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 풀리자마자 혼영으로 후쿠오카 다녀왔고 돌아오는 날에 조금 일찍 공항에 도착해서 체크인 카운터 근처에 앉아있었어
내 옆에는 어떤 머리 긴 아줌마가 앉아있었는데
다른 아줌마가 와서 일본어로 짐 좀 맡겨달라고 하더라고
그런데 이 긴머리 아줌마가 일본어를 못하시는거야
아이돈 스피크 재패니즈 이러시길래
내가 옆에서 '제가 맡아둘게요' 라고 일본어로 했어
그랬더니 막 좋아하시면서 맡아달라고 하더라고
그런데 긴머리 아줌마가 눈치가 빨랐는지 한국인이냐고 묻더라고
알고보니까 우리 모두 한국인이었던거야
근데 웃긴건
나는 한국 국적 여권이고
짐 맡아달라던 분은 일본 국적 여권이고
긴 머리 아줌마는 미국 국적 여권이었어
사연은 굉장히 개인적인 이야기라서 패쓰할게
긴 머리 아줌마는 미국 국적이라 한국에 오래 머물 수가 없어서
한국에 오래 머물려면 다른 국가를 방문하고 와야한다 해서
가장 가까운 곳이 후쿠오카다 해서
짐 가방 하나 안들고 후쿠오카 공항에 온거야
그리고 후쿠오카 공항에 나가지도 않고 계속 공항 의자에 앉아있었다네
일본 국적 아줌마가 제일 나이가 많았는데
일본분하고 결혼해서 국적 취득한거래
그리고 나는 우연히도
일본어도 할 줄 알고
미국에서도 살아본 경험이 있어서
말이 잘 통하는거야
일본 국적 아줌마랑 미국 국적 아줌마랑 잘 안통할 때가 있어서
내가 대신 해석해주고 ㅋㅋㅋㅋㅋ
(예: 시모노세키에서 뭐뭐를 했는데~ -> 땅끝에서 뭐 하셨대요) 등등
그러다가 체크인 하고나서는 서로 갈라지게 되었어
미국국적 아줌마는 나랑 같은 international 줄로,
일본 국적 아줌마는 domestic 줄에 서게 되었지
그리고 그렇게 헤어진 줄 알았는데
인연이 어찌나 질긴지 ㅋㅋㅋㅋ
공항 안에서 또 만난거야
그럴 수밖에 없는게
다들 같은 비행기 타는 사람들이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셋이서 이것저것 이야기 나누고는
마지막에
"우리 연락처는 공유하지 맙시다. 서로의 앞날을 위해 마음속으로 응원합시다"
하고는 그렇게 헤어졌어
재밌는 만남이라 함 적어본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