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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프랑켄) 240611 규빅은앙 5연 첫공 후기 - 더 가까워진 평행선 (긴글주의)
610 10
2024.06.12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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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연때 규은 첫공에 바로 꽂혀서 미친듯이 전관 돌았던

미친 여자가 돌아왔다...

 

기다린만큼 기대도 컸고 그만큼 첫공때 주는 감정들이 너무 커서

솔직히 디테일하게 후기를 쓰는게 아직 꺼려지는데 ㅋㅋㅋ

못본 공연도 같이 나누는게 후기의 맛이라 생각해서 최대한 열심히 적어봄...

 

너무 떨려서 심장이 차가운 채로 앉음..

내가 이렇게 떨리는데 배우들은 어떡하지(?) 하고 말도 안되는 대리걱정했다가 맨날 하는 건데 평소처럼 하겠지,,

그냥 존나 즐기자..! 이러면서 시작했는데

규빅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냥 다른 사람이 보기에도 너무 들떠 있는대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오버츄어부터 돌아가서.. 생창 기계 속에서 은괴 데리고 나오는 규빅

일어나, 제발, 일어나!!! 하는데 뭔가 저번 공연들(4연, 5연 규빅 첫공)보다 서러워하는 감정연기가 들어가 있는거

그때부터 벌써 이거 잘못하면 삐걱거리겠는데 또 잘못하면 레전이겠는데 하는 어떤 예감

오늘 저번보다 앞열에서 봐서 오글로 보니 배우들 표정이 선명하게 잘 보였는데,

치료하던 적군이 죽고 중위한테 대들 때 은앙, "살 수 있었는데...!"라고 말하는 눈에 눈물이 이미 그렁그렁 차있더라.

은앙 5연 첫공때도 느낀건데 4연때 비해 감정을 더 겉으로 드러내는 느낌으로 연기가 바뀌었어.

그리고 둘다 상대배우랑 오랜만에 붙는 페어 첫공이다보니, 감정을 조금 더 갈무리 없이 들어내는 느낌?

페어공연 반복되면서 생기는 서로의 흐름을 이해하는 합도 너무 좋은데

또 이런 맛때문에 첫공들 오지.. 하는 생각 들더라.

 

"앙리, 앙리 뒤프레!!"

외치면서 나타나는 규빅.

규빅 5연 오면서 톤을 전보다 낮게 가져오는데, 아 오늘은 그런데 흥분했엌ㅋㅋㅋㅋ

본체 배우가 전날에 다음날 공연 기대된다고 코멘트 했었는데, 그게 확 느껴졌음

딕션 깔끔하고 안 저는게 규빅 강점인데 여전히 깔끔한 딕션이지만 묘하게 빠르고 감정적으로 앞서나가는거.. 배우 자첫이 아니다보니 보이더라ㅋㅋㅋ

근데 그렇게 감정이 보이는게 상대 배우도 툭툭 건드리는 발화점도 되는 것 같음.

은앙이 그냥 은앙 처음 해보는 사람처럼 빅터보고 놀라고, 죽고싶은 거냐는 말에 고개 숙였다가, 나갈때까지 빅터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부분을

진짜 온 힘을 다해서 연기해서 좋았음..

단하미 전에 무대 상수쪽 구조물에 올라가있는 빅터랑 앙리.

규빅은 자신의 이상을 전하면서 앙리의 어깨를 툭 치는 디테일, 은앙은 그런 규빅을 돌아봤다가 인정할 수 없다는 듯 표정 짓는 디테일이 있는데 그대로 살아있더라.

은앙이 얼마나 감정적이었냐면, 구조물에서 내려와서 룽게가 하는 실없는 소리 듣고 있는 장면에서

흥분해서 미세하게 숨을 몰아쉬는 것처럼 느껴졌음.. 룽게가 뭐라고 하던 말던 빅터를 쭉 쳐다보면서 네가 정말로 뭐라도 되냐고 생각하는듯이.

