덬들 안녕!
나는 유럽덬이라 비교적 유럽 내 이동이 쉬워서 여행을 자주 하는 편인데, 올해는 스페인 남부에 다녀왔어 ㅎㅎ
방문한 도시들은 말라가, 세비야, 그라나다였고 말라가에서 in/out 했어.
각 도시마다 특색이 있고 너무 좋은 경험들을 해서, 혹시 스페인 여행 짜고있는 덬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후기 남길게.
참고로 나는 뚜벅이 여행을 했고, 각 도시들은 ALSA 버스를 미리 예매해서 버스로 이동했어.
이동 시간은 다 2~3시간이고 가는 길이 해바라기밭, 올리브나무 밭 등 뷰가 너무 예쁘니 시간적 여유가 있거나 운전을 할 수 없는 덬들은 버스 이동도 강추!
1. 말라가
말라가는 저 세 도시들 중에서 유일하게 바다를 볼 수 있는 항구 도시야.
그리고 사실 스페인 여행 하면 바르셀로나나 마드리드로 많이 오가는데, 유럽 내 여행 기준으로 말라가는 상당히 괜찮은 허브 공항이야!
스페인도 큰 나라여서 북부와 남부가 꽤 멀기 때문에 왕복을 하는데도 꽤 많은 시간을 써야 해.
만약 스페인 남부까지 여행할 계획이라면 in/out 하나는 말라가에서 하는 거도 루트 짜는데 좋을거야.
말라가는 밤에 히브랄파로 성 근처에서 본 야경이 정말 예뻤어. 근데 알카사바 가는 길로 걸어 올라가게 되면 경사가 꽤 높아서 힘들 수 있으니, 버스로 정상까지 이동한 다음에 거꾸로 내려오는 것도 추천해. 이 말라가 알카사바의 경우 스페인에서 가장 보존이 잘 되어있는 알카사바라고 하니까 꼭 둘러봐~
피카소가 태어난 도시답게 시내 중심에 피카소 미술관이 있고, 흔히 볼 수 없는 작품들이 상당수 전시되어 있었어.
한시간 남짓이면 다 볼 수 있는 전시지만 피카소의 회화 작품 뿐만 아니라 공예품이나 스케치 등 다양하니, 미술에 관심이 있는 덬들은 꼭 가보길 바라.
말라가 해변 같은 경우는 고운 모래가 있는 백사장은 아니고, 자갈이 많은 해변이라 맨발로 걷기에는 좀 힘들었어.
가벼운 물놀이용 신발을 챙겨가는걸 강력 추천해.. 그리고 파도가 있는 편이고 바다 색이 투명하게 예쁜 물은 아니어서, 물놀이하기 좋다! 이런 전형적인 해변은 아닌 느낌이었어 ㅎㅎ 물론 내 개인적인 의견으로 베스트 해변이 아니라는 거지, 물놀이하는 사람들이 꽤 보이긴 했어. 한여름 되면 더 많을수도.
차갑게 먹는 여름 와인인 띤또 데 베라노는 지금 시즌에는 어느 식당을 가도 판매하고, 다 너무 맛있어. 샹그리아보다 도수도 낮고 달달하니까 꼭 마셔봐!
이미 한국 분들에게 너무 유명하긴 하지만 케이크 체인점인 la tarta의 치즈 케이크는 정말 추천이야. 완전 부드럽고 찐한 치즈맛인데, 숙소에서 이거랑 아이스 아메리카노 마시는데 진짜 천국 같았어 ㅠㅠ
2. 세비야
세비야는 정말 화려하고 예쁜 도시야. 스페인 최전성기 시절의 영광을 그대로 담고 있다고 해야하나 ㅎㅎ
나는 세비야에서 가장 유명한 부부 가이드 중 한 분의 시티 투어에 참여했는데, 정말 100% 만족스러웠어. 가장 기억에 남는건 아무래도 세비야 대성당과 산타크루즈 유대인 지구야. 세비야 대성당은 당시 식민지에서(ㅠㅠ) 들여온 어마어마한 양의 금과 은으로 장식되어 있는데, 정말 압도적인 기분이 들었어. 유럽 살면서 성당에 어느정도 감흥이 없었는데 스패니쉬 카톨릭은...... 그 시대 종교를 향한 사람들의 광기가 잘 느껴졌달까 ㅋㅋ
산타크루즈 지구는 골목골목을 걷는게 정말 좋았어. 거리의 느낌이 너무 맘에 들어서 저녁에 혼자 따로 한번 더 갔는데, 관광객들이 많이 빠지고 조용한 골목들을 혼자 걸으니 정말 좋더라구. 기념품을 살 경우 산타크루즈 안쪽 골목들에 있는 가게들에서 사는걸 추천해! 요즘 가게들끼리 경쟁이 심하다던데, 그래서인지 바깥쪽 유동인구 많은 관광지보다 살짝 저렴한 느낌이었어.
