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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퀘어 ‘환승연애’는 어떻게 선을 넘고 성공한 콘텐츠가 됐나 - 이진주PD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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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1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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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시청 타깃을 '32세 이하'로 설정한 이유가 있나요? 타깃 연령층이 낮아지면서 제작 과정에서 달라진 부분은 무엇인지도 궁금해요.

세 가지 이유가 있어요. 하나는 제작자로서 저의 바람이었어요. <삼시세끼>, <윤식당>보다 낮은 연령층이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고 싶었죠. 또, 이번 콘텐츠를 통해 1020세대 고객을 확보하고 싶다는 티빙의 의지도 있었고요. 마지막은 현실적 이유인데요. 인스타그램을 보고 출연자를 섭외하다 보니, 인스타그램을 일상적으로 즐기는 연령층을 자연스럽게 타깃으로 잡게 되더라고요.

섭외를 위해 수만 명의 인스타그램을 보면서 1020 세대들이 쓰는 단어, 이들의 문화를 자연스레 알게 됐어요. MBTI 이야기를 좋아하는 게 대표적인 문화인데요. 시즌2 첫 만남 때도 출연자 모두가 빼놓지 않고 자신의 MBTI를 이야기해요. 이 세대가 아닌 저는 'MBTI 이야기를 이렇게 오래 내보내도 될까?' 고민이 됐는데, 저희 타깃은 이 이야기를 흥미로워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팀에서 가장 어린 작가는 시청자들이 MBTI에 기반해서 출연자를 볼 수도 있다는 의견을 주기도 했고요.



Q. 기획 과정에서 상상한 대로 프로그램이 제작됐나요?

처음 프로그램을 상상하면서 기획안을 쓸 때는 굉장히 '매운 맛'일 줄 알았어요. "이 커플의 이별이유는 사실 바람입니다" 이런 자극적인 자막도 나올 줄 알았고, "언니, 제 X(전 연인) 진짜 별로예요" 이런 대사도 등장할 줄 알았죠. (웃음)

그런데 출연진 섭외 과정에서 이 프로그램은 그렇게 자극적인 프로그램으로만 될 수 없고, 그렇게 돼서도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출연진 미팅을 하면서 전 연인을 미워하는 사람들은 애초에 출연할 수 없는 포맷이라는 걸 깨닫게 됐어요. 참여를 신청한 대부분의 분들은 이렇게 생각해요. 전 연인이 잘되기를 바라고, 그 사람과 함께했던 시간이 내 인생에서 좋았던 기억이라고요.

Q. 회차별 러닝타임이 다 다르다는 것도 신선했어요. 짧게는 61분, 길게는 188분*인 회차도 있었죠.

분량을 나눌 때 하나만 생각해요. '이번 주에 어느 부분까지 봐야 시청자가 만족할까.'

편성 시간이 정해져 있는 TV 콘텐츠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거죠. 예를 들어, 커플들이 데이트를 하는 회차라면 데이트 후 집에 와서까지의 상황이 모두 연결돼 있거든요. 그런데 러닝타임 때문에 데이트 장면만 보여주고 이후의 상황은 다음 주에 보여주게 되면, 시청자 입장에서 몰입이 깨져요.

또 분량이 길어지는 데는 앞서 말했듯 출연자를 보호하려는 의도도 있어요. 한 출연자가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는 행동을 했다고 가정해볼까요. 그런데 가까운 미래에 그 출연자를 조금이라도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있다면 그 분량까지 같은 주에 보여주려고 해요. 분량이 길어지는 걸 감수하더라도요.

*2022년 9월 27일 현재까지 방영된 회차 기준

Q. 일반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라 더 신경 쓴 부분이 있을까요.

<환승연애> 제작진은 꼭 해야 하는 과제가 있어요. 출연자별로 담당 작가와 PD가 있는데요. 담당 출연자와 무조건 세 번은 만나서 식사를 하고 친해지는 거예요. 첫 촬영 전에 유대감을 쌓고, 촬영에 들어가서도 담당 출연자와 수시로 이야기를 나눠요. 출연자가 지치면 같이 산책을 다녀오거나, 잠깐이라도 숙소 밖에서 쉴 수 있도록 해요.

전반적으로 출연자들의 마음을 살피는 데 가장 신경을 많이 써요. 촬영 장소가 집이긴 하지만, 카메라가 있는 환경에서 생활하는 건 낯설고 무서운 일일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촬영 현장에 친한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너무 피곤하거나 마음이 힘들다는 이야기를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요. 프로그램이 끝나도 계속 연락하면서 친한 친구로 남는 경우도 있고요.