그런 앙리를 도발하는 규빅. 지나쳐... 내가?! (여기도 5연 오면서 규빅이 톤을 낮게 바꿨는데 오늘은 흥분이 들어가있어서 아이곸 하면서 봤음ㅋㅋㅋㅋ)

앙리를 있는 힘껏 쏘아보다가 계단을 올라가면서 "앙리 뒤프레." 하고 이름을 한번 부르는데

그 이름을 묘하게 슬픈 톤으로 부르는 5연 규빅 너무 좋네.

그 다음 대사(자네 3년전에 한 논문을 발표했었지)를 위해서만 상대를 부르는 느낌이 아니라, 그냥 그 이름 자체에 감정을 담아 부르는 느낌.

규빅 단하미때 여러 감정 섞여 흥분해서 부르는데, 오늘은 그 흥분감이 오히려 단하미와는 또 어울렸다는 느낌?

단하미의 유일하게 아쉬운 점은 두 배우가 무대 상단과 하단에 각각 배치되어 있어서 오글로는 한쪽을 포기해야만 한다는 거임...

4연때 규빅은 마음만은 광대한 천재과학자지만, 실패를 안 경험해봐서 미성숙해 보이는 어린 젊은이 같았으면

5연때는.... 진짜로 이루어낼것만 같은 힘이 있음.

그리고 그런 빅터에게 감화되는 앙리.

4연 은앙은 선하지만 철학자, 과학자같은 이성인으로서의 느낌이 강했는데

이번에는 단하미때부터 인간적인 감정들이 보여. 어떻게 몇년 전보다 더 어려보이는 느낌으로 연기를 가져오지? 보면서 실시간으로 놀랐음.

빅터의 말에 하나하나 반응하고, 자신을 감싸는 크리쳐들에 경악하고 두려워하는 표정이 너무 잘 보이더라.

4연때 규은은 프랑켄 회전러에게 추천하는 페어였는데, 오늘은 걍 처음 보는 사람도 극을 이해하기 너무 쉽게 느껴졌음.

생명의 주체자가 된다-- 라는 합창에서 완벽하게 함께 걷기 시작하는 규빅과 은앙.

계단 위에서 서로 마주보면서 웃음 지을때 미친 여자는 너무 좋아서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규빅에게 너무나 감명받은 은앙 거의 월터급으로(진짜임) 순정이 폭발해서

'하지만 넌' 부를때 이미 목소리 먹먹함.

긴 어둠의 끝에 빛을 발견한 것처럼 폭죽소리에 찬란하게 웃는 은앙 기대하며 이장면 제 최애장면인데요

오늘 걍 처음부터 은앙 너무 감격해서 가라앉아있어서

제가 예상한건 이게 아닌데 눈물이 났어요,, 너무 좋아서...

 

은앙 이제 규빅이 1막에서 뭔 깽판을 치더라도 얘를 무조건적으로 지지할것 같음

그리고 그는 실제로 그러하였어요

엘렌에게 자기한테 빅터가 어떤 의미인지 말할때 꿈꾸듯이 허공 쳐다보는 4연 은앙 >>실존<<

규빅 술집에서 개뚜드려 맞고 있을때 잠깐만, 잠깐만, ㅏ잠깐만, 잠깐만!!!!!!! 하고 개다급하게 달려가서 애가 술에 취해 발차기를 하든 말든 지켜주려고 하는 강아지 실존(모에화 미안합니다)

한잔술도 오글 어딜 봐야될지 모르겟네...

은앙 온 힘을 다해 빅터 지키려고 하고 반면 빅터 이 미췬놈은 술 깨려고 지 뺨 때리고 있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5연 규빅은 4연 규빅보다 한층 딥해져서, 말끄러미 웃다가 정색하고서 "보잘것없는 인간이란걸 확인하고 싶었나보지?!" 하고 테이블에 외투를 내팽겨칠때 반향이 한층 크다.

