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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햄릿 첫공 후기(스포있음)
969 7
2024.10.18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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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비가 많이 온다 그래서 아침부터 좀 걱정했는데

다행히 공연장 가기 전에 비가 그쳐서 무사히 잘보고

집에가는 길아 한참 남았길래 궁금해하는 덕들 있을까봐 후기 남겨봄


일단 텍스트는 이정도면 굉장히 무난하게 잘 손본거 같음

가장 최근에 본 헴릿이 국극 2022 햄릿이었는데

그때는 거의 문어체 그대로의 텍스트를 대사로 썼다 싶을정도였어서

개인적으론 보고 이해할때 약간의 거리감같은게 있었는데

예당 햄릿은 그 부분을 현대적으로 많이 바꿔서 거리감이 많이 사라졌음


요즘쓰는 말들로 요즘쓰는 말투로 썼다보니 이해도가 올라가고

워낙에 긴 텍스트와 호흡인지라 지루할 수 있는 중간중간에

나름 웃음포인트도 넣어두고 해서 일단 텍스트 자체는 마음에 드는데

햄릿하면 떠오르는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도 변형을 주었다보니

그 부분이 모르는 사이 자연스럽게 훌쩍 지나갈수도 있음


웃포들은 일단 괜찮았고 다소 아재개그 느낌도 종종있었는데

어렵다면 어려울수 있는 고전을 이정도면 쉽게 잘풀었다 생각함

원작을 모르거나 해도 이해가 크게 어려울거 같진 않음



그리고 무대는 토월의 깊은 무대를 영리하게 잘 활용했고

공간적으로 어떻게 하면 단조롭지 않을까 고민한 흔적이 많이 보임

중불 기준으로 오른쪽에는 계단이 있고 

배우들이 연기하는 메인 무대는 왼블부터 중앙까지 있는 느낌인데

이곳저곳 활용을 잘 하는 편임

무대 위에 리프트로 지하에서 오르내리는 두개의 가로형 무대가 있고

이 무대로 공간의 이동이나 배치 구성을 되게 잘했음

그런데 이야기의 전개가 아무래도 왼블 중블이다보니

오블쪽은 약간 소외감이 들 수 있으나 계단에 앉아서 하는 씬들도 있어서

그냥 여기저기 두루두루 다니는 아이돌 콘서트 느낌 ㅇㅇ 


깊고 깊은 토월 무대를 계단으로 활용한건 정말 칭찬해주고 싶은데

이게 사실 양면의 검이라 반대급부로 무대를 겁나 깊게 써..멀어..

앞열 앉아도 상당부분 먼 장면들이 많을거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장면, 이 엔딩은 토월에서만 가능할거라

너무너무 인상적이고 마음에 남은 한폭의 그림 같았음 



배우들은 알려진 배우들도 많고 처음보는 배우들도 있었는데

확실히 연차 높은 배우분들은 첫공이라는게 안믿길 정도로 좋았고

일부 대사가 좀 저는 부분이 있었으나 연기로 다 커버됐음

개인적으로는 오필리아 레어티즈가 아주 약간 아쉬웠는데

아무래도 워낙 발성 좋고 베테랑 배우들이 많았다보니...

연기 결이나 발성이 좀 긴장한 티가 나긴 했음 

오필리아는 22년 국극 오필리아가 너무 좋았어서 더 아쉽게 느껴진거 같기도 하고..


그리고 조승우는...말해뭐해 진짜 미친사람 그자체였는데

거의 1막은 햄릿 원맨쇼이자 헌정 공헌마냥 

미친듯한 런닝타임내내 미친듯한 미친놈 그자체의 연기를 보여주며

그동안의 지킬과 하이드와 지바고와 라만차와 팬텀 등등

수많은 캐릭터들이 스쳐 지나갈 정도로 매순간 감정기복이 엄청나


제일 압권이었던 부분은 1막 마지막 어머니와의 대화 장면과 

2막 오필리아의 죽음부분...진짜 넋을 놓고 봄

연극하기엔 제법 큰 극장인데 그 순간 그 적막함 속에서

꾹꾹 눌렀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게 터뜨리는 장면과

죽을 힘을 다해 참아내는 그 장면들이 제일 숨죽이며 봤던거 같고

웃포 부분마다 너무 웃기게 잘 살려서 그거도 너무 좋았음


1막이 거의 두시간 다되는거 같았는데 그 긴시간을 끌고가는게

전혀 지루하지 않았던건 조 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와 연출 힘이 컸고

대사를 어색하지 않게 쉽게 풀어낸 공도 크게 느껴졌음

특히 햄릿은 미친사람이었다가 아니었다가의 매순간마다

속삭였다가 지껄였다가 떠들었다가 분노했다가 좌절했다가

그토록 시시각각 바뀌는 연기는 봐도봐도 놀라운 연기차력쇼 정석이었음


사실 나는 햄릿 극 자체를 좋아하진 않는다는걸

22년 국극 햄릿울 보면서 깨달았으나

조승우가 연극을! 그것도 햄릿을! 한다기에

취향아닐거 같아도 그래도 연기대파티 구경은 해야지 하고 갔는데

연기는 정말 이루말할수 없는 연기파티였고

조 연기만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정도의 분량&연기모음집이었는데

그 외의 모든 포인트들 다 만족스럽게 잘 보고옴

남은 표들도 즐겁게 잘 볼거 같음


마지막으로 자잘한 팁은

아 근데 플북 하루 판매수량 정해져 있으니까 살거면 공연시작 전에 사길 추천함

그리고 극장이 커서 마이크 쓰는데 중간중간 속삭이거나 읊조리는 대사들 꽤 있어서 놓치는 부분들도 있었음 주의깊게 들어야함

공연장 온도는 적당했던듯 덥지도 춥지도 않고 

표 찾을대 신분증 확인하니까 꼭 챙기기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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