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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극 안팎의 불편한 요소를 내가 인지하고 있고 불편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좋은 부분 때문에 극을 보고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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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16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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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극을 다 마음편하게 볼 수 있으면 좋으련만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

창작진의 인터뷰나 배우의 전적 등 극 외적인 부분의 불편함이 있는 경우도 있고

극 안에서의 특정 장면이나 특정 소재를 다루는 방식이 불편할 때도 있고

 

최근의 나는 (여러 의미의) 소수자, 약자를 다루는 극들, 그리고 여러 극들에서 여성을 다루는 방식을 보며 종종 불편함을 느낄 때가 있는데

다루는 방식에서 어떤 악의를 느끼는건 아니고(그정도의 극은 안봄)

오히려 굉장히 메이저하고 익숙한 방식이라 과거의 나는 불편하게 느끼지 않았을 수도 있는 부분들이거든. 

 

심지어 아주 먼 옛날의 극들에 비하면 요즘 극들은 훨씬 더 나아진 부분들이기도 해서

막 화가 난다거나 그런건 아니야. 대신 약간의 불편함으로 마음에 남더라. 

 

그리고 한번 그 불편함이 인지되고 나니 이런 부분을 창작진이/배우가 조금만 더 섬세하게 고민해줬으면 좋겠다 싶고

많이 나아졌는데 그래도 이젠 이 다음의 단계로 나아가면 좋겠다 싶을 때도 있고. 

물론 나는 여전히 연뮤가 여러 대중예술 중에서 가장 앞서있는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물론 아닌 극도 있지만 평균적으로?) 

 

그런데 보통은 그런 불편한 부분들이 극 전반에 깔려있는게 아니고 잠깐 잠깐 비춰지는 경우가 많으니까

무조건 극을 피한다기보다도 그런 부분은 보면서 살짝 흐린 눈으로 넘기고

대신 그 극 자체가 주는 핵심 메시지나 나한테 유독 와닿는 좋은 메시지를 받아들이는데 집중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가끔은 이게 너무 나이브한 자세가 아닐까? 싶어질 때가 있어서 조금 마음이 괴로워

 

그런거 하나하나 다 예민하게 고집하면 볼 극이 없어지거든 솔직히?

왜냐면 내가 보고있는 거의 모든 극에서 그런 불편함을 나는 느끼고 있어서... 

근데도 계속 극을 보고 있는 내 모습이 과연 옳은가? 하는 생각이 드는거야. 

내가 예민하게 받아들여야한다고 믿는 사안을 고작 나의 쾌락을 위해 무시하고 흐린눈하고 있는건 아닌가...

나는 내가 그 불편함을 잠깐 눈감는 대신  이 극이 가진 좋은 메시지에 감응하면서 또 다른 생각의 가지를 뻗고,  

그러면서 내 삶과 사고가 한층 더 나아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그게 너무 나 자신에 대한 변명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장면들이 이 극 안에서 아주 작은 요소라는 이유로 눈감아버리고 내게 좋은 것만 취하는게 과연 좋은걸까?

> 근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나는 대부분의 연뮤를 못보는데????

> 연뮤를 보는게 그렇게 네 인생에 중요한가?? 

> 나는 이런 저런 극들을 보면서 나의 사고방식도 많이 바뀌어왔고

지금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런 가치들조차도 내가 과거에 여러 관련 극들을 보고 감상하며 생각을 많이 해봤기 때문에

내 머릿속에서 그런 개념들이 하나하나 정립되기 시작한건데? 연뮤를 보는건 나한테 사고의 확장,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인데?

> 그 핑계로 지금 불편함에 눈감는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있는거 아니야??

 

이런 생각의 도돌이표랄까... 

연뮤를 통해 조금씩 각성한 내 의식이 요즘엔 지금의 연뮤보다 조금 더 뾰족해져버린 느낌이기도 하고.

조금 더 과격해진 것 같기도 하고. (과격이라는 표현이 적당하진 않은데 생각나는 단어가 없다)

 

고민상담이라기보다도 그냥 마음이 복잡해서 써봤어

그렇다고 내 마음을 다시 뭉툭하게 만들 생각은 없고

그렇다고 연뮤를 떠날 생각도 아니어서 계속 내면에서 두 생각이 싸우고 있는 것 같고

이게 단시간에 해결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어느 쪽으로든 결론을 내려야하지 않나

그런데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문제인가

 

어제도 진짜 재밌게 공연을 봤는데 그러면서도 특정 장면과 창작진의 인터뷰에서 느꼈던 불편함이 마음속에 계속 남아있어서...

자기 전에 계속 여러 생각이 들더라고 차라리 아예 빻았으면 안보면 그만인데 그런것들이 아니라 더더욱 혼란스러워

 

근데 또 생각해보면

세상을 살면서 개인 대 개인으로 대화를 해도 나랑 꼭 맞는 사람만 존재하는게 아니잖아. 

 

그러니 하나의 극을 하나의 생각이라고 치환해서 대입해보면

나와 대세적으로는 일치하지만 세부적인 면에서 맞지 않는 사람과의 대화를 하는 느낌으로 영원히 지내게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해. 

그런 사람들과의 연대도 중요하고 그런 연대의 시작은 대화니까. 

극하고 나하고 꼭 잘맞기만 하는건 아니지만 기본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있다면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하며 대화하는 기분으로 계속 살아가게 되지 않을까 싶더라. 

특히 내가 꼭 옳거나 정답인 것도 아니니 계속 불편해하고 충돌해가면서 또 내 생각도 바뀌고 진보하고

그렇게 지내게 되는거겠지 싶기도 하고...

(근데 가끔 나는 내 생각이 꼭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이.. 너무 맞말이고 좋은 말인데

그걸 내가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핑계처럼 쓰고 있는게 아닌가 경계될 때도 있어 ㅋㅋㅋ

그런 생각으로 내가 확신을 가져야하는 부분에서조차 타협하는 사람이 되어가는게 아닌가 싶고...)

 

그런데 앞으로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니 마냥 모든게 다 좋기만 했던 그런 시기는 다시 오지 않겠구나 싶었어.

내가 직접 극을 만들어도 완전히 내 마음에 들 것 같지 않은데

남이 만든 극이 하나부터 열까지 꼭 내 마음같을 리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것도 다 변해가는 과정이고 새로운 차원의 덕질(?)이 시작되는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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