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어제 밤공 보고 왔거든?
요새 티켓값이 너무 비싸지기도 했고 다른거 찍먹할 것도 많고 그래서 이번 시즌 사실 패스할까 했는데 마침! 토핑마켓할인이 하길래 어제 딱 보고 왔다.
이게 6년 전에 내 돈 주고 구매한 첫 번째 뮤지컬인데(학생 때 단관한 건 사실상 선생님들이 극을 선택했으니까 빼고!) 그 때 내가 머글이라 송스루뮤지컬? 그런 용어도 몰랐음.
송스루 호불호 갈려서 사실 연뮤 초심자에게 다들 추천하기 조심스러워들 하잖아? 근데 난 이 때 노담이 너무! 좋았어서! 진짜 너무 좋았어서 오슷도 사고 프랑스오리지널딥디도 사고 원작 책도 읽고 그리고 무엇보다 그래서 이 좋은 기억이 있기에 사실 내가 결과적으로 연뮤덬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하거든.
예전에 봤을 땐 2층이었고 이번엔 1층 6열에서 봤는데 세종 광활해서 한눈에 보고 표정도 어느 정도 보려면 딱 6열 정도가 맞는 것 같아.
그 동안 본 극이 많이 늘어났는데도 여전히 기상천외한 아크로바틱, 넘버 이런 것들이 다시 봐도 새롭더라.
집시들의 춤은 민중들 같고 또 앞으로 나올 때마다 댄서들이 지르는 소리들은 기합 같기도 하고 절규 같기도 하고 비탄 같기도 하고.. 안무들도 잘 짜여져 있는게 보여. 그리고 칼군무!
석상들 표정은 가까이서 보니 또 콰지모도의 슬픔이나 비탄이나 괴로움을 표현한 것 같기도 하고..
그리고 성당에 혼자 있어서 성당의 종들을 친구 삼았단걸 이렇게 넘버와 앙들 춤으로 표현하는거.. 종과 종소리들을 인간이 배역 맡아서 하는거 바로 이게 연뮤의 묘미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빅토르 위고가 참 글을 잘쓰긴 잘 써? 다 아는 내용인데 또 혈압오르더라....? 두 번째 본 건데 어째 이 놈들... 더 해..... 어쩜 이렇게 양아치 같고 광인 같을 수가.... 그나마 멀쩡한 사람은 죽여버리고....
약혼자랑 같이 등장해서 다른 여자에게 아름답다 벨 ㅇㅈㄹ 떨고 난 두 여자를 사랑한다 어쩌구 그리고 약혼자가 있는 놈이 사랑의 계곡 꾸준히 방문했으며 일부러 에스메랄다 불러낼 약속장소를 그 곳으로 정한 것 자체가 이미 의도가 빤하죠? 존나 짜증나..
그리고 민옵을 내가 싫어하진 않는데 민옵의 프롤로는 진짜.... 내가.... 오글로 연기를 보다가 내렸음. 차마 못 보겠더라...
사랑!!!!!!!!!!!!!!!!!!!!!!!!!!!!!!!! ㅇㅈㄹ 하면서 교수형 시키는 이 광기..
내 메모장에 두 사람에 대한 욕이 그득해...
몇 년 만에 보는 거라 기억하던 장면도 있고, 보다 보니 기억 나는 장면도 있고, 아예 기억 안 나던 장면도 있었고, 책 속 설정 살짝 언급만 하는 것 같은 부분도 있었는데 아무튼간에 또 개꿀잼 관극했다.
대성당 넘버 내가 참 좋아하는데 역시 컷콜 버전 대성당이 훨 좋아.
걍 잡담 글 쓰려고 했는데 왜 글이 이렇게까지 길어졌지...?
올린 김에 비루한 컷콜 사진 몇 개 놓고 갈게! (중구난방 주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