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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엘리) 심심해서 끄적거린 1030 밤공 엘리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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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03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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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볼 생각 없다가 은케니가 박제로 꼬셔서 보러오게됨

무묭이는 대체적으로 덕극을 보는 편이라 이렇게 관객층이 다양한 공연은 오랜만이었음. 엘리 아니면 아이다 정도? 체감상 아이다보다 남성관객이 좀 더 많았어.

관객층이 다양하긴 한데 기본적으로 뮤지컬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보러온 인상을 받았어. 은근 덕덕한 분위기도 나고 머글들이라 웃음도 잘 터지고. 쾌적하면서 분위기 좋았음.


애배 은케니 본 썰
무묭인 애배 보러 온거라 1막땐 거의 루케니에 시선 붙박이었음. 그리고 내 짧은 관극 생애 그토록 쉴새없이 표정을 움직이는 은태배우는 처음 봄. 자첫이지만 오늘이 레전이다는 확실히 아니었는데 대신 은케니가 이런 거구나를 느낌. 특히 첫장면이 인상적이었는데 엘리자벳 죽인 이유를 추궁하니까 막 주변을 배회하잖아. 나중엔 건들건들 불한당처럼 걷는데 첫장면에선 속도는 성큼성큼인데 좀 둔탁하다고 해야되나? 괴물처럼 움직여서 위협적이었어. 마치 백년째 이런 추궁에 붙잡혀서 영혼이 괴물화 된 것 같았어. 하지만 나레이터가 되니까 바로 사람처럼 되더라고.
개인적으론 은태배우는 무서운 표정을 지으면 진짜 무섭지만 그래도 본질은 성스러운 느낌이 강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계속 가볍고 날카로운 표정만 지으니까 처음으로 따뜻함이 한순간도 느껴지지 않았음. 그것도 신기했어.
마지막으로 밀크 보고 심장이 이상속도로 뛰어서 1막 끝날때까지 부정맥 올뻔했음. 와씨발 레전드 이런건 아니었는데 박제랑 똑같잖아? 미친거 아니야? 였음.


톡도드 자첫 감상
토드뿐만 아니라 신성록 배우는 뮤배로선 이번에 처음봤는데 드라마랑 똑같고 잘생겼음. tmi로 무명이도 황품때 예쁜쓰레기를 사랑한 얼빠였는데 오늘도 내 눈뽕 채우다 자꾸 들어가버림. 
프로포션이 좋아서 미적 만족감을 넘어서 완성된 조각을 보는것 같았어. 목소리도 마찬가지였는데 잘생긴 남성의 목소리인데 뭐랄까 감정이 이입되는 대상이라기보단 소설속의 '그'를 보듯 3인칭처럼 느껴졌어. 거기엔 배우의 연기도 한몫했어. 
토드=죽음이란 관념적인 존재고 '마지막 춤'이란 넘버가 메인이다 정도는 알고 있었음. 토드는 엘리에게 나는 너의 남자 플러팅을 은근하게 반복하는데 남자 라기보단 인간 내면의 낯설지만 본질적인 감정체 처럼 보였음. 그는 사람들에게 죽음(자신)에 가까워지도록 유혹하지만 실제로 그 사람들이 죽음(삶의 끝)에 가까워지면 비통한 표정을 지었다가 죽고나면(자신에게 오면) 다시 환히 웃어. 혼란한 감정을 표현하는 톡토드는 죽음을 인격체보단 관념체로 느껴지도록 연기하는듯 했어.
그리고 갠적으로 이날 분위기가 좀 차분하고 축쳐진 느낌이었는데 톡토드가 멱살잡고 활력 끓어올리듯 파이팅 하는게 느껴져서 호감이었어. 그리고 뭔가 스위니토드 잘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에 들어갔더라구ㅋㅋ


석준루돌프와 민제프
이석준 배우도 오늘 처음 봤는데 사실관계만 놓고 보면 정신나간 루돌프를 이해되고 안쓰럽고 정이 가게 귀엽게 연기했어. 엘리 서사 보다 루돌프 서사가 더 뇌리에 박힐 정도로. 
민제프는 말모이긴 한데 새삼 감탄한게 저렇게 쉴새없이 일하는데 한번도 영혼없다고 느낀적이 없는게 찐임. 매일같은 기능연기에 영혼을 불어넣는달까. 이런게 기능장이라는건가.


인상적인 넘버 세개
첫번째는 밀크. 당연함. 이거보러 왔음.
두번째는 엘리-요제프 결혼식때 앙상블 노래. 웅장하면서 음산하면서 소름끼치는게 너무 좋더라. 넘버뿐 아니라 무대연출도 손가락에 꼽게 맘에 들었음. 결혼식 올리는 장면에선 엘리-요제프가 중심이었다가 두 사돈이 만나는 장면에선 무대가 180도로 회전하면서 엘리-요제프와 하객들이 배경이 되는게 너무 좋았어.
셋째는 마지막 춤. 이 넘버의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는데 눈앞에서 펼쳐지니까 명성보다 중독적이었음. 특히 톡토드가 노래를 담백하게 부르는 편이라 노래가 노래 자체로 들려서 이 요상하고 매력적인 멜로디가 더 전면적으로 들렸음. 1막 끝나고 무슨 무슨 넘버 좋더라 근데 마지막 춤이, 2막 끝나고 마지막 춤~ 내 마지막 춤~ 무새됨.


세트 배치에 따라 다르게 느껴지는 엘리의 심리
엘리자벳의 방: 침대와 문을 사선으로 둬서 공간을 분리하면서 사선이 주는 불안함이 엘리자벳을 둘러싼 심리처럼 느껴져서 재밌었음. 반대로 
신혼첫날, 우유로 목욕한 날 밤: 에는 엘리가 문 안으로 들어가거나 나오는데 이때 문은 사선이 아니라 정중에 위치해. 마치 모두가 보란듯이. 그만큼 정중앙=중심의 존재가 된 엘리를 보여주려는 것 같아.

그 외에도 세트장이나 의상이나 전체적으로 특이한 색을 많이 쓰는데 고급지고 화려하고 성대했어. 큼직큼직한 세트를 여기 퉁 저기 퉁 놓는것도 그렇고 토드가 등장할때 한강다리처럼 내려오는 리프트도 그렇고. 어머 저게 뭐야 하고 볼만한 세트들이 많았음.


그래서 폭넓은 관객층이 볼만한 뮤지컬
이렇게 무대도 화려하고 토드도 천장에서 타잔처럼 날라다니고 넘버도 중독성있고. 누가 뮤지컬 보고 싶다 하면 선뜻 같이 보러 갈만한 뮤지컬이었어. 메인인 엘리자벳 생애가 박복하고 사건이 많아서 연령대별로 공감할 구석도 많고. 별로 엘리에 이입하진 못했지만 엘리 말고 다른 인물, 다른 캐릭터들도 매력적이어서 기대보다 더 잘 보고 옴. 그리고 무엇보다 루케니랑 토드가 지루할 틈을 안줘서 아직 못본사고 볼말까면 볼만 한거 같애ㅇㅇ 


그럼 다들 안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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