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지도 과하지도 않은 배우들의 막공다운 막공이었다.
규벤 경셀라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규벤 신나서 코알라타기 해서 안기니까 경셀라 빙빙 두번인가 돌려주고ㅋㅋㅋㅋ
로마 장교가 되었다고? 와!!! 하면서 또 규벤 안겼더니 이건 예정에 없었는지(?) 경셀이 능청스러운 말투로 하하 그만해 친구야 이래서 벤허 최초로 이 장면에서 객석 웃음이 와르르 나왔음ㅋㅋㅋㅋ
두사람 다 칼싸움 진심으로 열심히. 규경 페어는 항상 죽질맆이 다른 페어 때보다 좀 더 길게 느껴져서 좋았다(둘이 초반 만나고 애드립 동작이 있고, 맆 시작 전 경셀이 정적을 쓰는 편이라 그런듯)
만찬을 들러 테이블로 가면서 뒤에 서있는 하인 앙들 어깨 두드려주던 규벤.
기왓장이 떨어지고 경셀라 성큼 성큼 들어오고. 벤허가를 보고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했고 고개를 움직이는 동작이 평소보다 컸다.
규벤은 상대가 찐친같은 경셀라서인지 그렇게 화를 내지 못하고 서로 바라보다 잡혀가고.
오늘 규벤은 생각 속에 분노도 갈무리된듯. 와락 화를 내지도 철철 울지도 않았는데 묘하게 감정 표현은 적극적으로 느껴져서 신기했다.
그리고 넘버 소화력 압도력 오늘따라 더 완벽했던 정열의 법칙..
살아있으니까때 규벤이 변주를 넣었는데 막공 와서 본게 아쉬울정도로 좋았으.
반지를 받고 메셀라 얘기를 하기까지 규벤이 평소처럼 눈을 한껏 찌푸린 표정이 아니라 생각에 잠긴듯 현실을 파악하는 듯 사고의 유연함이 느껴졌음. 빌라도 장군에게 재판을 부탁할때 고개를 숙이는 동작을 안하고 진지하고 순수한 눈으로 쭈욱 바라보더라.
아버지가 다가오니까 뭐라고 얘기하는데 오늘따라 정열퀸터스와의 대화가 길었음ㅋㄱㅋㅋㅋ
카타콤, 아니 위로. 곡의 평화로운 분위기에 비해 템포가 빠르거나 살짝 어깃나는 경험을 자주 했었는데 오늘은 막공다운 깔끔함이 있었다. 배우들도 변주없이 처음으로 돌아가 부르는 느낌.
아버지의 죽음을 목도하고서는 평소보다 조금 더 길게 울먹이던 규벤. 개막초가 생각났다.
하지만 칼을 잡는 데 그때보다 망설임이 줄고 책임감이 늘어난 모습.
1막 끝나고 이제 벤허가 끝나간다는 실감이 확 났다.
텔고때 빌라도랑 닿기 싫은가? 싶을 정도로 멀리 떨어져 앉아있던 경셀라ㅋㅋㅋㅋㅋ 그러나 로마 군대를 위해 헌신할 마음을 다잡은듯.
경셀은 중반부터 죄책감이 많고 죽음에 겁이 많은 어린 노선이었는데, 막공이 다가오며 초반의 느낌으로 돌아간듯 했다. 자신이 선택한 길이 피를 부르고 누군가에겐 파멸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게 자기가 선택한 것이라는 걸 인정하는.
그래서 스포씬에서 유다!!!를 부르짖으며 끝을 맺을때도 스스로가 선택한 책임을 안고 간다는 느낌이었어.
좀더 처량한 느낌을 좋아하는 관객도 있겠지만 나는 경셀의 이 노선이 꽤 마음에 들었다. 니가 이겼다는 말을 진심으로 전하고 죽음 직전에야 울먹이는 마무리까지..