Q. 출연자를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세 가지 기준인데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친구가 되고 싶은 출연자예요. 사석에서 만나도 친해지고 싶은 사람인지 생각하면서 인터뷰 하죠. 학교폭력과 같은 사항도 함께 확인해요. "직접 가담한 적은 없고,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어요"와 같은 답변을 하신 분도 과감히 섭외리스트에서 제외해요. 자신은 지켜보기만 했다고 기억할 수도 있지만, 상대방은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두 번째 기준은 지난 연애에 대한 진정성이에요. 이전 연애와 연애 상대에게 얼마나 진심이었는지를 파악하려고 노력하죠. 출연자 간의 밸런스도 고려해요. 오랫 동안 연애한 커플만 섭외하지 않는 이유예요. 유대감이 아주 강력한 커플도 있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은 커플도 있어야 새로운 연애가 가능해지잖아요.

Q. 시즌1 의 성공 이후 시즌2 때는 출연진 섭외가 좀 더 수월했나요?

시즌1 때는 작가 9명이 약 2만 명에게 인스타그램 DM을 보냈어요. 프로그램 취지와 방향성을 밝힌 후, 5~6회의 미팅을 통해 최종 출연진을 선정했죠. 시즌2 때는 미팅한 분들 중 <환승연애>를 보신 분들이 많았어요. 덕분에 프로그램 콘셉트만 듣고 손사래를 치는 분들은 줄어들었지만, 출연진 섭외 과정은 마찬가지로 험난했죠. 시즌1와 시즌2 모두 출연진 섭외에만 6개월이 넘게 걸렸어요.

Q. 마음에 드는 상대의 전 연인과 벽을 사이에 두고 채팅하는 '채팅룸', 대화하는 '토킹룸'은 어떻게 기획하게 됐나요?

처음에는 자꾸 사이버틱한 장면만 생각나는 거예요. (웃음) 자동문이 열리고, 출연자가 기계에 손을 올리면 화면에 호감 있는 상대의 정보가 공개되는 장면이요. 그런데 집이라는 촬영 공간의 분위기와 너무 어울리지 않더라고요. 회의 과정에서 '전 연인이 이야기를 들려주면 어떨까' 하는 의견이 나왔어요. 그리고 후배 PD가 익명으로 채팅을 하자는 아이디어를 냈죠. 그 아이디어가 발전되어 채팅룸이 됐어요.


토킹룸은 시즌2로 오면서 새롭게 선보인 공간이에요. 채팅룸과 마찬가지로 관심 있는 상대의 전 연인과 벽을 사이에 두고 이야기를 나누죠. 다만, 채팅이 아닌 변조된 목소리로 대화한다는 점이 달라요. 출연자 정면의 벽 안에 카메라를 설치해,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고 대화에 몰입할 수 있도록 했어요. 물론, 촬영 사실은 출연자들에게 미리 안내하고요. <삼시세끼> 때부터 함께해 온 베테랑 카메라 감독의 아이디어였어요.

Q. 시즌1 이후 1년 만에 시즌2도 공개됐어요. 시즌2 기획에서 고민한 점은 무엇인가요?

어떤 요소에 변화를 주고, 어떤 요소를 유지해야 할지가 가장 고민이었어요. 생산자 입장에서는 지루하다고 생각될지 몰라도, 시청자 입장에서는 재밌는 요소일 수 있으니까요.

문자메시지, 채팅룸 같은 요소는 살리고 다른 설정에 변화를 줬어요. 시즌1에서는 모든 커플이 동시에 입소했는데, 시즌2에는 순차적으로 입소한 커플들이 있어요. X(전 연인) 추리를 어렵게 하기 위해 일부 회차의 경우 문자 메시지를 비공개했고요. 시즌1 장기연애 커플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이 많아, 시즌2에서는 장기연애 커플을 두 커플로 늘렸어요.

시즌2에서는 오리지널 음악이 대폭 늘어난 것도 차별점이에요. 음악은 향기처럼 잘 인식하지는 못하지만, 프로그램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하거든요. 시청자 중 "음악 너무 좋은데, 못 찾겠어요"라는 분들이 계세요. 영화 및 드라마 음악 작업을 하시는 노형우 음악감독이 <환승연애>를 위해 만들어준 곡이에요. 덕분에 프로그램의 색깔이 더 확실해졌죠.


못봤던 기사인데 나름 재밌게 읽어서 같이보자고 가져옴

(시즌2 얘기 위주로 퍼왔고 전문은 밑에 출처에서 보면 됨)


https://folin.co/article/2464



보호 얘기 좋아하는 사람들 많아서 장기연애 커플 두 커플로 늘린 거 맞군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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