"부패되지 않은 뇌를 어디서 구할 수 있겠어? ...살인을 하지 않고서야." 할때 조용히 앙리와 눈을 마주치던 4연 규빅, "제 친구가 취해가지고 ㅎㅎ"하고 억지로 가볍게 말돌리던 은앙도 좋았는데

이번엔 규빅이 그 말을 하면서 더 뜸을 들이고 아예 앙리의 턱을 잡는 걸로 바뀌어서

은앙도 그걸 가벼운 농담으로 상쇄해주지 못하고 ".. 자네 취했어. 가자."하고 무겁게 가져가는데

전체적으로 4연보다 개그포인트들이 빠지고 분위기가 무거워짐(안그래도 규은 무거웠는데 ㅅㅂ 거기서 더요)

테이블 위에 올라가서 자기의 한계를 토로하는 규빅이 이미 슬퍼서

그 다음에 토 삼킨척 하는 연기는 전과 그대로인데 그렇게까지 웃기게 연기하지도 않고 실제로 그렇게 웃기지도 않음

그러다가도 한잔술때 해맑게 웃는 둘...

슬퍼했다가도 술들어가고 친구가 씐나게 춤추니까 "예에~"하고 맥주잔 들면서 추임새 넣어주는거 너무 좋아 ㅋㅋㅋ

4연때는 앙리가 어떤 심정으로 여기 있는지도 모르고 술에 취해서 딴곳보고 있을때도 많았는데, 5연 규빅은 앙리를 쳐다봐주네..

한잔술 끝나고 룽게가 등장해서 테이블 아래까지 내려오는 씬까지,

그 짧은 공백에도 서로 마주보고 웃으면서 술잔 한번 더 나누고..

장의사! 한 후 술집안에 사람들 호응 유도하는 5연 연출 살짝 뇌절이라고 생각했는데 규빅이 오늘 아예 안함.

들어가기 전에 재희룽게 붙잡고 뽑뽀 두번해주는뎈ㅋㅋㅋㅋ 은앙도 빅터 따라 해야할것 같아서 룽게 붙잡았다가.. 으아아~!~ 하고 차마 하지 못하고 들어가는거 너무 웃겼음 ㅋㅋㅋ

 

그랬는데 "살인자 살인자"

하하하하

우리 앙리 개떨면서 나오는데요

사형 선고 받을 줄 정말로 몰랐던 사람 같아요...

이어지는 규빅 "나는 왜"는

누나 말을 들은순간 정말로 앙리의 머리로 '그걸' 해낼수도 있지 않을까? 나라면? 

라는 생각을 '한순간'이라도 했던 자기에게 지독한 환멸을 느끼는 느낌

그리고 규빅은 어머니 그림 쳐다보는 뒷모습이 너무 어린시절의 그 아이가 그대로 서 있는 것 같아서 좋아.

엄마를 살려야한다는 생각만으로 움직였을 뿐인 아이에게 무슨 죄가 있겠냐고.. 면죄부를 주게 되어버림(빅터맘 등장)

"날 똑바로 봐. 가슴에 새긴, 소중한 신념. 그것 마저 버린다면 난!"

이 나는 왜 마지막 가사가 정말 잘 어울리는 빅터임. 남들한텐 냉정하게 굴면서 마음 속으로는 생명 그 자체를 누구보다 소중하게 여겼을 빅터라서.

 

근데 은앙은 이미 마음 정했대..

자기 목숨보다 우리 연구랑 너가 더 소중하단다...

앙리 말 듣고 무너지는 규빅 오늘 역대급으로 운 편이었다.

본체 배우분이 얼굴이 너무 하얘서 핀조명받으면 피부 질감이 거의 안보이고 새하얗게만 보이는데(그래서 눈물 흘려도 티가 잘 안나서 아쉬움 배우 잘못은 아니지만), 오늘은 눈물이 뺨에 쏟아져있는게 보이더라.

오글로 은앙 보면서 따라가다가 빅터에게 약속해달라고 가까이 다가간 장면에서 규빅 얼굴이 너무 핼쓱해서 놀랐음.

