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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프랑켄) 240614 규빅은앙 낮공 보고왓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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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5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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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정말 설레는 날이었어요

긴장감 max로 관극했던 첫공 이후 페어 둘공인데다가

은앙은괴 배우 박은태 배우님의 생일 공연이기도 해서

자꾸 더 기대를 갖고 보게된 날

 

조금 극 외적인 사담이 섞인 얘기긴 하지만,

좋아하는게 생기면 왜 그렇게 '기대'를 갖게 될까?

좋아하는 것에 대한 개인의 기대와 기준은 어디까지 용인될 수 있을까. 혹은 어디까지 있어야 행복할 수 있을까?

연뮤덬이라면 한번쯤 고민해봤을 문제가 아닌가 싶은데ㅋㅋ

결론적으로 엄청난 기대를 갖고 본 오늘이 나는 곱씹어볼수록 참 좋았네.

 

4연때 규빅은앙의 비극이 시작된 데에는

상대를 너무 소중하게 여기는 만큼, 상대에 대한 자신의 기대, 이상이 컸어서

끝내 그 판타지를 버리지 못하는(그래서 대신해서 죽거나, 진심이 아니라고 생각해 다시 살리려고 하는)

극단적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순수의 인간상이 있었다고 봤거든

 

근데 오늘 공연을 다 보고나서

특히 북극에서 규빅의 문제의 그 대사ㅜ 에 댕-하고 한대 맞은 다음 

시간이 지나 곱씹어볼수록

오늘 공연은 그냥

'친구끼리 싸우는 내용이었던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거임 ㅋㅋㅋㅋㅋㅋㅋㅋ

 

규빅이랑 은앙의 모든 행동에는 '상대방을 생각해서'

라는 이유가 필연적으로 깔려있기때문에

서정적인 비극 소설을 읽은 듯한 기분을 주는 페어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규빅과 은앙 각자 개인의 관점에서만 행동했기에 모든 비극이 일어난단 말이지.

'내가' 생각하기에 상대방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을 실현한다는 것.

특히 은괴는 마지막에 빅터에게 지독한 외로움을 선사하는 방식으로

나 이렇게 외로웠어, 알아줬으면 했어. 하는 마음을 숨겨버리잖아

사실 하고 싶은 말은 그건데도...

 

이번 5연 들어 조금 더 앙리에 '가까워' 보이는 이 괴물은

앙리의 목소리를 빌려 '하고 싶은 말'이 조금씩 더 터져나오는데

추상적이리만큼 강대한 존재 같았던 이전과 달리 조금 더 '인간'에 가까운 존재처럼 느껴지는거야..

한편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 순간 생창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었던 규빅은

5연에 들어선 남들 눈엔 그게 '아집'과 '고집'처럼 보이는 걸 이미 알고 있는 느낌이야.

더이상 자기 세계에만 갇혀 있던 도련님이 아닌거지.

 

난 지금까진 극의 비극을 규빅과 은앙 스스로가 초래한 것이라고 봤기 때문에

마지막 북극에서의 혼자가 된다는 슬픔, 그런 극단적인 상실이 각자가 원한 걸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거든.

근데 삶은 그런식이 아니잖아. 생의 의지가 있고 이어지는 한..

그리고 내 '기대'에 맞지 않는 관계의 상대방이 그래도 여전히 내 눈 앞에 있는 한

극단적인 자기 희생은 사실 도피란 말이야. 정말 내가 그의 '친구'라면 싸워야만 하는 거지.

그래서 내가 그런 둘이 싸우는 걸

1막과 2막 내내 걸쳐 보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드는거얔ㅋㅋㅋㅋ

 

 

-

 


오늘 전체적으로 둘이 정말 대등한 '친구'처럼 보이는 장면들이 많았네.

단하나의 미래 들어가기 전, 두 사람이 처음으로 대화를 나눌때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지나쳐?!! .......내가?

하고 서로 한참을 노려보는데,

눈을 뗀 규빅이 뒤로 걸어가면서 "앙리 뒤프레."하고 침잠해서 이름을 부르는 순간같은거.

규빅은 은앙의 논문을 몇번이나 읽으면서 감동하고, 공감하고, 이사람도 자신과 같은 상실 '슬픔'을 가지고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더라..

