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재, 노주현, 백일섭 배우님이 매주 수요일마다 낮밤 연공을 하고 계시고 이 세분 페어는 고정이야.
일단 유명 배우들이고 또 할아부지 배우들이라 땡겨서 보고왔는데 연극이란 장르의 매력에도 푹 빠지고 왔어.
일년동안 거의 뮤지컬만 드문드문 보다가 오랜만에 연극 보니까 대사로만 촘촘히 이어지는게 색달랐어. 특히 아트는 몸으로 하는 액션이 거의 없고 말싸움 위주인 극이라 더 그랬어. 다른 페어는 어떨지 모르겠는데 별다를것 같진 않았어. 마크와 세르주는 계속해서 다른 화두를 던지며 싸우는데 결국 싸움의 시발점이었던 그림으로 귀결돼. 근데 그게 싸움의 본질은 아니고 그 이면엔 서로 숨겨둔 섭섭하고 속상한 마음들이 있었어. 그런 마음들을 감추려 뱉어낸 말들이 서로에게 상처를 줬고 상처입은 마음땜에 서로를 힐난하게 된거지. 그래서 온 힘을 다해 서로 말다툼 하는데 점차 그 다툼속에 속마음을 털어놔. 살면서 언젠가부터 혼자만 생각할법한 속마음들을. 나는 특히 마크가 내놓은 속내에 집중됐어. 마크의 속내와 그 감정들이 마냥 아름다워서는 아니야. 하지만 그가 던지는 반문에는 그처럼 의문을 가지게 되는 힘이 있었어. 그런 힘이 있는 내용이기 때문인지, 그 내용을 대사로 치는 배우때문인진 모르겠어. 둘 다 인걸로 하자. 암튼 보러가잔 생각이 들었을때 막연히 이순재 배우에 대한 기대가 확고했는데 실제로 봐도 그렇더라. 연기하는 호흡이 나이에 구애받지 않는 것처럼 역동적이고 생생했어. 개인적으로 이성적이어서 서늘하게 연기하는 배우들을 좋아하는데 이순재 배우님도 그렇더라고. 서슬퍼렇게 연기하시더라고. 근데 대사의 감성은 로맨틱해.
순재마크가 로맨틱하게 섬세하다면 노르주는 무심하게 섬세한데 그게 아무것도 안보이는 그림을 현대미술로서 받아들이는 취향과 같은 결로 보였어. 신사라는 말이 잘 어울리지만 감정이 극에 달할땐 못할말 다 하는 모습도 자연스러웠어. 확실히 너무나 잘 아는 배우들이라 생전 처음 보는 극인데도 집중이 잘되고 이해도 잘됐음. 그리고 가만보면 순재마크의 말투가 고전 연극 같은데 제일 연극적으로 연기하는 건 노르주 였어. 그래서 두 사람이 어느정도 친구로 보였어.
피 튀기는 힐난 사이에 대체로 빠져있는 섭이반은 관객에게 던지는 첫 대사부터 독자적이야. '이거 펜인데요?'라며 신상 소개하는 문구점 사장님을 연기하는건데 마치 내가 이반이고 백일섭인데 지금 이미 다들 나를 주목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나를 그렇게 바라봐줘 라고 말씀하시는 거 같았어. 대체로 친구들을 말리는 역할처럼 관객들에게도 가장 많이 웃어보여. 그치만 극중에선 거의 내내 시무룩하게 얼굴이 시옷자가 되셔. 극중 이반은 재혼 예정인데 청첩장 문제로 친구들에게 하소연을 해. 이때 무대 좌로 갔다 우로 가며 우에 분재 놓은 화단에 자연스레 앉으려는데 순재마크였나 노르주가 '앉지마 부서져!'하니까 엉거주춤한 채로 멈춰서 '아직 안 앉았어!'라더니 치던 대사를 마무리하고 풍덩 앉으면서 웃어보이시더라고. 애교가 타고난 분이구나 라고 생각하다 슬쩍 다른 배우들쪽을 봤는데 이순재 배우가 부드럽게 웃고계셨어. 마치 귀여운 동생 바라보듯이. 순간 이게 현실인지 극중인지 구분이 뒤섞이면서 어쨌든 섭이반은 귀엽구나로 종결됨. 백일섭 배우의 매력은 그거인거 같아. 극과 현실을 넘나들며 사람을 웃음짓게 해. 마지막에 소파에 나란히 앉는데 가운데 앉은 섭이반이 양 옆에 앉은 배우들 손을 잡고 만세 하면서 관객들에게 '끝났습니다!'하고 끝을 알리거든. 그 사랑스러움에 절로 박수가 터져나오지. 너무너무 귀여우심.
