. 중국인은 엄청 많았고, 일본인들도 종종 보임.
- 생선요리는 뭘 시켜도 맛있었음. 먹어본 것 중에 제일 특이했던건 밍크고래 스테이크! (소고기같은 느낌)
- 언젠가 다시 시간이 난다면 여름에 다시한번 와보고 싶다. 그때는 북부/동부쪽도 가보고 싶음.
- 혹시나 여행 스포가 될까봐 안보고 있었던 꽃보다 청춘을 이제 봐야겠다.
- 시차적응은 언제할까
- 뭔가 쓰다보니 생각보다 길어진 것 같다 ㅋㅋㅋㅋ
정말 꿈의 여행지였던 만큼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기대한 만큼을 채워준 좋은 여행이 되었던 것 같아 행복하다.
아이슬란드를 다녀오고 싶은 다른 덬들도 언젠가 꼭 다녀올 수 있었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