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허는 못사고 프랑켄만 봤다보니 프랑켄 태그 달고 씀)
워낙 프랑켄을 좋아하다보니까
저번 콘 때 음향.. 이나 음향.. 같은 아쉬운 부분이 있었는데도
앙콘도 한다는 소식 들었을 때 바로 잡았거든
저번콘에서는 참여 안했던 배우들도 온다니까 기대감이 더 컸던 것 같음(시하까뜨는 중간에 납득 하기 힘들게 빠지긴 했지만..)
게다가 이거 끝나고 나면 2년간 진짜 프랑켄은 없구나 싶어서.. 행복한 마음 반 싱숭한 마음 반으로 앉아 있었던 것 같아
세트리스트는 전체적으로 저번보다 넘버를 위주로 진행되었고
대신 앵콜에서 오케스트라 연주를 채워줘서 전체적으로 아쉬움 없이 끝났다는 인상을 줬음
1막 시작하고..
승전 그리고 생존의 법칙.. 저번에도 인상깊었던 이해준 기타리스트의 사운드가 긴장감을 꽉 때려줬음
이어지는 넘버 첫곡이 듀엣곡이어서 더 긴장되었던 것 같음. 카이 배우 박민성 배우 걸어나오는데 어우야 잘생겼더라 ㅋㅋㅋ
와 죽음의 질주를 부르는구나..!! 하고 실감나기 시작하고 마이크를 잡고 부르는데..
어.. 음향이.. 음향이.. ㅠㅠㅠㅠㅠ
두 배우가 진짜 긴장감을 갖고 첫곡에 몰입해서 부르는 게 보이는데 소리가 건너 건너집 목욕탕 소리처럼 들려옴...
순간 어이도 없고 오늘 하루종일 이 사운드 컨디션에서 봐야되는건가? 싶어서 당황스러운데
배우들의 표정이 주는 몰입감이 멱살 잡고 끌고감 ㄹㅇ
운명, 나 메셀라로 바로 넘버들이 쭉쭉 이어지는데
박민성 배우가 노래 하는 걸 개인적으로 이번 콘으로 처음 들어본 거였는데 그게 성셀라로서의 나 메셀라라 더 임팩트가 크더라.
특히 나~메~셀~라~로 이어지는 마지막 하이라이트에선 호흡도 호흡이지만 그냥 배우가 주는 에너지 자체가 엄청났던 것 같아
그후 살아야해에서 규현의 깜짝 등장. 처음에 정적속에 뿅하니 들려오는 목소리가 너무 미성이라 순간 에스더 넘버인줄(...)
살아야해 이후 다시 카이의 골고다.
저번에 카이는 골고다구나 하는 생각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 더 뚫어져라 보고 있었지
먹먹한 음향을 무시하는 방법은 배우들의 연기에 집중하는 수밖에 없었거든
근데 마침 골고다의 하이라이트를 카벤이 내지르는 중간에 앞 무대 스피커 소리가 팍 터지면서 소리가 크게 들려오더라고
순간 와! 다행이라는 생각 + 아니 그러면 애초에 스피커를 안 킨건가 싶어서 어이없음 -> 1막 넘버 다 끝나가는데 이제야? 라는 생각 ㅋㅋㅋ
솔직히 이때 짜증이 좀 커서 끝나고 인터미션에서도 일행이랑 어이없다고 얘길 계속 했음
그래도 그나마 2막에서는 소리가 제대로 들릴테니, 다행이라는 생각에 더 안심하고 불평도 했던 것 같아.
2막은 바로 프랑켄슈타인 오르간 소품곡을 때리면서 시작함.
전체적으로 저번 콘보다 셋리 흐름이 직관적이어졌다고 해야하나?
사실 그래서 몰입하긴 좋더라고. 1막도 음향만 좋았으면 훨씬 더 몰입했을 텐데 ㅠㅠ
오르간 연주가 끝나고 박민성 배우랑 규현 배우가 걸어나옴. 둘이 아마 같극 한적 없나? 그래서 살짝 어사로 보여서 좋았음(?)
연기합을 맞춰보지 않은 배우들이 절망이라는 격한 노래를 부르면 어떤 그림이 나올까 했는데
재미있던게 성개는 분노에 져며서 빅터를 외면하는 그림이면
규빅은 그런 성개를 계속 쳐다보고 금방이라도 돌진할 것처럼 연기하더라고
내가 예상했던 규성과 다른 관계성이 그려진 셈이었는데 그게 되게 신선하고 좋았음!
오늘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던 곡을 뽑자면 절망과 너꿈속이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절망 마지막에 규빅은 아예 성개쪽으로 성큼성큼 다가오고, 반대로 분노 속에 그런 규빅을 외면한 성개는
돌려주리라!! 를 외치고 창조주를 지나쳐서 사라지는데
절망적인 소란 후에 덩그러니 혼자 남은 규빅을 조명이 비추다가 오른쪽에서 카앙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하더라.
