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뜨문 올리는 오유 관련글들은 모두 날 위한 글이야ㅠㅠ
연뮤방을 메모장으로 이용해서 미안해
작년 3월 25일 부산에서 시작한 공연이 올해 2월 4일 대구에서 막을 내렸어
총첫과 총막을 함께하는 영광을 누릴 수 있어서 작년, 올해 초 내 시간적 여유와 버텨준 통장에게 고마워
오늘 공연 총평은 총막다웠다임
주요 배역 모두 과하지 않게 그간 보여준 연기의 엑기스를 보여주었고
양념역할을 해준 귀중한 배역들은 막공에 어울리는 애드립으로
극을 보내주려고 앉아있는 비극의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줬어
그리고 이 막공의 뿌리는 제목처럼 띵콥미의 저 가사
"다 알아요..알고는 있어요.. 함께할 수 없는 운명. 어디에서든 잠시 날 생각해줘요..................."
크리의 음성으로 들려줬던 팬텀의 마음
조팬텀은 기저에 연무같은 슬픔을 머금고 있는데
스티디부터 크리에게 보이는 약점과 애원으로부터 팬텀 스스로 *운명*을 인지하게 되고
지붕위 라울과 크리의 올아이를 들으며
질투와 분노와 현실직시에 정말 마음이 찢어진듯이 천사상에서 노래를 불러(오늘 조승우 연기중 가장 좋았던 부분 all i rep)
인지한 운명에 대한 부정과 반항으로 일무토 깽판을 침
6개월간 운명에 대한 거부와 일말의 희망으로 오페라 돈주앙을 들고 나타나는데
위싱에서 손크리는 이제는 안녕....뭔가 결정하려고 해
오늘 손크리의 위싱은 아버지가 아니라 팬텀에게 향한 마음같았어
이건 내가 조손페어 치우쳐 관극한 결과일 수도 있지만
오늘 유독 위싱에서 단단해지는 크리가 보였달까
그리고 포노리....포노리.....................어쩌면 좋으리 포노리
베일을 핑계로 욕망을 표출하는 그 장면이 오늘 왜 이리 슬펐는지
돌아갈 수 없다는 조팬텀의 목소리는 이미 물기를 머금었고
설득하듯이 크리얼굴 가까이 속삭이며 노래하는데
인지하는 운명을 바꾸려는 발버둥일 뿐
제발 더이상 선을 넘지 말라는 크리의 눈빛을 읽지 못해
왜냐하면 깍지끼고 꼭 붙들었던 손크리의 두손에 온통 정신을 집중하고 있었거든
무릎을 꿇고 사랑한다고 말해달라는 애원에 마지막 남은 가면마저 벗겨버리는 크리
여기서 손크리는 오늘 마음아파했던 것 같아
가면을 벗기고 드러나는 흉측한 모습에 놀라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까지 해야 멈출거냐고 원망하는 듯한 표정을 지어
파이널레어......
진짜 팬텀크리라울 삼인방의 피터지는 신경전
조손송이 연기하는 파이널 정말 정말 사랑한다...아니 사랑했다 ㅠㅠ
팬텀이 라울을 보호하려는 크리의 목을 누르는 장면에서 기어코 팬텀과 크리는 확신하게 되는 것 같아
정해진 운명이 있으며 각자 서로에게 어떤 마음이 있건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을
여기서 조손 연기가 화룡점정이었어
크리의 키스와 포옹을 통해서 크리의 믿음과 사랑을 이해하고...드디어 결국 그 운명을 받아들여
크리의 팬텀에 대한 믿음과 애처로운 마음도 사랑이고
팬텀의 크리에 대한 욕망과 숭배의 마음도 사랑임을 오늘 막공에서 느낄 수 있었어
지옥의 천사를 잊으라는 절규는 역설적이게도
아주 잠시 찰나의 순간이라도 문득 자신을 생각해달라는 팬텀의 메시지로 읽혔고
크리의 키스 이후로 얼굴을 쳐다보지도 못했던 팬텀은
반지를 돌려주는 크리의 눈을 그제서야 똑바로 바라보며
사랑한다 말해달라가 아니라 사랑해...라고 처음 고백을 하지
오늘 조팬텀은 크리의 두손을 모아 쥐고 한 손으로는 손크리의 왼쪽 눈물을 닦아줬어
그리고 오른쪽 팔꿈치 부분을 밀며 크리를 보내줬어
크리스틴...크리스틴....크리스틴.....
그댄 내 노래의 날개여
이젠 끝내리 밤의 노래여..............
모든 운명을 받아들인 조팬텀의 마지막 구절로 마무리
처음엔 이렇게 이 극에 빠질 줄 몰랐어
막판 대구공을 이렇게 달릴 줄도 몰랐고
근데 꽂힐때 달리고 싶었다!!ㅋㅋㅋ 다음에 오면 이렇게 와 닿을지....그리고 이번시즌 배우들이 온다는 보장이 없으니 머리풀고 달렸고 후회는 ㅇㅇ없어
1년간 오유덕분에 행복했어!!!!!!
긴글 읽어줘서 고마워!!!!!!
영석배우님 말씀처럼 너무 오래 기다리게하지말고 다음 시즌 오유 빨리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