그리고 있잖아 이걸 말하고 싶었어

항상 그래도 빅터의 꿈 안으로 행복하게 떠나고 싶어서,

"너와 함께 꿈 꿀 수 있다면!" 하면서 뒤돌아볼때는 억지로든 진심이든 꿈에 사로잡힌 눈으로 웃는 은앙이었는데

오늘 거기 그 순간까지 은앙 제대로 웃질 못했어

가는게 두렵고, 빅터를 두고 가야되는게 아쉽고, 이대로 앙리라는 존재의 이야기는 끝이 나야해서..

울먹이는데 그래도 꿈을 꾸고 있는 것처럼 부르더라

아.. 

 

그래서 결국

위대한 생명 창조의 역사가 다시 시작된다...

규빅 악에 받혀서, 믿었던 신따위 저주라도 받으라는 듯 생창을 해

근데 악에 받힌거지 악하진 않아 규빅이 그걸 해냄

일어나리라~~!!! 하고 하이라이트 지를때 엄청 깔끔하게 찍었는데 그러면서 감정도 더블되고 쫙 몰입하는게 느껴지더라

생창 마지막의 사족같은 편곡은 보다보면 익숙해지겠지.. 하고 있음ㅋㅋ 규빅은 거기서 특별히 뭘 하기보다 먼 앞을 쳐다봄.

깨어난 은괴.

다시 1막 처음으로 돌아가서..

감정이 섞인 채 "일어나, 제발 일어나!!"를 외치는 규빅.

일련의 과정을 보고 나니 그 진심섞인 간절함이 와닿더라. 우려했던 감정들도 이제 2막부턴 맞는 퍼즐조각으로 돌아가겠구나 하는 예감이 들었음

은괴의 괴물은 갓 태어난 생명 그 자체. 절뚝이고 몸의 동작을 더 넣으면서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한게 보임.

은괴 서툴게 다가가 규빅한테 폭 안기는데 규빅이 진짜 소중한 아기 안듯이 꽉 안고 쓰다듬어줘서.. 아.. 포근한 가슴에.. 얼굴을 묻고.. 4연 규은러 승천식 하는 기분이었어요..

그리고 돌아온 안돼→에→에→에→에↗에↗↗에↗↗↗

이거지예.

 

 

이미 영혼 승천식했는데 2막 아직 시작도 안함

북극을 기다리며 자리에 앉다.

1막을 이렇게 촘촘하게 쌓은 규은이 마지막 가서 보여주는 그거 보려고.

규빅 반지 나타나는 마술 객석에서도 잘 보이게 제스쳐 취하더라.

그리고 확실히 졔랑 규랑 전작품에서도 많이 만나서 그런지 되게 익숙하고 자연스러웠음. 이건 마찬가지로 자주 만난 졔랑 은 그곳에서에서도 느낌... 

결혼식 시작하고 쥴리아 정말 사랑하는데 하나도 안행복해보이는거

나 정말 개도라이될것같아요

시장님 찾아서 숲속을 헤매다 혼자 떨어진 규빅 이미 지쳐보이는데 그 앞에 던져지는

빅터 프랑켄슈타인..

나의 창조주여.

아..

은괴 이번에 진짜 왤케 감정적이어졌는지 보면서 내가 봐온 4연의 그 괴물이 맞나? 싶으면서도

이런 괴물은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기대하는 내가 있음

도망자 시작하면서 자리에 주저앉는 디테일이 추가됐는데 저거 3층 뒷열 사람들도 은괴 얼굴 안가리고 잘보이겠다하는 개실리적인 생각을 함

"날 앙리라고 부르면, 너의 그 죄책감이 위안을 받기라도 하나?"

"그게 무슨 소리야...?"

라고 말하는 규빅 목소리에 죄책감 가득이라 괴물은 더 돌아버리는 거에요.

 

그리고 다시 과거로. 생창직후 도망쳤던 은괴는 정말 '갓태어난' 순수한 존재.

