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둘이 붙었을때 어떨지 궁금했는데 하……너무 좋았어
확실히 또래라 그런가 일단 외적인 합이 진짜 좋더라
규벤도 혼자 있을땐 작은 체구가 아닌데 경셀이 워낙 크고 건장하니까 처음에 껴안을 때 까치발 드는데 귀여웠음
그리고 둘 다 음색이 부드러운 편이라 둘이 같이 부르는 넘버들(폭도 명단 달라고 할 때, 변장, 죽질)이 너무 듣기 좋아ㅋㅋㅋㅋ특히 변장은 경셀에서 규벤으로 딱 넘어갈 때 다른 사람이 부르는 느낌이 아니라 너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느낌이었어
둘다 딕션도 가끔은 너무 정직하다 싶을 정도로 정확한 편이라 대사도 잘 들리더라 내가 뮤지컬 볼 때 대사를 잘 놓치는 편이라 갠적으로 너무 호였음
오늘 규경 보면서 둘은 평행선을 달린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
일단 경셀…벤허 가문을 사지로 모는 선택에 대한 미련이 많아보였어
처음에 반역죄로 몰 때도 한참을 고민하다 반역어쩌구 대사 치는 느낌이었고 규벤이 목에 칼 들이댔을 때(딴 얘기지만 칼을 진짜 경셀 목 바로 앞에 갖다대서 놀랐음) 죽이라고 할 때도 규벤이 못 죽일 걸 알아서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라, 규벤이 거기서 진짜로 죽였어도 후회하지 않았을 느낌?
그리고 정말 규벤과 경셀이 비슷한 류의 사람이라고 느낀 건 둘이 각각 퀸터스와 빌라도를 대할 때였는데,
규벤은 퀸터스가 양아들로 받아들인 이후 로마의 부를 누리는 모든 장면에서 홀로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어 그 순간이 정말 화려하고 평화로울지라도 규벤에게는 너무 고통스러운 순간인 거야…그래서 그 순간을 정말 견디고 있어 티토랑 재회하고 카타콤에서 티토가 배신자가 유대를 이끄는 게 맞는지 본인은 모르겠다고 대사 칠 때 규벤은 눈을 감고 힘들어해 본인도 본인이 로마귀족의 양아들이 된 걸 배신으로 생각해왔으니까…근데 규벤은 넘버 제목처럼 살아있으니까, 또 살아야하니까 그런 선택을 했거든 규벤은 극도로 남을 해치는 걸 싫어하는 사람 같았어 어릴 때 무예도 자기방어를 위해 배운 거지 공격을 위해 배운 건 절대 아닌 느낌ㅇㅇ근데 살아남으려고 어쩔 수 없이 검투사 경기에서 남을 죽였고 또 살아남으려고 로마의 양아들이 되었던 거야
+딴 얘기지만 규빅도 봤었는데 살아있으니까 이 넘버 후회랑 전개나 용도가 비슷하다는 느낌도 들더라 본인의 과거행동 후회에서 시작해 앞으로의 다짐을 외치는 넘버로 끝난다는 점에서ㅇㅇ
근데 난 이 부분이 경셀하고도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했어 나메셀라에서 빌라도 첫만남이 나오잖아? 근데 이때의 경셀은 병사가 공격해올때 살짝 당황해 그리고 빌라도가 죽여야한다고 할 때 그제서야 살인을 하는데 정말 본인이 살아야하니까 상대를 죽이는 느낌이었어 살아야하니까 속 규벤이랑 데칼코마니처럼 느껴지더라구 그리고 경셀과 빌라도가 대화하는 장면에서 유독 경셀이 빌라도의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처럼 보였어 그저 본인이 지금 살아야하니까 빌라도에게 충성하는 느낌? 빠져나갈 기회가 확실히 있다면 언제든 빌라도를 버리고 떠났을 느낌이었어…지옥에서 보자고 할 때 이미 경셀은 지옥에 갈 준비를 마친 느낌이어서 스스로 죽을 때 너무나 의도한 죽음 같아서 마음이 안좋더라
너무 말이 길어졌는데 무튼…규벤 경셀 둘다 결이 비슷한, 선한 인물들이었는데 시대에 휘말려서 그 시대에서 생존하기 위해 어떤 선택들을 헀고 어떤 사람들을 만나 영향을 받았는데 하나는 유대인 하나는 로마인이라서 각기 다른 결말을 맞이한 것 같았어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합도 너무 좋으니까 내가 다 뿌듯하더라 무튼 다들 규경해주라 규경 츄라이츄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