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돌로미티의 위치
돌로미티는 이탈리아 최북부로 1차 세계대전 이전에 원래 오스트리아 땅이었던 곳입니다.
이탈리아 북부 가장 유명한 관광 도시인 "베네치아"와 "밀라노" 사이에 끼어있는 모양인데
위치가 은근히 접근하기 힘들고 멉니다.
베네치아에서 버스로 1시간 반, 밀라노에서 기차로 5~6시간 정도 걸릴 정도입니다.
2. 돌로미티의 거점과 지형도
돌로미티는 크게 서부와 동부로 나뉩니다. 그림에서 파란 상자로 표시한 좌우입니다.
지도로 보기에 딱 붙어있어서 가운데 거점을 잡고 좌우로 관광을 하면 될거 같지만... 안됩니다.
지형이 워낙 험하고 마땅한 거점 도시도 없는데다 덩달에 적절한 교통편조차 없습니다.
여기에 정확하게 이해한건 아니지만 동서의 행정구역 문제인지 대중버스 체계도 좀 다릅니다.
이래도 감이 잘 안잡히실텐데 그림에 주황색으로 표시한 선은 실제 제가 동부에서 서부로 넘어갈때
이용한 대중교통 라인으로 직선으로 못가고 뺑 돌아서 4~5시간(!!!)에 걸쳐서 넘어간 코스입니다.
(직선으로 이동 가능한 버스가 없는건 아니나 운영횟수도 매우 부족하고 갈아타기도 해야하는 등 복잡하고 힘듭니다.)
그렇기 때문에 2박 정도의 짧은 일정이라면 동부와 서부 한곳을 선택해서 관광하기를 추천합니다.
빨간 원이 가장 유명한 거점 도시로 왼쪽부터 볼차노, 오르티세이, 코르티나 담페초 입니다.
볼차노는 거점도시라고 말했지만 실제로 돌로미티 여행을 위해 거쳐가는 입구 도시로 관광지까지
편도 1~2시간 걸리기 때문에 숙박을 추천하지 않습니다.
오르티세이는 돌로미티 서부의 중심 도시입니다.
서부의 가장 인기 있는 세체다와 알페디시우시로 올라가는 케이블카가 있는 곳이라 반드시 와야하고
가장 많이 방문하게 되는 곳입니다.
그만큼 대중교통들도 오르티세이 중심으로 돌아다니게 되기 때문에 숙박비가 부담되더라도 오르티세이 숙박을 권장합니다.
하지만 숙박비가 스위스 못지 않게 비싼 곳이라 주변 마을에 숙박하더라도 버스가 잘 다녀서 관광 다니기에 괜찮습니다.
그리고 서부 숙박을 하는 경우 숙소에서 서부 버스이용을 무료로 가능한 게스트카드를 줍니다.
단, 모든 숙소에서 게스트카드를 주는 것은 아닐수도 있으니 숙박전 확인이 필요합니다.
만일 게스트카드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정액권을 구입하실수 있다 들었습니다.
(참고로 저는 서부 관광중 돈내고 버스 타는 분을 한번도 못봤습니다. 카드도 안찍어요. 그냥 게스트카드 쓰윽 보여주고 타시더라고요.)
코르티나담페초는 동부의 중심 도시입니다.
동부 관광 할때 반드시 코르티나담페초 숙박을 해야합니다. 왜냐.
동부 관광지로 이동할때 버스를 이용해야하는데 버스 이용하기가 대단히 불편합니다.
일단 버스 시간표 알아보기도 힘들며, 버스 터미널을 제외한 버스 정류장에 시간표가 따로 붙어있는 곳도 드물고
심지어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리다 아무 버스나 탈려고 했더니 버스가 쌩 지나가기도 합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버스 회사마다 멈추는 정류장이 따로 있다고...
그런데 그런 구별이 버스 정류장에 안붙어 있습니다. 익숙해지면 될 문제지만 익숙해질만 하면 떠나야할 시간이 되는게 관광지죠.
하지만 모든 버스가 멈추는 공통 정류장이 있으니 코르티나 담페초의 버스터미널입니다.
티켓부스도 있으니 직원에게 버스 관련해서 물어볼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코르티나 담페초의 숙박비는 정말정말정말 비싸지만 대중교통을 이용한 관광을 위해서는 반드시 숙박해야하는 도시입니다.
참고로 대중교통 정액권은 없거나 무용지물이니 그냥 버스 탈때마다 2.4유로를 내고 타시는게 낫습니다.