에바가 공격하라니까 그게 무슨 의미인지도 모른채 에바를 계속 쳐다보다가, 싸워.

그런 괴물에게 '넌 괴물이야'라고 노래 부르는 규자크.

넘버 전후 웃포도 살리면서 이렇게 쎄한 쟈크를 만들 수 있다니, 보는 내가 깜짝 놀랐음.

이 쟈크는 규빅과 똑같은 얼굴을 가졌는데 괴물을 정말 하나도 동정하지않아.

근데... 은괴는 그런 규잨을 넘버 내내 계속 쳐다봄.................

자기에게 뭔가 말을 해주니까, 자기를 만져주고, 쳐다봐주니까.

이어지는 졔까뜨와의 '그곳에는'

"곰 맛잇어..." 라면서 중얼거리는 목소리에 관객들 다들 웃음이 나오면서

동시에 ㅅㅂ 지금 이게 맞는거냐?

뮤지컬 웃고 즐기려고 와서 앉아있는데 다들 마음 한쪽이 허름해지고 있는 거임

졔까뜨의 '산다는 건'은 그 자체로 하나의 극으로 느껴지더라.

마지막 지르는 부분에서 어레인지 진짜 너무 좋았다.

 

내가 이번 은괴에게 받은 인상은 너무나 '인간을 좋아하는' 괴물이라는 거

하지만 그 '인간'이라는 게 어떤 동물이고 어떤 생과 사를 반복하는지 아직 이해하지 못해서,

까뜨린느가 울면서 빌고 자기를 욕하는 순간에도 그냥 거기에 까뜨가 있는게 좋아서

웃으면서 손을 뻗어 까뜨린느를 잡고,

팔이 잡힌 까뜨린느는 소스라치듯 놀라 아아악! 비명을 지르고.

에바와 쟈크는 그런 괴물에게 침을 뱉고 웃으면서 들어가.

적막 속에 시작하는 '난 괴물'.

 

차가운 땅에 홀로 누워

눈물이 뺨을 적시네

이것이 '외로움'.

 

이 가사를 부르는 내내 은괴는 웃음짓고 있었어

태어난 순간부터 무엇이 '행복'이고 '따뜻함'인지 가르쳐주는 이가 아무도 없었기에,

자신에게 자극을 주는 인간들에게, 까뜨린느가 보여줬던 '웃음'을 따라해 보답해왔던 괴물이었는데

이제 그 자극들, 이 통증과 설명할 수 없던 마음이

'외로움'이라는 단어라는 걸

완전히 이해한 것 같았음.

 

웃는 얼굴에 슬픔과 분노의 표정이 번져가듯 차오르기 시작하고..

얼기설기 부러진 몸을 끼워 맞추면서 일어나는데 정말 인간이 아닌 '괴물' 처럼 보이더라.

이야기로서도 그렇지만, 괴물에 가까워 보이도록 얼마나 연구한 동작인지(그리고 얼마나 힘이 필요한 동작인지) 느껴지는, 배우의 정수를 보여준 '난 괴물'이라 끝나고 환호성이 정말 컸어.

이 불쌍하고 신화적인 괴물에 대한 박수 함성 뒤로 지친 빅터가 걸어 나오는 연출이

묘하게 맞물려서 상징적으로 느껴질정도.

 

난괴물부터 후기를 썼다 지웠다 썻다 지웠다..

지금 내가 쓰기엔 체력적으로 아니다라는 판단이 들어서

나머지는 조금 두서없이 쓰려는데 이해해줘 ㅠㅠ ㅋㅋ

 

상처

한, 인간이 있었네. 그저, 나약했던 남자.

저 하늘을 동경해, 스스로 신이 되려했지.

라는 가사를 부를 때 빅터를 떠올린듯 묘한 '따뜻함'마저 묻어나는데

'상처'의 끝이 어떨지 알면서도 그걸 보고 있는 내 심정을 서술하시오....

 

절망.

