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겨울에 온 적은 없지만
심지어 내가 회전돌았던 초연은 7-8월이라 한여름이었지만
마지막에 여름인데 눈이 온다고 하며 끝나지만
그래도 겨울이 되면 생각나는 극
콘플 밖 작은 매표소
원래도 별로지만 비 오면 더 싫어졌던 계단
좁은 로비에서 어떻게든 엠디줄이랑 캐슷보드 찍는 줄 나눠서 서고
대기공간도 마땅치 않아서 다들 계단 한쪽에 붙어서서 극장 문 열리길 기다렸던ㅎㅎ...
긴 평상 하나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무대
그 주위를 둘러싼 잎사귀 없는 나무들
암전되고 허균 역 배우가 무릎 꿇는 소리 들리면 떨리던 마음
달눈밤 넘버 너무 좋았어
달과 눈, 이달과 난설헌.. 허균을 남겨두고 먼저 떠난 두 사람
시적인 가사와(시를 가지고 만들었으니 당연하지만) 잔잔한 곡조도 좋았고(왠지 멜로디가 아니라 곡조라고 해야 할 것 같음)
내내 남자 한복을 입고 자유롭게 돌아다니던 초희가 검은색 여자 한복을 입고 나와 시를 태우며 노래부를 땐 너무 쓸쓸했는데
마지막에 셋이 함께 광한전벽옥루상량문 부르며 끝날 땐 왠지 마음이 아련하면서도 좋았어
하현지 배우도 보고싶다... 난설 다음에 들어간 메리제인에서 건강 문제로 하차했다는 것 이후로 소식을 못 들었네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