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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프랑켄) 0806 기억해 동빅곤앙의 북극을.. (매우 아주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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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0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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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앙은 워털루 등장 때부터 다혈질의 젊은이, 혈기넘치는 군인이라는 느낌이 팍팍 드는 사람이야

중위앙이 부상당한 적군을 치료했나? 할 때 돌아보는 표정이 '아 저 ㅅㄲ 또 ㅈㄹ이네...' 이런 느낌이라 ㅋㅋ

윗선과의 충돌이 그날이 처음이 아니었고, 이미 여러번 비슷한 문제로 징계받고 얼차려받고..

그리고나서 또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그 연속이었을 것 같은 앙리야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실천하는데 저 틀에 박힌 윗대가리들이 태클 거는 게 너무 빡치는 그런 앙리 ㅋㅋ

 

넌 사형이야! 듣고나서도 어이없다는듯, 그래 한번 죽여보라는듯 반항적으로 웃어보이는 앙리인데

동빅이 미친놈처럼 들어와서 앙리 뒤프레!! 하면서 눈을 빛내면서 다가오는데 표정이 '이건 또 뭐야?' 이런 표정ㅋㅋ

 

실험실에 따라와서도 그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믿을 수 없다는듯 보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이게 된다고? 이걸 진짜 할 수 있다고? 이런 느낌으로 혹해하는 느낌이 들었어

앙리도 그 시대에 인간사체 재활용이라는 개념을 생각해서 논문까지 발표했을 정도면 보통 미친놈이 아니었을테니까

단하미 초반까지도 무척 반항적으로 구는데 이게 오히려 자기방어적인 기제로 보이더라

저런 미친 생각을 해서 '생명과학계에 파문을 일으킨 문제아'라는 호칭을 받았으니 얼마나 많은 박해를 받았겠어

비슷하게 미친놈이지만 지위와 재력과 권력이 있었던 빅터와는 현격하게 다른 처지였을 게 분명하니까

동빅이 내뱉는 이야기들에 혹하면서도 의심하고 방어적으로 구는 게 이해가 되더라고

그게 또 철저하게 군인스러운 태도와 합쳐지니까 젊고 치기어린 청년이었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

 

그랬던 곤앙이 자기 아이디어를 구체화해서 실제로 만들어낸 동빅에게 매료되지 않을 수 없었을테고

단하미 후반으로 가면 화를 내는 것도 표정이 극명하게 드러나던 것처럼

마음이 한순간에 훅 빠져버렸다는 게 또 표정에서 드러나더라 새어나오는 웃음을 참지 못하는 것도 그렇고 ㅋㅋ

 

웰링턴 장군이 캐슬레이자작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적의 기습을 떠올리고 장군이 왜 자기를 찾아왔는지 깨닫고는

장군을 등지고 서서 비릿하게 웃는 동빅을 내가 참 좋아해, 눈치도 빠르고 머리도 잘 돌아가는, 사회생활 잘하는 동빅

반드시 성공시켜야한다는 말을 듣고 고개를 숙이면서도 분하고 짜증이 나서 턱에 힘을 꽉 주고 화를 참는 동빅 표정도 참 좋아

이 사람이 실험의 성공을 위해 고개를 숙이고는 있었지만 이 모든 걸 정말 기회로 삼기 위해 참았을 뿐이란 게 보여서

 

이렇게 감정을 갈무리하는 모습에서는 지위 또는 세월, 경험의 차이로 인해 다르게 드러나는 두 사람이지만

영혼의 결이, 지향하고자 하는 도달점이 똑닮아있는 두 사람이라서

서로를 알아보고 단단히 세웠던 벽을 허무는 과정이 확 와닿아서 좋았다

 

만났을 때부터 내내 상급자의 권위와 오만함으로 곤앙을 찍어누르고 있던 동빅이 그 지위를 내려놓고

처음으로 같은 시선에서 농담을 건네며 웃다가 "부탁이야, 좀 웃어줘, 친구." 하던 대사

이때만 해도 이건 종종 동빅이 하던 애드립이었어서 둘이 서로를 마주보며 웃을 수 있는 친구가 되었다 정도로만 생각했었지

그랬는데 그게 그만....(후략)

 

워털루까지만 썼는데도 이렇게 길어졌네.. 아직 갈길이 먼데ㅠ 좋았던 장면들만 짧게 써봐야겠다ㅠㅠ

 

평시, 처음보는 화려한 연회장에 와아.. 하면서 놀라하던 곤앙 귀엽더라 ㅋㅋ 표정을 숨기지 못하는 사람...