시니어 페어는 은퇴 후 세대로 설정되어 있는데 이 페어만의 설정이려나? 암튼 시니어 배우들인건 보면 알지만 정확한 연령대까진 생각 안하고 봤는데 그래서 극중 유치찬란 싸움에 대해 생각이 많아졌어. 나라면? 이란 생각을 많이 했음. 사실 어릴때건 지금이건 나라는 사람이 크게 바뀌는게 아니잖아 회귀하지 않는 이상. 그때나 지금이나 나란 사람은 내 타고난 성향에 의해 행복하고 빡치고 살랑거리고 빈정거리는데 그런 인간의 모습을 무대를 통해 바라보면서 구경하기도 하고 몰입하기도 했어. 이건 솔직히 시니어 페어라서 더 몰입됐던거 같아. 젊은 배우들이었다면 그들의 인생으로 바라봤을텐데 시니어 배우들이라 그들 보단 인생이란 관념 그 자체로 보였거든. 그런 와중에 배우들은 매력적이니까 그런 배우들이 펴놓은 상황에 몰입하고 있는 내 인생도 괜찮게 느껴져서 다 보고 나서 기분이 좋았어.
암튼 계속해서 말싸움 하는 극인데 대사 칠때마다 웃겨가지고. 너무 계속 웃어서 가끔 기침나옴. 가볍지 않은데 웃긴 극 보러가고 싶으면 추천해. 생각지도 않게 계속 웃어서 끝나고 잠들때까지 행복했음ㅋㅋ 이렇게 순수하게 행복하게 관극한것도 오랜만이야. 보길 잘했어. 읽어준 사람이 있다면 고마워!
일단 유명 배우들이고 또 할아부지 배우들이라 땡겨서 보고왔는데 연극이란 장르의 매력에도 푹 빠지고 왔어.
일년동안 거의 뮤지컬만 드문드문 보다가 오랜만에 연극 보니까 대사로만 촘촘히 이어지는게 색달랐어. 특히 아트는 몸으로 하는 액션이 거의 없고 말싸움 위주인 극이라 더 그랬어. 다른 페어는 어떨지 모르겠는데 별다를것 같진 않았어. 마크와 세르주는 계속해서 다른 화두를 던지며 싸우는데 결국 싸움의 시발점이었던 그림으로 귀결돼. 근데 그게 싸움의 본질은 아니고 그 이면엔 서로 숨겨둔 섭섭하고 속상한 마음들이 있었어. 그런 마음들을 감추려 뱉어낸 말들이 서로에게 상처를 줬고 상처입은 마음땜에 서로를 힐난하게 된거지. 그래서 온 힘을 다해 서로 말다툼 하는데 점차 그 다툼속에 속마음을 털어놔. 살면서 언젠가부터 혼자만 생각할법한 속마음들을. 나는 특히 마크가 내놓은 속내에 집중됐어. 마크의 속내와 그 감정들이 마냥 아름다워서는 아니야. 하지만 그가 던지는 반문에는 그처럼 의문을 가지게 되는 힘이 있었어. 그런 힘이 있는 내용이기 때문인지, 그 내용을 대사로 치는 배우때문인진 모르겠어. 둘 다 인걸로 하자. 암튼 보러가잔 생각이 들었을때 막연히 이순재 배우에 대한 기대가 확고했는데 실제로 봐도 그렇더라. 연기하는 호흡이 나이에 구애받지 않는 것처럼 역동적이고 생생했어. 개인적으로 이성적이어서 서늘하게 연기하는 배우들을 좋아하는데 이순재 배우님도 그렇더라고. 서슬퍼렇게 연기하시더라고. 근데 대사의 감성은 로맨틱해.