어차피 미래에는 신체를 만들어 쓸 수 있는 세상이 올겁니다..
여기서.. 좀 이해는 안가지만 객석에서 몇명이 웃었는데
규빅도 절망에서의 감정선을 이어간 상태였고 카앙도 굉장히 진지하게 연기를 하면서 걸어나왔기 때문에 나도 감정을 유지할 수 있었음
왜냐면 이게 실제 극에서와 반대 순서로 넘버가 전개되는 거잖아..
절망스러운 미래를 먼저 보여준 후에 과거 회상을 하듯이 단하나의 미래를 부르는데
그 바뀐 순서 하나로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연출이 너무 마음에 들더라고
그리고 규카 단하미는 여전히 쫀쫀했다 ㅋㅋㅋ
산다는 거 오케스트라 이후 합창 모음곡. 살인자, 살인자... 다시 생각해도 이번엔 셋리가 참 쌈박했음 ㅋㅋ
특히 오롯이 빅터와 앙리(괴물)의 관계 변화에 집중하게 되는 흐름이었어서 과몰입이 될수밖에 없더라
규빅의 만족스러운 생창 이후 박민성의 난 괴물.
박민성의 괴물은 정말 굉장히 인간적인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괴물이더라. 그냥.. 왜 팬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배우인지 납득이 갔음.
넘버 끝나고 프랑켄이라는 극이 배우에게 얼마나 소중한 극이었는지 말하는데 잘 모르는 나도 마음이 동하게 되더라고 ㅠㅠ
그리고 완전히 작별 인사를 하고 들어가셔서 아 배우들이 커튼콜같은거에 재등장하진 않겠구나 하는 감이 왔음
저번 콘에 이어서 두번째로 듣는 규카 너꿈속 듀엣.
솔직히 말하면 난 저번 너꿈속을 듣고 색달라서 좋긴한데 그래도 너꿈속은 역시 원래 너꿈속이 진리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거든
너꿈속 자체가 상대방에게 굉장히 일직선적으로 애정과 감정을 다 쏟아버리는 가사라서
이걸 굳이 쌍방향의 형태로 편곡하지 않아도 충분하지 않나?는 생각이 컸던 것 같음.. 원곡을 뛰어넘기는 힘들다는..
근데 이번에 카이랑 규현 배우가 슬쩍 서로를 보고 웃으면서 등장하는데 뭔가 예감이 좋은거야(ㅋㅋㅋㅋ)
서로 마주보면서 자분자분 불러가기 시작하는데
솔로가 아닌 듀엣이고 서로에게 맞춰야 하기 때문에 집중하고 노력하는 것에서 오는 만족감? 현실적인 우정? 같은게 느껴져서
나도 점점 집중하게 되는데
그 현실의 몰입감이 점점 프랑켄슈타인 속의 빅터와 앙리로 번져가기 시작해서
어느 순간 진짜 거기 서로를 마주보고 집중하면서 노래하는 빅터랑 앙리가 있더라고 ㅠㅠ
곡 자체가 완전히 서로 타이밍이 맞고 화음이 맞아야만 아름답게 들리도록 편곡되었기 때문에
딱딱 집중해서 맞아가고 점점 뒤로 갈수록 나도 그 파도에 휩쓸리는 느낌..
내 자리에서는 규현 배우보다는 카이 배우 표정이 더 잘 보여서 그쪽을 더 봤는데.. 그 원래와는 달리 쌍방향의 행복한 너꿈속을 부르면서도
카이 배우 얼굴이 점점 눈물이 날 것 처럼 변해서 그냥 입 벌리고 봤던 것 같음..
모르겠다 진짜.. 이번 앙콘의 너꿈속은 정말.. 이건 박제를 안하면 진짜 ㅠㅠㅠㅠㅠㅠㅠ 다시 어디서 들을일도 없을텐데..
성준리... 편곡 열심히 하셨을텐데 어떻게 좀 헤헤
그다음 상처 그리고 북극에서 프랑켄의 정수같은 슬픔속으로 가라앉았다가
잭더리퍼 앵콜, 프랑켄 오버추어 앵콜, 마지막으로는 단하미 오케스트라버전 앵콜까지
마지막으로 프랑켄에서 앙리와 빅터의 시작을 여는 곡인 단하미를 뙇 들어주고 끝나니까
기분도 아주 상쾌하고 힘이나고 좋더라고 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지금 오랜만에 진짜 너무 몰입을 하고 공연을 본 뒤라 글이 좀 두서가 없는데
이번 앙콘 정말 기억에 남을 거고 너무너무 좋았음.
특히 너꿈속은 진짜 잊기 힘들 것같아. 나한테 프랑켄 그리고 앙리와 빅터는 서로가 행복해질 수 없는 뫼비우스를 달리는 관계라.. 사실 재밌다고 느꼈던건데
정말로 이렇게 행복해질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걸 눈 앞에서 확인하니까 묘하더라. 좋은 묘함이었어.
다음에도 꼭 또 해주기야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