동빅은 바로 직전에 보였던 그 까칠하지만 유들유들한 대위가 맞나싶을 정도로 버석하고 예민해져버린 모습으로 등장하는데

이게 외소이에서 '제네바에 온 후로 빅터가 많이 예민하네요, 뭔가에 쫓기는 사람마냥' 그 자체로 보여서 늘 좋아해

사람들이 뭐라건 신경쓰지 않는 척하지만 시선, 목소리, 분위기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쫓기는 사람처럼 구는 동빅은

제네바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에, 그들이 내뱉는 저주섞인 말에 연연해하는.. 저주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지

연회장을 빠져나가려다가 슈테판의 말에 턱에 힘을 꽉 주고 튀어나오는 말을 꾹 삼키는 표정을 짓는 동빅이 너무 좋았어

 

외소이 등장하는 곤앙은 실험실에서 이미 동빅하고 한 판 하고 나온 사람 같더라 ㅋㅋ

나올 때도 엘렌이 문을 두드려서 나왔다기보단 화나서 뛰쳐나오는 와중에 엘렌을 만난 사람 같아 ㅋㅋ

'쟤 도대체 왜 저래요' 하는듯이 엘렌한테 하소연하는 게 너무 귀엽고 좋았는데

엘렌 얘기를 들으면서 침대 맡에서 화난다는듯 주저앉아서 숨 몰아쉬거나 마지막에 욱해서 등돌리고 감정 가라앉히는 등등

빅터 이야기에 몰입하고 억울함에 화를 내는 곤앙 모션들이 좋더라

 

한잔술에서 제일 좋았던 부분은 동빅이 내 실패를 목격하고 싶었나? 하면서 스스로를 깎아내리는 말들을 할 때

곤앙이 마주보고 앉아서 시선을 맞추면서 내내 웃는 표정으로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면서 그 말들을 부정해주는 거였어

너 취해서 이러는 거 다 알아, 너는 그렇게 하찮은 사람이 아니야. 하는듯 너무 평온하게 담담하게 웃으면서 부정해줘서

연이은 실패와 제네바의 그늘 속에서 지쳐가고 있던 동빅을 단단하게 지탱해주는 느낌이 들어서 좋았어

 

사실 너꿈속에서 앙리의 희생이 이해가 되려면 워털루-한잔술까지의 짧은 시간동안 둘의 유대감을 보여줘야 하는데

어제의 동빅과 곤앙은 비슷한 결을 가진 젊고 다혈질의 두 청년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해나가는 과정으로 보여서

후반의 서사가 더 잘 와닿는 그런 날이었던 것 같아

 

살인자에서 등장하는 곤앙이 양쪽 팔이 포박된 채로 가슴을 들썩거리면서 과호흡온 것처럼 숨을 몰아쉬는데

그게 겉으로는 멀쩡한 척하지만 사실 무척 두렵고 당황스러운, 어린 청년의 모습같아서 좋았는데

감옥에 찾아온 동빅을 만났을 때도 목소리는 담담하게 내는데 자기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는 장면으로 이어지니까 더 좋더라

너꿈속의 동빅은 늘 앙리가 '그동안 나 얼마나 초라한지'라고 자신을 깎아내릴 때

고개를 저으면서 아니라고 그렇지 않다고 부정해주는데 이게 한잔술에서 곤앙이 고개 젓던거랑 이어지는 느낌이라ㅠㅠ

이런 사소한 부분들이 맞아들어가는 데에서 페어합이라는 걸 느껴버림

 

곤앙이 다가왔을 때 동빅이 울면서 그러지말라고 붙잡고 애원해도 곤앙이 단호하게 뿌리치고 물러서려고 하는데

동빅이 곤앙 손과 두 손을 묶은 포승줄을 붙잡고 매달리면서 놔주질 않아서.. 와 미친ㅠㅠ 동빅 이러는거 처음 봐...

정말 한참 뿌리쳐도 놓아주질 않아서 곤앙이 단호하게 뿌리쳐버리더라

그래서 그런지 둘이 유독 어린 사람들이었다는 느낌이 들었어..