순재마크가 로맨틱하게 섬세하다면 노르주는 무심하게 섬세한데 그게 아무것도 안보이는 그림을 현대미술로서 받아들이는 취향과 같은 결로 보였어. 신사라는 말이 잘 어울리지만 감정이 극에 달할땐 못할말 다 하는 모습도 자연스러웠어. 확실히 너무나 잘 아는 배우들이라 생전 처음 보는 극인데도 집중이 잘되고 이해도 잘됐음. 그리고 가만보면 순재마크의 말투가 고전 연극 같은데 제일 연극적으로 연기하는 건 노르주 였어. 그래서 두 사람이 어느정도 친구로 보였어.
피 튀기는 힐난 사이에 대체로 빠져있는 섭이반은 관객에게 던지는 첫 대사부터 독자적이야. '이거 펜인데요?'라며 신상 소개하는 문구점 사장님을 연기하는건데 마치 내가 이반이고 백일섭인데 지금 이미 다들 나를 주목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나를 그렇게 바라봐줘 라고 말씀하시는 거 같았어. 대체로 친구들을 말리는 역할처럼 관객들에게도 가장 많이 웃어보여. 그치만 극중에선 거의 내내 시무룩하게 얼굴이 시옷자가 되셔. 극중 이반은 재혼 예정인데 청첩장 문제로 친구들에게 하소연을 해. 이때 무대 좌로 갔다 우로 가며 우에 분재 놓은 화단에 자연스레 앉으려는데 순재마크였나 노르주가 '앉지마 부서져!'하니까 엉거주춤한 채로 멈춰서 '아직 안 앉았어!'라더니 치던 대사를 마무리하고 풍덩 앉으면서 웃어보이시더라고. 애교가 타고난 분이구나 라고 생각하다 슬쩍 다른 배우들쪽을 봤는데 이순재 배우가 부드럽게 웃고계셨어. 마치 귀여운 동생 바라보듯이. 순간 이게 현실인지 극중인지 구분이 뒤섞이면서 어쨌든 섭이반은 귀엽구나로 종결됨. 백일섭 배우의 매력은 그거인거 같아. 극과 현실을 넘나들며 사람을 웃음짓게 해. 마지막에 소파에 나란히 앉는데 가운데 앉은 섭이반이 양 옆에 앉은 배우들 손을 잡고 만세 하면서 관객들에게 '끝났습니다!'하고 끝을 알리거든. 그 사랑스러움에 절로 박수가 터져나오지. 너무너무 귀여우심.
시니어 페어는 은퇴 후 세대로 설정되어 있는데 이 페어만의 설정이려나? 암튼 시니어 배우들인건 보면 알지만 정확한 연령대까진 생각 안하고 봤는데 그래서 극중 유치찬란 싸움에 대해 생각이 많아졌어. 나라면? 이란 생각을 많이 했음. 사실 어릴때건 지금이건 나라는 사람이 크게 바뀌는게 아니잖아 회귀하지 않는 이상. 그때나 지금이나 나란 사람은 내 타고난 성향에 의해 행복하고 빡치고 살랑거리고 빈정거리는데 그런 인간의 모습을 무대를 통해 바라보면서 구경하기도 하고 몰입하기도 했어. 이건 솔직히 시니어 페어라서 더 몰입됐던거 같아. 젊은 배우들이었다면 그들의 인생으로 바라봤을텐데 시니어 배우들이라 그들 보단 인생이란 관념 그 자체로 보였거든. 그런 와중에 배우들은 매력적이니까 그런 배우들이 펴놓은 상황에 몰입하고 있는 내 인생도 괜찮게 느껴져서 다 보고 나서 기분이 좋았어.
암튼 계속해서 말싸움 하는 극인데 대사 칠때마다 웃겨가지고. 너무 계속 웃어서 가끔 기침나옴. 가볍지 않은데 웃긴 극 보러가고 싶으면 추천해. 생각지도 않게 계속 웃어서 끝나고 잠들때까지 행복했음ㅋㅋ 이렇게 순수하게 행복하게 관극한것도 오랜만이야. 보길 잘했어. 읽어준 사람이 있다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