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기억이 희미해졌지만 그래도 저날 저공연이 내 인생 관극 중 손 꼽는 날이었다는 건 기억해
코로나로 헤드윅 답지않은 관극 분위기였지만
그래서 더더 집중했던 것 같고 더더 조언니 말이 와 닿았던 것 같아
이날 공연이 뭔가 잔가지 없이 스트레이트한 공연으로 기억하는데
엄마에 대한 얘기 꺼낼 때부터 아직 깊은 상처가 아물지 않은 사람이라는 게 느껴진대다가
이 시즌 조언니 노선이 ...
'난 괜찮아. 내게 상처 준 사람들 모두 나름의 방식으로 날 사랑해준 거 알아. 아무도 원망하지 않아. 그저 토미에게 한 마디 말만 들으면 돼. 울 엄마 더이상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어. 외로움은 불치병이야. 여러분의 외로움 아픔 내가 어떻게 해주지 못해 미안해. '
...이러면서도
아끼는 기타처럼 예쁜 토미, 순수하고 아름다운 토미에게
자신이 더럽냐고 묻던 언니여서 참 안아주고 싶었던 조드윅이었어
모두를 사랑하지만 정작 자신은 사랑하지 않는 조언니여서
그 내면 알고 있는 이츠학이 떠나지 못하고 살뜰하게 언니 보살펴주는 것도 안타까움이었고.
결국 토미로부터 듣고싶은 그 한마디 들었을 때
냄새마저 싫다던 토마토 곱게 놔주고 이츠학도 보내주며 사라진 조언니가
자신을 사랑하게 됐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극 내내 조언니 덕분에 깔깔대고 웃다가 울면서 위로 받았던 기억 한 편으로는
언니도 분명 잘 살고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
관극 내내 도란도란 재밌는 얘기해주며 안아주던 언니였는데
극이 끝나면 안아주지 못해 미안한 느낌??
그래서 인 유어 암스가 조언니 시그니처처럼 느껴져
모든 뮤지컬이 그렇지만
같은 극이 올라와도, 같은 배우가 돌아와도
헤드윅은 특히나 느껴지는 감정이 달라서
다음 언젠가 조언니 돌아오면 2년전 그 감정일지는 장담할 수 없겠지? 그래도
우스갯소리 늘어놓고, 늦는다고 타박하고, 야한 농담 좋아하고, 밴드 맴버들 부려먹고, 이츠학 아껴주는 조언니 돌아오면
아마도 수년만에 다시만나도 몇시간 수다떠는 건 아무것도 아닌 친구처럼 반갑고 눈물날 것 같아
갑자기 조언니 생각나서 몇마디 올린다는 게 길어졌네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