두 사람 다 상실을 경험한 동업자로서 단하미를 부르니깐, 규은의 단하미는 납득이 가면서도 슬퍼 ㅠㅋㅋㅋ

마지막에 계단 중간에서 악수하고 나서, 규빅이 먼저 은앙을 보고 웃는데

원래 짓던 '내 목적을 이뤘군'하는 살짝 눈 내리까는(ㅋㅋㅋ) 웃음이 아니라, 그냥 '친구에게' 보내는 웃음을 보이더라.

 

한잔술때

나, 부모도, 형제도 없지만. 단하나. 친구가 있다네. 뭐가 더 필요해?

할때 규빅이 4연과 다르게 앙리쪽을 쭉 쳐다보고있어서 넘좋아 ㅠ...

지금의 규빅은 정말 은앙의 외로움의 무게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것처럼 느껴져.

그리고 둘이 신나서 한잔술 끝나고나서도 바로 짠 한번 더하고, 대종룽게 들어왔는데도 이상한 저질댄스(ㅋㅋㅋㅋ)추면서 최대한.. 즐거운... 시간을.. 어떻게든 조금 더.. 보내서 좋았다네..

 

오늘 개인적으로 레전이었던 너꿈속은

두렵고 두렵지만 섬세한 마음으로 하나하나 부르는데.. 방어막을 치지 않은 은앙의 부드러운 내면을 그대로 보는 것 같았어

그런데 그토록 두려워하면서도 '날 위해 울지마. 이것만 약속해' 부분만은 힘줘서 부르는 거지

페어 첫공때는 그 약속에 규빅이 억지로 고개를 끄덕였었는데, 오늘은.. 못끄덕였어.

규빅은 그런 약속 못했대 오늘..ㅜ

 

생명 창조로 은괴를 맞이한 규빅은

'내가 생명을 창조했어'라는 욕망에 그득한 말조차 그냥 '내가 앙리를 살렸어'라는 말과 동음이의어로 들림

그나저나 생창 중간 철침대 위에서 신을 부르짖는 부분,

그리고 절망때 생창기계 위에 나타난 은괴를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부분

이때 규빅이 허공을 향해서 손가락질을 하거든?

내 기억엔 4연 규빅에겐 없던 디테일인데, 반대로 4연 은괴한테 있던 디테일(나의 신이여, 말해보소서 할때 허공을 손가락질 하듯 가리킬때가 있었음)이라 대가리깨는거임 그냥..ㅎ

 

오늘 난 괴물은,

감정적으로 한발자국 더 나아가는 단계의 중간을 보는 기분이었어.

분노해서 사자후를 지르듯 일어나려하는 순간 머리에서 무언가가 막 튀어나오는 고통, 고통에 몸을 주체하지 못하고

동물처럼 움직이며 아파하다가, 딱 떠오르는 기억에

너무나 이지적인 인간 은앙의 표정으로 싹 바뀌는데

빅터....? 하고 잠에서라도 깬 것같은 익숙한 목소리로 친구 이름을 불렀음

그러다가 바닥에 고개를 박고 울었지만, 갈무리하고 일어나는 느낌.

 

후회 전에는

죽은 줄리아 앞에 절망하는 규빅을

창문 밖으로 사라지기 전까지 아주 천천히 쳐다보고 있더라.

더이상 자신을 위해 울어줄 사람이 남지 않은 규빅은,

그러나 자신을 기다려주는 유일한 존재인 은괴를 만나러 북극으로 가고..

 

여전히 액션합 참 잘 맞아.

오늘 총이 엄청 빅터에게 가깝게 떨어졌음. 4연때 규빅이 나이프 쥐고 다가왔던 첫날이랑 딱 비슷한 거리.

그랬더니 규빅이 그때처럼 나이프 쥐고.. 오더라 은괴한테.

이번엔 총까지 잡으려고 했는데, 손끝에서 나가고, 이 품위있는 괴물은 조급하지 않게 움직여서 그냥 총을 자기걸로 가져오는데

상대 배우가 어떤 액션을 하듯 믿으니까 나오는 합 같았음.

규빅은 생에 대한 집착으로 순간적으로 괴물에게 총을 쏘고,

그 괴물이 너무나도 온화한 목소리로 자신의 이름을 부르고, '내 친구'라고 말하는 표정을 보았을때

눈 앞의 존재를 정말 완전히 '앙리'라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인데.