5연의 동빅은 그래도 많이 성숙해진 빅터라고 생각했는데 어제의 동빅은 여전히 많이 어리더라고ㅠㅠ

 

이렇게 그는 가버렸고.. 동빅은 눈이 돌아서 신과 맞짱뜰 기세로 미친 생창을 시도했고, 성공해냄

아무리 생각해도 빅터의 비극은 그의 미친 생각이 아니라 그 미친 생각을 실현해낼 머리와 천재성을 가지고 있다는 거였다

 

탄생한 곤괴는 몸을 움직이는 것도 어색해하고, 눈앞의 자극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자기를 향해 말을 걸고, 손을 뻗어주는 동빅을 향해 동빅의 동작을 따라하듯 팔을 쭉 뻗어서 다가가고

자신을 안아준 동빅을 따라서 동빅을 안아보고, 팔을 주물러주는 동빅을 따라서 동빅 팔을 주물거리며 만져보더라

 

그래 일어나, 나한테 와.

그렇게 손을 뻗고 움직여 자신에게로 다가오는 곤괴를 보는 동빅의 표정은 그야말로 환희와 희열에 찬 미친 사람같았는데

곤괴를 끌어안고 두 손을 불끈 쥐고 기쁨에 겨워하는 모습이나

곤괴 두뺨을 감싸고 앙리가 돌아온거야 라고 울먹거리며 내가 생명을! 창조했어!!! 하던 모습을 보면

어제의 동빅은 앙리를 되찾고 싶었던 마음도 무척 컸던 사람이었어

결국 동빅이 생창에 매달리는 이유는 '혼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니까..

 

괴물에게 내던져진 후에(정말 데굴데굴 잘 굴러가는 동빅 신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악하지 못해서 잠시 멍해지는 동빅 표정을 좋아해

괴물이 목을, 어깨를, 가끔은 팔을 잡고 매달리는데 그때마다 꼭 그 부위를 붙잡고 아파하다 고개를 드는 섬세함도

룽게 지혈을 하며 과호흡 오는 숨소리는 내는 것도, 룽게 장난치지마..하는 대사도..

앙괴맘들은 화내겠지만 빅터맘은 또다시의 동빅을 보면 심신미약을 주장하고 싶어진다ㅠㅠ

도망자에서 이 이야기를 꺼내는 괴물에게 동빅은 늘 "그건 오해야, 앙리"라고 하는데

어제는 유독 울먹이며 죄책감 가득한 말투라서ㅠㅠ 오해는 아닌데, 제정신으로 냉정하게 판단한 일도 아니니까ㅠㅠ

 

본능적으로 도망쳐서 2층으로 올라가긴 했지만 여전히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곤괴가

총을 쏘는 동빅을 향해 처음 안겼던 그 순간처럼 손을 뻗으면서 몸을 뻗던 장면이 참 좋았어

이유도 모른채 뛰고 또 뛰었다는 괴물의 이야기 그대로라서

 

이제야 1막 끝났다 큰일났다.. 2막은 좀더 숭숭 가봐야만...

 

2막을 얘기하자면 선민쥴 얘기를 좀 해야하는데 선민쥴이 넘버는 많이 아쉽지만 캐해는 너무 좋아서 좋아해

특히 빅터맘인 입장에서 바라보는 선민쥴은 빅터를 정말 오랫동안 깊이 강하게 사랑하고 원해온 줄리아라는 느낌이고

빅터가 흔들리고 나약해지는 순간마다 빅터의 삶에 대한 의지를, 삶의 이유가 되어주는 줄리아같아

나는왜 전 대화에서도 망설이지 않고 동빅에게 다가가 손을 잡으면 동빅이 움찔 놀라면서 몸을 빼려고 하는데

단호하게 뺨을 감싸고 눈을 맞추면서 '널 믿고 있어'라고 말해주는 오롯이 사랑과 신뢰 뿐인 줄리아ㅠㅠ

3년 내내 흔들리고 미쳐있었을 동빅을 옆에서 흔들림없이 지켜줬을 것 같은 줄리아야

후반부의 절망 때 동빅이 너덜너덜해져서 정말 죽고싶다는 생각만 남은 채로 악을 쓰고 있을 때

선민쥴이 나타나서 동빅 뺨을 감싸서 눈을 맞추면 죽어있던 동빅 눈에 생기가 돌아오는데

동빅의 삶에 줄리아가 마지막 버팀목, 살아가야 할 유일한 이유가 되었다는 게 보여서 참 좋았어

그래서 그런 줄리아를 잃고난 동빅의 후회가 어제 더 처절하고 비참하고 허탈해보였지, 삶의 이유를 잃은 사람처럼..

줄리아가 죽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양팔로 머리를 감싸고 뒷걸음질쳐서 기둥에 기댄 채

울지도 못하고 허탈하게 웃던 동빅의 표정이 정말 모든 걸 잃고 미쳐버린 사람의 그것이라서

그런 동빅을 마주보며 웃던 곤괴와의 대비가 더 두드러졌던..

