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이렇게 직설적인 정치 드라마는 없었다…‘돌풍’이 돌풍 일으킨 이유
4,971 37
2024.07.15 10:32
4,971 37
rYtVZN

넷플릭스의 한국 정치 드라마 <돌풍>이 ‘돌풍’을 일으켰다. 공개 직후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입소문을 타며 한국 넷플릭스 TV쇼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검색 플랫폼 키노라이츠가 집계한 콘텐츠 순위에서도 애니메이션 대작 <인사이드 아웃 2>까지 밀어내며 1위를 차지했다. <돌풍>이 ‘K-정치 드라마’로 불리며 비상한 인기를 모은 이유는 무엇일까.

<돌풍>은 국무총리 박동호(설경구)가 정치권의 부패를 몰아내려 대통령 장일준(김홍파)을 시해하고 경제부총리 정수진(김희애)과 대결하는 이야기다. <돌풍>이 기존 정치 드라마와 차별되는 점은 민주화 운동가 출신 정치인들을 부패한 악역으로 그렸다는 것이다. 주로 정의로운 주인공의 설정이었던 ‘민주화 운동권’을 “괴물”이라고 거침없이 비판한다. 각본을 쓴 박경수 작가는 박동호의 입을 빌려 말한다. “그들은 괴물과 싸우다 괴물이 돼 버렸습니다. 세상의 불의에는 분노하지만 자신의 불의에는 한없이 관대한 괴물!”

통상 한국 정치 드라마들은 논란을 의식해 현실과 연결되지 않도록 모호한 정치적 입장을 취해왔다. <돌풍>만큼 적극적으로 현실을 끌어들이며 뚜렷한 정치적 의식을 드러낸 작품은 흔치 않았다. 박동호와 정수진은 현실의 ‘진보개혁’ 성향 정치인들을 떠올리게 한다. 정수진은 ‘경제 개혁’ ‘한반도 평화’를 명분으로 ‘우리가 무너지면 안 된다’고 비리와 보복을 정당화한다. 그러자 박동호는 정수진에게 “왜 독재에 반대했지? 그들도 산업화를 이뤄냈는데. 왜 쿠데타에 저항했지? 그들도 가난한 조국을 발전시키겠다는 명분이 있었어”라고 쏘아붙인다.


<돌풍>이 그리는 ‘운동권 악역 서사’를 두고 민주화 운동을 모욕했다며 반발하는 반응도 있으나 신선하다는 호응이 큰 이유는 민주화 운동 경력을 자랑하는 ‘586 세대’(80년대 학번인 60년대생)가 기득권이라는 대중적 인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KBS의 2021년 ‘세대인식 집중조사’를 보면 청년(20~34세)의 79.7%가, 50대(50~59세)의 73.8%도 ‘586 세대는 한국 사회의 기득권 세력’이라고 응답했다.

드라마는 전체적으로 박경수 작가의 전작들인 ‘권력 3부작’(<추적자> <황금의 제국> <펀치>)처럼 반전을 거듭하며 빠른 호흡으로 전개된다. 속도감이 강조되다보니 개연성은 부족하고 지나치게 작위적인 부분도 눈에 띈다. 하지만 실제 인물과 사건을 변주하면서 현실 문제까지 후벼파는 부분은 흥미롭다. 정수진은 친노(노무현)·친문(문재인)계 정치인들을, 장일준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종합한 캐릭터로 보인다. 여러 장면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과 아들 홍일·홍업·홍걸의 뇌물 비리,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과 죽음, 윤석열 대통령의 검사 시절 파격 승진과 ‘적폐청산’ 수사, 서초동 촛불집회와 광화문 태극기 집회 등이 연상된다.

보수 우파 세력은 운동권 세력 이상의 악당으로 묘사된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선 비중이 주변부로 밀려나 있으며 집중도도 떨어진다. 야당 대표인 조상천(장광)은 사법살인을 저지른 공안검사 출신이자 ‘태극기 부대의 정신적 지주’로 불린다. 대북라인을 움직여 북한에 사는 아버지와 이복동생을 처형시키는 모습에선 1997년의 ‘총풍 사건’을 떠올리게 만든다.


https://naver.me/GI3uIrJr

목록 스크랩 (0)
댓글 37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영화이벤트][체인소 맨] 후지모토 타츠키 원작! 2024년 최고의 청춘 성장 애니메이션 <룩백> 291 00:15 11,809
공지 더쿠 이미지 서버 gif -> 동영상 변환 기능 적용(GIF 원본 다운로드 기능 개선) 07.05 901,405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2,043,678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5,698,318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7,034,37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3,332,898
공지 ◤성별 관련 공지◢ [언금단어 사용 시 무통보 차단] 16.05.21 24,578,828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50 21.08.23 4,412,923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27 20.09.29 3,349,18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430 20.05.17 3,966,53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3975 20.04.30 4,496,08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스퀘어 저격판 사용 무통보 차단] 1236 18.08.31 9,074,744
모든 공지 확인하기()
2484558 이슈 그때 당시 패피들이 '유례없이 예쁘다'고 극찬했었던 브랜드 '구찌'...jpg 18:33 0
2484557 유머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모르는 공룡이 멸종한 진짜 이유 1 18:32 112
2484556 이슈 4,50대들이 20대에게 해주는 진심어린 충고 1 18:31 227
2484555 이슈 타일라 & 베이비몬스터 ART 챌린지 2 18:31 72
2484554 이슈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아빠가 너무 그리워서 네살 아이가 아빠를 그린 종이를 껴안는 장면 보고... 2 18:31 347
2484553 이슈 웹툰 작가 랑또(가담항설, 니나의 마법서랍 등) : 지망생 여러분들은 제발...jpg 3 18:30 330
2484552 이슈 최근 5년간 이마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상품 18:30 641
2484551 이슈 '런던베이글뮤지엄' 이라 이름 지은 이유 22 18:29 1,028
2484550 이슈 러블리즈 팬들 사이에서 은근히 아련 감성 대표곡으로 꼽히는 노래...twt 1 18:27 259
2484549 정보 제육볶음 1티어 레시피 차승원 제육볶음.jpg 15 18:27 655
2484548 유머 지나가던 돼지도 웃기던 무한도전 1 18:26 407
2484547 유머 엄마 입에 대나무 넣어드리는 효판 루이바오 🐼 23 18:25 959
2484546 이슈 미국 민주당 근황(feat.북한) 7 18:25 1,093
2484545 정보 영화화 확정된 <파과>의 조각, 투우, 류, 어린 조각 캐스팅 16 18:24 787
2484544 이슈 영스트리트 DJ 복귀 기념 선물 준비한 기자들과 웬디 2 18:24 708
2484543 이슈 사랑으로 피어난 BLOOM in MALAYSIA 1 18:23 126
2484542 기사/뉴스 '사격 銀' 김예지, 배우 에이전시와 계약…본격 스포츠스타 행보 [공식입장] 23 18:22 2,019
2484541 이슈 올드스쿨 힙합 야무지게 말아온 엔믹스 신곡 <별별별 (See that?)> 3 18:21 309
2484540 이슈 펌) 투병 2년차에 내가 만든 영화 빅토리가 개봉했다. 23 18:20 2,789
2484539 이슈 외국에서도 알려지고있는 K-드라마의 현실 32 18:19 3,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