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스퀘어 원작 후광 지워도 스스로 빛날, ‘만약에 우리’[한현정의 직구리뷰]
495 9
2025.12.18 18:56
495 9

 

눈물이 흘렀고, 쉽게 멈추지 않았다.

영화 속 감정에 빠져든 건지, 과거 기억 속 어떤 아픔을 건드린 건지, 아니면 그도 아닌 무엇이었는지는 끝내 분간할 수 없었다. 다만 분명한 건, 이 영화가 관객에게 울라고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어느 순간, 이미 깊숙이 들어와 있었을 뿐이다.

 

(중략)

 

처음엔 익숙한 얼굴로 다가온다. 또 하나의 첫사랑 이야기, 장기 연애의 기억, 헤어진 연인의 재회라는 멜로의 전형. 그래서 초반부에는 솔직히, “아, 이런 결이겠구나” 싶어진다. 그러나 이 영화의 진짜 얼굴은 중후반부부터 드러난다. 이 지점부터 배우들의 연기는 완전히 달라진다. 구교환과 문가영은 감정을 설명하지 않는다. 말보다 숨, 표정보다 망설임으로 관계의 균열을 보여준다. 서로를 너무 잘 알기에 더 이상 말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들, 그리고 그래서 더 아파지는 장면들.

이들의 중후반부 이후의 연기는 단연 압권이다. 처음엔 다소 어색하게 느껴졌던 흑백 처리 역시 이야기가 쌓일수록 명확한 의미를 획득한다.

 

감정의 고조를 위한 장치처럼 보였던 선택은, 결국 이 영화의 정서를 가장 정확히 설명하는 언어가 된다.

색을 덜어낸 화면은 오히려 감정을 더 선명하게 만들고, 그 흑백은 과거의 미화도, 현재의 단절도 아닌 ‘기억이 되어버린 사랑’의 얼굴, 그리고 그 모든 걸 지나온 지금 우리의 얼굴과 겹쳐진다.

 

김도영 감독의 연출은 끝까지 섬세하다. 감정을 키우기보다 지켜보고, 관객을 끌어당기기보다 기다린다.

그래서 이 영화는 서서히 깊게 파고 들어, 조용히 오래 울게 만든다. 연출도, 연기도 섬세함의 끝에 가 닿아 있기에 가능한 결과다.

 

(중략)

 

극장에서 살아남기 힘든 장르임에도, 반드시 계속 존재해야 한다는 걸 보여주는 영화다.

오랜만에 만나는, 오래 빛날 멜로다. 추신, 놓았던 아픔은 있을지라도, 이 영화는 놓치지 마시길.

 

https://www.mk.co.kr/news/movies/11495507

목록 스크랩 (0)
댓글 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라카 X 더쿠💗 립밤+틴트+립글로스가 하나로?! 컬러 장인 라카의 프루티 립 글로셔너 체험단 모집! 479 00:05 6,936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337,926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006,311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374,791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330,579
공지 잡담 발가락으로 앓든 사소한 뭘로 앓든ㅋㅋ 앓으라고 있는 방인데 좀 놔둬 6 09.11 450,856
공지 잡담 카테 달고 눈치 보지말고 달려 그걸로 눈치주거나 마플 생겨도 화제성 챙겨주는구나 하고 달려 7 05.17 1,107,512
공지 잡담 카테 달고 나 오늘 뭐 먹었다 뭐했다 이런 글도 난 쓰는뎅... 11 05.17 1,160,854
공지 스퀘어 차기작 2개 이상인 배우들 정리 (12/19 ver.) 127 02.04 1,756,533
공지 알림/결과 ─────── ⋆⋅ 2025 드라마 라인업 ⋅⋆ ─────── 116 24.02.08 4,499,274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라마 시청 가능 플랫폼 현황 (1971~2014년 / 2023.03.25 update) 16 22.12.07 5,517,773
공지 알림/결과 ゚・* 【:.。. ⭐️ (੭ ᐕ)੭*⁾⁾ 뎡 배 카 테 진 입 문 🎟 ⭐️ .。.:】 *・゚ 169 22.03.12 6,891,867
공지 알림/결과 블루레이&디비디 Q&A 총정리 (21.04.26.) 9 21.04.26 5,681,037
공지 알림/결과 OTT 플랫폼 한드 목록 (웨이브, 왓챠, 넷플릭스, 티빙) -2022.05.09 238 20.10.01 5,770,990
공지 알림/결과 만능 남여주 나이별 정리 299 19.02.22 5,904,735
공지 알림/결과 한국 드영배방(국내 드라마 / 영화/ 배우 및 연예계 토크방 : 드영배) 62 15.04.06 6,076,566
모든 공지 확인하기()
15034692 잡담 내년 한영 기대작 뭐있지? 11:40 1
15034691 잡담 오늘 갤럽 뜨나 했더니 정치 뜨는 날이구낰ㅋㅋㅋㅋ 11:40 1
15034690 잡담 키괜 오랜만에 전생 시절 보고가 11:40 17
15034689 잡담 오인간 연하가 반말하는거 왜케 좋냐 1 11:40 21
15034688 잡담 헐 이거 너무 예쁘다 1 11:40 120
15034687 잡담 오인간 옥순이 쏙 들어갔다 카테덬들 다들 은호라고 하네 11:40 22
15034686 잡담 솔직히 직장은 깔끔하게만 다녀도 ㅅㅌㅊ아님? 3 11:39 39
15034685 잡담 박지훈은 거의 약한영웅 보고 캐스팅되네 3 11:39 108
15034684 잡담 대군부인 일찍이 웨이브 공개도 피셜 나서 좋다 1 11:39 44
15034683 잡담 너네 짱구 옷고르는짤 아니 1 11:38 24
15034682 잡담 키괜 전개 이거 공감ㅜㅋㅋㅋㅋㅋ 1 11:38 88
15034681 잡담 직장에 비싼옷 입어봤자 일하다보니 금방 더러워지던데 11:38 15
15034680 잡담 아 장항준ㅋㅋㅋㅋㅋㅠㅠ 2 11:38 108
15034679 잡담 오세이사 화보 예뿌당... 1 11:38 48
15034678 잡담 매일 아침 씻는것도 귀차나죽겄음ㅅㅂ 11:38 12
15034677 잡담 근데 어제 키괜 뺨 맞는 엔딩 뺨 맞는 전개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도 웃기지만) 2 11:38 66
15034676 잡담 키괜 달다 달아 2 11:37 65
15034675 잡담 이강달 진짜 작가님 대본집 안내주나 11:37 12
15034674 잡담 오인간 입덕부정기 4 11:37 89
15034673 잡담 키괜 나만 아직도 이거 봄? 2 11:37 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