 

규빅은 앙리를 용서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내가 오늘 난생 처음 하게 되더라고.

그 반대는 항상 생각해봤었는데ㅋㅋㅋㅋ

지금의 은괴는 은앙과 동일한 존재는 아닐지언정,

자기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던 '친구'라는 점에서는 아주 비슷하게 느껴지거든.

규빅의 입장에선 상대방이 자신을 '친구'라 부른다면 사실 그게 앙리인지, 괴물인지는 큰 상관이 없어지는거지.

그러니까, 규빅이 매번 말하듯 정말 상대방을 다시 '살리고 싶다'면

자신에게 비극을 안겨준 눈 앞의 인물을 전부 친구로서 받아들여야만 한다는 건데..

 

집에 가자, 앙리, 내가 살릴수있어, 앙리, 내가 살릴거야, 일어나, 제발,

뒤프레 소위 명령이다, 일어나! 일어나란말이야..

 

하고 전에 없던 말투와 이야기로 은괴에게 말을 거는 규빅이 등장한 순간

쟤는 쟤를 정말 친구로 받아들였구나, 하고 댕하고 오더라.

 

단하미 이후 규빅은 은앙에게 팔 접합 수술을 할수있겠냐고 물으면서

명령이 아니라 '부탁'이라고, 그리고 나서 '친구'라고 은앙을 부르지만,

사실 그건 명백히 상하관계에서 오는 교만이었거든.

너는 내 말을 들어줄걸 알아, 그게 직급 차이 때문이든, 내가 널 살려줬기 때문이든, 내가 논문으로 너를 이미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든. '나는 네가 내 부탁을 들어줄 사람이란걸 알아'.

 

근데 사실 규빅은 자기가 상상한것처럼 은앙을 잘 알지 못했음. 

사실 나는 너보다 위에 있지도 않고, 너는 내 기대를 원하는대로 들어주는 사람도 아니고, 나는 너를 당췌 모르겠으니까, '부탁'할 수가 없는거야.

부탁은 상대방이 들어줘야 성사되는건데, 지금 눈 앞의 앙리(괴물)는 그러지 않을테니까. 그녀석은 내가 원하지 않은 선택만을 하고 갔으니까.

그래도 친구니까, 살아줬으면 하니까. 자신의 부탁이라면 들어줄거라 믿었던 그 자존심조차 놓아 버리고, 이제사 명령이라 외치는거지

 

그리곤 이 욕망 가득한 도련님이 마지막에, '나는 프랑켄슈타인'하고 외치면서

신에게 반항할 마음 가득한 눈빛으로 하늘을 올려다보더라고^^,,,

 

-

 

약간 요즘 그냥 '오늘로.. 규은러 성불했읍니다..'라고 말하고 싶어지는 공연들이었는데

이제 많아봤자 5,6회차 일것 같아서.. 또 눈물이 나네..^^;;;;

그래도 오늘은 또 박은태 배우님 생일이라 특별한 장면들이 많이 나와서 좋았다.

규쟈크가 넌괴물 부르기 전에 '너 뭐야? 네가 주인공이라도 돼? 뭐 생일이야?' 라고 ㄹㅇ 깜짝 애드리브를 했거든

난 원래 몰입을 깨는 애드립을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인데, 이건 애드립의 의도가 너무 귀엽자나

뭣보다 그 순간 나온 팬들의 순수한 축하소리가.. 흐흐흐

박은태 배우가 무대위에서 웃음 참으려고 하는거 드문데 오늘 처음 봤음..^^^^

이러고 끝나고 커튼콜에서 규빅이 은괴 기다리면 은괴가 가운데로 나와서 같이 인사해야하는데

은이 완전 장난스러운 미소 지으면서 안 나가고 서로 쳐다보고 있는거얔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약간 규가 동생 표정같은거 지으니까 세번째에 그제야 나옴..

마지막 커튼 내려가기전에 형 생일이라고 무릎 꿇고 손으로 막 휘적휘적 해주는데 너무 귀염.. 그와중에 규한테 박수 보내달라고 제스쳐하는 은..

공연 내적으로나 외적으로나 결합되서 기억에 남을 것 같은 날이었어.

내가 아직까지는 후기를 쓸때 4연 잔상이 남아서 쓰고 있는데, 이제는 5연이 새로운 자리를 차지하지 않을까..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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