3. 돌로미티의 대표 관광지
동부에는 두곳 유명합니다.
트레치메
돌로미티에서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입니다.
코르티나담페초에서 버스로 약 1시간 정도 거리에 있으며 가장 유명한 곳인만큼 날씨가 좋은 성수기에는
엄청난 교통체증이 생기는 곳이기도 합니다.
트레킹 코스는 트레치메를 중심으로 한바퀴 도는 코스로 4~5시간 정도 걸립니다.
버스로 왕복해야하는 시간도 있으니 넉넉하게 하루를 투자하고 다녀오시는게 좋습니다.
트레킹 난이도는 낮지만 4~5시간을 걸어야하기 때문에 힘이 꽤 듭니다.
(참고로 트레치메 트레킹은 케이블카를 전혀 이용하지 않습니다.)
친퀘토리
코르티나담페초에서 버스로 1시간 거리입니다.
버스에서 내리면 올라가는 케이블카가 있으니 타고 올라가면 됩니다.
근방의 라가주오이랑 같이 많이 찾는 랜드마크죠.
저는 못갔습니다. ㅜㅜ
갈려고 하던 날 자전거 대회 때문에 버스 운행을 안했거든요.
하필 서부로 넘어가야하는 날이라 다시 찾지도 못하고... 사진은 퍼왔습니다.
서부
알페디시우시
오르티세이 마을 안에 있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되는 곳입니다.
케이블카 타고 올라왔다 믿기 힘든 넓은 초원이 펼쳐진 곳이죠.
엄청나게 넓고 길도 많고 이곳을 통해 넘어갈수 있는 트레킹 코스들도 많습니다.
그냥 시간 투자하는 만큼 즐길 거리가 많은 곳입니다.
자전거 대여해주는 곳도 있어서 자전거 타고 돌아다니기도 매우매우 좋습니다.
트레킹 난이도는 매우매우 낮습니다. 언덕도 없다시피하고 길도 매우 잘 포장되어있습니다.
세체다
오르티세이 마을 안에 있는 케이블카 타고 올라가면 됩니다.
올라가자마자 보이는 풍경이 정말 말도 안나오는 곳이죠.
트레킹 난이도 살짝 힘듭니다. 높이 차이가 꽤 있는 내리막 길을 계속 가야하고
조금 옆으로 세서 산길을 타면 의외로 길이 험하고 경사가 심합니다.
이 4곳 말고도 볼 곳도 많고 갈곳도 많고 걸을 곳도 많은데 말하다보면 끝이 없을거 같이 액기스만 소개합니다.
4. 교통 이용 방법
일단 돌로미티 슈퍼썸머 카드를 사야합니다.
https://www.dolomitisuperski.com/en/SuperSummer/Purchase-ticket
160유로면 7일 중에서 5일을 사용할수 있습니다.
이게 중요한게 위에 언급한 트레치메는 케이블카를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일정중 중간은 슈퍼썸머를 이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5일권을 사면 6일 일정을 꽉 채워 사용 가능하죠.
슈퍼썸머를 사시면 동부서부 가리지 않고 모든 케이블카와 푸니쿨라를 이용 가능합니다.
단, 버스 같은 대중교통 이용권이 아닙니다.
만약 동부는 됐고 서부만 여행하시겠다면 가르데나 카드라는게 또 있습니다.
https://www.gardenacard.com/en/
기간도 길고 가격도 저렴하지만 서부만 된다는게 단점입니다.
그리고 서부 전부를 100% 커버하는게 아니라서 좀 멀리 가다보면 가르데나 카드가 안되는 곳을 만날수도 있습니다.
동부는 코르티나담페초의 버스터미널 중심으로 생각하시면 되고 자세한건 매표소 직원에서 문의해보시는게 좋습니다.
워낙 복잡하고 시간표도 알아보기 힘든데다 지역 이름까지 생소하니 난이도가 높습니다.
버스회사가 여러곳이 동시에 운영하는 구조인거 같아 정액권은 딱히 없고 타실때마다 매번 요금 지불하시는게 속 편합니다.
가장 치명적인건 구글맵의 대중교통 안내가 별 쓸모가 없고 버스 어플도 마땅한게 없다는 겁니다.
알려주는게 없는건 아닌데 이건 뭐 있는 버스가 안나오거나
알려주는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렸더니 버스가 자기 정류장 아니라고 쌩 지나가거나...
힘드시겠지만 가능하면 렌트카를 추천합니다.
