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후기 벤허) 2023.09.03 벤허 낮공 후기
854 6
2023.09.04 12:36
854 6

은연중에 재미없단 얘길 종종 들어서 기대 안하고 갔는데 재밌어서 약간 당황스러움. 애배랑 불애배 나와서 걍 찍먹할 생각이었는데..? 티켓팅이 마침 이번주 목요일이고..? 할인 또 때려주면 감사하겠읍니다.

 

참고로 무묭이는 이번 벤허가 처음임. 그래서 궁금한게 앞에 벤허가 귀족이었다가 노예가 됐다가 검투사가 되는 과정이 되게 후루룩 지나가는 너낌이거든? 벤허와 메셀라가 틀어지는 계기인 폭도 유대인 명단 안넘긴것도 되게 후루룩 지나가는 너낌이고? 개인적으론 이게 되게 emk스러운데 초연 재연 연출도 이래? 재연때 있던 넘버도 사라졌다(축소됐다?)고 들었는데 연출도 바뀐건지 궁금함.

 

암튼 그래서 1막 내내 벤허에게 많은 일이 일어나는데 이게 벤허라는 캐릭터가 안타깝게 느껴지기보단 삶이 되게 박복하군 하며 봄. 오히려 등장씬마다 야비한 캐릭터임을 각인시키는 메셀라에 비해 벤허라는 캐릭터가 평면적이고 존재감이 약하게 느껴졌어. 실제로 좀 평면적인 캐릭터같아. 넘버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는 삶은 살아가는 주인공이기도 하고. 

 

그래서 굵직굵직한 사건의 장면들을 보다가 흘러가듯 나오는 감정적인 장면들이 인상적이게 느껴졌어. 내가 본 낮공은 규벤이었고 개인적으로 규현은 따뜻한 감정을 되게 잘 연기한다고 느껴서 그런 장면들이 몰입됐어. 메셀라가 스스로에게 칼을 꽂는 순간 지체없이 다가가는 장면이나, 문둔병이 걸린줄 알았던 어머니가 말끔한 얼굴로 나타났을때 믿지 못하는 장면들같은. 그리고 무엇보다도 하이라이트는 양아버지가 괴한의 습격을 받아 돌아가셨을때. 사실 이전까진 그렇구나~ 재밌다~ 하며 소소잼으로 보고있었는데 양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규벤이 눈물콧물 흘릴거 같은 호흡소리가 들려서 몰입했구나.. 싶었는데 그대로 운명 넘버로 이어지더라고. 그리고 뭔가 내가 예상했던, 뮤라스에선 미처 다 나오지 않았던 목소리가 튀어나옴. 후기들중 공감하는게 그전까진 미성에 약간 유약한 느낌이었는데 1막 엔딩인 운명을 부를때 숨겨놓았던 강하고 강렬한 목소리도 섞여나와서 더 반전이었던 것 같아. 그건 개인적으로 상상했던 목소리 그대로였음. 사실 보면서 첫공인데 레전 맞았다고도 생각했음. 레전날이었는데 첫공이었던거야. 뭔가 몰입 자체가 그래보였음. 결론 규벤허 운명 씹어먹었다.

 

개인적으로 골고다를 기대했는데 장면이 연기+기독교적인 장면이라 무교인 무묭이는 그냥 허무하게 바라만 보았음. 몰입은 되는데 감정적으로 공감이 동요하지 않고 내겐 그럴수밖에 없는 장면이었어. 벤허라는 캐릭터에 초점이 맞춰진 넘버가 아니었네 라는 점도 작용했고.

 

벤허가 운명과 골고다라면 메셀라는 나 메셀라 라는 건 알고갔는데 경셀라가 부르려고 시동걸때부터 기대되기 시작했음. 그리고 그 기대를 그대로 고조시키고 폭발시켰음. 경셀라 표정이 되게 네모 반듯하다해야 되나? 올곧게 생겨서 차분한 느낌이더라고. 그래서 '그들은 내게 먹다남은 빵을 줬어.'할때 분노와 한탄이라기보단 그렇기에 내가 이런 사람이 됐어 라는 서사를 설명하는 듯한 느낌이었음. 그래서 설득력이 있었어. 왜 차분하게 말하면 사람이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처럼. 그래서 이건 메셀라 말도 들어봐야 한다 할때쯤 가사 자체의 감정은 고조되어 '죽여야만! 더 짓밟아야만! 가질수가 있어!'하는 가사는 탐욕스럽기보단 야망으로 보였어. 쓰고보니 얼굴에 홀린게 맞는것 같다. 나랑 비슷한 무묭이 있다면 옥장판 조심하자. 

 

별 생각없이 보러갔는데 규벤이랑 경셀라 어울리는 것 같아. 일단 나이대가 비슷하니까 젤 친구처럼 보일거고 생긴것도 정반대에 가까워서 얼굴합이 맞는듯. 규벤은 동글이고 경셀라는 네모라서 서로 죽일듯이 싸울때 특히 잘 어울리더라. 그러고 막상 경셀라가 스스로 목숨 끊으려 하니까 머릿속이 새하얗게 뒤집힌 사람처럼 놀란 규벤 보면서 사실 되게 친한 친구였나보다.. 라는 본적없는 서사가 그려짐. 한편으론 이게 시간의 흐름이란게 있는데 둘은 청년에 가까워 보여서 생각보다 몇 년 안지난 것 같은 느낌이 들긴 했음. 뭐어땨. 좋아.