세비야 미술관의 경우 정말 기대 이상이었어! 예전에 수녀원으로 사용하던 건물을 미술관으로 바꾼 거라던데, 중정? 이라고 해야하나 정원들이 정말 아름다웠고 내가 방문했을 때는 비가 좀 내려서, 의자에 앉아 비 내리는 정원을 바라봤는데 그 평온함과 잔잔한 기쁨이 정말 힐링되더라구.
세비야 하면 또 스페인 광장을 빼놓을수가 없는데, 내가 갔을 무렵에는 광장에서 큰 행사를 하느라 무대가 설치되어 있어서 좀 아쉽긴 했어. 보통 야경을 많이 보러간다고 하는데, 낮에 가도 충분히 아름답고 멋진 공간이야. 그리고 내가 알기로 밤 10시까지는 광장에서 나와야 하는데, 여름의 스페인은 해가 굉장히 길어서 그 때까지도 어둡지 않아서 차라리 사람들이 많이 없는 이른 아침에 가서 여유롭게 보는게 나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먹을거리는 나는 보통 추천으로 올라오는 유명한 타파스 집이나 하몽 집들은 맛이든 서비스든 좀 실망스러웠고, 우연히 찾아간 작은 가게들이 훨씬 만족스러웠어. 관광객이 워낙에 많은 도시라 사람들 많은 그런 유명한 곳보다는, 작고 허름한 식당들일지라도 도전해보면 의외로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을거같아.
3. 그라나다
그라나다는 개인적으로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도시야!
일단 그라나다 방문객이라면 무조건 갈 듯한 알함브라 성이 정말 좋았어. 나는 여기서도 투어 프로그램을 들었는데, 둘러보는데만 4시간 이상이 소요될 정도로 상당히 규모가 있는 곳이었어. 나는 예술과 건축에 관심이 많아서 이슬람과 카톨릭 두 문화가 뒤섞인 역사와 건축들이 정말로 흥미롭더라구. 특히 이슬람 문화의 특징인 기하학 무늬와 대칭, 섬세한 타일들이 너무 아름답더라. 어디서 어떻게 사진을 찍어도 정말 멋지게 나와 ㅎㅎ.
나사리 궁은 그 중에서도 가장 화려한데, 꼭 사전 티켓을 구매해서 둘러보길 바라. 거의 알함브라의 핵심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고 인기도 정말 많아서 방문일이 가까워지면 표를 거의 구하기 어려울거야. 밤에는 성에 조명도 켜 놓아서 진짜 예뻐. 보통은 야경을 보러 산 니콜라스 전망대로 많이 갈텐데, 나는 아예 숙소를 성 근처로 잡아놔서 숙소 테라스에서 야경을 봤어.
그라나다는 타파스 가게들이 다 모여있어서, 바 투어? 바 호핑? 을 하기에도 좋아 ㅎㅎ 내가 방문했던 도시들 중에서 타파스 인심이 제일 후했는데, 맥주 하나를 시켜도 '이걸 그냥 준다고?'하는 타파스들이 계속 나오니까 여러군데 다니면서 맘껏 즐기는걸 추천해. 물가도 정말 저렴해서 맥주 한잔에 보통 2유로 초중반이야. 밤에도 사람들도 많이 다니기도 하고 안전하니 너무 걱정 안해도 될거같아. 사실 나는 음식도 그라나다가 제일 맛있었어 ㅋㅋ
대성당 같은 경우는 시간이 없어서 내부까지 들어가보지는 못했는데, 근처에 로즈마리잎? 같은걸 들고 강매하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근처에서 말을 거는 사람들은 어지간하면 무시하는게 좋을 것 같아. 또 성당 근처에 전통 골목시장들이 조성되어 있어서, 골목을 걸으며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해.
쓰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졌는데, 개인적으로 정말 정말 힐링했던 여행이라 하고픈 말이 많았네 ㅎㅎ
마지막으로 내가 직접 찍은 사진 몇 장 남기고 갈게~~
여행을 계획하고 있거나, 여행 중인 덬들 모두 즐거운 시간 보내길 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