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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프랑켄) 은은하게 앓고 있는 프벤콘 앵콜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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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0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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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본진 때문인것 같지만. 이전 콘도 다녀왔지만 앵콜콘 다녀와선 본진을 좋아함 이상으로 사랑하게 됐거든.
요며칠 어수선한 소식과 곧 상반기에 뮤 복귀각인 본진 생각하니까 더 멜랑꼴리하긴 한데.. 그래도 프랑켄으로 뮤입덕과 본진 입덕을 동시에 한 무묭이로서 프벤콘은 입덕한 당시의 황홀감을 리셋하듯 선사한 경험이라서 꼭 후기를 쓰고 싶었어. 일단 앵콜콘은 이전콘과 어떻게 달랐는지부터 적어볼게.


선택과 집중의 구성으로 바꿔온 앵콜콘
이전 공연은 온리 오케스트라60에 뮤배 공연40 정도였는데 앵콜콘에선 뮤배 공연 비중을 확 늘렸어. 대신 앵콜땐 오로지 오케스트라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이전에 어수선했던 요소들을 모두 차단해 공연 끝까지 쾌적하게 즐길 수 있었어. 개인적으로 공연중 사진 및 영상촬영 허용하는걸 안좋아하는데 타이밍이 오케스트라만 찍을 수 있게 되니까 좀 낫더라고. 사실 그냥 다 안찍게 했으면 좋겠지만ㅎㅎㅎ


두번 봐도 좋은거: 생존의 법칙, 오르간 소품곡
특히 생존의 법칙은 현악기 위를 질주하는 일렉기타의 소리에 연주 내내 심장이 반응함. 전자음악의 거침없고 사이버틱하고 직진하며 뭐든 간단하게 무력화 시키는 소리가 좋아. 그리고 벤허 특유의 장엄한 분위기와 냉엄한 전자음악 사운드가 잘 어울렸어. 이전콘에선 전자음악에 귀가 쏠렸는데 앵콜콘땐 가운데 앉으니 오케랑 어우러져 들려서 더 좋더라구.
오르간 소품곡은 파이프 오르간을 연주자가 홀로 연주하는건데 처음봤을땐 신기했고 두번째로 볼땐 멜로디와 소리에 집중하며 듣게 됐어. 파이프 오르간 특유의 음산하고 모든 공기를 바닥으로 가라앉히는 분위기가 특히 나는 왜 와 잘 어울렸고 빅터 프랑켄슈타인이란 인물과 잘어울렸어. 음울하지만 비극적인 빅터 프랑켄슈타인. 그 다음 순서가 배우들이 부르는 절망 이었는데 앞서 분위기를 잘 조성해줬어.


