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일본, 화투패와 트럼프 카드를 주력 상품으로 하는 한 완구 회사에
공업 디자인을 전공한 한 청년이 면접을 보러 왔다.

그래, 미야모토 군… 이 면접을 왜 하고 있는지 알고 있나?

아빠가 여기 사장님이랑 친하다고, 졸업하고 놀지 말고 면접이라도 보라고 하셨습니다

알면 됐다. 뭐, 포트폴리오도 생각보다 괜찮고, 친구 부탁도 있고,
입사시켜줄 테니 한번 열심히 해보도록.

이제 막 태동하기 시작한 비디오게임 시장에 뛰어들어
<레이드 스코프>라는 아케이드 게임을 출시, 나름 재미를 보고 있던 회사에
낙하산으로 입사한 미야모토 군.
낙하산이었지만 전공도 이쪽이고, 능력도 꽤 좋아서
큰 문제없이 회사생활을 하며 평온한 일상을 보내고 있었는데…

다소 갑작스럽지만 그 회사가 망하게 생겼습니다

미국에 레이더 스코프 팔러 간 지사장이잖아? 왜, 잘 안 팔려?

잘 안 팔리는 정도가 아니라, 물량의 3분의 2가 재고로 썩고 있습니다
창고 임대료랑 사무실 월세도 몇 달치가 밀려서
진지하게 야반도주를 고려중인데요
새 게임 소프트랑 밀항선 표 중 하나는 보내주셔야겠습니다

이미 만들어 놓은 하드웨어에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이식해야 한다는 소리군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개발진을 투입할 순 없는데…
그래, 미야모토 군! 자네 전공이 공업 디자인이었지?
낙하산인데다가 입사한 지 3년밖에 안 되긴 하지만
대충 회사의 운명을 짊어져 줄 수 있겠나?

까짓거 한번 해보죠
미야모토에게 주어진 작업은
<뽀빠이>라는 게임의 소프트웨어를
<레이더 스코프> 전용 하드웨어에 욱여넣어
저주받은 키메라를 만드는 일이었다.

이게 뽀빠이고

이게 레이더 스코프 게임기인데,
자세히 보면 문제가 하나 있다.

어 이게 뭐시여

뭔가 이상한데?

염병! 뽀빠이보다 버튼이 하나 더 있잖아!
뽀빠이는 횡스크롤 게임이라 이동 버튼밖에 없는데,
레이더스코프는 슈팅게임이라 ‘발사’ 버튼이 있어!
단순히 뽀빠이를 이식하는 것만으로는 이 남는 버튼을 설명할 수 없다…
어카지… 아예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내야 하나?

일어서라… 일어서!

앗 아버…. 아니 선배님!

내가 누누히 말하지 않았더냐, 제약이 창의성을 낳는다고…
새로운 걸 만들 생각 말고, 있는 기술을 어떻게든 써먹을 방법을 찾으라고…

그래, 답은 언제나 내 안에 있었어
울부짖어라, 『낡은 기술의 수평적 사고』
미야모토는 레이더 스코프의 ‘발사’ 버튼을 ‘점프’ 버튼으로 변경하고,
<킹 콩>에서 영감을 얻어 고릴라에게 잡혀간 레이디를 구하기 위해
철골 빌딩을 올라가는 ‘점프맨’을 구상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점프로 장애물이나 맵의 틈새를 뛰어넘는 ‘플랫폼 게임’의 시초인

<동키 콩>이다.
<동키 콩>은 엄청난 인기를 얻으며 창고에서 썩고 있던 재고를 순식간에 매진시켰고,
1년만에 6만 대를 더 팔아치우며 1억 80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진지하게 야반도주를 고려하던 회사가 이렇게 흥하다니…
회사 이름이 제대로 닉값을 했구나

우리 회사 이름에 특별한 의미가 있었나요?

그럼. 우리는 바로 운명은 하늘(天)에 맡기고(任) 모험을 떠나는 회사(堂)


닌텐도任天堂!
(대충 뽕 차는 브금)
<동키 콩>의 성공을 계기로 닌텐도는 완구에서 게임으로 완전히 방향을 틀었고,

미야모토 시게루는 <슈퍼 마리오>, <젤다의 전설> 등 게임의 역사에 길이 남을 전설적인 시리즈를 쏟아내며 오늘날 우리가 아는 혁신의 아이콘 닌텐도를 만들어냈다.
(여담)


근데 <동키 콩>의 이 점프맨, 그래도 주인공인데 점프맨은 좀 성의 없지.
제대로 된 이름을 붙여야겠는데, 뭐 좋은 이름 없을까요?

엌ㅋㅋㅋㅋㅋ 개꿀잼 아이디어가 생각났닼ㅋㅋㅋㅋ
우리한테 맨날 월세 내라고 난리난리치던 창고 주인ㅋㅋㅋㅋ
화나면 얼굴 시뻘개져가지고 꼭 이 점프맨마냥 방방 뛰고 그랬잖아ㅋㅋㅋㅋ
그양반 이름 붙여버리잨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생각만 해도 고소하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사람 이름이 뭐였죠?

마리오

이얏후~
-끝-
출처
미야모토 시게루의 게임론(AK 커뮤니케이션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