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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매박에서 상영하는 엘리자벳.. 나 아무래도 너무 재미있게 본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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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9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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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알못인데 영화 좋아해서 

메박 앱에서 뭐 보지 하다가

헐 엘리자벳!(이름 들어본 적 있는 유명한 뮤지컬!)

외치면서 홀린듯이 예매했어.

아니 근데 너무 재밌는 것 같아.

영화 끝나고 집까지 걸어왔는데 

여운 미쳐서 


BajxGo

새장 안에 갇힌 나.. 자유... 

약간 이런 아련한 무드로 귀가함.


인상적인 포인트들 짱 많았는데


1. 죽음쿤 등장


qDNuCK

xrlwY
진심 매 등장씬이 이런 식인데

배우분이 찰떡 같이 안 과하게 잘 소화해서

오.. 오오... 하면서 봤음

근데 마지막 대망의 피날레 빽구두새신랑은 

정말ㅋㅋㅋㅋㅋ


오늘이 나의 인생 마지막 결혼식

오늘이 아니면 다시는 기회가 없다

압도적인 예복으로 찢어주지 후후.. 


이런 비장함이 느껴져서 웃고 말았음.

하지만 죽음 맡은 배우분 노래 진짜 진짜 잘해서

나올 때마다 너무 재밌었음!

그리고 뭔가 주원 닮으심.



2. 대공비 선생님


아니 연기 노래 다 너무 존잘이셔서

분명 올가미언냐인데 

마지막에 요제프가 탈모(어머니를 탈출한다는 뜻) 선언하고

안 돌아올거임 흥칫핏 하고 떠났을 때

아들아!!! 아흑... 하면서 슬피 울며 노래 부르는 모습 보고

감정이입할 뻔함; 

요제프 새기 패륜을 하려면 애시당초 하지 쯧

아무튼 대공비 캐릭터 자체는 짱 나빴음 진짜

어떻게 아이를 빼앗아 가나요 ㅁㅊ



3. 요제프미친놈


처음부터 끝까지

죽도록 사랑해... 엘리자벳...인 것 치고는

진짜 리얼 레알 저게 사랑인가? 싶게 헷갈렸음.

아니 마지막까지 돌아와 제발 엉흑찡 하는 거 보고

찐사는 찐사인가 했는데

엘리자벳이 20년 동안 떠도는 내내

널.. 기다려.. 너만.. 기다려... -> 이런 모드로

가만히 있었을 거란 거 생각하면 

그렇게 사랑한다면서 저렇게 투쟁심이 없나 싶고 그랬어.

이게 교육 탓인가? 어렸을 때부터 하도 엄마한테

압박 받으면서 살아서 그런가? 역시 XY 염색체가

유니콘적 상남자가 되려면 조기 교육이 중요하군..

이란 결론에 도달함. 하여튼 하남자는 하남자인데

배우분 목소리가 지나치게 멋있어서 그 버프가

굉장했다고 한다.. 

인터미션 때 황태자님 목소리 너무 마음애 든다 좋다는 소리

엄청 들었음ㅋㅋㅋㅋㅋ



4. 엘리자벳을 향한 나의 감정적 롤러코스터 라이드


우리 시시ㅠㅠ->아우 시시야ㅠㅠ->하 엘리자벳..->그렇지 자벳아!!!!!->어?->엘.. 엘리자벳아...?->(20년 간 자유 찾아 방랑하는 그녀를 보며 1차 현타)->광기.. 그래 사람이 도저히 꿈과 목표에 닿지 못하면 미칠만도.. -> (ㅅㅂ 루돌프를 외면한다고?????? 정신 못 차린 자벳이 보면서 2차 현타) -> 그러나 루돌프의 죽음 이후 비로소 자신이 찾던 자유란 가치의 허망함을 깨닫고 요제프에게 영원한 굳바이를 고할 때 너무나 철학적으로 감탄하며 자벳이 언니를 품기로 했읍니다......


올가미대공비 그늘에 있던 요제프를 

자신에게 향하도록 만들었을 때의 결단력과

그 이후 자유주의적 행보는 너무나 낭만 있고 푸르렀지만

평생토록 자유란 관념 혹은 환상에 갇혀

자유를 목말라하고 자유를 갈구하는 모습이

보면서도 좀 괴로웠음. 

그 여정을 전적으로 지지는 하지 못했는데

마지막 죽음에게로 향하기 전

자신의 지난 날을 회고하면서

아! 그것은 덧없는 나의 욕심일 뿐이었구나

어쩌면 나는 존재하지 않는 자유를 좇고 있었던 거구나..

