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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더라스트맨) 221120 려존자 더라스트맨 (개인적 감상위주 + 스포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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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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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존자만 중계로 보고 웹뮤 본 다음 오늘 낮공 려존자로 찐자첫하고 왔어

중계랑 웹뮤로 볼 때는 그래도 어느정도 감정적 거리를 두고 볼 수 있었는데, 현장감 때문인지 려존자는 등장부터 그렇게 눈물이 나더라... 결말은 중계 보기 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오늘 내가 본 려존자는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어린 나이에 혼자 서울에 와서 취업에 성공한 것 같아.
어머님과 둘 뿐인 가정은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지만 어머님께서 정성을 다해 키우셨고, 려존자도 늘 어머님의 기대에 부응하는.. 어머님의 친구같은 남편같은 딸이었을 듯.
우수한 학생이라 교수가 추천해줘서 꽤 괜찮은 기업에 인턴으로 들어가서 주변에서 다들 부러워했을 것 같아.
하지만 처음부터 직장에서 존중 받지는 못한 듯.
개인적인 시간 전부 포기하고 회사에서 잘 해보려고 열심히 노력했지만, 돌아 오는 건 "시키는 일이나 잘해라" "나대지마라" "커피 타" 같은 반응 뿐. 하지만, 취업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이런 얘기를 할 수도 없고, 공통 화제를 잃은 친구들과는 그렇게 멀어졌겠지.
답답한 마음에 직장 내 부조리를 어딘가 익명공간에 토로했다가, 그게 드러나는 바람에 사내에서 궁지에 몰렸지만, 나름 꿋꿋하게 버티고 있던 중 유일한 가족인 어머님까지 돌아가신게 아닐까..?
어머님 빈소에서 만난 친척들은 혼자 남은 려존자를 걱정했지만, 평소 워낙 밝고 야무졌으니 잘 이겨낼거라고 믿었을 것같아. 직장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어머님께도 말할 수 없었을테고, 친척들도 각자의 삶이 바쁜 처지겠지..

하지만 이미 곪을대로 곪아버린 려존자는 장례를 마친 후 바로 회사에는 사표를 내고 스스로를 가둬버린 것 같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어쩌면 처음에는 좀비/생존자 이야기가 반쯤 농담같은 거였을지도 몰라. 회사에서 버티기 위해 ㅈ같은 직장동료=좀비에게 물들지 않고 인간으로서 살아남겠다며 스스로 지어낸 이야기가 어느덧 궁지에 몰린 려존자의 현실을 삼켜버린 걸 지도..

이미 꼰대로 분류되는 나이인 내가.. 아주 예전에 잠깐 겪은 힘든 시기가 무대 위 려존자와 겹쳐지면서 어떻게든 해주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서 안타까웠어. 아.. 김려원.. 이 사람 왜 커튼콜에서까지 갑자기 울망울망해가지구 ㅠㅠ 마음이 더 ㅠㅠㅠㅠㅠㅠ

무대 위 려존자가 방공호에서 견딘 시간은 365일+몇시간이었지만, 실제로 스스로를 가둔 시간은 더 길었을 수도 있고.. 주마등과 환각이 뒤섞인 거라고 생각하면 훨씬 더 짧았을 수도 있겠지...

내 힘든 시기에 나를 내 방공호에서 끄집어내서 햇빛을 쪼여주고 따뜻한 음식을 거둬먹인 사람들 같은 이들이 현실의 생존자들 곁에 존재하기를. 없다면 늦기 전에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원해. 당장은 좀비인지 사람인지 구별하기 쉽지 않겠지만, 그 사람들에게도 스스로에게도 꼭 기회를 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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