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원찬 감독은 10대 후반부터 20대 중반까지 방학 때마다 제주 게스트하우스로 향했다. 여러 곳이 아니라 한곳만 줄곧. 처음엔 손님으로, 이후엔 스태프로. 레진코믹스의 IP 중 게스트하우스에서 싹튼 사랑을 그린 <비 마이 게스트>를 차기작으로 낙점한 건 “그 시절 즐거웠던 기억들이 자연스레 떠올라 끌렸”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작품을 말랑말랑한 연애담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송 감독의 전작이 옴니버스 호러영화 <기기묘묘2> 속 <이방인> 아닌가. 사랑은 공포와 함께 진동하기 시작한다. 일본서 아이돌로 활동했던 모모(고해원)는 집요한 스토킹에 커리어를 포기하고 한국으로 향하고, 도착 당일 숙소가 화염에 휩싸이는 모습을 바라본다. 갈 곳을 잃은 여행자 앞에 연준(이태빈)이 나타나지만, 그가 구원자일지 방화범일지 확신할 수 없다. “공포는 ‘미지’에서 온다. 비슷하게 사랑이 시작될 때 ‘미지’에서 오는 ‘설렘’이 있다”고 말하는 송원찬 감독은 “상대를 아직 다 알지 못하기 때문에 끌리고 흔들리는 감정”을 포착하려 했다고 한다.
게스트하우스 스태프 태성(박민석), 미나(정예슬)와 주인공 남녀에게 일방적으로 관심을 표하는 경우(김은호), 예린(송채윤) 등 여러 인물이 등장하며 “로맨스와 호러가 한 공간 안에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방식으로 긴장감은 지속된다. 송원찬 감독은 “게스트하우스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낭만적인 공간인 동시에 어떤 사람이 입소할지 알 수 없는 낯설고도 불안한 공간”이란 점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로맨스와 공포라는 조합 외에도 음악은 이 작품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모모가 연준을 위해 노래를 부르는 신에서 작품의 제목과 동일한 “Be my guest”라는 가사가 들려오는데, 송원찬 감독이 AI 기술을 활용해 직접 작곡하고, 노랫말을 붙인 결과물이다. 연출뿐 아니라 음악까지 담당했지만 “아이돌 연습생 경험이 있는 고해원 배우는 음색이 좋았고, 옆에서 기타를 반주하는 이태빈 배우 역시 아이돌 데뷔 경험이 있어 끼가 많다”며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1화당 1분30초 내외로 총 53화로 이뤄진 <비 마이 게스트>는 6회차 만에 완성됐다. 밭은 일정 속에서도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송 감독은 AI 기술을 활용하는 기지도 발휘했다. “불에 탄 숙소, 인물의 어린 시절, 수중 장면,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불 VFX까지 모두 AI로 구현했다.” 새로운 기술을 동원해 숏드라마란 신선한 포맷의 콘텐츠를 완성한 97년생 젊은 연출자. 그는 대화 끝에 담백하면서도 보편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며 “관객 마음속에 캐릭터가 남고, 배우가 남고, 연출자인 내가 남아도 좋겠지만 실제 관객 곁에 있는 인연들이 떠올랐으면 좋겠다. 인연들을 놓치기 쉬운 세상이다. <비 마이 게스트>를 보며 각자의 인생에 초대된 수많은 손님들을 떠올릴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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