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극은 씨왓인거 아는데...
예를 들면 나는 A배우가 B장면에서 표현한게 분노라고 생각하고 그걸 기반으로 다음 장면, 그 다음 장면까지 쭉 해석하고 있었는데
인터뷰나 무물같은데서 배우한테 '그 장면은 분노인가요?' 하고 물어봤더니 배우가 '아니요, 분노의 감정은 거의 없는 것 같고 슬픔이에요.' 이렇게 얘기한다 쳐
씨왓이니까 내 느낌도 맞아!!! 하고 넘길 수도 있겠지만
아주 많은 사람들이 그 장면을 슬픔으로 보고있었다면??
연출도 배우도 다른 관객들도 다 슬픔으로 해석하고 있는데 나만 분노라고 느낀 것 같을 때 기분이 진짜 이상해
그리고 또 다른 예로
C배우가 D장면에서 대해 설명할 때 '그 장면에서 인물이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고 느껴지지 않길 바랐어요.' 라고 말했는데
사실 나는 그 장면에서 '우와 저 인물 지금 엄청 자존심 세우고 있네?'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면????
그리고 이런 일이 진짜 자주 반복된다면?
나 요즘 스스로의 시선과 사고를 자꾸 의심하게돼.......
나는 보통사람과 감정을 다르게 해석하는 사람인건지....
아니면 내가 너무 사람의 감정을 복잡하게 생각하는걸까
극 해석하면서 보는거 좋아하고 대본보는 것도 좋아하고 대본 분석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이런 일을 몇번 겪으니까 후기같은것도 공개적으로 못쓰고 혼자 쓰게 되더라ㅠ
관객들끼리 다양하게 해석하는건 그래도 괜찮은데
배우의 의도와 내 해석이 정반대일 때가 너무 많은 것 같아
한두 배우한테서 경험하는 일이면 그 배우의 표현이 나한테 잘 전달되지 않았구나 하고 가볍게 넘기겠는데
진짜 다양한 배우한테서 너무 자주 느끼고 있어서...
공연보고 잘 느끼고 나왔다가도 자꾸 오답만 잡는 것 같아서 위축되고ㅠ (오답이 없다는걸 알면서도 자신감이 뚝뚝 떨어져)
공연보고나면 혼자서 감상도 후기도 정리많이하는 편인데 그러다 그 공연의 배우나 연출 인터뷰같은게 뜨면 좀 떨릴 정도
또 나랑 많이 다르면 슬플 것 같아....
그리고 그렇게 완전히 다른 경우에는 내 마음이 팍 식어버리더라고
아... 이게 아니었나 싶어지면서 ㅠ
나 또 이상하게 보고있었나 싶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