회상장면 같았던 절망-단하미
절망은 규성(상플이 현실화된 페어), 단하미는 규카(츠)였어. 사연 달릴때 상플중에 성괴는 존나 쎄단 얘길 듣고 이번 앵콜콘 소식 뜰때부터 절망을 불러주리라 기대해왔음. 그리고 찐으로 부를거고 지금 눈앞에 두 사람이 서있어. 그리고 노래가 시작되자 예상했던 그림과는 다른 양상으로 흘러감.
1막부터 오늘따라 배우들도 각각 배역에 몰입하려고 시동거는게 보였어. 카이 배우는 저번콘에도 느꼈지만 시작하면 버튼 눌린듯 장면에 쏙 들어갔다가 끝나면 나오는 몰입감 미친 배우였고 이번에도 그랬고 박민성 배우는 뮤지컬론 처음 보지만 오랜만에 부르는 벤허-프랑켄 넘버에 격양된듯 보였어(좋은 뜻). 그리고 내 본진인 규현은 저번엔 가수와 뮤배의 사이처럼 보였는데 오늘은 표정부터 다르더라고. 아 오늘 쫌 더 재밌겠는데? 라고 생각했는데 드디어 눈앞에 절망이 펼쳐지기 시작한거야. 
결론부터 얘기하면 규성은 뮤지컬 무대에서 괴물과 빅터로 만난데도 완벽하게 맞는 페어는 아니야. 규빅은 차갑지만 뜨겁고 성괴는 외면도 내면도 뜨겁거든. 그리고 결정적으로 온도가 안맞아. 그런데도 만약에 둘이 오연에 온다? 그러면 무조건 세번은 보러감. 이게 무슨 취향인지 모르겠는데 둘은 결이 안맞아서 친구처럼 보일수 없거든? 근데 이상하게 끌려. 계속 생각해봤는데 둘다 근본적으로 '착해보여서'인거 같아. 암튼 첫 규성이 어땠냐면 민성배우는 괴물에 몰입하려는듯 앞만 보며 불렀고 규현은 그런 민성배우를 바라보며 불렀어. 그 모습이 마치 괴물은 빅터를 외면하려는 것 같고 빅터는 그런 괴물에 기묘하게 애정을 느끼는듯 했어. 그만큼 배우들은 각각의 온도차로 몰입하고 있었어. 노래가 끝날때쯤 규빅은 성괴에게 다가가려 하기까지 했는데(드문 일) 성괴는 도망치듯 성큼성큼 걸어서 오른쪽 문으로 빠져나갔지. 성괴가 서 있던 자리엔 규빅이 서서 괴물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봤어. 그 모습이 아련해서 베르테르가 연상될 정도였어. 그때 반대편에서 인기척이 들리며 왼쪽문을 열고 나온 카이가 꿈을 꾸듯 말을 걸었지. "대위님은 신을 믿지 않으십니까?" 규빅의 표정이 살짝 밝아졌어.
고백하면 규카도 프벤콘으로 처음 봤는데 오늘따라 음색합이 레알 맛집이구나를 느낌. 그리고 아무래도 몇달간 합을 맞춰온 페어다 보니 믿음의 신뢰 이런 느낌으로 여유롭게 술술 불렀어. 한편으론 앞의 쓸쓸한 현재(절망)와 대비되서 더 비극적으로 느껴졌고 아니 애초부터 카이가 저 문을 열고 들어오고 규현이 그를 보려 고개를 돌린 순간부터 미쳤음. 이때 약간 이해가 안되는게 웃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런 소음이 파묻힐 정도로 장면 전환도 좋았고 배우들의 몰입감이 쎘어. 그리고 이때 보인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은 추후 너꿈속에서 불꽃놀이하듯 터지게 됨.


뮤지컬이 아닌 콘서트 무대 위의 위생창
내 본진 내 최애 위생창 무대도 콘서트에서 부른 거긴 한데(김문정 감독 콘서트) 오늘은 그때와 또 다른 결로 좋았어. 희한하게 들리겠지만 공연할 당시 위생창은 내 최애 넘버가 아니었는데 이후 콘서트에서 부른걸 보고 원탑 먹음. 뮤땐 절박하게 불렀는데 콘서트에선 다크히어로처럼 불러서 그런가. 거기에 오늘 공연 내내 배역에 몰입하려는 모습이 표정으로 보이면서 되게 뭐지 뭐랄까 본적 없는 종류의 위생창이었어. 근데 솔직히 이건 내가 본진에 홀린거라 여기까지만 쓰겠음. 같본진은 납득하겠지(대충).


박민성의 괴물을 보여준 난 괴물
초면인데 확신함. 앞서 민성배우 보고 격양된듯 보였다고 썼는데 난 괴물을 부르는 모습과, 그 이후 이어진 멘트에 더 그런 인상으로 남은 것 같아. 이전엔 연극에서 본 적 있는데 캐릭터 자체가 뻔뻔하고 인간적이었어서 은연중에 그런 이미지로 기억해 왔거든. 근데 오늘 메셀라와 괴물로 분해 울분을 폭발시키는 목소리는 화염처럼 뜨거웠어. 노래가 끝나고 눈빛도 목소리의 떨림도 별빛처럼 반짝이던 모습이 이제 뇌리에 더 강렬히 남은거 같아. 아 진짜로 오연에 왔으면 좋겠다.


