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한은 외환스와프도 1년 연장
정부가 최근의 원·달러 환율 상승 속도를 늦추기 위해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자산에 대한 10% 전략적 환헤지’를 허용하는 기간을 내년 말까지 1년 더 연장하겠다고 15일 밝혔다. 또 현재 한국은행과 650억달러 규모로 맺고 있는 외환 스와프 계약 기간도 내년 말까지 1년 연장한다. 현재로서 외환 당국이 국민연금을 동원해 시행할 수 있는 방안은 다 하기로 한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1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이같이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환헤지는 국민연금이 은행을 통해 달러를 시장에 팔고 원화를 사들이면서 원화 가치를 끌어올리는 기법이다. 국민연금은 환율 변동과 상관없이 가치를 고정시키기 위해 일종의 보험 차원에서 평소에도 환헤지를 조금씩 한다. 국민연금은 해외 자산의 5% 내에서 ‘전술적 환헤지’라는 이름으로 재량껏 달러를 팔고, 원화를 사들이고 있다.
‘전략적 환헤지’는 환율이 미리 정한 기준보다 높아지면, 보유한 달러 표시 해외 자산을 일정 비율까지 매도하는 방식이다. 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어 환율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앞서 기금운용위는 2022년 말 전략적 환헤지 비율을 0%에서 최대 10%까지 처음 한시적으로 상향했다. 이 조치는 당초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이번에 한 차례 더 연장한 것이다.

국민연금은 또 현재 650억달러 규모로 한은과 맺고 있는 외환 스와프 계약 기간도 내년 말까지 1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외환 스와프 계약은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에 필요한 달러를 한국은행에서 받고, 그만큼의 원화를 한은에 맡기는 내용이다. 국민연금이 외환시장에서 직접 달러를 사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이 역시 환율 상승 속도를 늦추는 수단이 될 수 있다.
두 기관은 2022년 100억달러로 스와프 거래를 맺은 후 1년 단위로 한도를 늘리며 계약을 연장해 왔다. 국민연금은 지난 9월 말 기준 총 자산의 57%에 달하는 약 780조원을 해외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다보니 환율 흐름을 좌우하는 외환 시장의 주요 플레이어가 됐다.
다만 정부의 이같은 대책이 최근의 환율 상승 흐름을 뒤집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지난달 24일 한국은행, 보건복지부, 국민연금과 ‘환율 4자 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밝혔지만 이후로도 환율은 계속 올랐다. 이날도 2.7원 내린 1471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기재부와 한국은행이 환율과 관련해 긴급 경제장관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지만, 환율 상승 흐름이 뒤집히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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