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운운했던 소감에 막공이 휘발되어서 다음날 아침에 공연이 생각 나더니
어제는 너무나 능숙한 엠씨(조)가 무대에 있네?
관객들 아쉬운 감정따위 들지 않게 srt로 한시간 반밖에 안 걸리니
대구 오이소...라는 말에 막공인듯 막공 아닌 편안한 분위기 만들어 줌
손크리 지영칼롯타 황라울의 막공 소감 후
셋업 기간동안 더 열심히 연습하고 발전하겠다는 조의 마무리 인사 들으니
이 양반에게 이 2라운드 마지막 날의 의미는 좀 다르겠구나 생각이 들었어
가암히 자신의 크리를 원하는 라울의 등장으로 극대노하며 크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어제 눈에 들어왔던 건 숨지말라는 크리의 부름에 눈에 띄게 반응하는 팬텀
어쩌면 크리스틴의 그 몇마디에 이 지하 괴물은 정당성 부여하며 그녀 앞에 나타났을 수도...
그래서 그렇게 신나서 뮤옵나 불렀니
꿈꾸던 세상을 주겠다는 오만하기까지 해 보이는 자신만만함과
유혹에 가까운 노래를 부르더니 신부인형 보고 쓰러진 크리 앞에서는
다시 지하 속 유령으로 돌아가서 크리에게 손끝 하나도 못 닿네
내 노래를 날게 해주오....라며 미궁의 뒷편(크리와 라울이 배타고 탈출하는 방향)으로 손을 뻗더라
그댈 위한 밤의 노래여....크리스틴....으로 마무리 할때 바라보는 방향과 반대인 방향으로
그래서 은연중에 조팬텀은 크리와 함께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생각이 듦
개인적으로 스티디 장면을 좋아하는데
어제의 조팬텀은 배신감으로부터의 분노는 잠깐일 뿐
무대 끝에서 다른 무대 끝 크리를 바라보는 씬부터 내내 심연의 슬픔이었어
그간 끝없이 파들어간 밑바닥에서 기어다니는 자신의 모습을 까발려 보여줘버림으로
이제 크리스틴에게 팬텀은 엄격하고 무서운 스승이 아닌
다른 존재가 된 거지
그래서 스티디와 포노리가 자연스럽게 연결됨
스승과 제자의 마지막 무대이면서 더이상 그 관계가 아니게되는 장면
6개월동안 두문불출하며 완성한 오페라에서
무대위 남모를 난입으로 크리스틴과 함께 연기하는 것에서 팬텀은 뭘 꿈꿨을까
조팬텀은 포노리에서 한 여인에 대한 원초적 열망을 드러내지만
복면이 벗겨지고 가면이 벗겨지면서(그것도 크리스틴에 의해)
다시다시다시 끔찍한 괴물로 돌아가
어제는 극을 보면서 내내
크리스틴에 대한 열망을 품고 있던 팬텀을 세상에 내보이고 파멸로 이끈 건
결국 크리스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
조팬텀의 파이널레어는 ㅇㅇ 난 뭐라 표현할 수가 없어
극 시작부터 연무처럼 깔려있던 비극의 분위기를
조팬텀이 빨아들여 소멸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입장이라서
그저 입벌리고 입막고 보는 수밖에
배타고 떠나는 크리와 라울이 제대로 노래를 못할 정도로 세 배우 모두 감정선이 최고였어
의자에서 사라지기전 원숭이 오르골을 쓰다듬는 모습은
완벽하게 경매장면과 연결되어서 이 극의 서사를 마무리 해줬고
개인적으로는 조손황이 어제 막공이 이번 시즌 관극한 오유 공연중 최고의 레전드 공연이었음
후기가 조팬텀 위주가 되었지만
어제 정말 모든 배우가 최고의 공연을 보여줘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어
조팬텀의 부산막공 서울막공 후기를 올릴 수 있어서 좋았네!!
대구막공도 올릴 수 있게되길!!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