애정의 지평선을 행해 달리는 우정의 너꿈속
사실 이전콘에서 너꿈속은 좋은 시도였지만 두번은 굳이였는데 하지만 이번에도 브랜든리는 너꿈속을 셋리에 넣어왔고, 과연 이번엔 배우들끼리 좀 더 합을 맞춰왔을까 싶었고 부르러 들어오는 표정을 보니 맞춰온거 같았음. 본진이라 스케줄 대충 아니까 이번엔 그럴거 같더라고.
암튼 노래가 시작됐는데 약간 코러스가 노래방 재질인데도 감미롭게 들리기 시작하더니 둘이 함께 부르는 파트에선 풍선처럼 벅차오르기 시작함. 서롤 마주보는 표정이 신뢰와 믿음으로 가득한게 그 반증이었지. 연습을 많이 해왔구나. 상대방에 대한 믿음과 신뢰로 맞추는 합은 점차 파트너를 넘어서 찐 우정으로 발돋움했고 우정을 넘어서 애정을 향해 달렸어. 유난히 하늘이 아름다운 날의 지평선을 바라보듯 차분하고 황홀한 표정을 지으면서. 보는 나는 어떻겠냐요. 공연 내내 점층적으로 쌓아왔던 본진과 이 공연 자체에 대한 애정이 너꿈속에서 폭죽 터지듯 폭발했어. 근래에도 공연들을 봐왔지만 프벤콘 앵콜콘만큼 모든 게 새로운듯 벅찬 공연은 오랜만이었어. 그래서 일주일이 지난 후에도 도저히 안쓸수가 없어서 이렇게 후기를 쓰게됨. 그리고 이제 앵콜때 오케 들으면서 오케 끝곡으로 단하미가 흘러나올때쯤 다시 프랑켄 병이 도져버림. 사연 끝나고 넉달동안 앓다가 반년이 넘어서야 현생 살았는데 다시 시작됐어 이 이상한 열병이.


한번 들으면 심장에 지문을 남기는 그의 음악이란
그의 이름 브랜든 리. 프랑켄 끝나고 마지막 후기때 이토록 마라맛인 멜로디는 처음이라고 했는데 벤허도 다른데 같은 결로 도라이더라. 공연 끝나고 계속 흥얼거리게 되는거 있자나. 전통적인듯 전통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그러니까 프랑켄 오연 2023에 주세요. 2024.01에 오는거까진 눈감아줄수 있어요. 그냥 그렇게 하자.


아쉬웠던 점
이제 일주일이나 지나서 옅어졌는데 1부 거의 끝날때까지 음향실수가 있었어. 카이 배우가 골고다 부르는 중간에 갑자기 소리가 들리더라고. 그전까진 배우 목소리가 오케스트라에 파묻혀서 안들렸는데.

그런 어처구니 없는 환경인데도 감탄했던게 배우들 몰입도가 뜨거울 정도였는데 앞서 말했지만 카이배우가 나는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한게 몰입한 표정만으로 분위기를 압도하더라고. 이목구비가 어느정도 보이는 자리라 빤히 바라봤는데 그는 개의치 않고 아예 개의치 않을수밖에 없는 환경인게 눈앞에 다른 장면이 펼쳐지는 듯 했어. 뮤배였어.
암튼 그리고 성셀라 열창했는데 제대로 안들려서 너무 슬펐음ㅎㅎㅎ휴ㅠㅠㅠㅠㅠ

암튼 써놓고도 또 앓고 있는 프벤콘 앵콜콘 후기는 여기서 끝이야. 은근슬쩍 vol.1을 달고 오더니 감독님이 다음 콘서트도 계획중인 늬앙스를 내비치셨어. 뮤지컬 관련 콘 자체를 별로 안와봤지만 그중에서도 오케스트라 콘서트는 처음이라 생소하면서도 재밌었어. 앵콜콘은 구성을 바꿔와서 새로워서 좋았고.
개인적으론 앵콜 중 감독님이 지휘대 단상이 아닌 그 앞에 의자에 앉아서 기타를 잠깐 치셨던게 인상적이야. 이전콘에선 멘트 하나 없이 인사만 짧게 하시더니 이번엔 소소하게 진행도 하시더라구ㅋㅋㅋㅋ 마지막에 프랑켄 넘버로 끝나는 것까지 몽글몽글하다가 아련하다가 현실로 끌려오듯 끝났어. 프랑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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