순서가 조금 뒤바뀌었는데. 지연 미리암이 울먹이며 말아주는 그날의 우리때문에 몰입도가 확 올랐다. 메셀라가 떠난후 벤허가 어머니를 찾을때, 규벤은 지연 미리암이랑 붙으면 어머니!! 라고 부르지만 엄마!!!!라고 부르는듯 느껴져ㅋㅋㅋ 그건 오늘 마지막에 어머니를 다시 만나고도 마찬가지였다.
규벤은 오늘 마지막으로 골고다를 부르고 믿고있는 신에게 만족할만한 대답을 들었을까? 운명맆을 저벅저벅 걸어나와 부를때는 막공인데도 가볍기 보다 절박한 느낌으로 대답하소서-----! 하며 하늘을 봐서 궁금해졌음.
커튼 올라가기전부터 막공답게 객석다들 기립ㅋㅋㅋ
아, 그리고 오늘 승전에서 박수 우렁차게 나온것도 너무 좋았다.
마지막 공연이었던 규현 서경수 배우 중 서경수 배우가 먼저 말을 했는데
두서없이 감사한 이야기를 줄줄 하는 모습에 오히려 진심이 느껴져서 좋았다. 배우 본인도 자기도 모르게 이번에 감사한 분들이 많아(앙상블들을 돌아보며)말을 길게 하고 말았다는 것도 귀여웠음ㅋㅋㅋㅋ
규벤은 역시 짬이 있어서 멘트에도 웃음과 감동이 같이 있었음. 1년7개월의 텀을 두고 하게 된 작품이라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보다시피.. 무대에서 잘 해낸것같다고 급 셀프 칭찬을ㅋㅋㅋㅋ 다들 터지고 옆에 있는 경수 배우가 특히 푼수처럼 터짐ㅋㅋㅋㄱ 그랬더니 규현 배우가 아직 이야기 안 끝났다며 뒤에 무슨말 할지 모르잖아~!하고 살짝 싸우는 친형제처럼 말해서 웃겼음ㅋㅋ 경수 배우가 아니.. 규현이형 잘하죠 하면서 진심으로 말 더 한게 또 웃포ㅋㅋㅋ
할튼 규벤이 하고 싶었던 말은 주변의 너무 좋은 배우들 덕에 잘 할수 있었다는 얘기였음. 운명때 뒤를 돌아보며 앙들 표정을 보는 장면에서 이런 과분한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구나 항상 생각했다고. 오늘 운명에서 뒤를 돌때 앙상블들과 눈을 마주치는 규벤의 뒷모습을 유심히 봤어서, 개인적으로 더 감동적인 멘트였다.
좋은 사람들이랑 다시 다른 공연에서 만날 수 있음 좋겠다고 앙들 쳐다보고..(<-기억이 혼잡됐는데 이 말은 경셀이 햇다 경셀이 두번이나 말했었음ㅋㅋㅋ)
규벤 다음해에 다른 무대에서 인사 드리겠다고. 경수 배우가 그런 규벤을 슬쩍 계속 쳐다보는데.. 뭔가 어떤 작품 생각한건 나뿐 아닐듯ㅋㅋㅋ
벤허는 오늘 저녁과 내일 19일 총막공이 남아있으니 끝까지 많은 사랑 부탁드린다며 깔끔한 마무리.
오늘도 커튼콜은 셋이 찌부되서 들어갔고. 막공인 경셀라가 특별히 끝에 남아 규벤과 찐한 허그 한번 더 해준 뒤, 벤허에게 함성을 더 보내달라는 언제나의 제스쳐와 함께 사라짐.
그리고 규벤의 살아있으니까. 난~~~~은 지금껏 본것중 제일 길었다ㅎㅎ
중간 정적때 담백한 목소리로 사랑합니다. 라고 한마디 관객에게 해줬는데, 그분의 '용서하라'는 말이 갑자기 떠오르면서 결국 모든걸 사랑하라는 극의 메시지가 다시 상기되는 마무리였다.
내 스케줄상 총막공 못가는게 너무 아쉬워졌을만큼.. (+>는 결국 내일도 가게됨ㅋㅋㅋㅋㅋㅋ) 벤허라는 작품에 사랑을 느낀 막공의, 첫공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