 

두 배우 뿐 아니라 다른 주조연 배우들, 앙상블 배우들도 독기 미쳤음. 에스더 역의 정화배우도 아마 초면이었던거 같은데 꾀꼬리같으면서도 강인할땐 강인한 목소리가 인상적이었어. 미리암역의 한지연 배우도 중후한 목소리가 인상적이었음. 여성의 목소리에서 중후하단 인상을 받게될지 몰랐는데 그랬음. 뭔가 톤을 낮게 내면 어쩔수없이 끝에가 뜨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한지연 배우는 원래 목소리가 낮은건지 음역대가 안정적이게 다양하신건지 편-안 하더라. 그리고 벤허의 볼거리이자 벤허의 보물은 앙상블이었다. 난 이렇게 완벽한 앙상블 처음봄. 하나같이 몸좋고 하나같이 비율도 좋고 하나같이 노래도 잘하고 하나같이 춤도 잘춤. 그리고 전부 남자임. 남자들이 군무로 밸리댄스 추는거 태어나서 처음보는데 좋았다. 다들 멋진 신체와 재능을 지녔구나. 화려함의 7할이 앙상블인것 같음. 2할은 전차경주씬? 1할은 각종 세트들. 세트들이 큼직큼직하고 거대해서 좋더라. 뭔가 부모님 모시고 가기에도 좋아보여. 그리고 일단 내가 좋아함. 

 

걍 한두번 찍먹하고 보내주려 했는데 생각보다 재밌어서 티켓을 어케 잡아야하나 고민중. 쓰다보니 길어졌는데 읽어준 덬이 있다면 고마웡

목록 스크랩 (0)
댓글 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드라마 이벤트] 장기용X천우희 쌍방구원 로맨스! JTBC 새 토일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릴레이 댓글놀이 이벤트 8798 05.03 46,493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공지 ▀▄▀▄▀ 04.09 909,885
공지 공지접기 기능 개선안내 [📢4월 1일 부로 공지 접힘 기능의 공지 읽음 여부 저장방식이 변경되어서 새로 읽어줘야 접힙니다.📢] 23.11.01 3,447,041
공지 비밀번호 초기화 관련 안내 23.06.25 4,204,844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0.04.29 20,624,033
공지 성별관련 공지 (언급금지단어 필수!! 확인) 16.05.21 21,708,388
공지 알림/결과 📅 2024년 주요 극장 별 연극/뮤지컬 라인업 정리 🎫 35 23.10.24 23,108
공지 스퀘어 연극을 보고싶은 초보연뮤덕을 위한 추천글 19 22.02.28 47,603
공지 알림/결과 👀시야 후기 알려주는 사이트 추천👀 (220805 기준 극장 목록 업데이트) 39 21.07.23 87,073
공지 알림/결과 연뮤관련 엠디 판매처 정리 (오프라인, 스마트스토어) 22 21.06.01 52,800
공지 알림/결과 📺 후원라이브/유료중계 정리 - Update 24.05.02 49 21.05.18 83,087
공지 알림/결과 연뮤덬 가이드 모음 (21.07.03 갱신) 13 18.11.10 100,066
모든 공지 확인하기()
1028 후기 디에핸) 나는 너무 불호였다... 11 05.04 1,108
1027 후기 디에핸) 낮공으로 자첫한 후기(호후기,ㅇㅅㅍ,굿즈사진O) 2 05.04 437
1026 후기 브론테) 자둘하고 페어별 인상 2 05.02 256
1025 후기 더라맨) 천사나눔덬 고마워~ 2 05.01 213
1024 후기 더라맨) 천사나눔덬 덕분에 더라맨 인생자첫한 후기 (스포 있음) 3 04.30 226
1023 후기 더라맨) 자첫 후기 짧고 굵게(주존자 스포 있음)(재관할증빙덬아 고마워) 4 04.30 143
1022 후기 넥) 이번시즌 늦은자첫 후기(배우위주) 2 04.29 270
1021 후기 파과) 🍑240427 파과 자일곱 후기(구톡슈재태) 1 04.27 228
1020 후기 넥) 을 보았다. 오열했다. (강강강강강ㅅㅍ) 4 04.26 297
1019 후기 엠나비) 전캐 찍은 기념 느낌 정리 (ㅅㅍ) 6 04.25 312
1018 후기 파과) 🍑파과 자여섯 후기(차톡슈주혜/톡슈 중심 주의) 2 04.25 322
1017 후기 나눔둥이가 나눔해서 헤드윅 자첫한 후기 7 04.24 401
1016 후기 코멧) 4/23 피에르가 대박이었던 후기 6 04.24 711
1015 후기 파과) 자첫 후기...(약불호)(약스포) 10 04.21 776
1014 후기 디에핸) 강현승우서영 페어 디테일위주 후기 5 04.21 551
1013 후기 더라스트맨) 나눔덬 덕에 자첫한 후기! (강스포주의) 9 04.20 318
1012 후기 알제) 혁명의 맛이 이런 거구나.... 5 04.20 365
1011 후기 헤드윅) 뽀드윅 시즌 자첫 후기 4 04.17 807
1010 후기 마리앙) 불호후기(스포o) 6 04.17 807
1009 후기 헤드윅) 후기아닌 후기 개재밌어 1 04.16 5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