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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프랑켄) 240730 규빅은앙 - 평행선 드디어 교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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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31 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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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내가 너무 흥분했다는 걸 알지만

오늘 공연이 너무 좋았기에 지금의 감정을 붙잡고 후기를 남겨봅니당

디테일한 내용 없고 그냥 규은러의 감상글임

 

오늘은 규빅이랑 은앙이 각자 자신의 노선을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그게 서로에게 딱딱 맞아,

자연스럽게 쌓인 감정이

차곡차곡 쌓여 마지막에 만나는데

정말 이런 공연을 다시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어

 

은앙은 아주 희생적이고, 빅터를 마음 깊이 사랑하는 앙리이지만

그 거대한 애정의 밑바탕에는 그게 빅터여야만 했던 이유가 아주 까탈스럽게 존재할 것만 같단 말이지

규빅과 만날때 은앙의 너꿈속을 좋아하는 이유는

은앙이 너무 처연하지만도, 또 너무 결연하지만도 않고

희망과 함께 자기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것'을 빅터에게 넘겨주려는 마음과

이렇게 영원히 헤어지게 되는 것에 대한 슬픔이 공존해서 반짝반짝해!

오늘은 얼마나 울컥했는지 코끝이 빨개져서 금방이라도 터질것처럼 한소절 한소절 부르다가

너와함께. 꿈꿀 수 있다면! 하고 뒤도는 순간 활짝, 이 선택에 온 확신을 담아 강하게 불러내려가기 시작하는데

내가 너무나 사랑하는 은앙이 거기 있었어..

 

그리고 그런 은앙을 나만큼 좋아하는 규빅.

지금껏 규빅은앙 회전 팽팽 돌면서도,

규빅이 앙리와 괴물들에게 포기하지 말라고 얘기하는 따뜻한 빅터라서 좋다고 생각하면서도,

앙리가 아주 많이 담겨있는 은괴가 규빅을 생각하는 만큼, 규빅도 상대를 생각할까? 에는 조금 의문이 있었거든 ㅋㅋ

규빅이 1막에서 은앙을 아주아주 좋아해서, 떠나간 은앙을 지켜내야만 해서 생창을 했다고는 생각했지만

결과물로 뚝 떨어진 은괴를

누나를 죽이고 '절망' 마지막에 창에서 뛰어내리기 전에

규빅을 가리키며 씩 미소짓는 은괴를.

줄리아의 시체를 지나, '북극에서 기다리마'라는 말을 할때

친구와 다정한 약속이라도 잡는 것같이 말하는 은괴를.

은앙은 주지 못했던 '상처'를 규빅에게 전하는 은괴를

규빅이 이해할 수 있을까?

 

북극에서, 오늘따라 일부러 더 감정을 지운 채, 넌 이제 혼자가 된거야, 하고 선포하는 은괴를

반드시 죽여버리겠다는 듯, 칼을 높이 쳐들고 찌르려는 규빅이

저 존재의 슬픔을 이해할 수 있을까? 

아니, 그게 이 극의 구조상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나에게 풀리지 않는 영원한 고민으로 남을거라 생각했었거든..

그 엇갈림조차 의미있는 거라고.

 

근데 오늘 죽은 은괴를 한참 멍-하니 보다가 발작하듯 뒤로 물러선 규빅이

질질 다리를 끌고 북극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

정말 힘들게.. 힘들게 토해내는 것처럼 메아리를 외치는데

그러다 마지막에 앙리!!!! 하고 그 이름을 부르는 순간.

진짜 이상하지! 몇번, 거의 몇십번을 보아온 규빅의 디테일인데

괴물이 떠나간 이 정적인 북극에, 파도같이 거대한 슬픔이 확 밀려오면서

다시 생동감이 돌기 시작하는거야. 지독히 외로웠던 존재와 그 존재를 드디어 마주보는 '두 사람'의 북극 위에.

앙리,

너 내 친구 앙리 맞지?

집에가자.

내가 살려줄게.

내가 살릴거야.

우리 약속했잖아!

평소와 같은 디테일의 변주에, 아니 오히려 평소보다 대사량은 적었는데

"너, 내 친구 앙리 맞지?"

라고 묻는 규빅의 목소리가, 앙리나 괴물이나 죽었는데, 그 순간 눈 앞에 '너'에게 진짜로 말을 거는 것처럼 느껴지는거야

괴물 안에 있는 어떤 영혼에게 확 다가가 노크를 하는 것처럼

 

규빅과 은앙은 '서로를 위한' 선택을 향해 열심히 달리지만

그게 결코 만나지 못하는 평행선처럼 보인다고

하지만 4연보다 5연에서 더 가까워진것처럼 느껴진다고 규은 초반에 후기를 썼었는데

엇갈림을 통해 그 평행선이 드디어 오늘 만나더라.

마침내.

오직 서로를 생각하며 달려간 길이 오늘 결실을 이뤘어.

한명은 죽었고, 한명도 곧 죽을 상황인 차디찬 북극에서 ㅋㅋㅋㅋ

규은이 그걸 해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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