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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여자로 살아갈 용기를 준 연극 <뉴욕으로 간 우리읍내 니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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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15 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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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감명깊게 봤던 대학로 연극이 이번에 재공연에 들어갔다 해서 추천할 겸.. 관람 후기를 쪄봤어..!


작년 이맘때쯤이었나? 아는 사람이 나한테 대학로에 1인극 연극 공연이 있다는 거야. 그런데 배우가 우리 또래 여자분이래. 

우리나라에서 우리 또래 여자 배우가 처음부터 끝까지 무대를 혼자 이끌어가는 공연이 있었나? 

내가 문화적 식견이 높은 사람은 아니지만 여태까진 못봤던거 같았어.



그래서 공연이 어떤지, 배우는 어떤 사람인지 궁금증이 생기더라구.

마침 연극 보러 가고 싶었는데 이왕 소비할 거면 여성 연극인의 공연을 소비하고 싶은 마음도 컸어.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갔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이 공연을 통해 정말 많은 힘과 용기를 얻었어.

홀로서기 하는 성인으로써, 이 사회에서 제몫하기 위해 애쓰며 살아가는 한 사람의 여자로써말야... 

그리고 니나가 세상의 편견과 맞서 싸우며 자신을 지키는 모습을 보고, 당차게 행동하며 산다는 건 저런 모습이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 


내가 본 공연은 <뉴욕으로 간 우리읍내 니나>라는 공연이야. 





https://www.instagram.com/reel/ChlpuZmuPix/?utm_source=ig_web_copy_link

배우분이 이 연극이 어떤 극인지 인터뷰 식으로 얘기해놓은 영상이 있더라구. 그래서 주소를 가져와 봤어...! 인스타 영상 어떻게 퍼오는지 몰라서 이리저리 해봤는데 잘 안되더라구 미안ㅠ  



<뉴욕으로 간 우리읍내 니나>는 1인극이라 배우가 혼자서 내용을 다 이끌어 가.

어떨땐 코믹하게, 어떨땐 씩씩하게, 어떨땐 용감하게 상황을 헤쳐가는 니나의 모습을 정말 다채롭게 보여줘.


개인적으로는 1인극이라는 형식이 생소했었는데

보고 나니 니나라는 사람이랑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눈 것 같은 기분이 들었고, 문화적으로도 너무 좋은 자극이 되었어. 

주연배우가 기획, 제작, 대본, 연기를 모두 도맡아 했다는 점도 독립적으로 보였고 신선했어.



덬들에게 추천하기 위해 내용을 조금 설명을 해 보자면은, 


여기 배우를 꿈꾸는 니나가 있어.

니나는 지금 고향인 거제도를 떠나 서울에 갈 결심을 해. 

자유로운 성격을 가진 니나에게 보수적인 거제의 삶은 맞지 않았거든.


니나의 친구들은 모두 어린 나이에 일찍 결혼을 했고, 니나의 부모님도 니나가 결혼하길 바랐지. 분위기가 그랬으니까.

하지만 니나는 배우의 꿈을 포기할 수 없었어.

그래서 니나는 나이 어린 여자라는 이유로, 지방 출신 여자라는 이유로 덧씌워진 삶의 방식을 거부하고 서울행을 택해.



그런데 포부를 안고 도착한 서울에서 니나는 시골뜨기에 못생긴 얼굴이라며 주연 배우는 절대 하지 못할거라고 무시당하지.

그리고 연기 입시 과정에서, 대학로에서는 극단 막내로 지내며 끊임없는 외모 평가와 성희롱을 겪어.

연기선생님의 지속적인 외모 가스라이팅과, 극단의 도제식 분위기, 선배 남자배우의 성추행까지.. 

니나는 여자 배우라는 이유로 겪어야 하는 온갖 수모에 수치심과 분노를 느껴. 



그래서 판을 뒤집어버린 니나는 이 부당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새로운 삶을 찾아 뉴욕으로 떠나기로 해. 

유학을 떠나기에는 니나는 영어를 못했고, 나이도 많았고, 모은 돈도 없었지만

그럼에도 미국에 가서 연기를 해보기로 마음먹은 거야.


그렇게 니나는 뉴욕땅을 밟아.


https://www.instagram.com/reel/Ch4VqZ7Oa4d/?utm_source=ig_web_copy_link


이건 뉴욕에 도착한 니나의 신나는 모습이야 ㅋㅋ



하지만 기본적인 회화조차도 전혀 못했기 때문에 당연히 연기대학원 오디션에서도 낙방하게 돼.

그런데도 니나는 포기하지 않고, 1년간 피나는 영어회화 공부를 한 뒤 다시 대학원의 문을 두드려.

글로 간단히 썼지만 이 과정도 굉장히 유쾌하고 재밌게 그려져.


결국 합격을 따낸 니나는 뉴욕에서의 진정한 자유와 편견없는 삶 속에서 마음껏 연기를 하게 됐다고 꿈에 부풀어.

하지만 곧 그 바람도 허상이었다는 걸 깨닫게 되지...


미국이라고 해서 사람들의 마음이 열려 있을거라는 생각은 니나의 순진한 착각이었던 거야.

니나는 연기대학원에서도 동양인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아. 


그런데 니나는 여기서도 가만히 있지 않아.

이 말도 안되지만 오랫동안 묵과돼 왔고, 같은 동양인 학생들이 모두 수치스러워하면서도 참아왔던 부당한 차별과 정면으로 맞서기로 한 거야.



니나는 어떤 방법으로 여자라서, 동양인이라서, 나이가 어려서, 영어를 못해서 겪는 많은 차별을 극복해 나갈까?

(나는 개인적으로 이 파트가 가장 인상적이고 좋았어. 혹시 공연을 보러 갈 덬들이 본다면 스포가 될까봐 쓰는게 망설여질 정도로 ㅠㅠ)


그리고 극 중후반부에는 니나와 니나의 남친 텐의 사랑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 러브 스토리도 너무 귀엽고 짠하고 웃겨.  

개인적으로 정말 좋은 공연이었는데 작년엔 며칠만 하고 내렸거든.



평이 좋았어서 올해는 작년보다 일주일 더 공연기간을 늘렸다 하더라고. 근데 지금 보니 공연 기간이 이번주 토,일 2일밖에 안 남았어. ㅠ

그래서 이번 주말에는 나도 또 보러갈 생각이야...! 


위에도 썼지만 니나가 삶을 대하는 태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부당한 사회와 맞서며 자신을 지키는 모습을 보고 너무 큰 힘과 용기를 얻었어. 

그리고 실제 연기를 한 배우분이 혼자 기획, 제작, 대본, 연기까지 혼자 다 했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는 같은 여자로써 응원하고 싶은 맘이 들었어...! 


개인적으로 보고 나서 큰 힘을 얻었던 공연이 이번 주말이면 끝이라는게 아쉬워서 

공연 내리기 전에 여기저기 알리고 싶은 마음에 글을 써봤어.. (혹시 다른데서 같은 내용의 글을 봤어도 모른척 해주면 고마울거 같아... ) 

공연은 대학로 <플랫폼74>라는 소극장에서 한대. (아래 작년 예매내역에 극장이 혜화당으로 나와 있어서 혹시 헷갈릴까봐 따로 적었어..!) 

정말 정말 좋은 극이니 덬들도 기회가 된다면 보러 가보길 추천할게! 


VxlVs.jpg

이건 작년 공연 예매 기록이야..!

ewMod.jpg

이건 올해 예매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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