 

곤괴 얘기로 돌아와서 곤괴와 선민까뜨의 그곳에는이 어제 제일 좋았던 장면 중에 하나인데

말, 아침부터, 튀어나와, 말, 갑자기.. 이런식으로 튀어나오는 말들을 단편적으로 소화해내던 곤괴가

유난히 어리고 소녀같은 선민까뜨와 만나서 마치 유치원생들의 대화처럼

까드의 손짓과 표정을 보며 하나하나 배워나가는 듯한 과정이 너무 좋더라고

특히 까뜨가 웃음을 터트리니까 그걸 따라해보는 것처럼 자기 얼굴을 만져보고 '웃음'이라는 걸 배우는 장면이 좋았어

괴물이라는 존재가 백지상태에서 사람들의 행동과 말을 보면서 성장해나가는 캐릭터인건 기본 골격인데

이렇게 표정이나 몸짓으로 크게 표현해주는 부분들이 좋더라고

곤괴랑 선민까뜨가 붙어있으니 유독 어린아이 둘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 더 짠하고 그렇더라..

 

이런 곤괴라서 난괴물에서 유독 버려진 어린아이같은 느낌이 강했는데

특히 마지막 부분에 불타는 격투장 중간에 태아처럼 몸을 웅크리고 옆으로 누워서 어젯밤- 노래 부르기 시작하는 부분..

복수하겠다는 의지보다 버려졌다는 슬픔과 외로움이 더 큰 아이같은 느낌이라 너무 짠하더라고..

'누군가 날 안아주는 꿈' 부분은 괴물들마다 누군가에 대해서 다르게 느껴지는데

(개인적으로 은괴는 좋았던 시절의 빅터, 카괴는 까뜨라고 느꼈어)

곤괴의 누군가는 누가 뭐래도 탄생했을 때 처음 안아주었던 창조주 동빅의 품이었다고 느껴졌어

괴물이 처음으로 느꼈던 애정과 따스함은 누가뭐래도 룽게 일이 있기 전의 동빅이었으니까ㅠㅠ

 

그날에내가.. 수미엘렌은 매번 어떻게 그렇게 엘렌의 슬픔과 외로움, 애처로움을 표현할 수 있는건지 신기할 따름..

기차역의 그날로 돌아간 동빅은 말그대로 어린시절의 그때로 돌아가버리는 빅터인데

어린 동생을 홀로 먼 곳으로 떠나보내야했던 엘렌의 슬픔과

혼자 남겨지는 걸 누구보다 두려워하는 동빅의 슬픔이 정말 폭발하는 어제 공연이었다ㅠㅠ

늘 펑펑 우는 수미엘렌과 동빅이지만 어제처럼 그렇게 숨넘어가게 우는 모습은 처음이었어..ㅠㅠ

진짜 이 가족 좀 그만 내버려둬라 이 제네바놈들아ㅠㅠㅠㅠㅠㅠㅠ

 

암전이 되도 어린애처럼 엉엉 우는 동빅 울음소리와 승후빅터의 울음소리가 맞물려서 이어지는 상처..

그날에내가 -> 상처로 넘어가는 부분에서 이렇게 울음소리가 이어지는 느낌이 들 때면 늘 소름돋게 좋아

 

절망, 후회도 너무너무 좋았는데 너무 길어져서 둘의 연기합, 감정선 너무 좋았다는 것만 말해두고

난 이제 북극으로 간다... 

 

동빅이 "죽어!!"하면서 온몸으로 달려드는데도 가뿐하게 제압하고 던져버리는 곤괴는

정말 개량된, 인간을 뛰어넘는 육체를 가진 존재라는 느낌이 들더라.. 자세나 그런게 묘하게 군인스러운 느낌이 들어서 더 그런가

필사적으로 기어오던 동빅 보란듯이 총을 낚아채고 총구를 겨누는데

순간적으로 당기려는듯 움찔하던 곤괴가 천천히 총구를 돌려서 동빅에게 건네주는데

동빅 표정에서 그 어떤 의지도 느껴지지 않더라고.. 그저 본능적으로 잡고 쏘는 느낌

보통 '넌 혼자가 될 거야'라는 말을 들은 동빅은 고개를 저으며 아니야, 아니야 하고 그 사실을 부정하려는듯 구는데

어제는 그 어떤 삶의 의지도, 희망도, 의욕도 남지 않은 텅 비어버린 상태에서 모든 걸 끝내려고 찾아온 듯한 느낌이었어

괴물을 죽이는 것만이 마지막 남은 이유였다는 듯..