비로소 통찰하는 그 순간이 너무 짜릿하고 감명 깊었음.

사실 나는 엘리자벳의 원전이 된 역사적 배경도 모르고

그저 엘리자벳의 사랑 얘기겠거니 하는 일자무식 상태로 

작품을 봤는데, '죽음'이라는 캐릭터의 이름이 왜 '죽음'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았고, 그런 맥락에서 엘리자벳의 첫 장면부터

마지막 엔딩까지 흐름을 다시 복기해보니

이건 분명 '삶'에 관해 이야기하는 뮤지컬이란 생각이

들었어. 인생의 괴롭고 힘든 순간에는 늘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고, 

개중 가장 먼저 혹은 (그러면 안 되지만) 쉽게 떠오르는 게

세상을 아예 떠나버리는 것이잖아.

죽음과 엘리자벳의 첫 만남에서는

이것은 이승과 저승을 잇는 다차원적 러브스토리인가.. 했는데

아니야 아니었어... 시시가 엘리자벳이 되고, 

영영 시시로 돌아오지 못한 채 엘리자벳으로서 살아가는 모든 순간에 죽음은 늘 그녀를 지켜보면서 "이제 벗어나 너에게 자유를 줄게" 속삭였던 거잖아. 그럼에도 엘리자벳은 "아냐, 더 해볼 거야. 더 싸워볼거야. 바로 여기 이곳 이 시간 속에서 자유를 찾을 거야. 난 할 수 있어. 죽음은 무슨. 가!" 했던 것이고. 이걸 생각하면, 결코 죽음으로써 고난을 탈출하거나 허무를 사라지게 하지 않았던 엘리자벳이 대단해 보이기도 해. 죽음의 유혹에 맞선 거잖아. 그 사투가 인간이란 존재의 집념이 얼마나 굳센지, 인간이란 존재가 어느 정도로 치열하게 '살 수 있는지'를 담고 있는 것 같아. 


죽음이 엘리자벳의 죽여줘...를 1차 거절한 것도 너무 의미 깊었어. 아직은 때가 아니란 거잖아. 힘들어도 좀 더 살고, 그래서 더 깊은 상실과 고통까지도 주어진 운명이라면 마땅히 경험하고, 그 끝에 '아!' 하는 인생 본질 꿰뚫는 깨달음이 있은 후에야 진정 죽음에 이를 수 있다는 뜻으로 보였어. 바꿔 말하면, 죽음이 바로 우리 눈앞에 성큼 다가오면, 우리 인간은 그때서야 '삶'과 인생의 의미를 알고야 만다는 것인가 싶기도 했어. 대체 인간이란 뭘까? 인생이란 뭘까? 왜 우리는 인간으로 태어나 삶이란 극한 퀘스트 속에 던져진 것일까? 개인적으로 품고 있었던 근본적인 질문들을 엘리자벳을 본 덕분에 다시금 상기할 수 있었어.


말 진짜 길어졌는데 아무튼 요는 엘리자벳 너무... 너무 너무 재밌다... 비록 내멋대로 감상이지만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의식도 너무나 철학적이고 넘버들도 다 좋고ㅠㅠ 마지막 엔딩에 엘리자벳이 죽음으로 떠나고 동시에 오를레앙(맞나?!)도 스스로 숨을 거두는 것이 용두용미의 절정이었음 진짜. 어떻게 이런 엔딩을...... 오를레앙의 반전이라면 반전이 마지막의 마지막 씬에 이르러서야 밝혀진다는 것도 너무 너무 좋았어. 그래서 엘리자벳 개인의 삶에서 더 나아가 인류 사회의 자유와 자주와 민주주의와 평등의 가치가 왜 소중한지, 우리가 그것들을 왜 반복해서 되새겨야 하는지 메시지가 선명하게 전달됐던 것 같아. 혁명과 부패와 혼란과 자유의 대환장 콜라보 인간세상 겁나 빡세......


그래서 이제 제발 그만 말하고 누울게.

아직 엘리자벳 스터디 전인데

내일부터 학습 모드로 작품 딥하게 팔 것,,

그런 의미에거 혹시 뮤지컬은 언제 해? 설마 하고 있어..?

아 하고 있어서 실황이 나온 건가 설마??????

현장에서 보면 진짜 미친 대박일 것 같아ㅠㅠㅠㅠㅠㅠㅠ

이렇게.. 이렇게 뮤덬이 되는 건가.....

혹시라도 글에 틀린 부분들이나 불편한 부분들 있을 시

사과의 인사 드리고 수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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