서부는 동부와 정반대입니다.
일단 어지간해서 숙소에서 버스이용이 무료인 게스트카드를 제공합니다.
구글맵도 버스 시간과 장소를 정확하게 안내해주며 정류장마다 시간표가 잘 붙어있습니다.
스위스만큼은 아니지만 정말 쾌적하게 버스 타고 다녔습니다.
다만 버스 시간 간격이 큰 편이니 시간표를 확인하시고 다니시는게 좋습니다.
5. 전체적으로 어떻게 여행 준비를 할 것인가.
-시간 내기 힘들면 베네치아에서 당일치기 버스투어를 한다.
찾아보시면 돌로미티 당일치기 버스투어가 많습니다. 주로 트레치메와 친퀘토리, 유명한 몇몇 호수 정도 돌아보고 베네치아로 돌아오는데요.
당일치기로 서부를 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겁니다. 거리상의 문제도 있고 동부에서 서부로 가는 길이 워낙 높고 험하고 멀어서 힘들어요.
서부의 멋진 초원을 못보는게 아쉽지만 시간이 부족하면 어쩔수 없죠.
-동선은 밀라노->오르티세이->코르티나담페초->베네치아 혹은 역순
기본적으로 동부와 서부를 오고가는게 매우 멀고 오래 걸리다보니 왕복은 권장하지 않습니다.
차라리 밀라노에서 들어갔다 밀라노로 나오고 싶으면 베네치아를 거쳐서 나오는게 맞습니다.
-일정은 5일 권장.
세체다 1일, 알페디시우시 1일, 트레치메 1일, 친퀘토리 1일, 동서부 편도+자잘한 곳 관광 1일
빡세게 돌아다니겠다 싶으면 3일 권장
세체다+알페디시우시 1일, 트레치메 1일, 친퀘토리+동서부 편도 1일
-숙박은 중심도시로
서부의 오르티세이 강추. 너무 비싸면 근방 마을 괜찮음.
동부는 코르티나담페초. 비싸지만 선택지가 없음.
볼차노 숙박? 일정 조절을 위한 중간 휴식지로 좋으나 볼차노에서 숙박하며 관광하기는 쉽지 않음.
-물가는? 관광지답게 비싼 편이나 그렇다고 딱히 바가지라고 느낄 정도로 비싸지는 않습니다.
관광지라 생각하면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물가... 산장에서 가볍게 커피나 음식을 먹어도 부담이 크게 없습니다.
트레치메 산장의 메뉴판. 에스프레소 1.5유로라는 가격이 보입니다. 카푸치노도 고작 2.5유로.
38유로의 립아이 스테이크...
잘 고르면 관광지라 믿기 힘든 가격과 퀄리티입니다.
6. 총평
스위스 9박 여행후 돌로미티 5박(동부 2박, 서부 2박, 볼차노 1박)을 했습니다.
스위스의 너무나도 멋진 알프스를 보고 와서 심심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멍청한 걱정이었습니다.
돌로미티 여행을 하고 스위스 알프스 여행을 할 필요가 없는 건 아니지만
반대로 스위스 여행을 했다고 돌로미티 알프스 여행을 할 필요가 없는 것도 전혀 아닙니다.
둘은 같은 알프스라는 이름을 공유하지만 다른 알프스입니다.
특히 트레킹의 재미는 스위스보다 돌로미티가 더 좋았다고 말할수 있습니다.
동부의 교통시스템이 좀 짜증났지만 그거 외에 딱히 지적할만큼 인프라가 부족함도 없고
물가와 사람들 친절함이 너무 좋았고 잘 연결된 교통 연계나 곳곳에 설치된 케이블카와
스위스에서 의외로 타기 힘들었던 오픈형 리프트 타는 재미도 좋았습니다.
단점으로는 몇번을 지적하는 동부의 교통 시스템과 동서부를 오고가는 복잡함과 시간.
스위스 여행은 너무 좋았지만 너무 비싼 물가에 기가 질려서 한번 더 여행 할 엄두가 나지 않지만
돌로미티는 강력하게 재방문의사가 있어 몇년 뒤 다른 곳을 더 여행하고 나서 한번 더 갈 생각중입니다.
추천 돌로미티 여행 동영상
https://www.youtube.com/@ch-travelex/videos
돌로미티 여행을 다녀와서 유튜브로 돌로미티 영상 찾아보는게 낙이었는데 우연히 발견한 유튜버입니다.
영상미가 돌로미티 촬영한 유튜버중에서 최고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