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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젠슨 황도 못 막은 ‘검은 금요일’…코스피 폭락에도 낙관론 유지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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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06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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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5일 브로드컴발 실적 쇼크와 외국인 대규모 매도세가 겹치며 5% 넘게 폭락하는 ‘검은 금요일’을 맞았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반도체 투톱이 급락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방한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깜짝 선물” 예고에도 불구하고 이미 관련 기대감이 상당 부분 주가에 반영됐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하락세를 막아내지는 못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자연스러운 이격 조정 과정으로 분석하며 인공지능(AI) 주도주 중심의 중장기 전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진단한다.


◆20거래일 70조 던진 외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전장보다 478.82포인트(5.54%) 내린 8160.59에 장을 마쳤다. 낙폭 기준으로 역대 세번째로 큰 규모다. 지수는 전장보다 316.21포인트(3.66%) 하락한 8323.20으로 출발해 장중 8038.10까지 밀리며 8000선 위협을 받기도 했다. 장 초반에는 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으나, 이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며 낙폭을 일부 줄였다.
 
장 마감 시점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은 6685조5591억원으로, 이달 1일 사상 처음 7000조원을 돌파한 지 3거래일 만에 다시 7000조원을 내줬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9.4원 오른 1539.1원에 거래를 마쳤고 장중 한때 1549.1원까지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기도 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약 3조5390억원, 9430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지난달 7일부터 이날까지 20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를 보였고, 이 기간 순매도액은 70조1580억원에 달한다. 이는 2020년 3월5일∼4월16일(30거래일 연속 순매도) 이후 6년여 만의 최장 기록이다. 개인은 4조2238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하단을 방어했다.


◆브로드컴 쇼크에 젠슨 황은 ‘선반영’
 
이날 증시는 간밤 미국 브로드컴의 실적 실망감에 따른 반도체 업종 하방 압력을 크게 받았다. 브로드컴은 향후 AI 반도체 매출 전망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면서 12% 넘게 급락했다. 이에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6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젠슨 황 CEO 방한 일정과 맞물려 국내 기업과의 협력 기대감이 고조됐으나, 오히려 차익 실현의 빌미가 됐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브로드컴의 부진한 가이던스로 AI 반도체 전망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되며 차익 실현 압력이 커졌다”며 “젠슨 황 CEO 방한을 앞두고 기대감이 선반영됐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피지컬 AI 관련주에서도 매물이 출회됐다”고 설명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삼성전자는 6.40% 하락한 32만90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도 9.92% 떨어진 207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엔비디아와 협력 기대감이 높았던 LG전자(-7.62%), NAVER(-4.49%), 두산(-3.33%) 등도 줄줄이 내렸다. 반면 은행주는 방어주 성격이 부각되며 KB금융(4.51%), 신한지주(7.39%) 등이 상승세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47.29포인트(4.50%) 내린 1002.44에 마감했다. 장중 992.80까지 내려 3개월 만에 1000선이 붕괴되기도 했으나, 장 마감 직전 반등하며 1000선을 가까스로 사수했다. 에코프로비엠은 8.76% 급락하며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알테오젠에 내줬다.


◆“이격 조정없는 상승 없다”
 
전문가들은 다만 이번 급락이 펀더멘털 훼손이라기보다는 단기 과열에 따른 기술적 조정 성격이 짙다고 보고 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아무리 강한 강세장이라도 이격 조정 없이 계속 상승하는 경우는 없다”며 “현재 코스피는 25일선, 코스닥은 100일선 이격도를 기준으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최근 종목별 수익률 차이 역시 이격도로 설명이 가능하다며 “이격이 많이 벌어진 종목일수록 크게 조정을 받고 있으며 단기 투자 매력도는 이격이 덜 벌어진 AI반도체소부장, AI전력설비, 로봇 순으로 높다”고 분석했다. 공포에 질린 ‘패닉 셀링’을 경계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브로드컴 실적 부진은 개별 기업 이슈에 가깝고 마이크론 CEO의 지분 매각 규모 역시 유의미한 수준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12일로 예정된 스페이스X 상장 등 자금 이탈 우려가 주식과 외환시장을 동시에 자극하고 있다”면서도 “방한 중인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의 ‘삼쏘회동’에서 호재성 발표가 나올지 지켜봐야 한다”고 짚었다.


◆지정학적 리스크는 ‘여전’
 
향후 증시 주도주 역시 굳건하게 메모리 반도체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두언 하나증권 연구원은 젠슨 황 CEO의 방한과 관련해 “사진이 아니라 주문서를 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AI 시대의 주도주는 결국 병목이 발생하는 곳에서 나온다”며 “AI 투자가 커질수록 가장 먼저 부족해지고 비싸지는 핵심 자산은 결국 HBM과 고용량 D램 같은 메모리 반도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벤트성 순환매가 전력이나 로봇 등으로 확산될 수는 있지만 시장의 본류는 여전히 메모리”라고 덧붙였다.
 
다만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원유 시장 변동성은 단기 주의가 필요한 변수로 꼽혔다. 김 연구원은 “유가 하락은 반가운 소식이지만 재고가 비어 있는 원유 시장은 믿지 말아야 한다”며 중동 분쟁 상황과 유가 추이를 면밀히 주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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