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A=Free Fatty Acids (유리지방산)-일반적으로 부르는 산가(산도)
마케팅 홍보로 인해 대중들에게 Extra Virgin은 '생식용', Pure는 '튀김용' 으로 널리 알려져 있으나, 이는 결론적으로 틀린 말이다. Extra Virgin의 발연점은 아무리 낮게 잡아봤자 190°C인데, 190°C는 애당초 요리에 쓰지도 않는 온도다.
일반적으로 Extra Virgin은 다른 압착 생성방식인 Virgin이나 Lampante에 비해 극히 낮은 FFA를 가지고 있으며, 최고급 올리브유는 주의깊게 올리브를 재배, 수확 및 처리하고, 수확 후 빠른 시간 내에 압착하여, FFA 기준치인 0.8% 보다 훨씬 더 낮은 0.1~0.2% 정도까지도 구현하고 있다. 따라서 최고급 Extra Virgin 올리브유의 발연점은 약 200°C에 가깝게 되어, 일반적인 튀김에도 어울리는 기름이 된다.[10] 보통 Extra Virgin이 '생식용', Pure가 '튀김용' 으로 알려진 까닭은 Pure의 경우 혼입되는 정제 올리브유가 산도를 0.3% 미만으로 떨어뜨리므로, 제대로 블렌딩될 경우 FFA가 Extra Virgin의 품질 한계인 0.8보다 낮아져, 간당간당하게 Extra Virgin등급을 받은 저급 Extra Virgin에 비해 발연점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엑스트라 버진이니, 퓨어니 하는 것은 원료와 압착 방식에 따라 나뉘는 것이고, FFA는 얼마나 정제되어 있는지 및 얼마나 밀봉되어 보관되었는지와 관계된다. 즉, FFA가 낮은 '순 압착 방식 올리브유'의 경우 고급이 맞으나, 아예 생산 방식이 다른 '퓨어' 등급의 경우 기본적으로 FFA가 낮으며 이를 엑스트라 버진과 섞으면 질이 낮지만 FFA도 낮은 기름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FFA만 보고 기름의 질을 판단하는 것은 지양해야할 일이고, 요리방식을 결정하는데에 사용해야하는 기준이다. 잘못 보관된 '쩐내나는' 기름의 경우 FFA가 높아져서 저급이 되는 것은 맞지만, 덜 정제되어 올리브 찌꺼기가 많이 함유되어 풍미가 높은 기름 또한 FFA가 높다. FFA가 낮은 엑스트라 버진 오일이 FFA가 높은 버진 오일보다 풍미가 덜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최고급 엑스트라 버진보다 FFA가 높을지언정 일괄적으로 발연점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정제 올리브유에 비해, 과육이 남아있고 FFA를 따져봐야 하는데다 비싸기까지 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는 합리적인 선택이라 말하긴 어렵다. 또한 FFA가 낮은 '고급' 올리브유가 풍미의 좋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올리브유는 사실 특유의 풍미 때문에 쓰는 것인데, 이러면 굳이 올리브유를 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퓨어 올리브유는 226°C가 발연점인데 비해 엑스트라 버진은 잘해야 210°C다. 치킨을 튀기려면 180°C 전후의 온도가 필요한데, 온도 상한치가 낮아서 불 조절 실수하면 타고, 타는게 신경쓰여 온도를 낮추면 잘 안튀겨지기 때문에 튀김 과정이 더 까다로워진다. 기름은 끓는 물처럼 100도에서 온도상승을 멈추는 재료가 아니기에 180도를 요리에 사용한다고 해서 단 한번도 180도를 넘기지 않고 요리할 수 있는 능력자는 비전문가 수준에서는 거의 없다. 대량조리가 기본인 레스토랑도 마찬가지다. 또한 이런 곳에서는 가성비의 측면에서 엑스트라 버진은 더욱 적합하지 않다.
고급 엑스트라 버진을 거리낌없이 튀김에 쓰는 것은 질 좋은 올리브유가 충분히 싸고 흔한 지중해 연안 국가들이거나 영미권에서도 요리 매니아 및 상류 계층의 이야기로 보인다. 물론 튀김을 만들더라도 기왕이면 더 질좋은 기름이 더 맛이 있기야 있다. 하지만 튀김이라는 게 재료가 완전히 기름 속에 잠길 정도로 기름을 사용해야 하는 조리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 맛을 내기 위해 너무 비싼 값을 치르게 된다는게 문제이다.
한편 한국의 BBQ치킨이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사용한' 오일로 닭을 튀긴다고 주장하였는데, 사실상 퓨어 올리브유에 가까운 물건을, 엑스트라 버진으로 오해를 유도하여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현재는 이러한 논란을 인식한 것인지 혹은 수입물가가 상승해 원가압박에 의한 것인지는 몰라도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 50% + 해바라기유 49.99% 블렌딩 오일임을 명시하였다.
상술한 내용을 떠나서 실제로 올리브유로 튀김을 해보면 바삭하기는 커녕 눅눅한 경우가 상당히 많다. 튀김용으로 쓰기에는 확실히 어려운 기름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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