어둠속 생창 기계 위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괴물. 내가 사랑하는, 그 어떤 인간보다 인간다워서 초월적으로 슬픈 괴물.

그 슬픈 존재가 꺼버린 생명 앞에 순수하게 절망하는 빅터.

'절망'때는 유독 조명 사용때문인지 모든 색깔이 흑과 백처럼 보이는데

그래서 빅터와 괴물이 끝없는 어둠 속에 갇혀있는 것처럼도 보이고

반대로 아주 순백의 세계에 있는 것 같기도 함.

은괴는 인간을 사랑하기에 인간에게 철퇴를 내리는 존재로 위에서 등장하고,

규빅은 인간을 사랑하기에 인간을 포기하지 못하는 존재로 바닥에 붙어있음.

닮았기에 정반대의 길을 간 두 사람이 극단으로 치닫는 순간.

은괴가 아직, 아냐! 할때 으르렁 거리듯 내려 꽂는 디테일을 안해서, 규빅도 톤을 맞춰 똑같이 갔는데

그냥 그것마저 좋았다고 하면..

 

후회

신이 계신다면, 들으소서.

나약했던 한 인간의

외로운 싸움을 고독한 진실을

발버둥치려했던 내 운명.

오늘 가사 한줄한줄이 이렇게까지 파고들줄 몰랐어

빅터가 불쌍한지 아닌지를 떠나서....

얘는 이미 죽을 각오가 되어있기 때문에

저 말을 진심으로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북극에서

22년 01월 26일이후로 다시 만난 규빅과 은앙.

규빅 다리에 꽂힌 칼에 아파하기보다 내가 만든 저 존재를 끝내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닥에 떨어진 총에 먼저 손 뻗더라.

은괴는 화가나서 냉정하게 그 총을 가져가고, 규빅 손이 은괴 발목 스치더라..

4연때보다 한층 가까워진 거리에서 서로 마주봤어.

은괴가, 이미 충분한데도 한발짝 더 오더라고. 아주 가까이서 빅터를 바라보고 총을 건네기 위해..

서로 정말 죽일 수 있을 것 같았음

하지만 은괴는 총구가 자신을 향하게 하지.

왜일까? 이 죄와 벌을 끝내려면 반드시 자기가 사라져야한다는 걸 아니까?

끝까지 그렇게 지독하게 운없고 외로워도 되는걸까?

운명의 조종을 당한것처럼 규빅이 총을 쏘고 바로 떨구어 버리더라.

그 한쪽 다리로는, 이 북극을 빠져나갈 수 없어.

주위를 둘러봐. 넌 혼자가 된거야.

혼자가 된다는 슬픔.

빅터,

빅터.

빅터..............

아...

북극에서 은괴가 빅터를 부르는 목소리 속엔 과연 어디까지 그 이름을 그리워하는 마음과

그리움을 숨기고 연기하려는 마음이 담겨있을까

괴물은 자신을 누구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자신을 오롯이 정의하지 못하는건 얼마나 큰 슬픔인가.

아픈 다리를 질질 끌면서 북극 맨 위에 선 규빅이 아.. 아.... 하고 소리를 내는데

이미 허무하더라고. 이미 얘는.. 더 버틸 수 없을 것 같더라고.

분명히 그랬는데

앙리!!!!!!!!!!!!!

하고 모든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다 넣어서 그 이름을 부르는거야.

 

 

첫공이라 너무 흥분해서 써가다보니

체력조절이 안되서 끝이 아쉬운 글이 되고 말았지만...

앞으로 규은을 달릴 날들이 남아있다는 생각에 이번엔 여기까지 하고 닫아봄.

둘다 다시 와 줘서 너무 고맙고, 앞으로 남은 회차 얼마나 될까 두렵고ㅋㅋㅋㅋㅋ

4연 규은때는 항상 이야기가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할 것만 같았는데,

오늘은 반대로 이야기가 언제라도 막을 내릴 수 있다는 게 실감이 나더라.

그런 의미에서 정말 후회없이 달려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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