 

그런데 그때 곤괴가 웃으면서 빅터.... 그냥 웃으면 안돼? 라는 말을 뱉어버리고

그 순간 동빅도 객석도 모두 얼어붙어버리고 말았다..

이게 어떤 시점에서 나왔던 대사인지를 생각해보면 그럴 수 밖에 없었지ㅠㅠ

너꿈속에서 감옥으로 찾아온 동빅에게 담담하게 내뱉는 대사잖아..

"그냥 웃으면 안돼? 바꿀 수 없다면 나 웃으면서 보내줘.."

나 대신 살아서 우리 실험을 계속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앙리가 마지막으로 했던 부탁이잖아, 유언이고..

더 나아가서는 동빅이 처음으로 지위를 내려놓고 동등한 관계에서 뱉은 첫 농담인 "좀 웃어줘"로 부터 시작된 빌드업이고...

 

워털루의 "좀 웃어줘" 가 너꿈속의 "그냥 웃으면 안돼?"가 되었는데

그 대사가 다시 북극에서 곤괴의 입으로 나와버리니.. 이걸 들은 동빅은 어떻게 되겠어요.. 완전히 붕괴되어버렸죠...

숨쉬는 것조차 잊은 것 같은 표정으로 곤괴를 멍하니 바라보는 동빅을 보면서 

"이해하겠어? 이게 나의...." 까지 내뱉고 고개를 떨궈버린 곤개.. 하..

 

앙...리? 하고 손을 뻗었던 동빅이 털썩 쓰러지는 곤괴를 돌아보지도 못하고 앞으로 털썩 쓰러지듯 엎어지더니

"너였구나...."하고 울기 시작하는데 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리를 끌고 북극의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아... 아.... 아!!!! 하고 소리지르면서 울다가 미친듯이 웃더니

고개를 돌려 곤괴를 바라보며 미끄러져 내려와서 가슴을 내려치면서 울기 시작하더라

 

괴물을 끌고 위로 올라가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어.. 그럴 힘도 없었고 의지도 없었고...

그냥 끌어안고 울면서 "많이 아팠지.. 많이 힘들었지.. 내가 너무 미안해.. " 뒤늦게 전해보는 사과가 터져나오는데

이날의 동빅은 가진 모든 것을 잃고, 모든 의지도 잃어버린 텅 비어버린 상태였는데

마지막으로 남은(남았다고 믿은, 되찾았다고 믿은..) 앙리마저 또 늦어서 잃었다는 죄책감에 몸부침치는 빅터였어

 

개인적으로는 곤괴의 그 대사가 앙리라고 느껴지진 않았고, 괴물의 복수의 일부분 이라고 느꼈지만

그 존재가 앙리인지 아닌지 사실 자체는 동빅에게 그다지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을지도 몰라

어쩌면이라는 가능성만으로도 동빅에게는 되찾아야 할, 다시 확인해야 할 의미가 있었던 건지도...

 

"지옥에서 만나자" 라고 속삭이며 "나는 프랑켄슈타인"이라고 말하는 동빅의 눈빛이

그 직전까지의 텅 비어버린 눈빛에서 어떤 독기와 의지와 신념으로 활활 불타는 눈빛으로 변하는 걸 보면

지옥에 떨어지더라도, 그 속에서라도 되찾겠다는.. 신과 빌어먹을 저주에 굴복하지 않고 대항하겠다는 광기가 느껴지더라

 

배우의 연기, 오케의 연주, 객석의 공기 모든 게 합쳐져서 

그 현장에 있던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는 날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제의 공연이 나에게는 그런 날이었던 것 같아

 

프랑켄 참 많이 봤고, 북극의 애드립도 참 다양하게 봐서 좋은 것도 있고 과한 것도 있는데

어제의 북극은 텍스트로 볼 때는 좀 어색할 수 있는 부분인데도

1막부터 차곡차곡 쌓아온 감정과 분위기가 터져나오면서 완성되는 그런 느낌이어서 더 오래 잔상이 남는다..

 

동빅 고정으로 회전돌면서 뉴캐와 만났을 때의 새로운 시너지를 기대했었는데 그걸 본 느낌이라 더 좋았던 0806이었어

이 페어 몇번 더 붙으면 진짜 재미있는 게 나와줄 거 같은데 왜 어제는 페어세미막이었고 이제 남은 건 페어막인거니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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